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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일미리 님의 서재입니다.

Blind - 심야 활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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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영점일미리
작품등록일 :
2021.05.17 16:17
최근연재일 :
2021.07.18 13:36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068
추천수 :
158
글자수 :
241,103

작성
21.06.23 07:43
조회
14
추천
2
글자
9쪽

#39. 사도(2)

DUMMY

“재능? 누구 마음대로?”


청소부의 검이 그녀의 목을 향해 달려들었으나, 옷깃조차 베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또다시 뒤에서 보고 있던 탐지기 역시 달려들었으나, 아까 전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뿐이었다.


“이게 정녕 너희들의 최대 힘인 건가?”


“아니, 이제 시작이야.”


그 말과 동시에 다시 청소부는 유나와 싸웠을 때 정도의 속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빨라진 속도에 제 3사도 역시 조금 자세가 무너지는 듯했으나 안정적으로 막아내기 시작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칼날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격을 해대고 있는데, 그런 그녀의 공격을 큰 무기인 낫 하나만으로 거의 완벽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이대로는 단순한 체력 소모만 될 것 같다는 판단에 청소부는 그녀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막기만 할 거지? 명색이 사도라는 사람이 이렇게 발 빼기만 할 거냐!”


“발을 뺀 다라.”


그러자 이상한 느낌을 눈치챈 청소부가 공격을 잠깐 멈칫하는 그때, 그녀의 얼굴에 낫이 스쳐 지나가면서 베였다. 경미한 부상이었지만, 굉장히 오싹할 정도였다.


“눈치가 좋군. 계속 그 검을 나한테 들이밀었다면 한 손이 지금 몸에서 떨어져 나갔을 텐데 말이야. 실전 경험이 풍부한 점에서 나오는 건가?”


“마음대로 평가하지 마!”


서로의 무기가 부딪히며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든 힘을 쏟아붓는 청소부는 온몸에서 땀이 흐를 정도였는데, 제 3사도는 굉장히 평온한 모습이었다.


‘아무리 개조를 받았더라도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저걸 사람으로 취급해야 하는 거야?’


“속도가 오르는 만큼 힘도 오르는 게 사실이군, 잠재력이 아주 풍부한 인원이다.”


그 순간, 제 3사도가 청소부와 대치하던 중에 탐지기가 들어와 장검으로 그녀를 노렸으나, 일찍이 예상했던 것인지 바로 청소부를 밀쳐버리고는 공격을 피하고서 낫을 들어 탐지기의 후방을 베었다. 살이 찢어지는 고통이 그에게 전해졌다.


“안 들어 온다고 해서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내가 너무 과소평가를 당했군.”


“이런 개자식이!”


청소부는 밀쳐지자마자 바로 공격하러 거리를 좁혀 다시 들어왔으나, 여전히 그녀의 공격은 단 한 번도 그녀의 몸을 스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힘의 차이가 압도적으로 날 정도였다. 공격을 계속 받아내기만 하던 그녀는 다시 청소부를 밀쳐서 자세를 무너트렸다.


“이건 못 막을 거다. 무너진 그 자세로는 최소 전투불능이겠지.”


‘젠장,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제 3사도의 낫이 청소부를 베어버리려는 찰나, 탐지기가 고통을 참고서 그녀의 앞에 다가와 장검을 두 손으로 잡고서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뭐해! 빨리 준비해! 얼마 못 버텨!”


이를 꽉 물고서 탐지기는 최대한 버티려 하고 있었으나, 그의 바람과는 다르게 서서히 제 3사도의 낫이 그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청소부가 다시 자세를 잡고서 그녀에게 공격하러 들어갔기에 피해는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런 전투 상황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다니, 정말 너희도 시대의 흐름에 어긋난 사람만 아니었다면 그분들의 선택을 받기에 정말 적격한 인원이었을 것 같군.”


“그런 선택, 필요 없어.”


