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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거울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교관은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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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거울
작품등록일 :
2021.07.26 14:45
최근연재일 :
2021.10.05 04:47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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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글자수 :
244,308

작성
21.09.02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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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화

DUMMY

32화



"글쎄. 넌 어떻게 생각하지? 그 투명한 구슬에 대해서."


강유는 김민제 교관의 얼굴 한번 보지 않고, 오직 음해솔 생도의 몸만 확인하며 물었다.


"...그건 또 무슨 말일까요."


강유의 말에 잠깐 멈칫한 김민제 교관.


그 말에 대한 대답을 강유는 행동으로 답했다.


음해솔 생도의 머리에 올린 손에서 한없이 밝고 깨끗한 정화의 빛이 터진 것이다.



***



음해솔 생도가 상담실 앞에 머뭇 거리고 있을 때.


"왜 이곳에 계신 겁니까. 신새나 선생님".


강유는 상담실이 있는 아카데미 병원의 빈 방에서 임승철 전투실습 교관과 함께 상담실 내부가 송출되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두 사람이 있는 공간에 불청객이 한 명 있었다.


아카데미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신새나.


그녀는 전에 강유를 담당했던 의사였다.


"어머. 그야 제가 카메라를 상담실에 설치해 드렸으니까 당연히 자격이 있다 생각했는데요."


그렇게 말하며 눈웃음을 짓는 모습이 음흉하기 짝이 없다.


"그건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렇죠? 원래 그러면 절대 안 되는 건데 제가 정말 무리해서 설치했다구요. 그런데 이런 대우라니."


그러면서 흐르지도 않는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한다.


"그래도 이 일에 엮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이번 도움에 대한 은혜는 다음에 갚을 테니 돌아가 주세요."


그래도 강유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강유의 모습을 한쪽 눈만 떠서 힐끗 본 신새나 의사는 씨익 하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글쎄요. 제 도움이 또 필요하실 것 같은데요?"


또 라는 단어를 강조한 신새나 의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상담실 영상을 모니터링하던 임승철 교관이 소리치며 말했다.


"이강유 교관!!"


강유의 고개가 임승철 교관이 심각하게 보던 영상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영상 속에는 검은 연기가 음해솔 생도의 몸을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강유의 눈에는 검은 연기 속 옅은 검보랏빛 기운이 음해솔 생도의 머리 쪽에 머물러 있는 것이 보였다.


생도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정말 김민제 교관이...!"


그 장면을 보는 임승철 교관은 얼굴이 빨개져서 분노에 휩싸였다.


영상 속에 비치는 김민제 교관을 지금 당장이라도 씹어 먹을 듯 노려보고 있다.


사실 전투력이 약한 강유는 임승철 전투실습 교관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음해솔 생도가 그에게 학대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었다.


그때만 해도 임승철 교관은 강유의 말을 믿지 않았었다.


김민제 상담 교관은 아카데미에 오래 근무한 교관이었다.


거기다 항상 상대를 존대하며 무해한 부드러운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생도와 교관들을 가리지 않고 인기 많은 교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저 모습은 무엇인가.


한 생도를 자신의 능력으로 괴롭히고, 그 모습을 무해하다 생각했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강유 교관!"


머리 끝까지 열이 뻗쳐 오른다.


지금 당장 저 몹쓸 짓을 멈추러 상담실로 쳐들어 가고 싶었다.


그런데 영상 속에 장면이 음해솔 생도의 옷에서 무언가가 굴러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민제 교관의 처음 보는 흉악한 표정.


"젠장!"


강유는 자신의 입술을 짓씹으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 구슬은 김민제 교관을 도발하기 위해서 만약을 넣어둔 정화한 구슬이었다.


하지만 그건 필요가 없어졌다.


이미 김민제 교관의 악행이 도발을 할 필요도 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음해솔 생도를 학대했으면 도발도 안 했는데 김민제 상담 교관의 악행이 바로 벌어지지 않았나.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당연하게 악행을 저지르는 자의 앞에서 저 구슬을 보이는 건 위험한 짓이다.


