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만렙도전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 내가 알아서 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만렙도전
작품등록일 :
2019.07.17 20:49
최근연재일 :
2019.10.20 16:05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59,452
추천수 :
1,207
글자수 :
115,350

작성
19.08.25 16:05
조회
1,281
추천
25
글자
9쪽

내가 먹여 살린다.

DUMMY

끝까지 반말을 사용하는 시나트에게 앤디는 별 불만이 없었다. 공작과 왕자가 떠날 때까지 고개를 숙여야 했지만 그것도 불만이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작이 자신에게 마수를 뻗치지 않았고, 정체 모를 여자가 자신을 이용하지도 못했다. 거기다 돈도 벌었으니 기분이 나쁠 리 없었다.


하지만 일행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앤디의 주먹질에 5명이나 죽었다. 다들 얼굴이 박살 나서 죽었으니 앤디를 보는 눈이 변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거 비밀이야“


”.....“


대답이 없자 앤디는 은화를 꺼내 짤랑거렸다.


”저는 입이 무겁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든 영감이 가장 먼저 반응하였다. 웨일러도 이에 질세라 끼어들었다. 조나스는 하인의 입장이라 주인에게 도시에서 있었던 일, 지금 일어난 일을 보고할 의무가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싸웠다고, 이야기를 각색하면 되잖아.“


주머니 속으로 찔러 들어오는 은화에 조나스는 몇 번 헛기침했다. 앤디는 의외로 이런 상황을 넘기는 법을 알고 있었다.


”저는요?“


웨일즈는 어른들은 다들 돈을 받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받지 않으니 억울해했다.


”넌 부하잖아, 당연히 입을 다물어야지“


”....“


앤디의 고개가 삐딱하게 꺾이면서 물었다.


”불만이니?“


”아.니.요.“


불만이 뚝뚝 묻어나는 대답에 앤디는 피식 웃었다. 동시에 ‘팅!’ 소리를 내며 은화가 허공으로 튀어 올랐고 웨일즈는 웃으며 그것을 낚아챘다. 다시 수레에 올라탄 앤디는 웨일러를 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웨일러 영감, 넌 돈 도로 내놔, 마신 술이 얼마짜리인데!“


코냑을 마셨으면 주먹이 날아갔겠지만 와인을 마셨기에 앤디는 역정을 내는 것으로 상황을 끝냈다. 다시 수레가 움직이고, 영지를 향한 복귀가 시작되었다.


**


앤디가 영지로 복귀했을 때, 그는 거의 구국의 영웅 대접을 받았다. 이유야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수레 가득 실린 각종 물자 때문이다. 도시와 먼 거리에 시골 영지, 소출도 별로이니 물건을 살 돈도 넉넉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앤디가 가져온 물건은 영지민들의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지사람 모두에게 돌릴 정도로 물건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특히 설탕은 마을 사람들에게 한 주머니씩 나눠주자 금방 사라져 버렸다.


앤디는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시골 사람들의 얼굴에 걸린 순박한 표정에 행복이 보였으니 말이다. 그는 가족에게 인사를 하고 이번 여행 중 일어난 일을 절반 이상 날조하여 보고했다.


”왕자님과 공작님을 구했다고?“


”구하긴요. 그냥 언데드 폭탄을 발로 찬 것뿐입니다. 암살자들도 별것 없는 놈들이었습니다.“


”그래도 네가 어떻게?“


이제 13살 아이가 할만한 일이 아니기에 파웰 자작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불과 1년 전에는 병상에서 시름시름 앓던 아이가 무기를 들고 공격하는 암살자와 싸우고, 왕자와 공작을 구하다니. 놀랍고, 의심스럽고, 혼란스러운 감정의 자작의 얼굴에 드러나고 있었다.