힘이 많이 빠져버린 탐지기를 뒤로하고, 청소부는 계속 전력을 다해 제 3사도와 대치하고 있었다. 휘두르는 검의 속도가 계속 빨라지고, 공격 범위가 커지면서 더욱 그녀를 압박하는 데 내일은 없다는 것처럼 힘을 갖다 부어 쓰고 있지만 부딪힐 때마다 오히려 손해인 건 청소부 쪽이었다.


“언제까지 할 생각이지?”


아무런 감정 없이 말하는 제 3사도의 목을 노리며 청소부가 말했다.


“네가 죽을 때까지.”


“그럼 아마 너는 죽어서도 날 괴롭히겠다는 말이겠군.”


그러자 청소부의 공격을 막은 제 3사도는 갑자기 낫의 손잡이를 길게 잡고는 자세를 바꿔서 거리를 벌렸다.


“끈기는 인정한다. 하지만, 급의 차이를 보여주지 않으면 도저히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아서 본 실력을 좀 행사하도록 하지. 제 3사도...”


그녀는 잠깐 침묵하고는 청소부를 지나쳐갔고, 지나쳐간 그 바닥까지 낫으로 베어낸 흔적이 나타나며 청소부 역시 팔과 복부에 깊게 베였다.


“채 월영이라고 한다.”


베여나간 청소부의 팔에 힘이 빠져 한 손이 자연스럽게 축 늘어졌다. 이어서 탐지기가 힘을 실어 그녀에게 달려 들어가 장검으로 내려치려 했으나, 가뿐하게 튕겨 내고는 대각선으로 베었다. 탐지기는 힘이 풀려 무릎을 꿇으면서 생각했다.


‘이런... 이건 완전히 끝인데..’


“탐지기!!!”


그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청소부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독기를 품고 월영에게 포기하지 않고서 다시 공격하러 들어갔다.


“완전히 죽여 버리겠어, 이 개자식아!!!!!”


그러나 현재 한 손밖에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가 제대로 힘을 발휘할 리가 없었고, 그대로 그녀 역시 월영의 공격에 정통으로 맞고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너희 둘에 대한 데이터는 이미 충분히 쌓인 것 같으니, 이제 폐기하는 것이 좋겠군.”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청소부의 머리 위에 낫의 그림자가 드리웠고, 그녀는 다 풀려가는 눈으로 그것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대응할 힘조차 남지 않았다.


“잘 가라.”


그 순간, 우현이 청소부에게 다가와 그녀의 낫을 막아냈다.


“리더...”


“수고했다. 이건 이제 나한테 맡겨.”


“힘이 못 돼서... 미안해.”


청소부는 그 말과 함께 누적된 피로를 이기지 못해 눈을 감고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고, 상황을 확인한 우현은 우선 월영의 낫에서 거리를 벌렸다. 그러자 잠시 그녀가 무기를 거두더니 그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눈치는 빠르군. 바로 공격하러 들어왔다면 단번에 찢어죽일 수 있었을 텐데.“


이미 우현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전혀 싸움에 적합하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한쪽 팔은 움직이긴 했지만 눈으로 봤을 때 거의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고, 방금 공격 한번을 막아내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가빠진 것이 보였다. 또한, 온몸에서 떨림이 조금씩 보이고 있었기에 이미 피로함은 거의 최고치에 육박해 있다는 것을 그녀는 확신했다.


“연합장 님에게 당신에 대한 소문은 이미 익히 들어서 알고 있어. 이 프로젝트의 리더라지?”


“그래. 내가 이끌고 있지. 너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머저리를 교육시키기 위해서 말야.”


“교육이라, 제대로 네가 날 교육할 수 있을까? 아마 네가 죽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그건 두고 봐야 알겠지. 어차피 너희 다음은 그 녀석일 거고, 그렇다면 내가 굳이 여기에서 목숨을 안 걸 필요는 없을 것 같네.”


그렇게 말하고는 우현은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알약을 꺼내 그대로 삼켰다. 4사도와의 전투에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고통이 동반하고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전혀 티 내지 않으면서 클로를 들고 자세를 취했다.


