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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 10억배 스킬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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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일
작품등록일 :
2024.06.19 14:01
최근연재일 :
2024.06.19 22:11
연재수 :
2 회
조회수 :
236
추천수 :
1
글자수 :
10,371

작성
24.06.1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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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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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천상천하 유아독존

DUMMY

쿵! 쿵! 쿵!


둔중한 굉음이 쉬지 않고 울려 퍼졌다.


'어디서 공사라도 하나.'


웬만큼 시끄러우면 억지로 계속 자겠는데, 이 소음은 귀가 시끄러운걸 넘어 몸이 울릴 정도였다.


‘더 자기는 글렀군.’


단잠을 방해하는 소음공해 주범을 찾아 시원하게 욕이라도 쏟아붓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떴다.


[ 동기화를 완료했습니다 ]


동시에 귓가에 들리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음성.


‘······응? 방금 뭐라고? 유투브라도 틀어놨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옆으로 고개를 돌리던 나는 그대로 멈칫 굳어버렸다.


'여기가 어디야?'


내가 처음보는 생경한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저 사람들은 뭐고?'


낯선 장소에 낯선 사람 몇 명이 모여 있었는데 하나 같이 특색있는 복장을 입고 있었다.

어떤 애니메이션의 코스프레라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대의 복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무기 같은 것도 착용하고 있었으니까.


‘내가 왜 이런데 저런 사람들과 있는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추가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가 있는 곳은 안락한 내 방이 아니라 어두운 굴 안이었다.


나를 포함한 코스프레인들 까지 그리 넓지 않은 굴 안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음, 이게 대체.’


정신을 차린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머리회전이 둔했다.

천천히 고개를 젓고 다시 코스프레인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웠다.

딱딱하게 굳어서 공포, 두려움 같은 감정이 뒤섞인 얼굴이었다.


저런 얼굴 표정으로 몸까지 콩벌레처럼 움츠리고 있어서 마치 무서운 포식자를 피해 땅굴로 숨어든 초식동물 같은 모습이었다.


그들은 잘게 떨리는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이제 어떡하지?"

"갑자기 트윈 헤드 오우거가 나타나다니..."

"방법이 없을까?”


그들의 대화를 듣던 난 '트윈 헤드 오우거'란 말에 고개를 갸웃할수밖에 없었다.


“누가 나서서 트윈 헤드 오우거를 유인하면, 그 사이에 빠져나가는 수밖에. 유성이도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고......”


그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들의 무리에 속한 남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막 소년의 티를 벗은 남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부상이 심각한지 입고 있는 복장 위로 핏물이 번져 있었다.


'저런 연출까지 한다고? 이 피 냄새는 진짜 같은데.'


콰앙!


그 때, 다시금 굉음이 울렸다.

날 깨웠던 바로 그 굉음이었다.

천둥같은 굉음에 맞추어 굴 바닥이 함께 들썩였다.


‘대체 이건 어디서 나는 소리.....잠깐, 저건 트윈 헤드 오우거?’


굉음이 들리는 굴의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리던 나는 놀라 수 밖에 없었다.

동굴의 입구에 그야말로 괴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 대신 스테로이드가 흐를 것 같은 근육질의 거체. 불룩 솟은 눈썹뼈와 주먹모양의 들창코. 싯누런 송곳니는 입술을 비집고 튀어나와 있었다. 면상이 꿈에 나올까 무서울만큼 흉악했다. 그런 머리통을 어깨위로 두개나 이고 있는 괴물 중의 괴물.


바로 던전 앤 플레이어에서 봤던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게임을 할 땐 그저 못생기고 무식하게 생긴 괴물에 불과했지만 현실에서 마주하니 드는 위압감이 상상이상이었다.


‘잠깐, 던전 앤 플레이어? 그럼 여기가 던전 앤 플레이어 안이라고?’


그러고 보니 이 굴에서 눈을 뜨기 전에 나는 던전 앤 플레이어를 하려고 했었다.


그때 서비스 종료를 알려오면서 보상으로 받은 랜덤박스.


그 랜덤박스를 오픈해서 얻은 특성과 스킬을 들고 마지막을 즐기기 위해 가열차게 게임을 실행했다.


아니 실행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컴퓨터가 먹통이 되었었다.

그 다음에는 온 세상이 까맣게 변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서 눈을 뜨게 된 거였다.


‘설마 게임 속 세상에 들어와 버린 건가?’


확실히, 내 몸을 내려다보니 평소의 내 몸이 아니었다.

햇빛을 멀리하고 집안에서 게임만 하는 탓에 허여멀건 한 피부와 5대 성인병을 싸그리 가지고 있을 것 같은 군살 넘치는 몸매!


