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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그냥 저도 재벌 하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17.07.06 08:24
최근연재일 :
2017.12.15 22:2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9,455
추천수 :
266
글자수 :
177,190

작성
17.11.27 22:28
조회
311
추천
3
글자
9쪽

24. 악역의 진실

DUMMY

“누..누구세요?”


승현은 자기도 모르게 존댓말을 했다. 회장은 껄껄 웃더니 주변의 메이드들을 둘러보았다.


“얘들아, 전등을 켜. 승현님께서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다.”


회장이 말하자 메이드 중 한 명이 방의 어딘가로 가더니 스위치를 켰다. 그러자 초록빛의 전등이 켜졌다. 승현은 심장이 쾅 내려앉았다. 그제서야 그는 팬텀 헌터의 설정이 떠올랐다. 팬텀인지 식별하는 방법 중 하나가 특수 불빛으로 비추어 보는 것인데, 그 전등이 딱 그거였다.


불이 켜지자 주변에 있는 메이드들은 예전에 카페에서 레인스톰한테 소멸되었던 메이드처럼 마네킹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것은 회장이었는데, 검은색 해골 가면을 쓰고 있었다. 해골의 이마에 있는 표식을 보고 승현은 흠칫 놀랐다. 그 표식은 분명···


“모르테!”


승현이 소리쳤다. 모르테. 팬텀 헌터의 최종보스이자 팬텀들의 왕이었다. 하기야 레인스톰을 압도할만한 팬텀은 얼마 없었고, 회장이라는 포지션에서부터 이미 승현은 짐작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모르테였을 줄이야···


모르테는 승현한테 더 가까이 다가갔다.


“흠... 확실히 원래 모습으로 승현님을 보니 조금 허무하네요. 이 가면에는 제 표정이 드러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승현님은 제가 얼마나 기쁜지 모르실 겁니다! 하하하!!!”


해골 가면 뒤에서 끽끽거리는 목소리가 웃었다. 승현은 침을 꿀꺽 삼키며 그를 바라보았다. 결국 모르테가 범인이었다. 그가 승현을 이 세계로 끌어들인 것이다.


“레인스톰은 어떻게 되었지?”


승현이 물었다.


“그 숭고한 헌터님께서는 도망가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승현님을 버렸단 말입니다.”


한번 들었던 목소리가 말했다. 다시 이 세계로 끌려왔을때, 레인스톰의 무리에 둘러싸인 그를 끌고갔던 자의 목소리였다. 승현이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색 로브를 쓴 인물이 서 있었다. 나이트메어였다.


“뭐,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죠. 왜 저희들이 승현님을 이 세계로 끌여들였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나이트메어가 물었다. 승현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약 10년 전에 승현님께서는 저희들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악역을 맡게 되었죠. 솔직히 말하자면 힘든 시절들이었습니다. 승현님의 생각에 따라서 저희들의 운명이 바뀌었는데요, 악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저희들은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악행을 저지르고 그 대가를 저질러야만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희들의 운명은 승현님이 좌지우지하고 있었죠.”


“설마 그것때문에 나를 납치한거야? 팬텀 헌터 연재를 중단한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당연히 아니죠.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십시오. 그 기나긴 고통의 시간 이후에 갑자기 승현님이 휴재를 하시면서 저희들은 드디어 자의로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들 사회에 들어가서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다행히 레인스톰과 헌터들 역시 저희들을 받아주었고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세계가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무너지다니... 내가 보기에는 다 괜찮아 보였는데···”


“그건 승현님이 서울 안에만 있었으니까 그런겁니다. 서울 밖에는 어둠뿐입니다. 다시 말해, 다 사라진거죠.”


나이트메어가 바로 설명했다. 모르테가 신호를 보내자 메이드 중 한명이 사진 몇 장을 승현한테 보여주었다.


