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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왕이지만 알고보니 엑스트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조상우
작품등록일 :
2018.06.17 16:26
최근연재일 :
2018.11.07 06:00
연재수 :
1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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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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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705

작성
18.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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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3)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3)




오스카르는 마른기침을 하며 눈을 떴다. 썩은 냄새가 났다. 오스카르가 인상을 찡그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거대한 튤립이었던 베헤리트가 썩어 문드러져 있었다. 베헤리트에서 떨어지는 썩은 물이 구원의 샘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죽어버린 구원의 샘의 검은 물이 주변의 풀과 꽃을 모두 죽이고 있었다.

오스카르가 후들거리는 손으로 땅을 짚었다. 피냄새가 났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저만치에 믿을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안 돼!”

오스카르가 외쳤다.

“안 돼!”

오스카르가 산산히 찢긴 티라니아의 시신을 안아들었다. 티라니아의 작은 입술이 검게 타들어갔고, 그녀의 코발트블루 빛 머리칼이 검게 타서 볼에 말라붙어 있었다.

“티라니아!”

오스카르가 절규했다. 몇 번이나 팔을 그은 듯 그녀의 팔이 초록색 피로 얼룩져 있었다. 작은 피리가 초록색 피로 범벅이 되어 옆에 떨어져 있었다. 오스카르가 피리를 집어들었다. 불과 재의 냄새가 났다.

“티라니아!”

오스카르가 부들부들 떨었다. 천사의 깃털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다. 오스카르가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깃털을 따라갔다. 피와 깃털이 점점 많아졌다. 오스카르가 탄식했다.

“에제키엘!”

에제키엘이 처참한 모습으로 위그드라실의 거대한 둥치에 못 박혀 있었다.

에제키엘의 두 눈에 못이 박혀 있었고, 입술과 코, 귀가 도려내어졌다. 목젖에도 대못이 박혀서 숨을 쉴 때마다 피가 흘러나왔다. 그의 쇄골과 팔꿈치, 손목, 대퇴골, 무릎에 커다란 못이 박혔다. 손가락 모든 관절에도 못이 박혔다.

오스카르가 얼굴을 풀과 꽃에 파묻고 통곡했다. 에제키엘이 오스카르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 오스카르.”

두 눈에 못이 박힌 에제키엘이 입을 뗐다.

“살아있었구나···”

에제키엘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다행이야. 베헤리트가 널 지켜줬구나··· 7단계는? 7단계는 깼어?”

“에제키엘!”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의 얼굴과 몸에 박혀 있는 못을 맨손으로 뽑았다. 손이 못에 찔려 피가 흘렀다. 에제키엘이 힘없이 위그드라실의 발치로 떨어졌다.

“죽지 못했어. 무염수태 때문에···”

에제키엘의 입술이 떨렸다.

“죽지 못했어···”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을 그러안았다.

“아아아아아아아!”

오스카르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가 고개를 마구 저었다. 베헤리트의 일곱 번째 시험이었던 용서의 시험을 통과한 그였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오스카르가 절규했다. 에제키엘이 손을 더듬어 오스카르의 얼굴을 찾았다. 에제키엘이 오스카르의 눈물을 닦아냈다.

“울지 마···”

“아아아아아아아!”

오스카르의 마음속에서 베헤리트가 가르쳐 준 일곱 개의 마음이 부서져 나갔다. 그의 눈 코 입에서 검은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안 돼···”

에제키엘이 떨리는 손으로 오스카르의 볼을 쓰다듬었다.

“안 돼, 오스카르···”

에제키엘이 눈물을 흘렸다.

“마왕이 되지 마···”

오스카르가 입술을 떨며 흐느낌을 참았다.

“약속해···”

에제키엘이 이지러진 입으로 말했다.

“마왕이 되지 않겠다고··· 약속해···”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의 누더기가 된 손을 잡았다. 오스카르가 치유의 주문을 외웠다.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작동이 되질 않았다.

“소용없어, 여긴··· 여긴 마법이 통하지 않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 거야?”

오스카르의 눈물 방울이 에제키엘의 얼굴에 후두둑 하고 떨어졌다.

“이게 꿈인 거야? 그런 거야? 그렇다고 말해 줘!”

에제키엘이 애써 웃었다.

“꿈이 아니야···”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을 안고 울었다. 티라니아가 죽었다. 에제키엘이 이 꼴이 되었다. 그 동안 난 도대체 어디서 뭘 했던가?

“도대체 누가 그런 거지? 에제키엘. 누가 너흴 이렇게 만들었어?”