“무슨 방법을 써서 제4사도를 제압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상태로 상대하려 하다니. 고작 그런 약물이 어느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지?”


“말은 그만하고, 행동으로 싸우자고. 이제 나한텐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그러자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우현에게 다가와 낫을 그에게 가져다 댔다.


“그 남은 시간보다, 네가 죽을 때까지 남은 시간이 더 적을 거다.”


말함과 동시에 제 3사도는 우현의 목을 노렸지만, 우현의 클로와 부딪힘과 동시에 이상하게도 낫이 움직이지 않았다. 청소부와 탐지기를 상대할 때랑은 비교할 수 없었다. 그녀는 힘을 순간적으로 집중해 우현을 떨어트리고는 다시 공격을 진행했다.


‘뭐야, 분명 제 4사도랑 싸우는 걸 모니터링할 때는 이 정도로 강력한 느낌이 아니었는데? 계속 강해지고 있었긴 했지만, 이 정도의 성장은 단순하게 일어날 리가 없다.’


상황이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챈 월영은 공격을 잠시 멈추고 거리를 벌리고는 그에게 말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아까 전이랑 확실히 너무 다른데.”


“그렇겠지. 이건 사실상 내 목숨과 바꿔야 할 정도로 강력한 리스크를 들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순간, 영월의 시야에서 우현이 사라졌고, 이미 그녀의 목에는 차가운 날붙이의 감촉이 닿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한테 쓸 시간 없으니 빨리 죽어줘. 아니면 그냥 꺼지던가.”




피드백은 항상 달게 받겠습니다. 경험을 늘리기 위해 쓰는 작품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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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결말이 정해진 그날. 21.07.17 12 1 8쪽
57 #57. 최선이 아닌 차선일지라도. 21.07.16 11 1 7쪽
56 #56. 최악이 아닌 차악의 방법 21.07.15 14 1 8쪽
55 #55. 끝을 향해(7) 21.07.14 14 1 8쪽
54 #54. 끝을 향해(6) 21.07.13 14 1 9쪽
53 #53. 끝을 향해(5) 21.07.12 14 1 9쪽
52 #52. 끝을 향해(4) 21.07.09 15 1 8쪽
51 #51. 끝을 향해(3) 21.07.08 13 1 8쪽
50 #50. 끝을 향해(2) 21.07.07 14 1 9쪽
49 #49. 끝을 향해(1) 21.07.06 16 1 8쪽
48 #48. 마지막 장애물까지. 21.07.05 15 1 9쪽
47 #47. 권력을 쫓던 자의 패망 21.07.04 15 1 8쪽
46 #46. 분열된 사이에 찾아오는 기회. 21.06.30 12 1 8쪽
45 #45. 협상 타결 21.06.29 15 1 9쪽
44 #44. 목숨을 걸어서라도. 21.06.28 13 1 11쪽
43 #43. 상황이 반전되다. 21.06.27 11 1 12쪽
42 #42. 본 게임 시작. 21.06.26 14 2 11쪽
41 #41. 모조품은 이길 수 없다. 21.06.25 13 2 13쪽
40 #40. 사도(3) 21.06.24 13 2 11쪽
» #39. 사도(2) 21.06.23 15 2 9쪽
38 #38. 사도(1) 21.06.22 14 2 9쪽
37 #37. 에피타이저(3) 21.06.21 12 2 10쪽
36 #36. 에피타이저(2) 21.06.20 13 2 8쪽
35 #35. 에피타이저(1) 21.06.19 13 2 8쪽
34 #34. 드나운스(2) 21.06.18 11 3 8쪽
33 #33. 드나운스(1) 21.06.17 12 3 12쪽
32 #32. 교전(7) 21.06.16 11 2 8쪽
31 #31. 교전(6) 21.06.16 10 2 7쪽
30 #30. 교전(5) 21.06.15 14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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