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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님의 서재입니다.

이 세계 속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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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작품등록일 :
2023.04.19 16:18
최근연재일 :
2024.01.19 14:19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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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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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글자수 :
534,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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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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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의 조우 (2)

DUMMY

의뢰서와 함께 고블린의 손가락들을 길드에 제출했다.


보수를 받고 간단히 빵 두 개를 사, 배를 채운 다음 다시 길드로 향했다. 역시나 다음 의뢰를 하기 위해서였다.


역시나 나의 눈에는 작음 규모의 의뢰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 중 그나마 가격이 나가는 것을 골랐다.


-이 의뢰만 하고 베라마을로 가야겠다.


다시 접수를 하고는 길드를 나갔다.


원래였으면 싸구려 단검이라도 샀을 텐데, 생각보다 부러진 검이 나쁘지 않아 돈도 아낄 겸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의뢰서는 딱히 큰 어려움 없이 해결 했다.


이번 역시도 마치 문제집을 풀 듯이 어떠한 긴장감이나 공포도 가지지 않았다.


다시 의뢰서를 제출해 보상을 받자 그제야 주머니가 제법 묵직해졌다.


묵직한 무게나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역시 돈은 항상 묵직하게 들고 있어야 한다.


묵직한 돈주머니와 함께 밖으로 나가 마차를 구했다. 다행히 베라마을로 바로 출발하는 마차를 하나 알아내 돈을 내고 마차에 올랐다.


마차는 바로 출발했다.


마차에는 작은 짐만 올라가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 껴서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새 마차에 멀미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제는 마차가 내게 버스와 같은 존재이니.


생각보다 베라마을과 거리가 있는지 마차는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쯤에서야 성문에 도착했다.


덕분에 나는 중간중간에 마차꾼이 나를 이상한 대로 데려가는 하는 의심을 가졌었다.


성문을 통과하고 마차꾼과 헤어진 나는 곧바로 항구로 향했다.


전에 베라 마을로 의료 지원을 갔을 때 배가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어. 이제는 항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는 이유가 있다면 배 값을 미리 알아내기 위해서다.


“어디로 갈 건데.”

“큰 물결 마을이나, 작은 물결 마을이요.”


...아직 돈이 더 필요했다.


방금까지 묵직했던 돈주머니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역시 돈은 모아도 모아도 부족한 거구나.

“에휴~.”


한숨을 뱉고 다시 돈을 벌러 길드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하지만 남은 의뢰들은 길드가 문을 닫을 때 까지 완료 할 수 없을 만한 것들만 남아 있었다.


결국 오늘도 밤을 보내기 위해 여관을 찾으러 나섰다.


다행히 싼 값에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방에 가방과 검을 내려놓고 침대에 바로 누웠다. 배는 고프긴 했지만 못 버틸 정도가 아니라 참기로 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시선은 문 쪽으로 향했다. 마치 내가 이럴 때마다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여인을 기다리는 것처럼.


하지만 역시나 문은 조용했다.


“하아...”


이유 모를 한숨을 뱉고 간단히 씻고 바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기 직전까지 내일 할 일들을 생각했다.


-우선 오전에 부족한 배 값을 채우고, 분명 오후에 출발한다고 했으니깐 도착하면 똑같이 저녁 쯤에 큰 물살 마을에 도착하겠지? 그리고 노란 잎 마을로 가서...


하지만 막상 다음 계획을 떠올리자 신기하게도 졸음을 몰려왔다. 졸음을 핑계 삼아 계획을 멈추고 잠에 빠졌다.



“좋아. 가보자!”


여관방에 홀로 의기투합을 하고는 문을 박차고 나가 길드로 향했다. 나름 일은 시간에 도착하니 셋 명의 모험가만 의뢰서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부족한 배 값을 채우려면 작은 의뢰 하나로 가능하지만 그러면 도착하고 쓸 돈이 없어. 귀찮아도 이번에는 큰 걸로 가야해.


다행히 의뢰서들이 채워져 있어 많은 의뢰들을 먼저 볼 수 있었다. 수많은 의뢰서들을 넘어가며 내용과 보수를 계산했다.


그런 나의 눈에 두 의뢰서가 들어왔다.


둘 다 모두 금액 적인 부분은 같았다. 하나는 약초를 구해오는 의뢰다.


