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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공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을 전승해 SSㅔ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공허공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4
최근연재일 :
2019.05.07 23:11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7,965
추천수 :
151
글자수 :
94,527

작성
19.05.0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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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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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펫 포페

DUMMY

펫창에서 빛의 알갱이가 튀어나오며 형상을 이루었다.


사아아아


빛의 크기는 약 50cm 정도로, 형체가 작은 펫인가보다.

빛이 점점 사그라들고,

제 형상이 드러났다.


포옹 퐁 퐁


먼저 어딘지 익숙한 옷차림이 눈에 들어왔다.

펑퍼짐한 검은색 치마에 흰 앞치마를 두른 게,

동화에서 나올 법한 유럽식 전통의상이나 시녀복같은 모양새였다.

펫 체형이 작아선지 옷이 아기 옷이나 인형 옷 같았다.

옷차림은 그러려니 했는데,


달그락 달그락


‘아니, 얼굴이...’


드러난 얼굴이 특이하다.

조그맣고 동그란 베이지 빛의 얼굴엔, 그 특유의 결이 그려져 있다.

...사실 저걸 얼굴이라 하기엔 뭐한 게,


‘눈코입이 없어.’


그냥 반들반들한 나무 공 같았다.

자세히 보니 진짜 나무였다.

게다가 팔다리도 베이지 빛에 결이 새겨져 있는데,

이에 깨달았다.

이 펫의 정체는,


‘나무인형이라니.’


종족이 인형인 펫. 게임에선 흔하긴 하다.


‘종족은 그렇다 쳐. 근데... 외형 상태가.’


인형이라 해도 진짜 사람 같은 펫도 있는데, 이건 전혀 그렇지 않았다.

눈코입은커녕 나뭇결 빼곤 아무 흔적도 없는 얼굴.

복장에서 드러난 뻣뻣한 나무 팔과 다리.

게다가 손가락 발가락도 제대로 구현되지도 않고,

그냥 손발이 납작한 나무판으로 되어있다.

신기하게도 손이 안 성한데, 작은 빗자루를 어떻게 들고 있긴 했다.


‘처음 봤던 나무 골렘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무튼, 비쥬얼이...

왜 기억에도 없는지 알만했다.

수집, 소장할만할 마음이 들지 않았으니.

보통 매력적이거나 포스 있는 외형을 선호하기 마련이고, 자신도 마찬가지니까.


‘게임사는 뭔 생각으로 이렇게... 공짜로 뿌린다고 발로 만들었나.’


이정도면 성의가 0짜인 수준인데.

이왕 좀 좋게 만들어주지.

잠시 게임 개발자를 향해 불평불만 좀 내뱉는 중,

그그긍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나무인형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눈이 없긴 하지만 그런 것 같았다.

그 순간,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자신과 저 생명체 사이가 연결된 느낌이.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인연의 끈이.

그렇게 연결이 되자, 신기하게도 저 녀석의 생각, 감정, 의도가 이해가 되었다.

펫은 지금 상황이 새롭고도 신기한 것 같았다.

그리고,


퐁 퐁 퐁


녀석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폴짝 뛰었다.

작은 몸이 떠올랐다.


‘오? 날 수 있나 본데.’


펫은 수현의 주변을 빙빙 날아다녔다.

펫의 여러 가지 감정이 전해졌다.

반가움, 기쁨, 긍정적인 것들이.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감정이 이럴까.

이에 저절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 같았다.


‘이러니까 진짜 생명체 같다. 모습은 나문데.’


나쁘지 않았다.

한동안 날아다니던 펫은 수현 앞 허공에 멈추었다.

오랫동안 떠 있는 거로 봐서 스킬이 있나 보다.

수현은 손을 뻗어서 몸체를 건드려보았다.

진짜 나무였다. 옷은 진짜 천이고.


비록 이전까지는 있는 줄도 몰랐던 펫이었지만,

지금은 수현의 첫 번째 펫이니.

펫생 역전이다.


‘이제 저것들 확인해볼까.’


펫을 소환한 이후로, 시야 구석에 펫 인터페이스 아이콘들이 떠오른 채였다.