승현은 그 사진들을 보았다. 첫번쨰 사진은 건물이 붕괴되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 잔해들이 공중에 흩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두번째 사진은 분명 대낮인데도 오른쪽에 있는 배경이 완전히 검은색으로 변해있었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낸 승현은 이마에 손을 짚으며 잠시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뭐야?”


“이 세계의 종말을 막는 방법은 단 하나. 승현님께서 이 세계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다시 승현님의 세계로 돌아가서 저희들의 이야기를 끝내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이 세계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때 승현은 이해가 안가는 것이 있었다. 도대체 왜 그는 진작에 이 말을 하지 않았을까?


“잠시만. 고작 그 이야기를 하려고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린거야? 그냥 내가 이 세계에 온 첫 날에 말했으면 되었잖아!”


“아시겠지만 봉인이라는 것이 있죠. 저희들이 레인스톰과 크리스탈한테 봉인한 듯이, 저희도 그 말을 하는 것이 봉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 풀렸습니다. 레인스톰은 처리되었고, 크리스탈은 원래부터 우리의 계획에 동참했으니까요.”


나이트메어는 마지막 말을 할때에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승현은 소름이 쫙 끼쳤다. 도대체 레인스톰한테 무슨 짓을 한걸까?


“승현님께서 확실히 레인스톰을 사랑하셨더라고요. 상대하기 정말 장난이 아니였죠. 아무리 크리스탈이 변덕스럽게 그를 도왔다 해도,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의 계획에 훼방을 놓았으니 말입니다. 특히 매일 우리들의 저택에 침입해 승현님을 현실세계로 돌려보내는 것은... 정말 소름이 쫙 끼칠 정도였습니다.”


“나이트메어, 그쯤에서 되었어. 이제 승현님의 대답을 들을 차례야.”


모르테가 나이트메어를 막아섰다. 그러자 나이트메어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현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승현님의 대답은 무엇입니까?”


나이트메어의 물음에 승현은 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팬텀 헌터는 실패작이었다. 승현이 글마당에서 가장 인기 없는 작가 중 한명이 된 가장 큰 원인이었으니까. 게다가 문제의 44화로 흔들리긴 해도, 어쨌든 현재 승현의 밥줄인 나는 재벌이다도 계속 연재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승현님. 선택하시죠.”


나이트메어가 재촉했다. 모르테는 해골 가면 너머로 승현을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압박감은 더해져갔다.


승현은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이 세계에서 빠져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거밖에 없는 것 같았다. 여차하면 리부트된 팬텀 헌터에서는 모르테, 나이트메어, 그리고 다른 팬텀들을 없애버릴수도 있다. 어쩌면 그렇게 하면 그들은 사라질지도 모르니까.


“그래, 다른 세계에 돌아가서 팬텀 헌터 이야기를 다시 쓸게.”


승현이 마침내 대답했다. 그러자 갑자기 모르테는 땅을 쾅 쳤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거짓말.”


모르테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승현은 소름이 쫙 끼쳤다. 어떻게 그의 속마음을 읽었단 말인가?


“뭐, 승현님께서 그렇게 나오신다면 저희들도 다 방법이 있죠. 바로 승현님을 이곳에 가두는 것입니다. 이 세계가 종말할때까지.”


“뭐...뭐? 내가 여기에 있으면 이 세계는 반드시 종말한다면서? 내가 정말 다시 돌아가면 팬텀 헌터를 다시 써주겠다니까?”


승현이 놀라서 말을 버벅거렸다. 그러자 모두 모르테를 바라보았다.


“모르테님. 한번 승현님을 믿어보는게 어떨까요? 여차하면 다시 여기로 데려오면 됩니다.”


나이트메어의 말에 갑자기 모르테는 웃었다. 그의 해골 가면의 왼쪽 눈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승현은 움찔했다. 붉은 눈에 대한 내용은 모르테의 설정에 없던 거였다.


“우리 모두 멍청이었어. 자칫 잘못했다간 우리만 소멸될거야. 만에하나 승현님께서 팬텀 헌터 이야기를 다시 써도, 우리들을 다른 악역으로 대체하면 끝장이야. 우리들은 그대로 사라지는 거라고.”


