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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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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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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2,838

작성
22.02.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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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1화 복사를 시작합니다.

DUMMY

1화




한국대학교 역대 최연소 교수.

젊다면 젊고 어리다면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나이에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학회지에 연이어 퍼블리싱을 한 세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학자 중 하나.

그런 김서준의 강의를 듣기 위해 수많은 학생이 강의실로 몰려들었다.


“최근 연구진은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대다수 인류의 Y염색체가 11명의 남성에게서 유래했음을 밝혀냈습니다.”


강단 앞에 선 김서준에게 수십 쌍의 눈동자가 고정되었다.


이십 대 후반의 김서준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시선이었지만, 그는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의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 11명의 남성은 해당 지역에 토착하던 남성들이 아니라, 모두 외부에서 도래한 남성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으로 신기하지 않나요?”


잠시 말을 멈춘 김서준이 강단을 쓱 살폈다.


수많은 학생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그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십대 후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어 강의를 하고 있는 그를 아니꼽게 보는 사람들 또한 있었다.


“교.수.님. 질문 있습니다.”


김서준이 잠시 말을 멈추고 있을 때. 그 무리 중 하나가 손을 들었다.


“네. 질문하세요.”


학생이라는 말에 손을 든 학생이 표정을 잠깐 구겼다.


“지금, 이 수업이 교수님의 전공인 공학과 무슨 연관인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그건 차치하고 만약 교수님이 그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교수님도 그들처럼 할 수 있을까요?”


언뜻 들으면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김서준은 그 질문이 그다지 좋은 의도가 있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비열하게 학교 최연소 교수 자리에 올랐으니 뭐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질문한 남성이 얼굴에 비웃음을 띄며 김서준에게 물었다.


‘유치하게.’


질문을 한 사람은 그의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교수가 될 기회를 김서준에게 빼앗겼다 생각을하여 원한이 있었다.


대충 대답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김서준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지금 그냥 넘어가면 남성은 자신이 이긴 줄 알고 도를 넘은 행동을 계속할 것이다.


‘저런 사람은 양보를 받으면 자신이 옳아서 양보 받은 줄 착각하지.’


김서준이 강단에서 내려와 질문을 한 사람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당신은 세상이 두 종류로 나뉘어 있다고 믿을 겁니다. 성공과 실패. 그렇지 않나요? 그리고 물론 당신의 성공만 성공이고 남의 성공은 비열함이라고 생각할 것이고요.”


김서준이 걸어오자 질문을 한 사람의 미간이 좁혀졌다.


“제가 한 질문과는 다른 대답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


“과연 다를까요? Y염색체를 퍼뜨리면 성공 그렇지 못하면 실패라는 의도로 질문을 했습니다. 여기서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요?”


“그건···!”


김서준의 질문에 남성이 무어라 말하려는 듯 몸을 들썩였다.


“그리고 수업료도 내지 않고 강의를 도강하면서 그런 쓰잘데기 없는 질문으로 학우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건 용납할 수 없군요. 경비를 불러 쫓아내기 전에 알아서 나가시죠.”


김서준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질문을 한 남성에게 쏠렸다.


웅성웅성


“그건···! 네가 비열하게!”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생각입니까? 당신이 임용에서 떨어진 것은 내 탓이 아니라 당신의 문제인데요.”


웅성웅성


“뭐야? 스토커야?”

“그런가봐. 하긴 질투가 날 만 해. 그런데 스토킹이라니···.”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커지자 남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냥 나갈 줄 알았던 그 남성이 오히려 언성을 높여 소리쳤다.


“내 자리를 뺏어갔으면서 왜 나한테 이런 모욕을 주는 거냐? 잘못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넌데!”


‘미친놈.’


주먹까지 쥐며 부들거리는 그의 모습에서는 안타까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교수 임용 경쟁에서 그가 김서준에게 밀린 것이다.


이번에 임용 차례는 김서준이 아니었지만, 학교는 최근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김서준을 스카웃했다.


“경찰 부르기 전에 그만 나가시죠.”

“너···. 후회할 거야.”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고.”

“정말 후회한다고. 너때문에 내 인생이 다 망가졌는데 네 인생이라고 멀쩡할 것 같아?”

“미쳤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이라면 부끄러움을 알고 도망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미친 사람은 주변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보든 말든 그런것 따위는 상관 없었다.


‘경찰을 불러야겠네.’

말로는 물러서게 하기 힘들다.


김서준이 경찰서에 전화를 걸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냈다.


첫 수업부터 물의를 일으키기는 싫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 네. 여기 한국대학교 공학 1관입니다. 수업 중에 난동 부리는 사람이 있어 출동 부탁···.”


