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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공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을 전승해 SSㅔ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공허공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4
최근연재일 :
2019.05.07 23:11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7,964
추천수 :
151
글자수 :
94,527

작성
19.04.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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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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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프롤로그

DUMMY

어두침침한 좁은 방안.

오직 컴퓨터 화면만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 앞엔 한 인형이 바삐 키보드를 놀리고 있는데.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게임 최초 만렙에 올 스킬 마스터까지.

이날을 얼마나 고대해왔는가.

이에 도달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눈가가 찡해졌지만, 결코 손을 멈추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EXP 99.99%......100%]


화면이 환한 빛으로 뒤덮였다.

찌푸린 눈을 바로 뜨자, 자신의 게임 캐릭터가 오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 메시지와 함께.


[LEVEL UP!]


그 순간, 속에 응어리가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 드디어!"


환호성을 질러대며 마음껏 이 마음을 표출했다.

기쁨, 환희, 감동 등 뒤죽박죽 섞인 감정을.


수현은 한참을 그러다, 새삼 눈앞의 캐릭터를 바라보았다.

장착한 장비들 하나하나가 게임에도 얼마 없는 최상급 아이템들로,

그 휘황찬란한 위용을 두른 모습에 범접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졌다.

누가 봐도 '나 고인물 중에 고인물이요'라고 대놓고 드러나는 모습.


'미친. 나 진짜 많이도 질렀긴 질렀구나.'


캐릭터. 고작 데이터 쪼가리에 불과한 것이긴 하지만,

수현의 오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이루어낸, 그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수현이 최초로 만렙을 달성하자, 이 소식이 게임의 전 채널에 알려졌다.

이에 길드나 친구 채팅창이 반짝거리며 그에게 축하의 메시지가 마구 날아왔다.

수현은 메시지에 하나하나 응답을 하다, 벅차오르는 마음에 키보드에 손을 떼며 팔을 번쩍 들었다.

기지개를 피며 피로와 미묘한 아쉬움을 날려 보냈다.


"만렙... 만렙이라니."


이 게임은 캐릭터마다 정해진 직업이나 클래스가 없었다.

캐릭터는 모든 스킬을 배울 수 있었고, 아무 직업이나 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게임이 출시된 이후 여태까지 모든 스킬을 마스터하고 만렙을 찍은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방금 자신이 이루기 전까지는.


'내가 최초다. 이 극악한 게임을!'


그렇게 자축을 하며 여운을 누리는 중.


치지지직


이변이 발생했다.


쿠구구구구

그날따라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천둥 번개까지 합세해 한바탕 소란을 이루었다.

그러나 수현은 오로지 컴퓨터 화면에만 집중한 채라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아니, 알았다고 해도 그는 방 안에 있으니, 밖이 어떻든 간에 별 상관은 없을 터였다.


콰과과과광


번개가 그의 방을 강타하기 전까지는.


그 순간, 수현의 시야가 하얗게 점멸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어떻게 생각할 틈도, 대피할 틈도 없이.

그의 의식이 순식간에 끊어졌다.

이에 몸이 허물어지며 의자가 기울어져 쓰러졌다.

쿵.

그의 의식과 동시에, 컴퓨터의 화면도 검게 물들었다.

전자기기엔 뿌연 김이 새어 나오며 이 참상의 흔적을 남겼다.


'게임 최초의 만렙'이라는 찬란한 위광을 둘렀지만,

반면 현실은 그저 어두웠다. 그의 방 안처럼.

이수현은 25살의 평범한 게이머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그가 가상에서 이루어낸 모든 것은, 강렬하지만 어느순간 사라져 손에 쥘 수도 없는 허상에 불과했다.

마치 번개처럼.


그가 쓰러진 이후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미동도 안 했다. 마치 죽은 듯이.

이 광경이 지속되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가족이 없는 그는 뒤늦게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질 것이다.

누군가는 그의 죽음에 대해 '게임 중독의 폐해'라며 자극적으로 기사를 내겠지.


그러나 다행히도 그가 한 줌의 기삿거리가 되는 일은 없었다.


이수현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방금의 일이 거짓말인 듯 양 아무렇지도 않게.


"어? 뭐야, 여긴?"


수현은 당황했다.

웬 이상한 공간이었다.

사방이 반듯한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공동.

방금까지 자신은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공간에 와있다니.

게다가 뭔가, 시야 한쪽에 이상한 게 있다.


'만렙까지 달려서 그런가. 피곤해서 환각이 보이나?'


아님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수현은 볼을 꼬집었다.

그런데...


'어! 아픈데?'


이 감각, 진짜 같다.


'그럼 이거 꿈이 아니라 실화야? 설마. 근데 어디서 본 거 같기도 한데...'


수현은 혼란스러웠다.

그러고 있는 도중,

그의 앞에 무언가가 나타났다.


화아아


[당신은 '탑'에 출입할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도전자'로 각성합니다. 상태창이 개방됩니다.

차원의 경계가 소멸하여, 격의 한계가 해제됩니다.]


['탑'에 진입하였습니다. 당신은 처음으로 탑에 진입한 도전자로, 1층 튜토리얼 스테이지에 입장합니다.]


"헉!"


수현 앞에 드리워진 홀로그램 창.