강유는 곧바로 병원의 빈방을 빠져나가 달렸다.


강유가 갑작스레 달려 나가자 임승철 교관도 따라 달렸다.


아니, 오히려 강유보다 더 빠르게 먼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상담실의 문이 부서지며 열리자 둘의 눈앞에는 일촉측발의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음해솔 생도의 목이 붙잡힌 상태로 목에 무언가를 주사하려는 모습이 보인 것이다.


임승철 교관은 그대로 김민제 상담 교관한테 달려들었고,

강유는 바닥에 던져진 듯 널브러진 음해솔 생도에게 다가가 상체를 조심스레 들어 올렸다.


다행히 저 기분 나쁜 검은 액체가 주사되진 않았는지 바늘 자국은 없었다.


강유는 음해솔 생도의 머리 쪽에 모여있는 검보랏빛 기운을 정화하기 위해 손을 올리고 정화를 사용했다.


"[연혼의 힘 제1장 정화]"


강유의 손에서 정화의 빛이 터져나갔다.


"그 힘은 도대체? 제 힘을 밀어내는 건가요?"


강유의 힘을 마주한 김민제 상담 교관의 당황스러움이 느껴지는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가능할 리가. 그분께 받은 힘이 섞인 제 능력이 이렇게 쉽게 밀려질 리가 없을 텐데."


"너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나 보군."


쿠앙.


김민제 교관은 인상을 찌푸리고는 무슨 말인지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공격해오는 임승철 교관 때문에 물어보긴커녕 그 힘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도 없게 되었다.


"으음. 교관님?"


그때 음해솔 생도가 정신을 차린 듯 강유를 올려다봤다.


"그래. 어디 아픈 곳은 없고?"


"교관님 저, 쓸모 있었나요...?"


강유의 걱정 어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자신이 쓸모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왔다.


불안한 듯. 하지만 간절한 눈빛에 강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 주었다.


"그래. 아주 많이.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좀 더 빨리 와주지 못해서."


강유는 미안함에 나오지 않는 자신의 목소리를 쥐어짜 사과했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 음해솔 생도는 편안하게 만족한 듯 웃더니 잠들었다.


"...고생했다. 이제 쉬렴."


강유는 음해솔 생도를 조심스레 눕히고는 어느새 상담실까지 따라온 신새나 의사를 향해 말했다.


"생도를 부탁드릴게요."


"맡겨두세요. 안전한 곳으로 옮겨 둘게요. 걱정 말고 맘 편히 싸우세요."


강유의 부탁에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러더니 눕혀둔 음해솔 생도를 번쩍 들고는 상담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


보기보다 힘이 강한 모양이다.


"젠장!"


임승철 교관의 짜증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임승철 교관은 김민제 교관이 뿜어내는 기운 때문에 선뜻 접근하지 못해 잔뜩 독이 올라 있었다.


접근한다 해도 무슨 짓을 한 건지 임승철 교관의 검이 김민제 교관의 몸을 빗겨 내려쳐지고 있다.


완전히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이다.


김민제 교관은 여유롭게 웃으며 강유를 향해 말했다.


"볼일은 끝났나 보네요."


"내 생도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트라우마를 자극한 것 뿐인걸요. 그분의 힘 덕에 직접 트라우마를 다시 겪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요."


그렇게 말하는 김민제 교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그분?"


"그전에 제 소개를 다시 해야겠네요. 전 사탄님을 숭배하는 코븐의 간부 맨드라입니다."


"사탄이라니! 그자는 봉인되었어!"


임승철 교관이 당황한 듯 소리쳤다.


"예. 맞습니다. 그분은 봉인당하신 상태죠. 아직은."


"그게 무슨 말이냐!"


임승철 교관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듯했지만, 강유는 알아들었다.


아니 이미 알고 있었다.


사탄이란 존재가 봉인이 해제되고 이 세상이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그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까지 말이다.


'령이 말해줬었지.'


"그럼 아카데미에 검은 별이 그려진 검은 구슬을 뿌린 것도 사탄의 봉인과 관련 있는 건가."


