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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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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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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378

작성
21.10.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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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6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2-

DUMMY

타이탄비스트의 거대한 발이 자크를 밟기 일보직전이었다.


발이 떨어지기 직전, 자크는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덕분에 그는 간발의 차이로 타이탄비스트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었다.


그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욕지거리가 올라왔다. 놈이 고작 한걸음 내딛었을 뿐인데, 헌터가 죽음을 각오해야 하다니.


한편 패러사이트들은 타이탄비스트의 발걸음을 미처 못 피했다. 놈들은 그대로 타이탄비스트의 발에 짓눌려 땅바닥에 검은 흔적이 돼버렸다.


자크도 밟혔다면 짜부러진 패러사이트들과 같은 꼴이 됐을 것이다.


“대장! 이거 진짜 우리가 막을 수 있긴 한 거요?”


자크가 귀에 낀 이어폰마이크로 소리쳤다. 이에 하와스가 달려드는 패러사이트를 거대한 낫을 휘둘러 베어내며 답변했다.


“이전에도 베테랑 스쿼드가 재해급 타이탄비스트를 쓰러트린 사례가 있어요. 뭐, 사례일 뿐이지만요!”


하와스는 달려드는 패러사이트들을 상대하며 간섭력 투시로 타이탄비스트의 ‘뇌’를 찾고 있었다. 그것이 보조 관측계 헌터가 타이탄비스트전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집중하게. 다른 스쿼드가 올 때까지 놈을 붙잡아둬야 하네!”


조르주도 상황이 녹록치는 않았다.


그는 농구공만한 구체인 전용병장 ‘픽셀코어’로 간섭실드를 만들어내어 후위조인 아멜리아와 하와스를 보호했다. 불투명한 정사각형으로 이뤄진 간섭실드는 패러사이트들의 공격에도 굳건히 버텨냈다.


-키이이이이이잉


패러사이트들이 간섭실드를 할퀴고 물어뜯자 픽셀코어가 회전했다.


픽셀코어가 간섭실드에 가해지는 패러사이트들의 공격을 물리력으로 치환해서 조르주의 장검에 전달하는 것이다.


조르주는 간섭력을 머금어서 푸른빛을 내는 장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하앗!”


조르주의 공격에 패러사이트 대여섯 마리가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돼 반으로 갈라졌다.


아직은 순조롭다. 하와스의 말대로 선례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재해급 타이탄비스트를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모른다.


“첫 탄 준비됐어요!”


아멜리아는 대들보만한 크기의 캐논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가냘픈 인상과 달리 그녀는 간섭력으로 막강한 하전입자빔을 발사하는 화력형 헌터였다.


캐논의 포구가 아멜리아가 뿜어내는 간섭력을 흡수해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타이탄비스트의 뇌는 오른쪽 어깨입니다!”


하와스가 타이탄비스트의 뇌를 찾아내자마자 외쳤다. 좋은 타이밍이다.


타이탄비스트의 뇌는 뇌라고 표현할 뿐, 엄밀히 말해 송신기와 같았다.


놈들은 초월적 존재-타이탄파트리아크(Titan Patriarch)가 내리는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유기체 병기나 다름없었다.


타이탄파트리아크는 어디까지나 IHC가 내놓은 학술적인 추측으로 아는 사람도 몇 없었다. 그러나 그것 외에는 타이탄비스트의 행동 패턴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자크, 통차이. 아멜리아가 공격한다. 충격에 대비하게.”


자크는 이제 막 타이탄비스트의 무릎 위치에 도달해 있었다. 통차이는 타이탄비스트의 가슴팍에 매달려 있었는데, 곡도를 아이스피크처럼 각질에 박은 채 몸을 붙인 상태였다.


실드를 전개하고 있던 조르주도 아멜리아가 사격하는 순간 재빨리 몸을 숙여 자신을 주변에만 실드를 전개했다. 하와스가 얼른 조르주의 실드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달칵


아멜리아가 방아쇠를 당기자 캐논의 포구에서 한줄기의 굵직한 빛이 쏘아졌다. 엄청난 자기장 탓에 아멜리아의 기다란 백금발이 너울거리며 뻗쳐올랐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공기가 가열되며 굵은 하전입자빔이 대기를 태웠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패러사이트 수십 마리가 한여름의 아이스크림마냥 녹아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고속으로 사출된 하전입자빔은 정통으로 타이탄비스트의 어깨에 적중했다. 표적이 큰 만큼 세밀한 조준은 필요하지도 않았다.


-크르르르륵


지금까지 어떤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타이탄비스트의 몸이 흔들렸다. 놈의 어깨를 보호하던 갑각이 하전입자빔에 의해 붉게 달아오르다가 이내 불타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아아앗!”


