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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cal 님의 서재입니다.

등가의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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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cal
작품등록일 :
2023.05.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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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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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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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DUMMY

지금의 인간을 죽이려는 죄인이 창궐한 이 시대는 어쩌면 지난 전쟁시대가 그러했듯이 가장 공평한 혹은 가장 평등한 시대일 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누구에게나 가장 공평한 것은 죽음이다. 이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이 세상의 모든 불합리를 공평하게 만들어준다. 인생이 모두 이슬이라는 것. 풀잎에 오래 머무르는 이슬도. 더 크게 머무르는 이슬도. 모두 매한가지다. 무한이란 시간 안에서, 무한이라는 공간 소에서의 이슬의 반짝임은 한없이 제로에 수렴하고, 모든 것은 공평해진다. 사람의 인생이 이와 마찬가지다.


좀 더 나아보이는 인생. 좀 더 부유해보이는 인생. 좀 더 유리해보이는 인생 전부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마찬가지이다. 좀 더 못나보이는 인생. 좀 더 가난해보이는 인생. 좀 더 불리해보이는 인생 역시도 전부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고. 모두 죽음 앞에서 공평해진다.


과거 전재시대에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며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듯이. 이 만연한 죽음 앞에서 세상은 이전보다 좀 더 공평해지는 것이고. 모두가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으며. 오늘을 극한으로 추구해대면서 출산율은 매우 늘었다.


태어나는 사람의 수도 늘었지만 죽는 사람의 수도 허다하게 늘었다. 이틀마다 한 번씩 검은태양빛이 뿜어져나와서는 죄인들이 건너오는 경우가 많으니 경찰은 언제나 부족했고, 용사도 각성자도 아무리 많이 생겨도 부족했다.


사망과 출생은 일별로 관리될 수가 없었다. 검은태양빛이 없어도 관리가 어려울 지경인데. 이틀에 한 번씩 뿜어져나와서는 사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니, 이것뿐만이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도 영향을 끝없이 주었다. 검은태양빛의 이동은 규칙이 없어보였고. 멈춰있는 것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규칙없이 움직이다보니 조치를 취할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이 검은태양빛은 단순히 죄인들만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었고, 범죄자들도 이것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 정말로 처치곤란하였다.


가장 먼저 출생과 사망이 관리가 안된다는 점이었다. 너무 많은 사망과 출생이 이뤄지다보니 인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질 못했고, 모든 것은 신고제로 이루어졌다. 1년마다 신고를 해야되는 것.


그리고 국민신고제와 마찬가지로 1년에 한 달 국민신고제와 같은 기간동안 용사신고제가 이루어졌는데. 이 때 용사들은 반드시 기간 안에 신고를 해야만했다. 용사신고제는 국민신고제보다 훨씬 까다로워서는 갱신 절차가 필요했다


즉 신원확인과 함께 자격확인절차가 한 번 더 있는 것이었다. 키를 재고 몸무게를 재고 간단하게 피검사를 하고 그리고 테스트가 이어졌다. 그리고 용사 자격확인테스트는 용사자격증을 따는 시험과 동일하면서도 더 엄격한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시험은 용사가 아니라면 쉽지 않았는데. 1단계 기본체력테스트와 2단계 응용미션테스트 와 3단계 면접이 있었는데. 면접의 경우에는 1년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로 면접관 역시도 국가에 속한 용사였기 때문에 근황을 나누는 시간정도로 여겨졌다.


의미를 가지는 시험은 1단계와 2단계 였고. 어떻게 외모와 피를 속여 넘어간다 하더라도 1단계와 2단계 용사자격시험의 난도가 무척이나 높았기 때문에 용사를 죽이고 용사자격증을 훔친다고 하더라도 그 유효기간은 길어야 12개월 1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사를 습격하는 범죄는 간간히 일어났는데, 그만큼 그 1년의 용사자격증 기한이 주는 이점이 많았다.