승현은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 모르테가 거기까지 알아낸 것인가? 아무리 비범한 마법 실력을 가진 그였지만, 명색이 그의 창조자인 승현의 생각까지 읽을줄이야...


“계획을 변경한다. 승현님은 이곳에 끝까지 남는다. 물론 결국에는 모두 소멸되겠지만, 그래도 창조자와 같이 사라지는 것이니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지. 그래... 나쁘지 않아.”


모르테의 빨간 눈이 점점 더 커졌다. 완전히 미친 것 같았다.


“이제 승현님은 죗값을 치러야지. 기껏 천마 그룹을 만들어서 대접해주었더니 우리들을 이따구로 취급했어. 이제 복수를 할 차례야. 어차피 승현님도 이해를 하실거야. 우리를 악역으로 설정하신 분이시니 우리의 기분을 이해하실거라고.”


모르테가 점점 승현을 향해 다가오며 말했다. 승현은 그제서야 자신이 묶여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깨닫고 일어나서 모르테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의외로 모르테는 그 한방에 맞고 잠시 비틀거리더니 주저앉았다. 가면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발악하지 마십시오. 승현님께서 이제 이 세계를 빠져나가는 방법은 없습니다. 레인스톰의 능력은 사라졌단 말입니다.”


나이트메어가 승현의 뒤에서 말했다. 승현이 당황하며 그를 바라본 사이에 모르테는 다시 일어나서 승현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 오늘의 게임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모르테가 말하더니 단검을 꺼내들었다. 승현은 비명을 지르며 발악하려고 했지만, 나이트메어가 뒤에서 그를 잡았다. 승현이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모르테가 단검을 휘두르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오늘의 교훈: 신중하게 악역을 만듭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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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3 산우
    작성일
    17.12.06 15:42
    No. 1

    반대로 악역에게도 진실된 마음을 가지는것도 좋을듯요 ㅋ 솔직히 이번화는 악역보다 주인공이 인성갑인듯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미르성운
    작성일
    17.12.07 00:00
    No. 2

    아무리 그래도 선역인데 악역보다는 인성이 좋아야죠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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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 되찾은 현실의 삶 17.12.12 33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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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 목숨을 건 침입 +2 17.12.04 272 2 10쪽
30 29. 승부수 17.12.02 217 2 8쪽
29 28. 화해 17.12.01 256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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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탈출 17.11.29 378 3 10쪽
26 25. 비참 17.11.28 278 3 8쪽
» 24. 악역의 진실 +2 17.11.27 312 3 9쪽
24 23. 무언가 이상해졌다 17.11.25 429 3 8쪽
23 22. 천마 그룹의 비리 17.11.24 353 2 7쪽
22 21. 역시 재벌이 좋아... 근데 왜 불길할까? 17.11.23 446 3 8쪽
21 20. 귀환 +1 17.11.22 302 4 8쪽
20 19. 악몽은 현실이 되었다 +2 17.11.21 317 3 11쪽
19 18. 불길함은 점점 커져가고... +2 17.11.20 465 3 9쪽
18 17. 또다른 세계 +2 17.11.18 365 3 14쪽
17 16. 다된 밥에 악몽 뿌리다 17.11.17 34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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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재벌은 여자친구가 아닌 약혼자가 있다 17.11.04 1,287 14 11쪽
5 4. 내가 바라본 세상은 삐딱했다 17.11.03 1,565 14 13쪽
4 3. 재벌의 집은 어떤 모습일까? +2 17.11.02 1,908 19 11쪽
3 2. 재벌 소설은 다 성공한다는 징크스를 깨부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4 17.11.01 2,425 18 11쪽
2 1. 꿈같은 삶을 경험하셨으니 이제 깨어나시죠 +2 17.07.08 3,274 23 12쪽
1 프롤로그: 재벌 소설을 쓴다더니 재벌이 되었네? +8 17.07.06 4,372 3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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