물론 약초에는 그림과 특징들이 적혀 있어 찾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게다가 의원님과 같이 동행하며 어깨 너머로 간단한 약초는 알아 볼 수 있다.


딱히 위험하지도 않고 간단한 의뢰지만 문제가 있다면 시간이다. 배가 출발하기 전까지 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다.


그에 비해 다른 건 몬스터 하나만 잡으면 된다. 하지만 역시 몬스터와 싸워야 하기에 위험이 따른다.


나는 두 의뢰서 중 고민을 잠시 가졌지만 이미 마음은 정해졌기에 몬스터 토벌 의뢰를 뜯어갔다.


내 머릿속에서는 이 의뢰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위험할 수 있지만, 내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기에.


“어? 잠시만요. 무기 부서지셨는데 괜찮으세요?”


결제 받은 의뢰를 하러 나가려던 차에 다른 길드원이 내 부서진 검을 보고 다급히 붙잡았다.


나는 간단히 내 상황을 설명하자 길드원은 내게 다른 무기들을 보여줬으나 역시 단검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길드원이 나를 걱정해 준 것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대충 무기들을 뒤지는 시늉이라고 보였다.


그런 나의 눈에 익숙한 검 자루가 하나 들어왔다.


-....이건 분명.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검 자루를 꺼내 들자 확신할 수 있었다.


-...쵸의 쌍검 중 하나잖아...


‘지원아~.’


순간 귓가에서 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확인 할 필요도 없이 쵸는 여기에 없다.


“저... 이런 무기들은 모험가들이 서류 같은 걸 제출하고 하나요?”


“네? 아뇨. 그냥 저희가 보고 딱히 이상한 거 없으면 받습니다. 모함가분들이 버리..기부하시는 것 말고도 마을 주민들이 땅에 떨어진 무기들을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고요.”


“하하..네.”


나는 다시 쵸의 검 자루를 내려놓고 길드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나갔다. 길드를 나가니 마음이 다시 답답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답답함이 머리까지 올라오기 전에 떨쳐내고 의뢰를 수행하러 떠났다.


의뢰에 적힌 장소는 어제에 갔던 곳과 동일한 숲이었다. 그래도 죽여야 하는 것은 달랐다.


“비틀콩의 갑주? 비틀콩은 처음 들어보는데, 뭐지?”


의뢰서에 적힌 것도 놈의 서식지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이것만 적힌 것을 보면 고블린처럼 서식지에서 잘 안 벗어나는 놈일 것이다.


드디어 의뢰서가 가리킨 곳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그 곳에서 한 발 뒤에서 보고 있었다. 다른 나무들과 다르게 굵고 긴 나무가 보였다.


내가 그동안 육안으로 본 나무 중에서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크기였다.


큰 나무인 만큼 여러 동물들이 주변에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의뢰서에 적힌 갑주라 추정할 만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게 주변의 생명체들을 살피고 있던 그 때 나뭇가지들을 타고 내려오는 생명체가 보였다.


그것이 내려오는 소리에 나무에 있던 동물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이 땅에 내려오자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저 새끼구나.


마치 장수풍뎅이 같은 갑주가 온 몸을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두 발로 서며 무릎까지 내려오는 굵고 긴 팔까지.


갑주만 아니면 그저 고릴라 같은 몬스터로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서식지에서 불청객들을 쫓아낸 후 놈은 할 일을 마쳤는지 다시 나무로 향하고 있었다.


서둘러 돌멩이를 놈의 머리에 던졌다.


캉-!


내가 나름 돌멩이라고 생각한 것이 놈의 머리에 부딪치며 제법 큰 소리가 났다. 그러자 놈은 바로 뒤를 돌아보며 나를 확인했다.


그것도 화가 난 눈으로.


“우오오오오-!!!”


비틀콩이 고릴라처럼 손으로 자신의 가슴의 갑주를 두드리고는 네 발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정령수를 소환하지 않았잖아.


버릇처럼 소환한 정령수에게 명령을 내리던 차에 떠올랐다. 맨 몸으로 아무렇지 않게 숲에 들어갔음을.


[스킬: 리프 스텝]


일단 놈의 돌진을 옆으로 피한 후 검을 땅에 꽂아두고 양손을 앞으로 내밀며 스킬을 시전했다.


[특별스킬: 정령수 소환! - 킹]


비틀콩의 갑주와 덩치를 생각했을 때, 처리와 영이보다는 킹이 좋을 거라 판단했다.