그리고 레이는 디스플레이를 둘러보며 몇몇 의뢰들을 발견하였는데. 그 의뢰서들에는 내용이 없었다. 단지 의뢰서를 받을 수 있는, 그리고 읽을 수 있는 조건들이 써져있었다.


‘의뢰난이도 별 4개 이상으로 100건 이상 수행한 희망자에 한해 접수처 직접 설명’

‘각성자(힐러 제외)에 한해 접수처 직접 설명’

‘힐러 각성한 자에 한해 접수처 직접 설명’

‘3번 이상 토벌 참여한 희망자에 한해 접수처 직접 설명’

‘내년 2월~3월 2개월 참여 가능한 별 3개 이상 30건 이상 수행한 희망자에 한해 접수처 직접 설명’


사실 대부분의 의뢰서에는 조건들이 써져있었다. 위의 조건들은 의뢰 내용 설명 역시도 저정도 되지 않는 이상은 비밀인 경우였다. 이것 외에도 아주 특별한 내용일 경우. 의뢰 업무로도 올라오지 않고. 의뢰 보수 업무 센터를 통해 개별적으로 연락이 되기도 했다. 혹은 개별적으로 연락이 되고, 그 다음부터는 의뢰 보수 업무 센터를 통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연락을 통해 해결되는 경우도 꽤 있었다. 일반인이나 일반용사가 알 수는 없는 내용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결국 실력이 높은 용사는 센터에서 별의 개수가 높은 업무를 수행해 나가며.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명예와 명성이 높아지면 점점 개별연락이 들어오게 된다. 물론 이전보다 난이도가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지만. 어쨌뜬 보수는 올라간다. 하지만 이를 통해 보수만을 얻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다. 의뢰인들이 의뢰 보수 업무 센터에 의뢰를 등록 안하는 경우는 하나뿐이었다. 정보를 밝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에 관해서든 업무에 관해서든 그 정보는 비밀리에 유지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당장 각성을 하고 별의 개수가 높은 업무에 참여를 꽤 했다면. 레이가 볼 수 없는 의뢰서들도 접수처에 가서 설명을 듣고 읽어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정보들을 얻게 될 것이다. 그 정보가 어떤 것일지는 모른다. 사제단에서 의뢰한 내용일 수도 있고. 세계정부에서 의뢰내용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산가의 의뢰내용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보수에 걸맞은 정보가 그 내용일 것이란 거다.


개별적으로 연락을 받는 이는 더욱더 깊은 정보를 알게 될 것이었고. 그 정보의 가치는 분명히 보수보다도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지금 용사 중 가장 명성과 명예가 높은 자는 ‘도어’ 였다. 시골까지는 아니지만 수도가 아닌 곳에 사는 레이도 알고 있을 정도로 그의 명성은 높았다.


수도에 방문하면서 마음 한켠에는 의뢰 보수 업무 센터에 온 지금 혹시나 ‘도어’ 가 이 센터를 방문하여 마주치게 되진 않을까하는 상상을 했었다. 그만큼 도어의 명성은 저 멀리까지 퍼져있었다. 호프와 캐치는 물론 당연히 알고 있었고. 레이의 동네보다도 더 먼 마을의 사람들도 ‘도어’ 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도어의 명성은 그런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수행한 업무수만도 수천 건이 넘으며 그 수천 건의 대부분이 별 4개 이상의 업무이고. 그런데 가장 놀라운 점은 실패한 건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수행률 100%의 인간이라는 것이고. 비밀보장 역시도 완벽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 소문으로의 ‘도어’ 는 어디까지가 사실이지 전혀 판단이 안 되는 그런 인물이었다.