”저를 공격한 놈들은 이미 상처를 입은 놈들입니다. 거기다 공작님과 왕자님은 제가 구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호위들로 충분히 제압 가능한 놈들이었습니다. 저는 한발 걸쳐서 도움을 줬을 뿐 결정적인 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앤디의 말은 거짓 없는 사실이었기에 하인인 조나스 역시 그 말에 동의하였다. 다만 앤디가 하고자 했다면, 그들에게 넘치게 도움을 주었을 가능성도 보였고, 죽은 암살자들이 결코 만만한 놈들이 아니며 그런 인간들을 앤디가 맨주먹으로 때려죽였다는 사실을 고하지는 않았다.


왕자와 공작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앤디는 이야기를 돌릴 기가 막힌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공작님이 저의 공로를 크게 생각하셨는지 이런 선물을 주셨습니다.“


앤디가 꺼낸 것은 시나트가 주었던 나무상자였다.


”그것이 무엇이냐?“


앤디는 씩 웃음을 지은 뒤 상자를 열었다. 그곳에 들어있는 것은 골드바 4개, 순간 방안에 정적이 흘렀다.


”이...이것은“


아들이 선물한 비단을 만지며 어떤 옷을 만들지 상상하던 엠비드 부인마저 눈을 크게 떴다. 원래는 하나 밖에 안 들어있던 골드바, 하지만 앤디가 ‘늑대들’ 금고에서 털어온 금덩이를 넣으니 4개가 되었다. 이러고도 아직 골드바 1개와 124골드가 앤디의 방에 숨겨져 있다. 만약 ‘늑대들’의 대장이 살아있다면 자신이 모은 돈을 이런 아이가 마구 쓰는 것에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으흐하하하하, 어떻습니까, 아버지 아무래도 제가 자주 도시에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맥락 없고 건방지기까지 한 주장에도 파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용병 일을 하면서 큰돈을 만진 적이 많았던 파웰조차 이런 골드바를 가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형님, 아무래도 형님은 기사학교에 결국 가셔야 할 운명인가 봅니다. 으하하하“


그 말을 들은 파웰이 말했다.


”너도 가거라.“


앤디는 웃음을 그치고 갑작스럽게 상자를 집어 들더니 창문을 향해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그 기행에 방 안에 있던 이들이 멍하니 입을 열고 있었다.


”저를 기사학교에 보내신다면 이 금덩이를 안고 여기서 뛰어내릴 겁니다!“


”저...저 미친!“


”가기 싫어요, 안 가요, 귀찮아요, 배움은 지옥입니다. 산이 좋아요. 프리이이덤!“


헛소리를 지껄인 앤디의 등짝에 엠비드 부인의 손바닥이 내리쳐졌다. 고운 얼굴과 달리 엠비드 부인의 손은 오크도 때려잡을 만큼 매서웠다.


”으악!“


”헛소리하고 있어!“


짝!


“으악! 죽어도 안 갈 겁니다. 보내시면 바로 가출이에요. 진심입니다. 보내기만 해봐요 진짜 가출입니다. 가출!”


짝!짝!짝!짝!짝!


“으악 가출할 거야 으아앙”


앤디는 타협 없이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는데 그 주장이란 것이 어처구니없는 억지와 모순으로 뭉쳐져 있었다. 자신은 천재이기에 누구도 가르칠 수 없다는 주장은 물론이요. 검보다는 마법에 재능이 있으며, 독학이 가능하다는 주장, 이미 사냥꾼으로 정점에 올랐다는 황당한 말을 하며, 신궁의 경지에 올랐으니 자신에게는 더 배움이 필요 없다는 말까지, 나중에는 하다 하다 안되니 테이블에 머리를 ‘쾅!’ 박으며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짝!짝!짝!짝!짝!


어머니의 모진 매질에도 결사적으로 항전한 앤디는 결국 파웰에 입에서 “알았다. 넌 무엇을 해도 잘할 것 같으니 기사학교는 안 가도 된다.” 란 말을 끌어냈다. 그리고 조엘은 그 모습을 황당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번에 자신과 아버지의 분란이 있을 때는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하더니 어째서 자신의 문제에는 이토록 억지스럽게 행동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앤디가 억지를 쓴 것에는 간단한 이유가 있다. 파웰의 주장을 부정할 뚜렷한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골드바 4개면 400골드다. 그러니 돈이 없는 것이 아니고,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일찍 기사학교에 가는 경우는 많았다. 몸도 건강해졌으며, 본래 앤디는 분명 배움이 얕고, 사회경험이 부족하니 누구나 학교에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터였다.