초록 연기가 발사 되듯이 나가면서 점점 킹의 형성으로 변하더니 그대로 몸으로 비틀콩을 밀어버렸다.


그 때 킹와 크기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틀콩은 그대로 옆 나무들을 부수며 날아갔다.


“잘했어.”


칭찬에 킹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아까처럼 무서운 속도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순간 내 뒤에 뭔가 있는 건가 싶어 땅에 박힌 검을 뽑고 뒤를 돌아봤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엥? 뭐여?”


다시 킹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킹을 나를 들더니 그대로 껴안기 시작했다.


이녀석도 그동안 처리와 영이처럼 걱정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은근 귀여운 구석이 있네.

“하하, 녀석. 괜찮으니깐 나줘. ...아파.”


그제야 킹도 두 팔을 벌려 나를 놓아줬다. 그럼에도 킹은 부족했는지 계속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런 킹의 눈을 보자 어쩌면 걱정만 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처리와 영이도 마찬가지고.


놈들은 어쩌면 나를 지키지 못한 것에 미안한 감정을 가졌던 것 같았다. 주먹을 킹의 복부에 갖다 대며 말했다.


“너희 없었으면 더 심하게 당했을 거야. 너희도 고생했어.”


나름 훈훈한 분위기가 흐르는 우리를 향해 뽑힌 나무가 날아오고 있었다.


“킹 잡아!”


다행히 바로 인지하고 킹에게 명령을 내렸다. 킹도 그제야 뒤를 돌며 나를 안았던 두 팔로 나무를 붙잡았다.


킹의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어 보니 나무를 던졌던 비틀콩이 씩씩 거리며 다시 오고 있었다.


“던져!”


킹도 놈처럼 나무를 던지자 비틀콩은 피하지도 않고 온 몸으로 받으며 나무를 부셨다.


-화끈하네.

“놈을 잡아!”


“키에에에!”


울음을 토하며 킹도 놈을 향해 달려갔다.


두 거구가 드디어 충돌하자 바위가 서로 부딪치는 것처럼 묵직한 소리가 숲에 울렸다.


둘은 곧바로 서로의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며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키에에!!”

“우워어!!”


그렇게 그 둘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서로의 힘이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킹이 한 수 아래인 것 같았다.


킹은 미는 것이 아닌 비틀콩의 힘을 버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 이 틈에 내가 해야 한다.


[스킬: 까마귀 깃창]


깃창을 미리 만들고 비틀콩의 옆을 돌며 예전 갑옷을 입은 스켈레 톤이 떠오르며 놈의 틈을 찾았다.


역시나 무릎이나 어깨 같은 접히는 부분에 틈이 있었다.


우선 놈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무릎 뒤쪽으로 깃창을 날렸다.


“우오오!!”


깃창이 그대로 박히자 비틀콩은 비명을 지르며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킹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비틀콩을 몰아붙였다.


비틀콩은 한 쪽 무릎으로 열심히 버티기는 하지만 이내 반대 쪽 무릎도 바닥에 붙으며 위에서 누르고 있는 킹을 힘겹게 버티기 시작했다.


나 또한 이틈을 놓치지 않고 [리프 스텝]으로 한순간에 접근해 놈의 머리와 목의 갑주 틈에 검을 집어넣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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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던전과의 조우 (5) 23.12.30 10 0 11쪽
101 던전과의 조우 (4) 23.12.23 12 0 11쪽
100 던전과의 조우 (3) 23.12.17 16 0 11쪽
99 던전과의 조우 (2) 23.12.09 1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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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동족과의 조우 23.11.27 2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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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새로운 대륙과의 조우 23.11.17 24 0 11쪽
94 조각상과의 조우 23.11.12 27 0 11쪽
93 광기와의 조우 23.11.07 28 0 11쪽
92 이 세계 일진과 조우 23.11.02 37 0 11쪽
91 새로운 무기와의 조우 (2) 23.10.29 42 0 11쪽
90 새로운 무기와의 조우 23.10.26 46 0 11쪽
89 혼술과의 조우 (2) 23.10.23 4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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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시작 점과의 조우 (2) 23.10.17 4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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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수능 길과의 조우 (2) 23.10.10 62 0 11쪽
83 수능 길과의 조우 23.10.08 63 0 11쪽
» 변화와의 조우 (2) 23.10.06 68 0 11쪽
81 변화와의 조우 23.10.04 6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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