첫 번째는 상태창 인듯하다.


[펫 이름 : 꽁펫

레벨 : 4

힘 : 4 민첩 : 4 체력 : 4

정신 : 8 마나 : 8

고유능력 : 하우스 키핑(D)

유대감 : 50]


‘펫 레벨도 내 레벨에 따라가는 거 같네.

능력이 하우스 키핑?’


고유능력에 집중하니, 능력창이 떠올랐다.


[하우스 키핑(D)

집 관리와 관련된 전반적인 행동의 효율이 상승한다. 이에 관련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세부기술 : 생활 마스터리(E), 염동력(E), 클린(E), 요리(E), 채집(E), 요리사의 눈(E), 영역 지정(E), 영역 수호(E)......]


이건 완전히...


‘집안일 스킬들. 생활 특화 능력이잖아?’


가정 수호자, 다른 말로 가정주부로서 이상적인 능력이었다.

이를 보니 이전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게 더더욱 이해가 갔다.

게임에서 주로 사용했던 펫은, 전투에 도움이 되거나 특수능력이 있는 펫이었다.

게다가 평범한 생활스킬밖에 없는 펫은 아무짝에 쓸모없었으니.


쓸모없다.

게임에서의 인식은 이랬지만,


‘현실에선 괜찮겠는데?’


스킬이 전부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었다.

일상을 잘 살아가면 삶의 질이 상승하기 마련.

게다가,


‘혹시 모른다. 탑에서도 도움이 될 수도.’


이러한 직감도 들었다.

그렇게 펫에 대한 인식이 수직상승했다.


그다음으로, 상태창 옆 아이콘을 열어봤다.

펫도 인벤토리가 있나 본데,


[요리 키트,

제단 키트]

그의 인벤보다 훨씬 작은 창엔, 예상외로 아이템이 있었다.

이전 게임에서 아이템을 공짜로 준 듯.

생활 관련 키트. 특별한 거 없이 평범한 도구들이 있다.


다음으로 수현은 펫 상태창의 밑부분에 시선이 갔다.

유대감.

보통 게임에서 펫 하면 이런 요소들이 있기 마련이다.

친밀도 애정도 충성도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는 게.


‘이 연결된 느낌이 유대감인가보다.’


50이면 애매한 숫자인데, 꽉 찬 건 아닌가 보다.

100까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일단 펫 인터페이스는 여기까지였다.

그런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게,


‘기능이 더 있을 거 같은데.’


다른 것도 그렇고, 이것도 아직 덜 열린 건가.

아직 갈 길이 멀다.


펫은 여전히 수현의 주위를 기웃기웃하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수현은 그런 펫을 찬찬히 살펴보다, 대화를 시도했다.

다른 건 다 됐으니 이것만 확인하면 되겠다.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는지.


“음, 꽁펫?”


포오옹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아들었다.

또한 이름을 불러준 것에 기뻐했다.

허접한 이름에도 불구하고.


“만나서 반갑다.”


포옹 퐁


그런데 사람처럼 말은 못 하는 것 같다.

계속 퐁퐁 물방울 터지는 소리를 내기만 하니.

그래도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는 게,

보이지 않은 연결고리, 유대감으로 인해 서로의 의사를 알 수 있었다.

그가 느끼듯, 펫도 그런가 보다.


“네가 내 첫 번째 펫인데, 앞으로 잘 부탁해.”


포오옹 포오옹


소리에 기쁨이 묻어나오며 행복한 감정이 전해졌다.

또 마음이 훈훈해지려던 찰나,

동시에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


‘앞으로 함께할 텐데, 계속 꽁펫이라고 부르긴 좀 미안하네.

이름을 바꿀 순 없나?’


그런 고민을 하자,


[펫 ‘꽁펫’의 이름을 변경하시겠습니까?]


‘오, 오케이!’


이름을 바꾸고 싶냐고 물어보자, 펫은 마냥 좋아했다.


‘근데 뭐로 하지.’


한동안 고민을 이어갔다.


‘꽁펫, 꽁펫, 꼬페...

