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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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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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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00
추천수 :
1,012
글자수 :
314,378

작성
21.10.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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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4화. 난데없이 보스전

DUMMY

상태창에 뜬 문구는 분명 프롤로그였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것이 가장 큰 단서다.


“프롤로그··· 난 지금 아속아구의 프롤로그 시점이라는 건가···.”


아속아구의 주인공은 새결 말레다. 유성운은 조연 중에 조연. 조연의 시점인 이상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므로 저 ‘프롤로그’라는 문구는 꽤나 큰 단서를 줬다.


“프롤로그 때 수수께끼의 전학생은··· 아크 춘향에 있었네.”


새결 말레는 2챕터가 시작하면 전용무장을 얻기 위해 침수된 아크로 탐사를 떠났다. 그러니까 지금 윤혁이 있는 시점은 본격적인 챕터가 시작하기 전이었다.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누군지는 몰라도 강제로 윤혁을 이 세상에 끌고 온 존재의 목적이.


“종말을 막고··· 제대로 된 엔딩. 그러니까 굳엔딩을 내라는 거구나.”


성운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목적은 정해졌다. 다만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막막할 뿐이다. 성운은 침대에 내려와 병실 바닥 위에 섰다. 몸은 멀쩡했다.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쳤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성운이 허망한 듯 중얼거렸다.


-쿠구구구구구


그때. 병실 바닥을 통해 옅은 진동이 느껴졌다.


침대차부터 간호사들읠 발걸음까지 병실 바닥을 울릴만한 이유는 얼마든지 있었다. 일심병원에는 적어도 300명의 병실환자와 기타 의료진 및 외진환자들을 포함해 4~500명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진동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경고 : 재해급 타이탄비스트 출몰]


진동이 느껴지고 난 직후, 붉은 경고 문구가 나타났다.


“타이탄비스트?! 재해급이라고?”


유성운은 경악에 차 외쳤다.


재해급 타이탄비스트면 부유도시 전체를 박살내고도 남을 막강한 괴수다.


최강의 헌터인 ‘뱅가드’는 아니더라도 마스터 헌터가 포함된 완편 스쿼드가 모여야 맞짱을 뜰 수 있었다. 원 소설에서는 중후반부에서야 등장했다.


당시 주인공인 ‘새결 말레’는 마스터 헌터로 승격하기 직전 상태였다. 그런 새결 말레를 포함해서 헌터 다섯 명이 힘을 합쳐 겨우 쓰러트렸었다. 한마디로 지금 나오면 막을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아니, 보스 몬스터가 왜 갑자기 튀어나온 거야?”


아속아구를 끝까지 읽었던 윤혁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대피해야 한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로?


프론테라 표면 90% 이상이 해수면이다. 사실상 이곳에서 도망칠 곳은 없었다.


[임무 – 아크 춘향 방어]

[재해급 타이탄비스트 도달까지 약 15분]


“미, 미쳤어? 나보고 저걸 상대하라고?”


당황하고 있는 사이 새로운 문구가 나타났다. 두려움에 몸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안전한 문명사회에서 생활했던 현대인에게 갑작스레 목숨을 건 전투를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윤혁은 현실세계에서도 주먹 한번 제대로 휘둘러 본 적 없는 약골이었다.


[코드 네임 : 쵸즌(Chosen)]

[임무 완수율 0%]

[재해급 타이탄비스트 도달까지 약 10분]


붉은 색 문구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맞아. 난 영웅이 아니야.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니다.


“난 유성운이야.”


유성운은 팔에 꽂힌 링거 줄을 뽑아냈다. 그가 자신을 쵸즌이라고 인식한 순간 망설임이 사라졌다.


그는 터벅터벅 걸어서 창문으로 다가갔다. 8층 높이의 건물.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즉사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말이다.


-드르륵


성운은 망설임 없이 창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창틀에 오른발을 올렸다.


[간섭력 출력 100%]


간섭에너지(Interference Energy, IE) 통칭 간섭력. 이세계와 지구의 차원충돌로 발현된 미지의 에너지.


이를 발현한 사람을 흔히 각성자라고 칭한다. 헌터들은 간섭력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타이탄비스트들과 맞섰다.


최윤혁도 익히 알고 있는 단어다. 간섭력은 아속아구의 핵심 설정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일종의 판타지 세계관에서의 ‘마법’과 비슷했으며, 발현 형태는 초능력과도 흡사했다. 애초에 아속아구는 판타지 차원과 충돌하며 형성된 세계관이었다.


활용법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아속아구 소설에서 등장한 간섭력 기술만 해도 수백 가지가 넘었다.


[방출 랭크6 / 흡수 랭크6]


“우와, 이거 완전 괴물이잖아···.”