뒤로 돌아선 김서준이 112에 전화를 걸었다.


“꺄아아악!”


그리고 신고 뒤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뒤에서 찢어질듯한 여학생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뭐지?’


갑작스레 들린 비명소리에 김서준이 급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아랫배에서 화끈한 무언가가 쑥 밀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화끈함은 이내 참기 힘든 고통이 되어 김서준의 뇌를 태울듯 자극했다.


“커억.”

“죽어. 이 새끼야. 내 인생을 죽여놨으니 네 인생도 죽는 거야. 남을 죽이면 자신도 죽는다는 말도 안 들어봤냐? 배웠다는 새끼가 말이야.”

“미친 새끼···.”


김서준의 손이 벌벌 떨렸다. 남성이 회칼로 김서준의 배를 쑤신 것이다.


“내 차례였잖아. 내가 교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인생을 갈았는데 그걸 네가 집어 채가?”


“당장···. 그만둬···.”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칼을 쑤셔대는 남성.


이미 그의 눈에는 광기가 가득했다.


아랫배에 뜨거운 물줄기를 틀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뜨거움이 계속될수록 김서준의 의식은 희미해져만 갔다.


“넌 Y염색체를 퍼뜨리지 못하겠네? 오늘 이 자리에서 죽을 테니까. 크큭. 잘난 척하더니 꼴 좋아.”


웃기는 이야기였다.

의식이 멀어지는 이 순간에도.


그 말은 김서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대단한 삶이 될 거로 생각했는데···. 결국 나도 사라지는 Y 중 하나겠구나.’


“교수님!”

“꺄아악!”

“119에 신고 좀 해줘!”


흐려지는 김서준의 의식 사이로 학생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함께 광기 어린 웃음을 짓고 있는 남성이 들어왔다.


‘그렇게 아등바등 살더니 여기서 개 같이 멸망하는구나.’


그 생각을 끝으로 김서준의 의식이 어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


‘이게 죽음인가? 나쁘진 않네.’


얼마나 어둠속에 있었을까? 어느 순간부터 김서준은 생각이라는 것이 가능한 의식 수준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또 얼마나 있었을까?

김서준은 문득 가슴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 죽었나?’


이 감각은 분명 살아있음을 알리는 감각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떠오름과 동시에 숨이 턱하고 막혀왔다.


‘답답해!’


그리고 그 답답함이 극에 다다랐을 때.


“커허어어억!”


김서준의 입이 열리고 이내 공기가 폐부 깊숙히 들어왔다.


“커헉. 커헉. 커헉.”


동시에 눈을 찌르는 강렬한 빛에 김서준은 고통마저 느꼈다.


“여기가 어디지?”


만약 그가 살았다면 이곳은 병원이어야 했다. 복부를 칼에 찔렸다면 당연히 병원이어야 했으니까.


하지만 김서준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바위틈을 뚫고 들어오는 빛과 몸도 돌리기 힘든 좁아터진 공간이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본 김서준은 일단 이 장소를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나가서 도움을 구하자.’


영문은 모르겠으나, 이 비좁은 공간에 오래 있어 봐야 좋을 것은 없다고 생각됐다.


“끄응.”


김서준이 몸을 비틀어 바위틈에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얼마나 누워있었던 건지 김서준의 모든 근육이 연신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모든 것이 이상한 상황.


지금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은 김서준이 바위틈을 벗어나자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게 뭐야?”


믿을 수 없는 풍경.

처음 그의 눈에 보이는 풍경은 근 삼십 년을 살아온 그의 상식과 지성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붉게 물든 땅.

그 땅을 붉게 물들인 것은 인간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였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있었다.


“우욱···.”


시각적 자극이 있고 나서야 욕지기가 치고 올라왔다.


허리를 굽히고 한참을 게워낸 김서준이 고통스러운 눈으로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꿈인가?’


꿈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 없었다.


“저건 뭐야?”


더 놀라운 것은 인간 시체들 사이에 간간히 섞여 있는 시체들이었다.


‘괴물?’


누가 봐도 괴물의 형상이다. 팔 두 개 발 두 개의 이족보행 형태의 모습이었지만, 커다란 덩치와 백번 양보해도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얼굴.


“하하···. 꿈일 거야. 그럼 꿈이지. 꿈이 아니면 지금, 이 상황이 그 어떠한 거로도 설명되지 않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앉은 김서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두두두두두두


김서준이 좌절하고 있을 때. 먼 곳에서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먼지가 피어올랐다.


“뭐지?”


그리고 이내 그 먼지구름은 김서준을 향해 다가왔다.


