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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cal 님의 서재입니다.

Out Of Man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pascal
작품등록일 :
2015.03.27 01:36
최근연재일 :
2019.08.24 00:1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5,077
추천수 :
23
글자수 :
52,871

작성
15.11.03 16:44
조회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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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17.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인생이란 그런것이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일수록, 인간은 바쁠때일수록 그 순간순간이 느리게 느껴진다. 인간이란 그런것이다. 인간의 눈이 모든 빠른 상황에 적응해버리기 때문에. 인간이 바쁘다고 생각한다면 그에 따라 머리가 더 빠른 회전을 하기 떄문에 말이다. 인간은 극한 상황일수록 더욱 이성적이되어버린다. 물론 그런 건 나같은 사람의 경우에 한해서이지만 말이다. 아마 죽을떄도 행복하게 죽지않을까한다. 엔돌핀의 과한 분비로서 말이다.


고3시절 수능이 끝나고가 그러했다. 수능은 참으로 단순한 일이었다. 수능날은 오히려 머리가 맑았다. 나에게 있어 이 맑다는 뜻이 좋은 뜻일까라고 해석하기에는 참으로 어렵다. 내가 기분 좋은 상황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좋지 않은 상황에 속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나에게 있어 그런 기분이 들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무르익고 할때쯤엔 너무나도 맑아져서 내가 써놓은 답을 그 적막한 교실 중간에서 읽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무언가 이상상황을 얻어내고 싶어했다. 이 단순하고도 너무나도 평범한 극의 공간에서.....얻어지는 이상상황말이다.


물론 나는 그러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겁쟁이여서일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나는 마음을 내보이는데에는 여전히 겁쟁이였다. 아니. 미래에도 겁쟁이일 것이다.


수능이 끝나고나서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나의 자리는 창가였는데 끝나고서 바라본 창가에서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수많은 개미들같은 그 모습에 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고작 이런 시험 하나에 울고웃는 사람들이 이렇게 분주하게 개미떼같이 움직이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고, 또한 울음이 나올뻔했다. 그런 감상때문인지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고. 느끼기에 20분정도. 실제로는 더 짧지 않았을까싶다. 그정도의 시간을 앉아있다 나왔다.


나온 곳은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옳은 말이 몇개있다면 수능날은 춥다라는 것일까? 정말로 나에게 있어 춥게 느껴졌다. 배웅나온 몇몇 사람들과 같이 돌아가는 그들을 봄에 있어서 추운것이 아니었다. 울고 웃고 아쉬워하고 기뻐하는 그들의 표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슬퍼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 춥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마치 나 혼자 운동장을 걸어 모든 바람이 나에게 불어오는 듯한 그러한 감정이 들었을 뿐이다. 땅은 넓게 퍼져서 너무나도 넓은 공간을 걸어가야하는데. 하늘은 길이 하나여서. 모든 바람이 강하게 나에게로 나아오는 그러한 기분이 들었다. 광활한 대지에서 한줄기의 강풍만이 남아있는 그러한 기분이었다.


[무미건조]


나에게 있어서 그 후의 인생이란 이정동가 아니었을까?


학교수업은 거의 없어졌고, 나에게 있어 일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확실히 사람들도 이제서야 알게된것 같았다. 만약 학업적인 일을 제외한다면. 나는 실제로 누군가와 이야기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와서는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물론 시험점수가 나왔을 때, 나에게 어느대학을 지원할건지에 대한 선생님의 이야기정도는 나왔지만 학급내에서의 나의 관심도는 제로에 가까워졌다.


서로들 어디론가 여행을 갈것인지. 무슨 일을 할것인지. 서로간의 우애를 확인하려는 몸짓만이 가득하였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런건 의미가 없었다. 내가 학교생활을 함에 있어서 왕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원래 그런것이다. 사람이란 자고로 동물이라서 동물적감각으로 알게되는것이다. 누가 자기무리에 속하지 않는지 목적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는 알게되는것이다.


그렇게 허송세월. 무미건조. 잠으로 이루어진 세월이 끝난 것은 꽤 시간이 흐르고였다.


[수철아, 그럼 이렇게 여기 쓰면 되겠어? 너한테는 조금 아쉽지 않을까?]


[아뇨. 제가 가고 싶었던 곳이니까요. 그렇게 지원하는걸로 할게요.]


[흐음.....그래..너가 하고싶은 일이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자. 그럼 가봐]


정시원서를 지원함에 있어서 선생님과의 일이 있었을 뿐이다. 끝은 아닐지도 모른다. 잠깐의 유희정도....


그렇게 나는 높은 대학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현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선생님, 제가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정말 비밀로 해주시는거죠?"


"그럼요. 제가 특별히 해드리는게 아니라 정신과의사로서의 원칙이 그러한거죠.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발설한다면 제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 들어본 바에 의하면 정신과상담도 안정을 줄 수 있겠지만. 조금 항우울제 투여를 통해서 외적으로도 안정을 주는 방향이 좋을 것 같군요. 그러면 조금 처방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오시던 대로 정기적으로 오시되. 조금 더 심해지시거나 조금 더 완화되시거나 하시면 언제라도 찾아와주세요. 그런 특별성 부분에 있어서는 진료비를 따로 받지 않도록 할게요."


"아,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음번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예.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오늘의 시간은 유달리 더디게 가는 듯하다. 오늘은 무언가 가장 흥분되는 날이면서도 왜인지 가장 안정되는 날이다. 눈을 감고 심장에 고요히 귀를 기울인다. 나의 심장받공을 느낀다. 몸 전체가 맥동하는 그 느낌. 심장에 집중하면 두근하는 심장박동을 천천히 느낄 수 있고, 더 집중을 높여. 세상을 잊어갈수록 나의 말단 부근까지 전해지는 그 맥박까지도. 혈류까지도 느껴지는 듯하다. 이 안정감.....이 흥분감.....아..수많은 진료환자를 받았음에도. 이제서야 점심시간이 되었을뿐이다. 점심을 먹으러 가보도록 하자. 배고픔은 느끼지 않지만. 분명 내 뇌가 느끼지 못하는 배고픔을 위장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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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15.04.12 271 0 5쪽
9 9. 15.04.07 257 1 5쪽
8 8. 15.04.07 25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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