반사적으로 내용을 훑다가, 그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수현은 그제야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 상황.

처음 왔지만 기시감이 드는 공간.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홀로그램 창.


'...나, 탑에 들어온 거야? 내가 도전자라고!'


미쳤다 미쳤어.

수현의 입이 떡 벌어졌다.


탑. 그리고 도전자.

이들이 세상에 출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5년 전.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곳에 불가사의한 탑들이 말그대로 순식간에 생겨났고,

그와 동시에 대규모 실종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그 당시에 크게 화젯거리가 되었는데,

멀쩡히 있던 사람들이 갑작스레 사라진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고도 비상식적인 현상에 전 세계가 난리 났다.

이상한 탑과 대규모 실종사건을 엮어 온갖 유언비어가 퍼져나갔다.


그러다가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다.

며칠 뒤, 사라진 사람들이 다시 제자리에 나타났는데,

이 또한 사라졌던 때와 마찬가지였다.

돌아온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이 겪은 상황을 세상에 알렸다.

그 당시에는 아무도 믿지 못할 이야기였는데...

수현은 여태까지 인터넷에서 봐왔던 도전자들의 경험담을 떠올렸다.


'그래 맞아. 지금 내 상황이랑 똑같아. 도전자로 각성한 거야! 내가!'


이에 아까보다 더욱 깊은 감동이 올라왔다.

게임 만렙, 이젠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제부터 자신은 현실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었으니.


초자연적인 현상이 펼쳐지고, 도전의 기회를 내리는 탑.

도전자들은 탑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탑을 오른다.

이에 따라 격이 향상되며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게 된다.


오직 그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도전,

이제 수현이 시작할 차례다.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수현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튜토리얼은 도전자에 맞추어 진행되지만,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일단 처음엔 탑과 도전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식이라 한다.


'창이 안내하는 대로 진행하면 된다지.'


화아아


[당신은 '동기화' 중입니다. '동기화 해제'를 하고 튜토리얼을 진행하십시오.]


보통 첫 번째는 상태창을 불러오는 거라는데.


'응? 동기화? 뭐지...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의 기억상으론, 도전자들의 용어 중에서 동기화란 말은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자신이 동기화 중이라니.

또 저걸 어떻게 하라는 걸까.


일단 그는 가장 정석적인 방법을 떠올렸다.

바로 '언령'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동기화 해제!"


그러자, 시야가 뒤틀렸다.

그의 존재가 공간으로부터 멀어지며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끝에는.


"으, 으억!"


갑작스러운 통증과 어지러움이 그를 덮쳤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수현은 그 감각에 몸서리치다, 문득 주변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


"어, 뭐야?"


어두침침한 방 안, 그는 바닥에 의자와 함께 엎어져 있는 채였다.


이젠 탑 안에 있지 않은 상황.

영문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은 대체 뭔가?

그런 그에게, 이 상황의 해결사가 떠올랐다.


[상태창을 불러오십시오.]


안내창이다.

이게 뜬 거로 봐서는.


'내가 각성한 건 확실한데...'


이 통증도 리얼하고.

그렇지만 여태껏 튜토리얼 도중 밖으로 나가는 상황 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러던 중,


[튜토리얼 스테이지 1 클리어 보상 : 레벨 업, 상태 이상 해제]


수현의 눈이 번쩍 떠졌다.


'보상! 레벨 업이면 아픈 게 나아지겠다!'


이에 어찌 됐든 간에 재빨리 진행하고자 했다.


'상태창.'


화아아


[이름 : 이수현

레벨 : 1

힘 : 1

민첩 : 1

체력 : 1

정신 : 4

마나 : 1

고유능력 : 게임화(F~?)

포인트 : 0 ]


[능력창을 불러와 능력을 사용하십시오.]


'오오! 근데 능력이 게임화? 저 등급은 또 뭐야?'


감탄과 함께 의문이 든 것도 잠시, 찌릿한 통증이 올라왔다.

잡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재빨리 능력 쪽에 의식을 집중했다.

그러자, 상태창이 사라지며 능력창이 떠올랐다.

그런데... 능력창의 상태가?


[게임 시작]


창 안엔 단 네 글자만 있었다.

화려한 글씨체로 장식된 게.

듣도 보도 못한 창이고 아무런 설명도 없지만,

수현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급히 손을 뻗으며 외쳤다.


"게임 시작!"


창이 눌렸다. 버튼처럼.

그러자,

창에서부터 오색찬란한 빛이 터져 나왔다.


화아아아


[~탑 RPG~]


진짜 게임이 시작되었다.

게임 같은 현실인지, 현실 같은 게임인지 간에,

수현은 또다시 만렙을 찍을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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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3층 히든 스테이지 19.04.18 401 7 13쪽
9 게임 환승 19.04.15 431 8 13쪽
8 탑 밖으로 19.04.15 452 10 12쪽
7 성물 조각 19.04.11 513 9 14쪽
6 성물 파편 19.04.10 538 9 13쪽
5 2층 히든 스테이지 19.04.09 550 12 12쪽
4 2층 +1 19.04.06 664 8 13쪽
3 전승 19.04.05 759 17 14쪽
2 튜토리얼 1층 19.04.02 806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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