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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8179_9871js 님의 서재입니다.

괴뢰전(傀儡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참고등어
작품등록일 :
2023.03.28 22:00
최근연재일 :
2023.05.02 20: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4,077
추천수 :
79
글자수 :
124,613

작성
23.03.30 18:51
조회
222
추천
3
글자
11쪽

맛있을 것 같아서 데려왔습니다

DUMMY

주희의 악에 받친 욕설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이 흠칫하고 뒷걸음질 쳤다. 그만큼 지금 주희가 보이고 있는 모습은 평소와는 너무나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 하아..."


주희의 얼굴에 드러난 엄청난 분노와 증오심을 본 백칠의 입에서 결국 한숨이 터져 나왔다.


" 알았어. 앞장서. 아무 소리 안 할게 "


" 잔말 말고 따라와. 아무 일 없을 테니까 "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 모습으로 돌아간 주희가 다시 걷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감히 찍소리도 못 내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백칠은 속으로 이곳에 온 걸 후회하고 있었다.


' 주희를 다시 만나는 게 아니었어...어설프게 책임을 면죄 받으려는 마음에 그녀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아 버렸어..'


하긴 이렇게 쉽게 풀릴 일이 아니었는데..그깟 따귀 두 대로 풀릴 일이 아니었는데.. 백칠의 후회는 걸을수록 커져갔지만 이런 곳에 주희를 놔두고 혼자 돌아갈 수가 없었다.


중간중간 주희 몰래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남기며 따라가던 백칠은 큰 갈림길을 마주했다.


주희가 그곳에서 잠깐 휴식을 갖자고 제안했다.


" 거의 다 온 것 같으니까 여기에서 잠깐 쉬었다 가자 "


" 그 .. 그럴까?.. 근데 주희야 확실히 .. 나가는 방법은 알고 있는 거지? "


" 응 걱정하지마. 이 지도만 있으면 절대 길을 잃을 위험은 없어 "


" 하. 하하 다. 다행이다. "


동굴에 들어온 지 거의 20분이나 지난 상황. 아이들은 불안한지 저도 모르게 몸을 떨고 있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아무리 천천히 걸었다고 해도 이런 동굴을 저녁에. 손전등 하나만 가지고 족히 수백 미터를 들어오는 일은 어른들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더군다나 외길도 아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수많은 갈림길을 지나쳐 온 상태라 돌아가고 싶어도 길을 몰라 돌아갈수도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 불안해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좀 전에 화를 낸 게 미안했던지 주희가 백칠에게 다가와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 화났어? "


" 아니."


" 화난 거 같아 보이는데.. 아까는 내가 말이 너무 심했어 미안해 "


주희가 백칠에게 사과했다. 그의 사과는 받아주지도 않으면서 그보다 작은 일에 사과를 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팔짱을 껴왔다.


뭉클


팔뚝에 느껴지는 감촉에 백칠이 팔을 내려다 보았다.


" 이런 식으로 저 아이들을 설득한 거야? "


" 뭐? "


주희의 얼굴이 순간 다시 구겨졌다.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백칠을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좀 전에 나타났던 그녀의 분노가 다시 나타나려고 하고 있었다.


이마에 주름이 생기고 눈이 가늘어지며 미간이 좁아진다. 힘주어 닫아버린 입술 옆 볼에서 악다물고 있는 어금니의 형태가 보일 정도로 그녀의 얼굴이 무섭게 변해갔다.


' 그래 주희야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차라리 원한이 풀릴 때까지 때려라. '


백칠은 조금 긴장하고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그녀는 그를 내려다 보기만 할 뿐 이렇다 할 말이나 행동은 하지 않았고 조용히 몸을 돌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 씨팔. '


그 모습에 정체 모를 짜증이 솟구쳤다.


왜 갑자기 그런 말이 튀어나와 버렸는지 모르겠다. 저렇게 아름다운 주희가 뭉클함이 느껴질 정도로 팔짱을 껴주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데 왜 더러운 기분이 들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을까.


' 왜 그랬을까 ..설마 나도 모르게 저 아이들을 질투하고..였던가.. '


어찌 됐던 백칠은 자신이 착각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명확하게 깨달았다. 지금까지 그는 시간이 많이 흘러 주희의 증오심이 많이 사라졌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게 아니었다. 방금 전 그녀의 얼굴에 드러난 표정에는 증오심과 더불어 악의(惡意)까지 담겨있었고 증오심도 오히려 더 늘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 일어나 다시 출발할거야, "


주희의 냉막한 표정에 이후로 누구도 주희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주희 역시 앞 만 보고 걷기만 할 뿐 심지어 지도조차 보지 않고 있었다.