아멜리아는 전력으로 간섭력을 전개하며 하전입자빔의 출력을 유지했다. 캐논은 하전입자를 발생하고 발사하는 장치이긴 했으나, 이를 만들어내는 전력은 오롯이 아멜리아로부터 나왔다.


그녀는 뒤를 생각하지 않고 간섭력을 몽땅 사용했다. 타이탄비스트의 뇌는 일격에 파괴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화력이 필요하다.


만약 한 번에 파괴하지 못하면, 타이탄비스트는 금방 헌터들의 공격에 대응했다. 그것이 놈들의 두려운 점이었다.


“윽, 한계에요!”


하전입자빔을 4초가량이나 유지했기에 아멜리아는 탈진상태였다. 그녀는 캐논의 방아쇠를 때며 간섭력을 거뒀다.


-슈우우우우우웅


“헉, 헉······.”


캐논의 포구에서 뜨거운 연기가 자욱이 피어올랐다. 캐논을 들고 있던 아멜리아의 두 팔도 힘없이 축 쳐졌다.


타이탄비스트의 움직임도 멎어 있었다. 조르주는 아멜리아의 일격으로 타이탄비스트가 죽었기를 간절하게 빌었다.


그때 죽은 듯 멈춰서 있던 타이탄비스트의 몸이 흔들렸다. 풍압에 의해 연기가 치워지며 모습이 드러났다.


-크르르르르르르르르


타이탄비스트 등 뒤의 하늘이 아멜리아의 하전입자빔에 의해 좌우로 크게 갈려져 있었다. 놈의 오른쪽 어깨에도 구멍이 나 있었다.


정밀한 하전입자빔 공격으로 타이탄비스트의 뇌를 꿰뚫어 파괴한 것이다.


사람 하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흔적도 없이 태워버릴 정도로 굵은 빔이었지만 타이탄비스트에게는 턱없이 얇은 굵기였다. 그럼에도 효과는 확실했다.


“해냈다!”


조르주가 탄성을 내질렀다.


뇌가 파괴되면 타이탄비스트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다. 이제 타이탄비스트가 쓰러질 것이다.


“대장! 아직 놈은 살아 있어!”


타이탄비스트의 가슴팍에 붙어 있던 자크가 통신으로 외쳤다.


조르주는 자크의 경고에 퍼뜩 타이탄비스트의 용태를 살폈다. 바람에 의해 연기가 서서히 걷히며 타이탄비스트의 모습이 드러났다.


놈은 몸이 살짝 기울어져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살아 있었다.


- 크아아아아아아아아


타이탄비스트가 다시 한 번 포효하고, 천지가 요동쳤다.


# # #


스쿼드 추의 헌터들은 멀쩡한 타이탄비스트의 모습에 당황했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겨지지 않았다. 아멜리아의 하전입자빔은 분명 타이탄비스트의 뇌를 관통했다.


“하와스! 어떻게 된 건가?”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당황한 하와스가 허겁지겁 타이탄비스트의 거체를 다시금 스캔했다.


그의 눈동자가 붉게 충혈되기 시작했다. 눈 두덩이의 힘줄이 불룩불룩 튀어 올랐다. 자칫 잘못하면 눈동자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길만큼 간섭력을 시신경에 집중시켰다.


“으··· 놈은··· 뇌가 두 개입니다. 다, 다른 왼쪽 어깨에도 뇌가 있어요!”


뇌가 두 개라고?


간혹 사람은 멋대로 정해놓은 명칭에 매몰되기 마련이다. 인간에게 있어 ‘두뇌’는 하나뿐이다. 그러나 타이탄비스트는 인간이 아니거니와 뇌도 편의상 붙여놓은 명칭이다.


그러므로 두 개라도 이상 할 것이 없었다.


“제기랄! 아멜리아! 어서 사격해!”

“헉··· 헉··· 무리에요. 적어도 5분, 아니 3분은 있어야···.”


아멜리아는 숨을 헐떡이며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최대 다섯 번은 사격할 수 있어도 바로 당장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아멜리아는 필사적으로 다시 힘을 끌어올렸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자크! 통차이! 왼쪽 어깨에도 뇌가 있네!”

“씨발, 그게 뭔 개 같은 소리야!”


자크는 쌍욕을 내뱉었으나 곧바로 방향을 틀어 왼쪽 어깨로 움직였다. 통차이도 뭐라 대꾸하는 것도 없이 곧바로 움직였다. 현장에서는 전적으로 스쿼드 리더의 말을 따라야했다.


타이탄비스트의 몸은 암석 낭떠러지와 같았다. 심지어 각질 사이사이의 넓이는 크레바스처럼 넓었다. 더욱이 패러사이트들이 튀어나와 자크와 통차이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이야아아아앗!”


