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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콘크리트를 비출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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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텐
작품등록일 :
2019.05.02 18:23
최근연재일 :
2019.07.08 23:02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847
추천수 :
87
글자수 :
172,380

작성
19.05.03 21:17
조회
259
추천
10
글자
7쪽

3화. 첫 모험 (4월 2일)

DUMMY

-- Date 04.02 --


나는 상에 엎드러져있는 채로 일어났다.


으으... 역시 비 오고 난 후의 아침은 싸늘하구나...


어제 그냥 일기 조금만 쓰고 침실에 가서 자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술기운에 막 이것저것 쓰다가 그대로 엎어졌나보다. 역시 상에 그대로 엎드려서 자서 그런지, 목이 되게 뻐근하고 팔에는 아무런 힘도 들어가지 않았다.

근데 목 뻐근하고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안중 밖이었다. 왜냐하면 어제의 그 서럽고도 답답한 마음이 마음 한 쪽에 눌러붙어 앉은 듯한 느낌이 들어 먹먹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아침 햇살이 얼어붙은 안개숲을 뚫고 나에게 다가와주었기에, 나는 그 자리에서 털어버리고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아침을 준비한다. 버너에 후라이팬을 올리고, 기름 조금 두르고, 계란 탁탁 깨서 후라이팬에 둘러주고, 남는 빈 공간에 베이컨을 자글자글하게 구워 접시에 담아내면 간단한 아침식사 완성. 그리고 이것을 밖으로 들고 나갔다.

아무래도 텐트 안에서 먹으면 조금 없어보이기도 하고 아직도 너무 우울하니까 말이야, 밖에 나가서 돗자리에 앉아 아침 햇살과 그 경치를 보면서 아침을 즐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슬이 맺혀있는 돗자리 위에 앉아서 아침을 먹고있자니, 뭔가 한 편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빼고 세상사람 모두가 사라진다고 해도 맘대로 내가 막 하고싶은거 다 누비며 살 수는 없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아침을 다 먹고 점점 피어오르는 햇살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내 마음 속에서도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이 피어올랐다.

그렇게 나는 자기 전에 흘렸던 눈물들을 닦아내고 일어나 뒷정리를 했다.

그리고 뒷정리를 하고 일기를 좀 쓰다가 갑자기 문득 내가 평소에는 가보지 못한 곳을 모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 세상에는 아무도 없을 뿐더러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뭔가 달라지는 것도 없기에, 일기장의 일부를 뜯어 계획을 세웠다.


한 30분정도 걸렸으려나, 일단은 대형마트에서 지도를 가지고 가는 것을 일순위로 했다. 물론 내가 아는 도시라 왠만한 길은 다 알고 있지만, 혹시나를 대비하기 위해 가져가는 것이다. 그리고 대형마트에서 지도도 가져가는 김에 가방에 비상식량과 손전등을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자, 그러면은 이제 어디어디 갈지를 정해야하는데, 첫번째 행선지는 학교로 정했다.

뭔가 사람들이 사라진 흔적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같은 그런건 없고 일단 내 사물함에 있던 물건들도 아직 고스란히 간직되고 있는지 궁금할 뿐더러, 교장실이나 뭔가 그런 학생이 들어가선 안되는 곳 구석구석을 탐방해보고 싶어져서 일단 첫번째 행선지는 학교!

그 다음에는 음... 어디를 가볼까. 솔직히 생각나는데가 학교말고는 생각나지 않는다. 뭔가 재밌는 곳이 없을까... 흠...

그래, 백화점은 어떨까? 뭔가 재밌는 것들이 많을 것 같다. 그곳도 뭔가 통제된 구역이 많으니까 거기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백화점이 버스 터미널과 이어져있으니까 백화점 들렀다가 버스 터미널도 들렀다가해서 이렇게 빙 돌아 집에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그럼 출발해보자고.


그렇게 신발을 신고 나는 다시 대형 마트로 향했다.


음... 지도가 몇층에 있으려나... 앗, 생각해보니 1층에 여행 사무소가 있었던가? 거기에 있겠지?


비상 손전등을 들고 나는 1층의 여행 사무소로 갔지만... 이 사무소만 왠진 모르겠는데 유리 창문이 깨지지 않았다. 그와 더불어 문도 꽁꽁 잠겨있었고 손잡이 부분에는 녹이 심하게 쓴 쇠사슬이 묶여있었다.

하지만 여행 사무소 저 너머의 벽에는 지도가 걸려있었기에 이걸 분명 가지고 들어가야하는데... 어떻게 들어가지하고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을찰나, 나는 내 옆에 고스란히 놓여있던 소화기를 발견했다. 솔직히 이 소화기 주변에 덩쿨이 심하게 자라있었어서 그냥 덩쿨더미인줄로만 알았는데... 왠지 모르게 자연에게 한 방 먹은 느낌이었다. 어쨌든 이 소화기를 들어 유리를 깨기 위해 어느정도 안전거리? 를 유지하고 카운트다운을 했다.