그게 내 몸매여야 할텐데 지금은 적당한 근육질 체형이었고, 팔 다리는 쭉쭉 뻗어 있어 모델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비율이 좋아보였다.


‘이게 내 몸이라고?’


약간 이질감이 들어 이리저리 움직여보니 확실히 내 몸은 맞았다.

그러고 보니 눈을 떴을 때 동기화가 완료 됐다니 하는 말이 들렸던 기억이 났다.


‘그럼 내가 정말로 게임 속에 들어왔다고?’


꽈앙!


그 순간 오우거가 굴 입구를 치는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고 난 상념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약이 바짝 오른 트윈 헤드 오우거는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우리들을 잡겠다는 집념이 엿보였다.


‘정리 해보자. 내가 게임에 빙의했다면 오우거가 보이는 여긴 던전이란 얘기겠네. 저 사람들은 플레이어고.’


이제야 저 사람들이 왜 코스튬을 입고 있는지 이해가 갔다.


저런 복장은 ‘플레이어’ 즉, 던전 앤 플레이어 세계관에서 이능을 각성한 초인적인 인간들의 스탠다드 복장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저 플레이어들은 던전에서 예상치 못한 트윈 헤드 오우거란 복병을 만나 굴로 숨어든 것이고.


꽈아앙!

트윈 헤드 오우거가 한 번씩 동굴입구를 주먹으로 때릴 때 마다 굉음이 울렸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저놈의 몸집이 워낙 커서 작은 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단 점이었다.


하지만 굴의 입구를 향해 주먹질을 할 때마다 돌벽의 파편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입구가 넓어져 놈이 안으로 들어오거나, 굴 전체가 무너져 우리가 깔려죽거나 둘 중 하나의 결말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 같았다.


다른 플레이어들의 생각도 나와 비슷해보였다.


“이대로라면 오래 못 버텨.”

“계속 기다기만 할 순 없어. 이젠 결정을 내려야 해!”


떨리는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그들.


그 때, 플레이어 중 가장 건장한 남자가 손을 들어올렸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유인할게.”


그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심을 굳힌 것 같았다.

표정이 결연했고 목소리는 진중했다.


“내가 저 쪽으로 달려 나가면서 유인할 테니까. 너희들은 반대편으로 뛰는 거야.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한 멀리.”


단호하게 지시를 내리는 남자의 목소리.


그는 자신이 미끼가 되어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난......난 못 하겠어.”


동료 플레이어 한 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남자는 우는 여성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았다.


“그 편이 나아. 나 혼자라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을 테니까. 나가서 유성이도 치료받아야할 거 아냐."


그렇게 말하며 우는 플레이어를 진정시킨 그는 다른 플레이어들과도 시선을 나누며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꼭 나와야 해.”

“밖에서...흐극...기다리고 있을게.”

“걱정하지마. 나 최영준이야. 이런데서 안 죽는다고.”


플레이어와 대화를 끝낸 남자, 최영준은 나를 향해서도 시선을 주었다.


“제가 신호하면, 그 쪽도 얘들이랑 같이 뛰어나가세요.”


처음부터 소외되어 있는 느낌이었지만, 말투를 보니 확실히 나와 저들은 일행이 아닌 것 같았다.

트윈 헤드 오우거를 피해 우연히 한 동굴에 몸을 피신하기라도 한걸까.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면서 강력하게 긍정을 표하려고 했다.


내가 처한 상황이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제대로 파악하는 건 일단 저 무지막지한 오우거한테 도망간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가 하도록 하지.”


뭐야? 한다고? 뭘해?


정작 내 입에서 튀어나간 말은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말이었다. 내가 듣기에도 낯설 정도로 차갑고 고압적이었으면서도 기품이 서려 있는 목소리로 '내가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네? 그 쪽이 한다고요?”

"설마 오우거를 유인하겠다는거예요??"

“영준이 말 들으시죠, 그냥."


플레이어들이 한 마디씩 했다.

나도 내 행동이 이해가 안가 울화통이 올라왔다.


‘아니, 나도 그럴 생각 없는데...씨발.’


하지만 욕설은 입밖으로 튀어나가지 못했다.


[군주의 격]

-S+급

-격이 떨어지는 언행이 불가하며 말과 행동에 군주의 격이 깃듭니다. 타고난 군주의 위엄은 격이 낮은 존재에게 위압감을 주며 당신이 하는 말의 설득력이 대폭 향상됩니다


문득, 내가 얻었던 S+급 특성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맞아. 군주의 격에 격이 떨어지는 언행은 할 수 없단 제한사항이 있었지. 그럼 설마, 지금 내가 이러는 것도 그 것 때문인건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변을 한 차례 쓸어보고, 최영준이란 플레이어를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갔다.


