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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 10억배 스킬을 얻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이도일
작품등록일 :
2024.06.19 14:01
최근연재일 :
2024.06.19 22:11
연재수 :
2 회
조회수 :
237
추천수 :
1
글자수 :
10,371

작성
24.06.19 15:17
조회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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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던전 앤 플레이어

DUMMY

결국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10여년전쯤인가.

하여간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털이 수북한 군필아재가 된 지금까지 해 온 게임.

<던전 앤 플레이어> 서비스 최후의 날이 올 줄.


던전 앤 플레이어는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게임이었다.

PC와 콘솔 모두 이용가능한 AAA급 MMORPG게임. 대략 8년에 걸친 개발기간과 천문학적인 제작비. 투입된 개발자들 면면과 제작에 소요된 시간 역시 업계의 평균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개발초기부터 매해 조금씩 떡밥을 뿌려 총 마케팅 기간만 5년이 넘었고, 이미 다른 게임회사에서 명작 게임을 만든 유능한 개발자들로 구성된 드림팀이 합류해 게임을 개발한다는 소식은 오래전부터 게이머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홍보용 트레일러나 컨셉아트가 공개될 때 마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던전 앤 플레이어의 방대한 스케일과 뛰어난 그래픽은 지금까지의 게임을 몇 수는 앞서나가는 것이었으니까


당연히 출시를 기다리는 게이머들의 기대치는 끝없이 솟구칠 수 밖에 없었다.

나오기만 하면 게임계의 판도를 뒤집어버리는 것도 어렵지 않을거란 게 게이머들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수 밖에 없는 걸까.


막상 출시했을 때, 던전 앤 플레이어의 평판은 급전직하했다.

잦은 버그,최적화 실패, 낮은 완성도.

문제를 하나 하나 꼽자면 끝도 없었다.


연달아 터진 악재로 유저들의 평가는 순식간에 바닥을 찍었다. 결국 던전 앤 플레이어는 예상만큼의 대흥행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렇다곤 해도, 이용자는 제법 있었다.

최상위권은 아니었지만 중위권 정도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감안했을 때 중위권의 성적이란 사실상 폭망한 거나 다름없긴 했다.

어쨌든 어찌어찌 유지는 하고 있을 뿐 언제 호흡기를 떼도 이상한 거 없는 수준의 게임.


하지만 던전 앤 플레이어는 차츰 패치 업데이트를 거쳐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갔고, 당장 무너질 것 처럼 위태했던 게임의 운영을 어느 정도 안정권에서 유지해나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다행인 점은 이 게임의 몇몇 포인트가 겜덕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단 점이었다.

등장 캐릭터들의 호화로운 일러스트, 성우와 연계된 각종 프로모션, 유명 웹소설 작가를 초빙해 사이드 스토리를 연재하는 등.


매니아층의 탄탄한 원호아래 안정적인 매출 역시 유지해나갔다.

이대로 몇 년정도만 더 유저층의 이탈없이 운영한다면 손익분기는 넘을 수 있을거란 전망이 나올 때 쯤.


갑작스런 변화의 물결이 시작했다.

업계에 가상현실 게임이 도입된 것이다.


기존의 pc나 콘솔로 하던 게임시장의 붕괴는 급속도로 이뤄져갔다.

스마트폰이 보급되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상현실 게임은 시장을 점령했다.


가상현실게임 이전에 최상위권을 수성하던 게임들도 줄줄이 나락을 가는상황에 겨우 겨우 중위권 정도에서 버티던 던전 앤 플레이어가 더 버틸 재간은 없었다.


"10년이면 자연사인가."


이 정도면 온갖 조롱을 듣고 각종 밈까지 만들어지며 당장 폭망할 것 같았던 게임치곤 오래 살아남았다.

사실 10년이면 잘나가던 게임도 전성기를 구가한 후에 쇠락하여 서비스종료를 발표할 정도의 시간이니까.


"그래도 아쉽네."


남들이 뭐라해도 난 던전 앤 플레이어만큼 마음에 드는 게임을 찾기 힘들었다.

적지 않은 게임을 해봤지만 철새처럼 던전 앤 플레이어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한다고 하니 인생의 반을 손해보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인생의 절반 가까이 갈아넣은 게임이기도 했고.

하지만 수익이 안나 서비스 종료를 하는데 일개 유저인 내가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서비스 종료 공지를 끄고 습관처럼 게임을 실행했다.


게임에 접속하고 보니 메세지 알림 표시가 깜박거리는 게 보였다.


게임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들이 서비스 종료소식에 아쉬움을 토로하려고 보낸거라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알림을 눌러봤다.


헌데 생각처럼 지인들이 보낸 메세지가 아니었다.


"영자가?"


발신자는 바로 게임마스터였다.


< 그동안 던전 앤 플레이어를 사랑해주신 유저분께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려고 합니다 >


"기여? 보상?


보상 이야기는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공지에도 없었기에 의아해 하며 쪽지를 쭉쭉 읽어내려 갔다.


< 해당 쪽지를 받으신 유저 <방구석 은둔자> 님은 내부선정 기준에 의해 기여도 1위에 해당하십니다. >


< 이에 랜덤박스를 지급하여 드립니다 >


"내가 1위라고?"


스스로도 잘 납득이 가진 않았다.

일단 게임 내에서만 본다면 나보다 랭킹이 높은 유저들도 있었고, 홍보적인 측면에서 보면 게임을 꾸준히 추천하던 BJ나 스트리머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나는 게임을 많이 한 것 외에는 그다지 한 게 없었다.