마치 이미 길을 알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몇 개의 갈림길을 더 지나쳐 들어가자 굳게 닫힌 철문이 하나 나타났다. 이런 동굴에 절대 어울리지 않은 철문이.


" 다 왔어 이곳이야 "


주희가 철문에 다가가더니 뜬금 없이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


똑똑똑


그녀는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람처럼 문 앞에 가만히 서 있었고 잠시 후 철문에서 철컥 거리는 소리가 울리더니 저절로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백칠은 깜짝 놀랐다.


그 순간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백칠 만큼은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의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도망쳐라 이곳에 있으면 고성진보다 장기태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


이렇게 본능이 그의 경각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가 뒤돌아 도망치려고 하려는 그때 철문 안쪽에서 웬 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돼지 녀석이 가장 감이 좋구나. 들어오너라. "


탁한 목소리를 들은 순간 아이들의 몸은 저절로 공중으로 떠올랐고 이끌리듯 철문 안쪽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백칠은 당황해 발버둥이라도 쳐보고 싶었지만 웬일인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그때 그의 눈에 주희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녀 역시 백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이 마주치자 백칠에게 잔인한 미소를 보내왔다. 마치 이런 상황을 미리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말이다.


다섯 아이가 철문 속으로 사라지자 철문은 다시 닫혀 버렸고 아이들이 있던 자리에는 주인 잃은 손전등만 나뒹 굴고 있었다.


***


철문 안은 의외로 넓었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대 여섯 개의 석실이 존재했고 중앙에 작은 원형 광장도 갖추고 있었다.


외형으로만 보면 족히 10명이 한꺼번에 지내도 좁아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무슨 수법으 뚫었는지 우물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공중에 떠서 이동하던 백칠과 아이들은 웬 중년 남자가 서 있는 곳까지 옮겨졌고 그의 앞에 내동댕이 쳐졌다.


" 아악 "


제법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백칠이 가장 큰 충격을 받고서 비명을 터트렸다.


백칠과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 당장 도망치고 싶어도 여전히 손가락 하나 움직여지지 않아 그럴 수도 없었다.


" 왜 3명이 아니고 4명을 데리고 왔느냐? 내가 반드시 3명씩 데려오라 일렀을 텐데 "


시체처럼 푸르스름한 안색을 가진 중년 남자가 주희를 향해 묻자 잽싸게 몸을 일으킨 주희가 중년 남자에게 달려가더니 두려운 표정으로 사정 이야기를 했다.


" 맛있을 것 같아서 데려왔습니다.... "


" 쯧쯧 뚱뚱하다고 다 맛있을 것 같으면 차라리 진짜 돼지를 잡아먹지.. 시키지도 않은 짓을 했구나 "


"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인이라도.."


주희의 말에 인상을 찡그린 중년인이 백칠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엄청난 흡입력이 생겨나더니 족히 100킬로는 넘게 나가는 백칠을 종잇장처럼 빨아 들었다.


" 커억 "


순식간에 딸려온 백칠은 중년 남자의 왼손에 목을 잡혔다. 심지어 그는 무거운 백칠을 한 손으로 들어 올려 좌우로 흔들기까지 했다.


출렁 출렁


흔들 때마다 백칠의 살들이 꿀렁 거렸다. 그렇게 한번 몸을 털어낸 후에 중년 남자는 백칠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쥐고 눈을 감을 감았다. 그의 표정이 서서히 진지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잠시 후 번쩍 눈을뜬 중년 남자는 살짝 미소를 내비치면서 백칠을 다시 광장 중앙으로 던져 버렸다.




" 너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가득 차 있구나. 그것들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 이 녀석은 삼색단(三色丹)의 재료로 쓸 수 없다. "


" ..네. "


주희가 대번에 실망한 표정을 들어냈다.


" 하지만 다른 용도로는 쓸 수 있겠구나. 어쨌든 잘 데려왔다. 이건 약속한 보상이니 가져가거라. "


중년인이 손바닥을 뒤집자 그 위에 검은 단약 4개가 나타났는데 중년인은 그것을 주희에게 던졌다. 그러자 단약들이 주희의 손바닥 위로 내려 앉았다.