통차이는 가파른 타이탄비스트의 몸체에서 거침없이 패러사이트를 베어 넘겼다. 자크도 한 손으로는 매달리고, 해머를 든 다른 손으로는 달려드는 패러사이트를 쳐냈다.


둘은 빠르게 타이탄비스트의 목덜미로 기어 올라갔다. 어깨와 목을 잇는 승모근 쪽은 평지나 다름없었다.


두 발이 평평한 지대에 오르자 속력을 높일 수 있었다. 비록 왼쪽 어깨까지 향하는데 약 40m는 달려야 했지만, 간섭력으로 강화된 초인적인 각력이라면 빠르게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들의 등 뒤로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까드득 까득


자크와 통차이 등 뒤로 파손된 타이탄비스트의 오른쪽 어깨가 회복되고 있었다. 갑각이 실시간으로 빠르게 새로 생성되며 들러붙으며 들리는 소리였다.


마치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 어깨에 난 구멍은 하전입자빔에 맞기 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끔찍한 광경이었다.


“놈이 회복하고 있어! 회복하고 있다고오!”


통차이가 절규하듯 외쳤다.


끔찍한 상황이다. 하지만 조르주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른쪽 어깨에 달린 뇌가 회복하기 전에 마저 왼쪽 어깨를 박살내기만 하면 승산이 있었다.


아니면 회복을 늦춰서 시간을 조금만 더 벌어주면 된다. 그러기만 해도 아멜리아가 최대 출력으로 나머지 뇌를 날려버릴 수 있다.


놈의 갑각은 질릴 정도로 두터웠으나, 하전입자빔을 막을 정도로 두텁지는 않았다.


그러나 누가 왼쪽 어깨에 데미지를 줘서 회복을 늦춰야 하나.


하와스는 안 된다. 보조계 헌터인 그는 자크와 통차이 만큼의 전위급 전투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통차이와 자크는 오른쪽 어깨를 담당해야만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조르주는 실드를 거뒀다.


“하와스. 아멜리아를 보호하게.”


조르주가 구체를 앞으로 내밀자 서서히 한 방향으로 회전하더니 이내 맹렬한 속도로 가속했다. 그는 무릎을 굽히며 몸을 낮게 숙였다.


-키이이이이잉


“나도 전선에 합류하겠네. 조금만 더 버텨주게.”

“안돼, 대장! 아멜리아는 어쩌고!”


자크가 조르주의 돌발행동에 깜짝 놀라 외쳤다.


조르주는 누구보다도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다소 늦은 나이에 베테랑 헌터 위치에 올랐으나, 그는 리더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언제나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정확하게 명령을 전달했다.


그런 그가 갑자기 교전 규칙을 어겼다. 통차이는 물론이고 자크도 처음 보는 행동이었다.


“왼쪽 어깨 뇌를 반드시 파괴하게! 내가 목숨을 걸고 회복을 늦출 테니.”


구체가 막대한 간섭력을 머금고 맹렬한 속도로 회전했다.


조르주는 굽히던 무릎을 쫙 펴며 땅을 박찼다.


-쿠웅!


바닥이 폭발하는 듯한 굉음이 울리며 조르주는 단숨에 100m 가까이 도약했다. 간섭력으로 강화한 각력에 하와스의 버프까지 받아서 마치 하늘로 솟구치는 듯 했다.


-크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때 타이탄비스트가 기묘한 울음소리를 냈다.


울음소리에는 무거운 진동이 담겨있었다.


“엄청난 간섭력이··· 조심하세요!”


하와스의 눈에는 타이탄비스트의 몸 주변을 둘러싼 막대한 양의 간섭력이 포착됐다.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폭탄 같았다.


하지만 조르주는 간섭력을 거둘 수 없었다.


그는 경고를 무시하고 구체의 응축한 간섭력을 전개했다.


-후우우우우욱 펑!


“흐아아아아앗!”


조르주는 간섭력의 추진을 받아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타이탄비스트를 향해 쏘아졌다.


-파스스스스


조루주가 음속으로 날아가는 와중에 타이탄비스트의 거체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콰광!


그리고 타이탄비스트를 둘러싸고 있던 불가사의한 힘이 폭발했다.


전자기파를 머금은 간섭력 폭풍이 타이탄비스트를 중점으로 퍼져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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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7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3- +3 21.10.27 975 26 13쪽
» 06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2- +2 21.10.26 1,055 28 12쪽
6 05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1- +4 21.10.26 1,183 30 11쪽
5 04화. 난데없이 보스전 +4 21.10.25 1,474 32 11쪽
4 03화. 이것이 상태창? -3- +5 21.10.25 1,854 36 11쪽
3 02화. 이것이 상태창? -2- +8 21.10.25 2,094 44 8쪽
2 01화. 이것이 상태창? -1- +6 21.10.25 2,659 57 11쪽
1 00화. 프롤로그 +24 21.10.25 3,154 8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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