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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진

도시성전의 너와 나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보이코트
작품등록일 :
2019.11.30 18:04
최근연재일 :
2020.01.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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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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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DUMMY

2099년 12월 31일의 아침


꿈을 꿨다.

신기하고 뛰어난 능력으로 가볍게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미친 웃음으로 깔보는 살인자의 빨간 눈. 나의 눈. 그 눈엔 자아가 보이지 않았고,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 했다. 그 꿈에서 나는 평연히 사람을 두 명이나 죽여버렸다.



띠링띠링 시끄럽게 울려 퍼져 잠들은 귀를 일깨우는 알람시계에 잠을 방해하지 말라는 듯이 손을 내리 쳤다. 다시 편하게 자려는 찰나 조금 열린 창문의 틈으로 실내에 스며들은 겨울의 추운 바람에 몸을 오르르 떨며 따뜻한 이불로 전신을 덮었다.

이걸로 따뜻해 지나 싶었는데, 떨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는 듯이 더 강력하고 추운 바람이 내가 들어 있는 이불을 덮쳐 가벼운 솜만 들어있는 이불은 저공에서 팔랑팔랑 흔들리고, 얇은 반팔, 반바지를 입고 이불만을 믿고 자던 나의 모습이 드러났다.

"으으....알겠어... 이제 일어날게..."

나는 몸을 아직도 덜덜 떨면서 체념한 듯이 침대에서 일어나 재빨리 창문의 입구를 막았다. 방에 남아 돌아다니는 한기가 맨살을 건드려 엉겁결에 팔짱을 끼고 전신을 움츠렸다. 목에서 정체 모를 무언가가 솓구쳐 올라오고 나는 거서게 그 무언가를 뱉음과 동시에 콧물을 에취 흘렸다.

한파에 굳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무릎을 힘겹게 궆히며 바로 앞에 떨어진 이불을 줍고는 바로 전신에 둘러 어떻게든 외부로부터의 피해를 막았다.

전기 장판까지 두르고 싶은 심정이지만 독신이고 아직 제대로 된 직장을 찾지 못해 전기장판을 살 형편이 않된다. 참으로 안따까운 인생.

서둘러 두꺼운 옷을 장비하려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독신 방을 이불을 두른 채 걸어 다니며침대 끝의 벽면의 옷걸이에 걸려 있는 갈색 긴팔 옷을 잡아 들었다.

잠깐! 나는 여기서 생각해야 한다.

이 옷을 입을려면 지금 임기응변으로 대처했던 이 이불을 잠시 걷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한 순간이라도 이 코타츠같이 따스한 물건을 벗으면 엄청난 적이 나를 덮쳐온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춥다.

이 옷은 반드시 입어야만 한다.

"어떻하지? 이불을 잠시 거두고 옷을 입을까? 아니면 옷을 다시 걸어둘까?"

나는 정면에 옷을 진지하게 노려보며 진심으로 궁리하기 시작했다. 무심결에 손을 이불에서부터 떼고 턱에 얹히고 입으로 진동을 울렸다.

"아차!"

이불이 발등에 안착해서야 눈치챘다.

다시 에취라는 품위없는 소리가 입에서 뱉어진다.

이렇게 된거 생각을 포기하고 반팔 위에 손에 쥔 긴팔 옷을 신속하게 입고 다시 이불을 짚어 둘렀다.

햇살이 뚫고 지나가는 창문 바로 밑에 있는 책상에 놓여진 작은 알람시계를 언뜻 보니 시침이 9를 까리켰다.

"이제 시작하겠군."

나는 서둘러 이불을 침대에 고스란히 놓고 긴 옷 옆에 집게 옷걸이로 걸어둔 청색 긴바지를 입고 시계 옆에 있는 무선 파란 노트북을 열어 켰다.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지도 않고 나는 인터넷에 접속했다.

지금은 한 달 전에 신청해 두었던 대학교 온라인 수업 강좌 시간이다.

나는 재빨리 사이트에 접속해 신청한 강좌의 링크로 접속했다.

"늦지 않았다~."

전쟁이라도 끝낸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푹 의자에 앉았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학교 교육 시스템은, 80년 전과 달리 대학교의 전 과목 수업이 오직 인터넷에서만 이루어진다. 학생이 직접 신청한 강좌의 교실에 들어가서 듣는 오래된 방식를 쓰는 대학교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터넷 강좌는 직접 찾아갈 필요도 없고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하지만 온리 인터넷과 80년대에 이른 갑작스런 인구 증가 때문에 신청은 더욱 고난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아무도 신청하지 않는 기간 내의 한달 전에 미리 신청을 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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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라는 인간은... 20.01.29 8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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