셋, 둘, 하나! 하고 탁 던졌더니 유리가 깨지기는 커녕 소화기가 티용~ 하고 튕겨져나왔다. 어레레... 내가 힘이 약한건가... 싶어 다시 한 번 안전거리 유지 한 상태에서 셋, 둘, 하나를 하고 탁 던졌지만 역시나 소화기는 튕겨져나왔고 오히려 유리에는 금 하나도 가지 않았다.

흠... 뭔가 더 단단한 금속 같은걸로 부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술만한 거리를 1층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우연히 구석에 스포츠 용품 코너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눈에 띄는 야구 방망이와 볼링공... 아니 애초에 대형마트에 볼링공을 파나? 싶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을테니 야구 방망이와 볼링공을 가지고 다시 그 여행 사무소 앞에 섰다.

자, 일단 야구 방망이로 한 번 깨보자. 셋, 둘, 하나! 하고 탕 유리를 내리쳤지만 땡깡하는 명쾌한 소리와 함께 야구방망이는 나가버리고 유리는 역시 금이 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다음 주자, 볼링공! 똑같이 셋, 둘, 하나! 하고 있는 힘껏 던졌다. 그러자...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드디어 유리 창문을 부순 것에 성공했다. 나는 유리파편이 튀지 않은 의자에 앉아 한숨을 돌리며 뭔 놈의 유리가 이렇게 단단하대... 괜히 엄한데에서 힘 뺐네... 와 같은 생각을 했다.

어느 정도 숨을 돌리고나서 나는 유리 파편들을 밟을까, 조심스레 여행 사무소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거기서는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그래도 알아볼 수는 있는 지도를 얻었다. 그리고 여행 사무소에서 하나하나 포장된 박하사탕을 발견하고는 나도 모르게 한 움큼 집어 내 주머니 속에 넣고 있었다.

사탕도 얻고 지도도 얻었겠다, 그럼 이제 모험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러 가봐야겠다.


자, 거의 모든 준비물을 챙겼다. 지도도 있고, 비상식량이랑 손전등, 건전지, 여분의 약품도 챙겼고... 좋아쓰! 모든 것이 완벽하다. 슬슬 출발해 볼까?... 는 잠깐만. 갑자기 고민이 생겼다.

집에 있는 라이트를 모두 키고 갈까?

왜냐하면 만약에, 진짜진짜 만약에 누군가가 아직 남아있어서 내 집을 발견하고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만약에 시간이 늦어지게 되면 내 집만큼 밝은 곳은 없기 때문에 어둑어둑해져도 쉽게 내 집이 어디인지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흠... 건전지가 아깝긴하지만 뭐, 어때. 하루종일 라이트를 켜놓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자자, 그러면은 라이트도 켜놓고 챙길 것들도 다 챙겼겠다, 학교로 향해 볼까?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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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3화. 도시락 (4월 9일) 19.05.28 50 0 8쪽
25 22화. 벚꽃 (4월 9일) 19.05.27 46 0 7쪽
24 21화. 약국 (4월 8일) 19.05.25 53 2 7쪽
23 20화. 감기 (4월 8일) 19.05.24 57 2 7쪽
22 외전 2. 사람 B의 기록 19.05.23 62 2 8쪽
21 19화. 악흥의 한때 (4월 7일) 19.05.22 57 2 7쪽
20 18화. 하늘 (4월 7일) 19.05.21 60 2 7쪽
19 17화. 우울 (4월 6일) 19.05.20 69 2 7쪽
18 16화. 그 날? (4월 6일) 19.05.18 72 2 7쪽
17 15화. 메모장 (4월 6일) 19.05.17 79 2 7쪽
16 14화. 푸딩 (4월 6일) 19.05.16 109 2 7쪽
15 13화. 시체 (4월 5일) 19.05.15 89 2 7쪽
14 12화. 플랫폼 (4월 5일) 19.05.14 116 2 7쪽
13 11화. 횡단 (4월 5일) 19.05.13 134 2 7쪽
12 10화. 백화점 (4월 5일) 19.05.11 145 4 7쪽
11 외전 1. 사람 A의 기록 19.05.10 152 3 7쪽
10 9화. 또 다른 땅 (4월 4일) 19.05.09 158 3 8쪽
9 8화. 지하 (4월 4일) 19.05.08 165 2 7쪽
8 7화. 농사 (4월 3일) 19.05.07 183 4 7쪽
7 6화, 또 다른 날 (4월 3일) 19.05.06 201 2 7쪽
6 5화. 희망 (4월 2일) 19.05.04 215 4 8쪽
5 4화. 학교 탐험 (4월 2일) 19.05.04 230 5 8쪽
» 3화. 첫 모험 (4월 2일) +1 19.05.03 260 10 7쪽
3 2화. 고독 (4월 1일) 19.05.02 301 9 7쪽
2 1화. 주변 (4월 1일) 19.05.02 355 8 7쪽
1 0화. 프롤로그 (3월 31일) 19.05.02 596 9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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