짝짝짝.


"역시 구슬에 있던 그분의 힘이 사라진건 당신 짓이었군요. 무슨 짓을 한 거죠? 당신의 그 힘은 도대체 뭐죠?"


강유의 질문에 김민제 교관은 아니, 맨드라는 박수를 치며 감탄과 동시에 물었다.


하지만 강유는 입을 다물고 무시했다.


이강유 교관의 그 모습에 맨드라는 어이가 없어졌다.


"...하, 말해줄 생각은 없나 보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직접 알아내 보도록 하죠. 복귀 선물로 좋은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겠군요."


그렇게 말하더니 맨드라는 양손에서 더 짙은 검보랏빛 기운이 섞인 방대한 검은 연기를 뿜어냈다.


좁은 상담실은 어느새 검은 연기로 꽉 찼다.


하지만 정화의 힘을 지닌 데다 수호자인 강유한테는 검보랏빛 기운도 정신 공격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안돼!!!"


갑작스러운 임승철 교관의 비명.


강유는 힐끔 임승철 교관을 바라봤다.


강유와는 달리 맨드라의 능력에 완전히 당해버린 임승철 교관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검은 이미 바닥에 널부러져 있고, 몸은 꼼짝도 하지 않고 굳은 듯 멈춰 서서 무언가를 바라보며 말한다.


"안돼! 움직이라고! 가지마 제발! 죽는다고! 차라리 나도 데려가란 말이야! 아아악!!!"


임승철 교관의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너무도 애절하게 외치는 목소리와 음해솔 생도와 달리 움직이지 않는 몸.


그리고 죽을 거라는 외침.


소중한 이가 자신의 부재로 인해 먼저 떠난 것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타닥.


강유는 임승철 교관을 향해 달렸다.


"그냥 보내드리진 않을 겁니다."


맨드라의 목소리와 함께 강유를 향해 날아오는 검은 액체가 담긴 주사기들.


아마 검은 기운이 강유한테 소용없다는 걸 알고 기분 나쁜 검은 액체가 듬뿍 담긴 주사기를 날린 것이겠지.


하지만 강유도 맨손으로 온건 아니었다.


팅팅, 팅.


어느새 꺼내 든 단검으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사기들을 튕겨냈다.


주사기도 일반 주사기와는 다른지 강하게 휘두른 단검에 튕겨지면서도 깨지지 않았다.


강유는 서둘러 임승철 교관을 향해 손을 뻗어 정화의 힘을 사용했다.


정화의 힘이 퍼지자 실내에 가득했던 검은 기운도 모두 사라졌다.


"허억. 큭."


"정신 차리세요!"


급하게 숨을 몰아쉬다, 강유의 외침에 퍼뜩 정신을 차리는 임승철 교관.


하지만 정신 공격의 트라우마 여파 때문인지 잠깐 사이에 초췌해져 있다.


그래도 정식 헌터라 그런지 음해솔 생도처럼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젠장, 기분 더러워지는 공격이군."


"괜찮습니까? 더 이상 움직이기 힘드시면 잠시 뒤로 빠지세요."


임승철 교관이 빠진다면 맨드라를 놓아줘야만 할 테고,

결국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적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한 난이도가 순식간에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합류시키면 이쪽이 도리어 당할 수가 있으니.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임승철 교관이 말했다.


"이강유 교관은 나를 너무 연약하게 보는 것 같군. 이 정도는 뺨 한대면 멀쩡해진다."


임승철 교관은 자신의 얼굴을 양손바닥으로 쳤다.


쫙!!!


움찔.


엄청난 소리에 강유와 맨드라는 동시에 움찔했다.


"이제 됐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자신의 검은 주워 들었다.


"...괜찮은겁니까. 아니, 아니에요."


강유는 임승철 교관의 새빨갛게 손바닥 자국이 난 양 볼을 보았다.


그 자국은 빨개지다 못해 서서히 붓고 있는 듯 보인다.


강유는 애써 임승철 교관의 얼굴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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