에제키엘이 대답하지 않았다.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의 큰 몸을 바르게 눕혔다. 에제키엘이 피를 토했다.

“오스카르···”

에제키엘의 누더기가 된 손바닥 위에 반지가 나타났다.

“이걸··· 너에게 줄게.”

“에제키엘!”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냥 줘 버리지 그랬어!”

“그럴 순 없지···”

에제키엘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순 없는 거야, 오스카르··· 티라니아를 위해서라도···”

“티라니아도 죽기 전에 고통스러웠어?”

에제키엘의 콧망울이 떨렸다. 그가 흐느낌을 참았다.

“아니었어···”

“거짓말!”

오스카르가 티라니아의 작은 몸을 안아들었다. 티라니아가 에제키엘 옆에 누웠다. 검게 변한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오스카르가 티라니아의 얼굴을 매만졌다. 살이 썩어서 떨어져 나갔다.

“말해 줘, 에제키엘.”

“뭘···”

“이 세상은 없어지는 게 낫겠지?”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의 손을 잡았다.

“그게 낫겠지?”

오스카르가 친구의 손을 가슴에 갖다 댔다.

“그게 좋겠어.”

에제키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스카르가 에제키엘에게서 무염수태를 받아들었다. 에제키엘의 몸이 재가 되어 부서져 내렸다. 오스카르의 왼쪽 넷째 손가락이 자라났다. 무염수태의 반지가 그 손가락에 맞아 들어갔다.

티라니아의 시신이 검은 물이 되어 벌판을 적셨다. 티라니아의 물을 마신 풀과 꽃들이 죽어나갔다. 오스카르가 죽은 풀과 꽃들을 짓밟았다. 에제키엘의 재가 바람에 날려 사라졌다.

오스카르가 이승의 구멍을 향해 몸을 쏘았다. 그가 아스트랄 사이드의 이다볼 평원을 떠나 이승에 발을 디뎠다. 구원의 샘의 구덩이에서 기어나온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그의 명을 기다리며 땅을 기고 있었다.

오스카르가 무염수태를 낀 왼손을 높이 들었다. 그의 발 밑에 빛의 신의 문장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처음 보는 신의 흰 인장이 나타났다. 오스카르가 짧게 고함을 쳤다. 그의 앞에 흰 빛의 유성이 떨어져 내렸다.

직경이 2킬로는 될 만큼 커다란 유성이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땅을 강타했다. 오스카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유성이 반으로 쪼개지더니, 그 안에서 거대한 하얀 매가 나타났다. 하얀 매가 그에게 머리를 숙였다. 오스카르가 손짓했다. 하얀 매가 그리피스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리피스의 이름은 이제 베르단디, 필연의 신이었다. 베르단디는 테트라그라마톤의 이름이었다.

베르단디가 오스카르에게 엎드려 절했다.

“장엄한 라그나뢰크의 주인이시여. 세상을 편가르는 선과 악의 왕이시여!”

베르단디가 오스카르를 올려다보았다.

“이 저주받은 세상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옵니까?”

오스카르가 손가락을 퉁겼다. 하늘에 용신의 문장이 그려지더니, 그 아래서 흙이 솟아올라 다리우스의 육신을 빚어냈다. 다리우스가 베르단디의 옆에 엎드렸다. 다리우스의 이름은 이제 스쿨드, 존재의 신이었다. 스쿨드는 용신의 이름이었다.

“세상 온 영혼과 육신의 주인이시여. 온 우주를 피로 칠하실 묵시록의 마왕이시여! 오스칼레시우스와 무저갱의 자식들을 어떻게 비참하게 만드시렵니까?”

오스카르가 검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이 없었다. 오스카르가 주먹을 쥐었다. 얇은 브리태니커 로얄가드스쿨의 여름 정장을 입은 오스카르의 손에서 검은 어둠이 새어나왔다. 오스카르가 손의 어둠을 하늘로 집어던졌다. 검은 어둠의 구가 하늘 높이 뜨더니 검은 달이 되었다. 구 아래에서 핏물이 스며나왔다. 핏물이 작은 덩어리를 땅으로 뱉어 냈다.

작은 핏덩어리가 땅을 강타했다. 핏덩어리가 흙과 모래를 먹고 스멀스멀 일어서더니, 은발의 에네레실의 얼굴이 되었다. 여왕의 왕관을 쓴 에네레실이 오스카르에게 엎드려 절했다. 에네레실의 이름은 이제 우르드, 운명의 신이었다. 우르드는 정령왕의 이름이었다.

