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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SH25 화산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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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작품등록일 :
2024.08.29 11:00
최근연재일 :
2024.08.30 10:06
연재수 :
3 회
조회수 :
392
추천수 :
4
글자수 :
13,425

작성
24.08.29 11:02
조회
172
추천
2
글자
5쪽

서 - 이거 완전 럭키 석우잖아

DUMMY

나는 운이 좋다.


남들은 한 번 맞기 힘들다는 번개를 네 번이나 맞고도 살아남았다. 심지어 비행기 추락 사고를 겪고도 살아남았다. 몇 번은 죽고도 남았을 텐데, 반병신이 되긴 했어도 어쨌든 살아남았다.


역시 나는 운이 좋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시대에 반병신 몸으로도 친절한 사장님을 만나서 하루 종일 편의점에서 일하게 됐다.


심지어 나는 인복도 좋다. 입과 손이 좀 험해도 시급은 안 밀리는 사장님이었다. 잘 움직이도 않는 몸으로 매대 정리를 하다보면 시간도 잘 갔다. 그렇게 한 푼 두 푼 모아 내 편의점을 마련해볼까 꿈도 꿀 수 있었다.


나는 복권 운마저 좋다. 처음 산 로또가 2등에 당첨됐다. 고생하신 부모님께 시골 집 지을 때 쓰시라고 절반 보태드리고, 나머지 절반으로는 내 꿈이던 편의점을 차리기로 했다.


그렇게 가맹 도장을 찍고 돌아가는 길.


이번에도 운이 좋았다.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졌다. 정말이지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유성이 타오르는 광경을 정면으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근데 운이 너무 좋았다. 유성을 코앞에서 직관하고 만져볼 기회까지 얻었다. 만진다기보다 부딪쳤다고 보는 게 맞겠지만···. 역시 운석에 얻어 맞고 살기는 어렵더라.


그럼에도 운은 좋았다. 눈을 뜨니 기이한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사극에서나 보던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죽어서 어디 외계 행성이 아니라 티비에서 보던 익숙한 환경에 전생을 하다니, 정말 운이 좋지 않은가?


하지만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돌쇠야!”


돌쇠? 의아해하며 밖으로 나가 보니, 웬 염소수염 아저씨가 내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아저씨는 비단옷을 입은 남자들과 알 수 없는 언어로 대화 중이었다. 염소수염 아저씨 손엔 작은 주머니가 들려 있었다. 짤랑거리는 금속음이 들렸다.


“돌쇠야, 이제 이 아저씨들 따라가거라.”

“예?”

“너 팔린 거야.”


···아아, 난 운이 좋다. 본래라면 고려 땅에서 촌스럽게 돌쇠라 불리며 극심한 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운명인데, 이제는 공짜로 중원 유람도 하고, 산수 좋은 화산까지 오게 됐다.


비싸게 팔아먹으려면 말도 알고 글도 알아야 한다며, 열정적으로 매까지 들어가며 내 학업 능력을 향상시켜 주기까지 하니, 이 어찌 운이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거 완전 럭키석우(石友)잖아. 아, 석우는 새로 받은 이름이다. 돌쇠보다 훨 나은 거 보니 역시 난 운···


하아, 시발.


물론, 여태까지 한 말은 다 개소리다.


기회가 되면 내 운명을 이따구로 만든 자식의 부랄을 물어뜯을 것이다. 인생이 기구해도 이렇게 기구할 수가 있나? 억울해서 잠도 잘 안 온다.


내일부터 저 험악한 산을 올라가 온갖 잡일을 해야 한다는데.


차라리 혀 깨물고 죽어버릴까?


···아니다. 운석을 맞아서야 겨우 죽은 몸이다. 혀 좀 깨문다고 죽을 리가 없다. 모르긴 해도 칼이 심장에 박혀도 어쨌든 살 것 같다.


대체 누가 내 운명을 이렇게 만든 걸까?


정말이지 진심으로 그 누군가의 부랄을 잡아 뜯고 싶은 심정이었다. 부랄이 안 되면 머리통이라도.


그런데 그때였다.


“뭐야, 이거?”


달빛만 겨우 들어오는 꿉꿉한 밤, 한참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기만 하는데 눈앞에 뭐가 자꾸 아른거렸다.


벌레인가 싶어 손을 휘저었지만, 그 무언가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허공을 떠다녔다.


너무 휘저어서 그런가, 손을 가만히 내미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가 번쩍하며 사각의 창이 드러났다.


───────────────

[나만의 편의점 개방]


무작위로 편의점 물품을 소환합니다.

(1일 1회)

───────────────


“엥?”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

[시범 임무 - 거래하기]


물품을 하나 소환한 뒤, 높은 값을 치러줄 만한 사람을 찾아 판매해보세요.


성과에 따라 보상이 지급됩니다.

───────────────


나만의 편의점··· 시범 임무··· 이게 다 뭔 소리지?


드디어 내가 미치기라도 한 걸까?


잠은 이미 전부 달아났다.


나는 코고는 사람들 틈에서 일어나 조용히 밖으로 나섰다.


거대한 만월이 희미했던 창을 더욱 밝게 비췄다.


이 모든 것이 현실 맞다고 보증이라도 해주듯이.



···아아, 어쩌면 정말 난 운이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 영문 모를 세계에서.


뒤늦게라도 나만의 편의점을 얻게 되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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