그나마 게임 커뮤니티에서 관련 글을 많이 쓴 것 정도?

그런 내가 기여도 1위라니.


'그냥 겜창순위로 준거 아냐?'


그러면 말이 된다.

종종 집계되는 누적 플레이타임은 항상 1위가 나였으니까.

나보다 랭킹이 높은 사람은 있을지언정 나보다 이 게임에 많은 시간을 갈아넣은 사람은 없었다.


'겜창 순위로 주는거면 받을만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메세지 창을 확인했다. 총 네 개의 랜덤박스가 도착해 있었는데 그 중 3개는 종종 보던 종류의 최상급 랜덤박스였고, 나머지 하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랜덤박스였다.


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갈 것 같은 묵빛에, 랜덤박스의 겉면에는 명공들이 달라붙어 조각한 것 처럼 장엄한 모습이 양각되어 있었다. 천국과 지옥, 대립하는 신과 악마 뭐 그런 것들이었는데 엄청나게 생동감 있고 정교한 디자인이었다.


'이 금색 박스 3개는 최상급 특성 랜덤박스일테고, 나머지 하난 뭐야??'


3개의 랜덤박스도 금빛에 휘황찬란한 디자인을 가진 랜덤박스였는데 처음보는 랜덤박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초라하게 보일 정도였다.


'우선 이거부터 열어볼까?'


처음보는 화려한 디자인의 랜덤박스부터 열어보려던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맛있는 건 나중에 먹어야지.'


우선 최상급으로 분류되는 랜덤박스부터 열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마지막이고 별거 없을거라 생각해서 한꺼번에 다 열어버렸다.







[군주의 격]

-S+급

-격이 떨어지는 언행이 불가하며 말과 행동에 군주의 격이 깃듭니다. 타고난 군주의 위엄은 격이 낮은 존재에게 위압감을 주며 당신이 하는 말의 설득력이 대폭 향상됩니다.







[평온]

-S+급

-모든 정신계열 공격에 면역이 생기며 부정적인 감정을 안정화 시킵니다 파장이 맞는 일부 대상에게도 스킬 효과가 적용됩니다






[외모지상주의]

-S+급

-당신의 매혹적인 외모는 찬사를 받기에 합당하며 외모와 상관 없는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내가 주로 쓰던 스킬들은 아니지만, 나쁘진 않은데."


공식적으로 S+급이 최고인 게임에서 S+급 특성이 연달아나왔다. 보통 최상급의 랜덤박스라고 해도 정말 최고 좋은 등급의 특성이 나오기란 확률이 상당히 희박한 편이었다. 중상급 정도의 특성들이 나오는게 보통인데 3개의 랜덤박스에서 전부다 최고등급인 S+급 특성을 주다니.


'개이득이긴한데, 이제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뭔 의미가 있나싶긴하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받은 특성들이 좋은 것들이라 앞으로 써봤자 얼마 사용못할것이다.


"근데 여기서 이 정도 스킬이 나오면, 이 상자엔 대체 어떤게 들어있단 거냐?'


오묘한 검은빛을 흘려내는 상자를 보며 나는 중얼거렸다


'열어보자.'


난 잠시 쉼호흡을 하고 상자를 클릭했다.




-




찰나동안 온 우주가 정지한 것 같은 기묘한 감각이 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내 빅뱅이라도 터진 것 처럼 화려한 은하수 이펙트와 함께 상자가 열렸다.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

-신화급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사용시 당신의 전투력이 최대 1,000,000,000 배 증폭됩니다



"뭐야 이거. 신화급? 이런 것도 있었어?"


과연, 처음보는 상자라 그런지 뱉어내는 특성 역시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종류의 것이었다.


그냥 처음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능력 자체가 사기였다.

앞서 나온 세 개의 특성을 합해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보인다.


'전투력을 10배도 아니고 10억배나? 밸붕도 이런 밸붕은 본 적 없는데. 현실감각이 사라질 정도네.'


이 게임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고 자부하는 내가 봐도 터무니 없을 정도였다.


'게이머들이 쓰기엔 너무 사기고...이런 걸 어디에 쓰려고 만든 거지? 혹시 게임마스터 전용 스킬 인가?'


그에 응답이라도 하듯 갑자기 화면이 새까맣게 바뀌었다.

당황하며 컴퓨터가 꺼진건가 확인해보니 그건 아니었다.


버튼을 입력해도 먹통이라 껐다 키려고 본체 전원버튼을 눌러봐도 먹히지 않았다.


"왜 이러지?"


그 때였다.


새까만 화면 위로 황금을 녹여 잉크 대신 사용하는 것 같은 글씨가 적혀지기 시작한것은.


"뭐...뭐야?"


나는 당황하면서도 검은 화면 위에 한자씩 적히는 글자를 눈에 담았다.

그 언어는 내가 처음보는 종류의 문자였으나 신기하게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 인과율의 축이 뒤틀렸다 >


< 세상에 격변이 찾아오리라 >


< 그대에게 부여된 새로운 운명을 받아들여라 >




꾸구구궁!


황금빛 글자를 다 읽는 순간 천둥이 치고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음 굉음이 들리고.


시야에 보이는 것들이 모조리 하얗게 탈색되었다.


'어어어?'


그리고 바닥이 밑으로 푹 꺼진 것 처럼 몸이 끝없이 추락했다.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발버둥쳤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이내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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