“세상 모든 마법의 열쇠이시여. 이 저주받은 인과의 주인이시여!”

우르드가 오스카르에게 작은 펜을 바쳤다.

“이 연극을 어떻게 끝내시렵니까?”

베르단디가 말했다.

“주인이시여, 종이 온 세상을 정복하여 당신의 발 아래 바칠까요? 모든 산 것과 죽은 것들이 엎드리게 할까요?”

스쿨드가 말했다.

“주인이시여, 종이 이 세상 산 것과 죽은 것을 다 말려 버릴까요? 이 세상을 사막과 빙하로 덮어 버릴까요?”

우르드가 말했다.

“주인이시여, 종이 이 세상을 거꾸로 뒤집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할까요? 주인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쓸까요?”

오스카르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조용히 입을 뗐다.

“부탁한다.”

오스카르가 위그드라실의 세 신들에게 간청했다.

“티라니아와 에제키엘을 돌려 다오.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아무것도.”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건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오스카르가 검은 눈물을 흘렸다.

“그렇다면 나는!”

그가 선언했다.

“나는 이 세상을 끝내리라!”

오스카르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세상의 모든 산 것들의 목숨이 스러졌다. 오스카르의 발 아래서 검은 빛이 일었다. 그의 탁한 금발이 검게 물들었다. 오스카르의 몸이 묵시록의 검은 용 니드호그로 변해 갔다. 구원의 샘을 뒤덮은 히스토리아의 유채꽃이 지옥의 불에 타 사라졌다.

세계수의 첫째인 우르드가 그에게 운명의 계약서를 바쳤다. 그는 읽지도 않고 사인했다. 세계수의 세 신들의 눈에 검은 불이 일었다.

우르드와 베르단디, 스쿨드가 하늘을 향해 뿔나팔을 길게 불어 제꼈다. 우르드는 하늘도 찢어발기는 늑대 펜리르, 베르단디는 바다를 끓여 버리는 뱀 요르문간드, 스쿨드는 땅을 핥아 바싹 말리는 아름다운 여자인 헬이 되었다.

묵시록의 세 딸이 발을 굴러 땅을 부숴 버렸다. 온 세상의 땅이 무너져 내렸다. 땅 밑에서 수르트의 용암이 솟아올라 세상을 뒤덮었다. 오스칼레시우스와 드라마스의 쐐기를 포함한 모든 산 것과 죽은 것이 용암에 잠겨 스러졌다.

요르문간드와 헬이 자신의 몸을 묵시록의 용암에 던졌다. 용암이 세상을 가득 메우고 구원의 샘이 있던 구덩이로 흘러내렸다.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용암을 붙들어 매려고 용암을 파고들었다. 뿌리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위그드라실의 뿌리 아래 온 세상이 녹아 이글거렸다.

위그드라실이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세상을 녹인 용암이 넘쳐흘러 이다볼 평원까지 넘쳐흘렀다. 이다볼 평원에 있던 모든 영혼들과 모든 신들의 유물들, 모든 세상의 안과 밖에 속해 있던 모든 이름이 적힌 신들의 명부가 타들어갔다.

무저갱이 입을 벌렸다. 이다볼 평원을 태워 버린 용암이 무저갱으로 떨어져 내렸다. 위그드라실의 수십억 개의 뿌리가 이글거리며 재로 산화하기 시작했다. 위그드라실이 우르르릉 하는 소리를 내며 신음했다. 뿌리를 잃은 위그드라실이 용암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위그드라실을 삼킨 무저갱이 거대한 질량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했다.

무저갱을 잃자, 갈 곳을 잃은 수르트의 용암이 천국까지 쏟아져 들어갔다. 천국이 형체도 없이 불에 타 스러졌다. 천국의 마지막 기둥이 무너지자 펜리르가 혀를 깨물었다. 펜리르의 시신이 니드호그의 발치에 나풀거리며 떨어졌다.

니드호그가 검은 날개를 펼치고 무저갱과 천국의 잔해 위에 내려앉았다. 온 우주가 무저갱의 파편을 맞아 무너져 내렸다. 마침내 마지막 별이 꺼졌다. 마왕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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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39화-파테이 마토스(1) 18.11.02 132 2 10쪽
»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3) 18.11.01 138 2 12쪽
141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2) 18.10.31 200 2 16쪽
140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1) 18.10.30 117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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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37화-푸른 매(1) 18.10.28 159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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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36화-코덱스 드라우마스(1) 18.10.24 140 2 11쪽
133 35화-저울과 고슴도치(4) 18.10.23 128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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