포 라고 소리를 내니까...

포페라고 할까.’


“혹시 포페는 어때?”


포오옹

마음에 든 듯하다.

사실 이름이 좋고 싫고를 떠나서, 그가 뭘 하든 간에 다 좋아하는 듯했지만.


‘포페로 정한다.’


[펫 ‘꽁펫’의 이름이 ‘포페’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렇게 포페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슬슬 마무리를 짓는 중.

더 이상의 보상은 없는지, 이윽고.


[스테이지 클리어 후, 도전자가 원래 있던 장소로 전송됩니다.]


전송 메시지가 떴다.

수현은 고민하다, 이어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상태 이상이 회복되긴 했지만.


‘고생 좀 했으니 쉬어야지.’


그는 자신을 멀뚱멀뚱 바라보는 포페한테 인사했다.


“난 탑 밖으로 나가니까, 넌 들어가 있어야겠다. 나중에 보자.”


퐁 퐁

[펫 소환 해제]

포페는 빛무리에 휩싸이며 사라졌다.


자신을 떠미는 흐름에 몸을 맡겼다.

동기화가 해제되고,

로그아웃되고,

게임 종료가 되었다.

그렇게, 수현은 밖으로 전송되었다.


그는 여태까지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로, 그대로 잠이 들었다.

.

.

.

다음 날.

일어나니 아침이다.

수현은 날짜를 파악했다.


‘3일 지났네. 그럼 던전에서 이틀간 계속 달린 거야? 잠도 안 자고.’


새삼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에 놀라웠다.

물론 이전에도 밤을 새우며 게임을 했던 적이 많긴 했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는 건 컴퓨터 게임을 하는 거완 차원이 다르니.

게다가 고된 시련을 연속으로 겪었는데, 안 나가떨어진 게 다행이다.


수현은 일어나서 씻고 부엌으로 갔다.

아점 밥을 먹는 중,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초보자 옷들, 전부 다 망가졌지. 후우. 내 옷이...’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상식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 옷들은 10층까지도 쓸만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꽤 오래갈 줄 알았는데, 고작 3층에서 리타이어가 되다니.

물론 3층 난이도가 역대급이긴 했고,

그런데도 제 역할을 다 하며 숭고한 희생을 했지만...


‘다음 층은 어떡하지. 딱히 장비가 없는데.’


수현은 몸을 내려다봤다.

현재 츄리닝 차림으로, 이 상태로 탑에 들어가긴 좀 그럴 거 같다.


이에 혹시나 아이템이 열렸을까 싶어서 창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눈앞의 광경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장비창을 열어보니 전부 자물쇠로 뒤덮여 있었다.


‘어, 갑자기 왜 막혔어?’


급히 손을 창에 대어봤으나, 자물쇠를 다시 확인했을 뿐이었다.


‘어제까진 멀쩡했잖아.

설마, 탑 밖에선 사용 못하는 건가?


그런 그의 의문에 응답하듯.

새 창이 떠올랐다.


[게임화 기능 중, 일정 기능은 탑 밖에선 제한됩니다.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진(眞) 동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진 동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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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진(眞) 동기화 +1 19.05.07 201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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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3층 클리어 19.04.30 239 6 12쪽
14 시련들 3 19.04.27 285 6 12쪽
13 (수정) 시련들 2 +1 19.04.25 308 6 12쪽
12 시련들 1 +1 19.04.24 321 9 13쪽
11 붉은 함정 19.04.19 360 9 11쪽
10 3층 히든 스테이지 19.04.18 401 7 13쪽
9 게임 환승 19.04.15 431 8 13쪽
8 탑 밖으로 19.04.15 452 10 12쪽
7 성물 조각 19.04.11 513 9 14쪽
6 성물 파편 19.04.10 538 9 13쪽
5 2층 히든 스테이지 19.04.09 550 12 12쪽
4 2층 +1 19.04.06 664 8 13쪽
3 전승 19.04.05 759 17 14쪽
2 튜토리얼 1층 19.04.02 806 13 14쪽
1 프롤로그 19.04.01 931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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