드래곤을 1 대 1로 잡았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죄인 1000명을 일격에 해치웠다는 이야기도 있고, 4m의 장신이라는 이야기가 있고. 검이 10m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큰 검으로 한 번 휘두르면 숲의 1/3이 휘날리는 그런 각성을 가졌다는 소문도 있었다. 외모는 얼마나 잘생겼는지 광고를 수백건을 제안받았는데 거절하으며, ‘도어’가 만나는 여자만 수백명이고 수천명과 하룻밤을 보내며 수십명의 자식이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심지어는 세계정부와 사제단에서 공동으로 추대되어서는 세계정부 사제단 통합 황제로 올려지려고 하고 있다는 말까지 있었다. 그 중 가관이라고 할 수 있는 소문은 ‘도어’가 센터에 방문한 날. 그 센터의 모든 업무가 ‘도어’의 순식간 해결로 5시간동안 의뢰업무가 비었다는 이야기였다.


마법에 가까운 말로는 ‘도어’가 ‘로어’의 환생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로어’가 루시퍼에게 죽고나서. 인간세계를 구원하는 천사로 하늘의 명을 받아 내려와서는 ‘도어’ 로 활동하며 비밀리에 인간을 지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기도 했지만 그만큼 ‘도어’가 얼마나 대단한 용사인지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확인된 내용은 많이 없었지만. 확실화된 내용으로는.


- 남자라는 것.

- 검을 쓰는 검사라는 것.

- 각성자라는 것.

- 더 이상 센터에 방문하는 업무는 맡지 않는다는 것.

- 키가 180cm가 넘는 장신에 미남이라는 것.

- 활동한 지 꽤 된 만큼 30대일 확률이 높다는 것


정도였다.


사실상 ‘도어’의 경우 센터에 방문해서 업무를 맡는 것 대신 명성도와 명예는 이미 충분히 쌓여있었기 때문에 개별연락을 받고 있어 레이와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도어’ 가 수도에 있을 가능성이 높고. 레이는 지금 수도에 있기 때문에. 말그대로 ‘서울 가서 김서방 찾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운을 가지고 있다면 ‘도어’를 만날 수 있을 것이었다.


레이는 조금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나의 상상을 하며. 북적북적대는 사람들 속. 큰 검을 가진 이도 많았고. 도끼와 창을 가진 이도. 멋진 긴 총을 가진 이도 있었고. 커다란 사람 작은 사람. 키가 큰 사람. 그리고 수많은 여자들도 있었지만. ‘도어’처럼 보이는 이는 없었다.


사실 ‘도어’ 가 있다해도 알 수 있는 건 아니었긴 하다. 하지만 왠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도어’ 가 있다면 무언가 광채가 날 것만 같은. 그런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길 것 같은 느낌 말이다. 레이만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특별한 이들은 특별하게 눈에 띠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그리고 자신은 그것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도어’ 덕분에 이득을 누린건 무기업자들이었다. 이 명성 덕분에 용사가 되려는 이들이 무기를 구매하러 올 때. 항상 장검을 주문하는 것이었다. 죄다 장검을 주문해서는 자신이 ‘도어’처럼 되겠다고 말을 해댔다. 이런 적이 두 번 있었는데. 한 번은 지금이었고. 이 전 한 번이 ‘로어’ 때였다. ‘로어’가 한창 용사로서 드날리고 있을 때. 토벌을 한 번 갔다올 때마다. 장검의 판매율은 치솟았고. 곳곳에서 장검이 매진되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곤 했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레이도 나름 자신의 미래 용사모습을 떠올릴 때. 항상 그 용사는 장검을 차고 있긴 했었다.


의뢰 보수 업무 센터를 둘러보는 것은 재밌었다. 레이는 순간 이곳이 백화점같이 머리가 아프지도 않다는 것을 알았다. 분명히 백화점때보다 더 걷고 더 오랜 시간 보고있었음에도 좋았다. 그리고 곳곳에 관심이 갔다. 디스플레이에 빼곡한 의뢰서들도 찬찬히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읽어본다고 뭐가 되는 건 아니었다. 계속 업데이트 되면서 추가되는 것들도 많았고. 인원이 다 차지면서 내려가는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읽어보며 미래의 멋진 용사인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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