꿀꺽


마른 침을 삼킨 김서준이 바위 틈에 몸을 낮춘 채 그 먼지구름을 지켜봤다.


‘뭐지?’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몸을 노출시킬 수는 없었다.


끼히이잉-!


“삼공자님과 생존자를 찾아!”


먼지구름의 정체는 기마병이었다. 그들은 죽은 시체와 몬스터를 이리저리 뒤집으며 무언가를 찾았다.


그리고 그들이 김서준에게 가까워졌을 때.


김서준은 바위틈에 최대한 엎드렸다.


‘제발 지나가라.


이게 꿈일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김서준이었지만, 그래도 꿈에서라도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저벅 저벅 저벅.

엎드린 김서준의 귀로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저벅 저벅


‘지나가라. 지나가라.’


김서준이 마음 속으로 지나가라는 말을 되뇌이며 엎드려 있을 때.


마치 그의 기도를 들은것 마냥 발걸음 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지나갔나?’


그리고 김서준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김서준은 무심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내와 마주해야 했다.


“살아계셨군요. 왜 살아계셨습니까?”

“네?”


사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김서준이 되물었을 때.


사내가 뒤를 돌아보며 크게 소리쳤다.


“삼공자를 찾았다.”

‘삼공자? 그게 무슨 말이지?’


이해 할 수 없는 것들의 연속.


‘영어? 아니 라틴어인가?’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가 아는 그 어떤 말과도 유사성이 없는 언어였다.


“차라리 여기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를···.”

“잠시 쉬고 계십시오. 그게 마음은 편할겁니다.”

“사람을 잘못 보신것 같은데 저는···.”


퍽-


김서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사내의 손이 움직인다고 느낀 순간 후두부에 둔중한 충격과 함께 그의 의식이 다시 한번 증발했다.


**


편안한 감각이 온몸을 감싸앉았다.

‘역시 꿈이었어.’


눈을 감은 채 김서준이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다시 눈을 뜨면 병원 침대에 누워있을 것이다.


이 편안함은 병실 침대의 편안함일 것이고.


그저 피를 많이 흘렸기에 괴상한 꿈을 꾼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을 한 김서준이 천천히 눈을 떴다.


“아.”


다른 말은 나오지 않았다.

고대하는 마음으로 눈을 떴지만, 그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처음 보는 장식이 매달려 있는 천장이었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했다.


지금 이 생생한 촉감과 모든 것들은 절대 꿈이나 착각, 환각이 아니며 지금까지의 모든 일 역시 꿈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첫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언어 ‘다르시칸 대륙어’ 복사 완료.]

[복사슬롯의 개수 3개.]

[남은 슬롯 2개]

[복사 랭크D]


김서준이 혼란에 빠져 있을 때.


그를 더욱 혼란에 빠지게 할 이상한 음성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작가의말

오랜만입니다.


늘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성불예정 올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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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5 [탈퇴계정]
    작성일
    22.02.15 19:50
    No. 1

    글 시작하는 첫줄에 역대 최연수 교수라고 되어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성불예정
    작성일
    22.02.15 20:29
    No. 2

    감사합니다. 등잔밑이 어두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셀자드
    작성일
    22.03.22 08:03
    No. 3

    학생이란말을 안했는데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풍뇌설
    작성일
    22.03.22 16:34
    No. 4

    공학 수업시간에 y염색체 야그나 하니까 이런거다 ....크큭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4 ur*****
    작성일
    22.03.22 20:32
    No. 5

    미친넘..피해망상 오지네.
    교수임용 개인이 들이대서 되냐? 막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될 정도의 사람이면, 납작 엎드려야 한다. 영향력(권력)이 크던지 세계적 석학이라는 얘기니까...
    총장이하 인사조직이 몇 인데, 만만한 놈하나 타겟 잡았네.
    비겁한 놈.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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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009화. 삼공자님이십니까? +3 22.02.22 4,907 114 11쪽
8 008화. 남쪽으로 +1 22.02.21 5,055 119 11쪽
7 007화. 땅을 좀 주세요. +4 22.02.20 5,205 122 11쪽
6 006화. 오러블레이드 +1 22.02.19 5,203 117 12쪽
5 005화. 천재 22.02.18 5,218 125 14쪽
4 004화 맛있게 먹었습니다. 22.02.17 5,336 111 12쪽
3 003화 이것도 저것도 다 복사 +2 22.02.16 5,641 123 13쪽
2 002화 X발 나도 몰라. +9 22.02.15 6,319 119 14쪽
» 001화 복사를 시작합니다. +5 22.02.14 7,399 1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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