이미 오러를 익히고 마법을 쓰고 있으며 알아서 팍팍 성장할 길이 뚫려 있지만,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는 것은 아직 이르다. 천재란 주장이 확실히 먹히려면 좀 더 시간과 과정을 가족에게 보여야 하기에 지금 보여주는 것은 곤란했다. 그러니 논리? 합리적 타협? 그런 거 없이 냅다 억지와 고집으로 무조건 아버지의 말을 거부한 것이다.


그 결과 앤디의 얼굴은 콧물과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거실은 난장판이 되었으며, 엠비드 부인은 산발이 된 머리로 주저앉아 아들의 고집을 한탄하였다.


“어머니 저는 알아서 잘 커요!”


“이 녀석!”


짝!


폭풍 같은 순간이 지났지만 중요한 것은 조엘이 기사학교에 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형님은 언제 왕도로 가시게 되나요?”


“앤디 일단 콧물부터 닦으렴.”


기사학교는 항시 학생을 모집하지만, 입학은 봄과 가을에만 가능하다. 조엘은 여름이 끝나면, 왕도로 아버지와 함께 올라가 등록하기로 하였다. 그는 기쁜 것인지 아니면 아버지의 검을 이어받지 못한 것이 슬픈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고, 앤디는 조엘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의 말을 지껄였다.


“형 걱정하지마, 낙제해도 내가 먹여 살릴게.”


이번에는 조엘의 매서운 손바닥이 앤디의 등을 후려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환생 내가 알아서 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나약해 보이는 싸움꾼 +2 19.10.20 572 20 8쪽
33 남자의 대화방식 +1 19.10.13 605 25 9쪽
32 우정의 시작 +3 19.10.06 712 24 8쪽
31 날아라 바퀴야. +5 19.09.29 751 22 8쪽
30 흥에 취하다 +2 19.09.22 830 28 7쪽
29 저는 불효자가 아닙니다. +2 19.09.15 918 30 7쪽
28 강제 여행 +1 19.09.08 992 27 7쪽
27 엑스트라 +1 19.09.04 1,052 24 8쪽
26 암흑조직? +5 19.09.01 1,147 27 8쪽
25 겨우 이거? +2 19.08.29 1,199 26 7쪽
» 내가 먹여 살린다. +3 19.08.25 1,282 25 9쪽
23 평화, 안정, 행복 +1 19.08.18 1,376 33 8쪽
22 빡침 +1 19.08.18 1,354 29 8쪽
21 책임 전가 +1 19.08.11 1,483 31 9쪽
20 무시다! 무시 +2 19.08.07 1,539 30 7쪽
19 아니 강도입니다. +1 19.08.06 1,522 32 9쪽
18 도둑입니다. +1 19.08.05 1,610 38 9쪽
17 그런건 들어갈 수 없어! +3 19.08.04 1,638 35 9쪽
16 도둑놈! +3 19.08.04 1,688 31 8쪽
15 웃픈 상황 +1 19.08.03 1,708 35 8쪽
14 악마가 준 선물 +2 19.08.02 1,801 39 7쪽
13 쇼 미 더 머니 2 +2 19.08.01 1,840 39 7쪽
12 쇼 미 더 머니 +1 19.08.01 1,892 38 7쪽
11 몸풀기 2 +5 19.07.31 1,960 37 8쪽
10 몸풀기 +3 19.07.30 2,064 40 8쪽
9 사춘기? +3 19.07.29 2,139 49 7쪽
8 크아아악 강해진다 +1 19.07.28 2,331 50 9쪽
7 돈을 벌어야 합니다 2 +3 19.07.27 2,332 45 7쪽
6 돈을 벌어야 합니다 +6 19.07.26 2,446 41 7쪽
5 귀족이지만, 귀족 아닌것 같은 2 +4 19.07.25 2,639 4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