그 걸음걸이나 작은 움직임에조차 절도가 깃들어 있어 마치 귀족같은 품격이 묻어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을 빌리겠다.”


영준이 사용하는 주무기는 거대한 바스타드 소드.

근력이 높은 전사들도 양손으로 잡고 휘둘러야 하는 칼로 상당히 무거워보였다.


분명 내 근력으로는 감당이 힘들것 같았다.

자연스레 시선이 그의 허리춤, 벨트에 결속되어 있는 보조용 단검을 향했다.


스윽.

나는 물 흐르듯 단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자...잠깐...!"


최영준이 어버버 하는 사이 검집에서 단검이 뽑혀져 나왔다.


그의 단검은 과도보다 조금 긴 정도의 나이프였다.

전투용이라기 보다 과일손질용이 어울려보였다.

그러나 흡족한 듯 뇌까렸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뭐가 충분하다는 거냐!


지금이라도 멈추고 싶었지만 '군주의 격'은 이미 시작한 일련의 흐름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뚜벅 뚜벅.


나이프를 든 내가 굴의 입구에 서 있는 트윈 헤드 오우거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크라롸??


다가오는 날 본 오우거의 머리통 두개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갑자기 먹잇감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니 이상한 모양이다.

그러다 날 보는 트윈 헤드 오우거의 눈빛이 변하는게 느껴졌다.


두려움이라고는 하나 없는, 반듯한 자세로 걸어오는 날 보는게 녀석의 심사를 뒤틀리게 만들었던 걸까. 멋잇감에 불과한 인간이 겁에 질려있지 않다는게 동물적인 놈의 야성으로 판단하기엔 마음에 들지 않은 걸수도.


"크롸아아아아아!!!"


오우거가 포효를 내질렀다.

동굴 안이 쩌렁 쩌렁 울렸다.


뚜벅 뚜벅.

그러나, 꼿꼿한 자세로 걸어가는 나의 행동엔 변함이 없었다.


5m...4m...3m...

그 와중에도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오우거는 계속해서 괴성을 내질렀다.


이제는 오우거가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시끄럽다."


냉랭한 목소리의 내가 말했다.

군주의 격, 혹은 평온 때문일까.


저런 괴물을 눈 앞에 둔다면 손 발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는게 정상이련만 오히려 한 없이 차분해졌다.


오우거가 그 거대한 손을 뻗어왔다.

저 손의 악력이면 인간의 육신 따위야 과즙기에 들어간 과채류처럼 쥐어짜내질것이 자명했다.


'설마 이대로 죽는다고??'


군주의 격이란 이상한 특성때문에 빼도박도 못하게 생겼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순 없어. 뭔가, 뭔가 돌파구가 있을텐데......!'


호랑이 굴에 잡혀들어간다고 해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격렬하게 방법을 강구하던 그 순간, 랜덤박스로 받았던 특성은 군주의 격 하나가 아니었단 사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랜덤박스로 받은 몇개의 특성.

그 대부분이 전투에는 무용한 특성들이었으나 그 중 한 가지는 달랐다.


심연을 형상화한 것 같던 검은 상자에 담겨져 있던 신화급 특성.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

-신화급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사용시 당신의 전투력이 최대 1,000,000,000 배 증폭됩니다


"그거라면......!"


내가 살아날 유일한 가능성을 찾은 기분이었다.


번쩌어어억!


순간, 하늘로부터 벼락이 떨어져 내 몸에 격중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창졸간에 짜릿한 전류가 전신을 휘돌더니 이내 용암이 끓어오르듯 뜨거운 열기가 내 안의 어딘가에서부터 후욱 솟구쳐 올랐다.


고오오오오오!


그 가공할 힘의 격류에 몸을 내던졌다.

찰나동안 머릿속이 새하얗게 탈색되었다.


'......아!'


현기증이 지나가듯 잠깐 아득해졌던 정신은 금세 온전하게 돌아왔고 나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기함 할 수 밖에 없었다.


콰우우우우우!


뭐가 휩쓸고 지나간 것인지 오우거의 거체는 이미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고,


내가 서 있는 곳으로부터 일직선으로, 마치 궤도폭격을 맞아 초토화 된 것처럼 크레이터가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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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 10억배 스킬을 얻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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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천하 유아독존 24.06.19 93 0 13쪽
1 던전 앤 플레이어 24.06.19 14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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