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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문학 님의 서재입니다.

미감아(未感兒)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대체역사

성겸
작품등록일 :
2021.08.14 19:43
최근연재일 :
2021.08.17 23:43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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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추천수 :
0
글자수 :
53,471

작성
21.08.14 20:0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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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9. 무림(武林)에 입문하다

DU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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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한 무림에 소속되어 있다고 자신의 무예 실력을 꽤나 자부하는 류송조차, 나를 제압하는 거며, 무(武)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무리 명에 몇 번 다녀왔다지만― 내공이 거의 없는 삼류 무인에 불과해 보였다.


어떤 동작을 취할 때는, 심지어 무공이나 무술이라는 것은 생전에 접해본 적도 없는 나에게마저 간단히 제압당할 정도로, 매우 간단하면서도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해 본다면, 나에게도 승산이 아예 없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


고향에서 무뢰배들과 싸우던 방식으로 류송을 상대하기 시작하였다. 소록에서 정말 다양한 장정들과 싸워본 경험이 있기에, 나는 여인 하나쯤이야 간단하게 해치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뭐, 여인이라 무뢰배들보다 힘도 훨씬 약한 데다가 특별한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니라서 제압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


“내 주먹 맛 좀 봐라!”

“아앗······.”


류송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한 방 날렸더니, 류송이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가까스로 내 주먹을 피하는데, 당황한 빛이 온 얼굴에 역력하였다.


건너편에 놓인 큰 짐짝에 던져지다시피 한 류송은, 나의 예상치도 못한 날렵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송의 허를 찌르는 공격에, 손 쓸 틈도 없이 토끼 눈이 되어 작게 외마디 비명을 내뱉었다.


싸우는 것을, 그러니까 무술이나 무공같은 것들을, 정식으로 배워본 적은 없지만, 고향 소록에서 무뢰배를 상대해보기는 수도 없이 있었다.


우리 집 가축을 훔치려는 좀도둑들부터, 소록을 장하고 있던 무뢰한 패거리들까지 모두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터라, 여인과의 싸움은 식은 죽 먹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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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배를 상대했던 일반적인 기술로 상대하니, 송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꼼짝달싹 하지 못 하게 나에게 꽉 눌려져 있었다.


나의 주먹이 잠시 멈추니, 류송은 잠깐 주춤하다가 얕은 무술을 펼쳤다.


순간 그녀의 주먹으로 가슴을 맞을 뻔하여 아찔하긴 하였지만, 그녀의 내공은 아직 사내 한 명을 혼자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였다. 다시 한 번 내 매운 주먹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이 기세를 몰아 파죽지세로 송을 옴짝달싹 못하게 해버렸다.


“으악······.”


타다다닥, 퍽.


그녀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자마자 류송에게 달려가서 주먹을 한 대 날려주다, 뒤에 있는 짐을 탁 쳤다.


차마 여자를 직접 때릴 수는 없었던 터라, 그녀에게 약간의 공포심만 더하려고 했을 뿐이다.


바로 뒤로 가서 몇 분 전 나를 제압했던 것과 똑같은 자세로 그녀를 제압했다. 그녀가 더 부끄럽고 창피하게 느끼게끔 말이다.


왼팔로 목을 두르고, 다리로 골반을 옭아맨 뒤, 오른팔로는 송의 어깨를 휘감았다.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약간 몸에 힘을 주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나의 날렵한 공격에, 류송은 정신 차릴 새도 없었는지 어안이 벙벙하여 작은 신음만을 연신 조용히 흘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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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바탕 싸움을 벌이고 있자니,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우리 주위에 몰려들었다.


전후 맥락을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송을 때리려 한다며 나를 어서 말려야 한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우리 둘의 싸움을 지켜보던 자들은, 저 청년 보통 청년이 아니라며 혀를 내둘렀다.


일반인인 그들도 하물며 나의 실력을 칭찬하는데, 무공을 조금이나마 배워본 송은 어떻겠는가.


나를 은근슬쩍 제압하여 내 기를 팍 꺾어주려 했겠지만, 오히려 지금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에 정반대가 되어버렸으니, 얼마나 당황스럽고, 또 황당했겠는가. 그 생각을 하면 지금은 약간 미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먼저 나를 건드린 것은 송이었기에, 어쩌면 내 행동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는, 약간의 타협적인 심정도 아직까지는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어쨌든 내게 온몸을 눌려 아예 팔이나 다리조차도 옴짝달싹 못 하게 되어버린 송은, 손바닥을 바닥에 다급하게 치며 나에게 항복을 선언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소녀들에게, 신사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얼른 그녀를 풀어주고는 이렇게 사과했다.


“너무 세게 누른 것 같네. 미안. 하지만 똑똑히 기억해두라고, 나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 아··· 알았어······. 아까는 속단(速斷)해서 미안. 설마 네가 내 짐에 손을 댔을리가 있겠어. 그냥 네가 얄미워서 장난 좀 쳐보려고 한 건데 일이 커져버렸네. 내가 더 미안하다.”


이렇게 상황이 끝나자, 우리 둘 주위에 우르르 몰려든 구경꾼들도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고, 우리도 자리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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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사건 이후로, 우리 둘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져서, 마치 친남매인 것 같이 서로에게 다정하고 친절했다.


물론, 우리 둘이 친남매같다는 것은, 항상 관계가 좋았던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매일같이 치고 박고 싸우며 서로의 우정을 확인했다. 음, 표현이 다소 어색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사실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송이 싫지 않았다.


송과 함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나는 정말 그녀를 싫어한 적은 있을지 몰라도, 좋아하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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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상에서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드디어 명의 해변 도시 온주(溫州, 원저우. 상해(上海, 상하이) 바로 아래에 있는, 중국 서부의 도시. 온주 사람들은 사업에 능하기로 유명했다.)에 도착했다.


류송의 무림은 중경(重慶, 충칭. 20세기까지는 사천성(四川省, 쓰촨성.)의 도시였으나, 중국 서부의 직할시로 승격되었다.) 근처의 귀양(貴陽, 구이양. 시내에 숲이 무성하여 ‘임성(林城)’이라는 별칭이 있다.) 지역 숲속에 위치해 있었다.


인적이 드문 숲길을 들어가니, 한여름이었지만 서늘한 것이 등골이 오싹했다. 여기서 누가 나를 죽여도 아무도 모를 것 같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류송은 너무나도 익숙하다는 듯이 당당히 숲속으로 걸어갔기 때문에, 나 또한 대장부가 되어 지레 겁먹은, 나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도 그녀 뒤에 바짝 쫓아붙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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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송(頌) +1 21.08.14 14 0 12쪽
8 7. 편견을 벗다 21.08.14 11 0 9쪽
7 6. 명을 향하여 21.08.14 10 0 9쪽
6 5. 목자불명반이일월(木子不明反而日月) 21.08.14 15 0 10쪽
5 4.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21.08.14 12 0 7쪽
4 3. 총은 역시 아닌 건가… 21.08.14 15 0 12쪽
3 2. 집총(執銃) 21.08.14 18 0 8쪽
2 1. 포수 말고는… 21.08.14 27 0 10쪽
1 序. 미감아 한야성 21.08.14 5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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