주희는 받기로 했던 갯수보다 단약이 한 개가 더 많자 금세 화색을 들어냈다.


" 감사합니다. "


" 돌아가서 다시 재료를 모아 오너라 "


" 알겠습니다. "


" 단 오늘처럼 괜한 짓은 하지 말아라. 다시 말하지만 걱정. 죄책감. 즐거움 이런 건 필요치 않다. 질투 시기 탐욕 그리고 이 모든 걸 포함하고 있는 강한 색욕만 가득 채워서 오면 된다. "


" 명심하겠습니다 "


중년인에게 인사를 건넨 주희는 아이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석실을 빠져 나가버렸다. 그녀가 밖으로 나가자 철문은 다시 닫혔다.




주희의 뒷모습을 잔인한 미소로 바라 보던 중년인이 아이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이들은 돌처럼 굳은 상태로 눈물만 흘리며 닫혀 버린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제야 백칠은 깨달았다. 주희가 자신들을 중년 남자에게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 네가 말한 보물이 그 약이었구나.. 그걸 찾았으니 이제 너에 대한 빚은 사라졌다. 주희야. 이제 너에게는 친구를 팔아버린 빚이 생겼다. 나 역시 이 빚을 반드시 받아 낼 생각이다. "


백칠이 다짐하던 그 순간 중년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 아직 준비가 조금 덜 된 관계로 너희는 조금 기다려야겠구나. "


푸르스름한 중년 남자의 말에 백칠은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발버둥 쳐보려고 해도 온몸이 굳어 손가락 하나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중년인의 손짓 한 번에 아이들은 다시 공중으로 떠올랐고 그가 가는 방향으로 딸려가기 시작했다.


***


홀로 동굴을 완전히 빠져 나온 주희는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 채 손에 들린 4개의 단약을 보며 참을 수 없는 열망에 사로 잡혀 있었다.


" 하나만 먹을까? "


이곳에서 집까지 가려면 족히 한 시간은 걸릴 텐데 도저히 그때까지 약의 유혹을 참을 수 없을것 같았다.


" 그래 하나만 먹는 거야 하나만. "


고민하던 주희는 결국 유혹을 참지 못하고 검은 단약 하나를 입속에 집어 넣었다.


꿈꿈한 냄새와 비릿한 맛이 목구멍을 넘어가자 그 즉시 온 몸에 주체할 수 없는 쾌락이 찾아왔다.


백칠이 안겨준 끔찍했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손댔던 환각제와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강렬한 쾌락은 끝도 없이 가중되었고 무려 2시간이나 지속되었다.


" 으으으으으 "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켜 버리는 단약의 쾌락에 괄약근까지 풀려 버렸지만 주희는 그 사실도 모른 체 필사적으로 단약이 주는 쾌락 속으로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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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단혼환(丹混丸) 23.04.17 131 4 11쪽
18 절정에 오르다. 23.04.16 136 3 11쪽
17 백태패공기 23.04.15 135 2 11쪽
16 신궐혈 23.04.14 142 4 11쪽
15 칠색 과일 23.04.13 145 4 12쪽
14 일류에 들다. 23.04.12 141 3 11쪽
13 파산검 23.04.11 149 3 11쪽
12 이세기 23.04.10 144 4 11쪽
11 섬에서 생활 8개월 째 . 23.04.06 152 4 11쪽
10 섬 생활 15일 째. 23.04.05 151 4 11쪽
9 너구나. 주인님이 말씀하신 게? 23.04.04 156 4 11쪽
8 내 반차(槃車)에 오줌 묻히며 아래로 던져 버린다. 23.04.03 171 3 11쪽
7 50년이나 이곳에 있으셨어요? 23.04.02 186 5 11쪽
6 공백체 23.04.01 185 5 11쪽
5 지구에는 처음 오시나 봐요? 23.04.01 208 5 11쪽
» 맛있을 것 같아서 데려왔습니다 23.03.30 223 3 11쪽
3 내가..그런데.. 아니라고 23.03.30 221 3 11쪽
2 여자 팬티나 훔쳐보는 변태 색기 +2 23.03.29 252 3 10쪽
1 조우 +2 23.03.28 36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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