보통 헌터 아카데미에서 졸업해 어엿한 헌터가 되려면 방출과 흡수 둘 중 하나가 2랭크만 도달해도 된다. 그만큼 쵸즌의 간섭력 랭크는 치트에 가까웠다.


게다가 처음 본 항목이 하나 더 있었다.


[공명 랭크6]


“뭐야 이건?”


쵸즌에게만 주어진 새로운 간섭력 유형인가? 아속아구 소설 속에서 한 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에이 몰라.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야!”


성운은 심호흡했다. 간섭력은 감각적인 영역이다. 치트 같은 설정을 지닌 쵸즌이라면 간섭력을 손쉽게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성운은 간섭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우우우우웅


대기 중에 흩어진 간섭력이 성운의 신체에 흘려들어왔다.


성운을 둘러싼 공기가 육안으로도 확연히 보일 정도로 일그러졌다.


[신체 변이 감지]

[혈관/심장/폐/골격 강화]

[스텐바이]


성운은 시험 삼아 창틀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꽝!


창틀이 박살났다.


박차고 뛰었을 뿐인데 쏘아진 포탄처럼 날아갔다. 성운은 엄청난 속도로 병원건물로부터 멀어졌다. 한 번에 약 50m는 이동한 것 같았다.


성운은 상정 외의 각력에 기겁했다.


“으어억···.”


엄청난 바람소리에 귀가 먹먹했다. 그러나 곧 몸이 점점 바닥으로 추락했다. 당연했다. 성운은 간섭력으로 신체를 강화한 것이지 비행을 한 것이 아니었다.


“흐아아아아아아!”


성운은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건물 옥상에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의외로 안전하게 두 발로 착지했다. 발이 무릎까지 옥상 바닥에 박히긴 했어도 다친 곳은 없었다.


“헉··· 헉··· 뭐, 이런 방식인가?”


그리고 방금 전 도약으로 대충 몸을 어떻게 써야 할지 요령을 알았다.


자신은 슈퍼히어로 영화나 게임에서 등장하는 초인이 된 것이다. 이 압도적인 해방감. 윤혁의 입꼬리가 스윽 올라갔다.


[재해급 타이탄비스트 아크 춘향 해안가 접근]

[위치 북동쪽]

[해안 수비대 감지]

[임무 완수율 2%]


자아도취에 잠길 시간이 없었다. 경고 문구가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대충 보기만 해도 얼마나 급박해지는지 느껴졌다.


성운은 박힌 다리를 빼서 자세를 바로잡고는 다시 한 번 옥상을 박찼다.


-꽝!


옥상 바닥이 부서지며 성운의 모습이 사라졌다.


# # #


아크 춘향의 해안 수비대 상황실은 아비규환이었다.


“재해급 타이탄비스트 출몰! 장벽으로 접근 중!”

“패러사이트 다수! 실드 유지력 80%!”


상황병은 화면에 뜨는 무수한 붉은 점을 보며 브리핑했다. 수비대원들은 사방팔방을 뛰어다니며 비상사태를 알렸다.


수비대 대장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아크 춘향의 방어 시스템은 어지간한 쓰나미도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재해급 타이탄비스트라니. 달래 위험등급이 ‘재해급’이 아니다.


놈을 막으려면 적어도 4랭크 간섭력을 다루는 마스터 헌터가 포함된 스쿼드 셋이 필요했다. 문제는 그 정도의 숙련된 헌터들은 항시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롭지 않다는 점이다.


“어째서 마더가 타이탄비스트를 감지하지 못한 거야!”


사령관이 울상을 지으며 절규했다.


보통 재해급 타이탄비스트들은 리스트에 올라 실시간으로 추적당한다. 더욱이 네임드 헌터 ‘뱅가드’들과 마스터 헌터들이 놈들을 예의 주시하거나 틈을 노려 사냥한다.


따라서 이번 재해급 타이탄비스트 출몰은 마른하늘의 날벼락이나 마찬가지였다.


- 쿠오오오오오오오


재해급 타이탄비스트의 괴성이 상황실까지도 전해졌다. 바닥에도 울림이 전해질 정도였다.


상황실 메인 스크린에는 해수면 위로 머리를 빼꼼 내민 타이탄비스트가 비춰졌다. 놈은 서서히 수면 밖으로 몸뚱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맙소사···.”


어림잡아 100m는 돼 보이는 덩치다. 머리는 코뿔소의 뿔을 닮은 거대한 충각이 돋아나 있었고, 온몸은 단단한 각질로 뒤덮여 있었다.


“처음··· 처음 보는 개체입니다!”


상황병은 더듬거리며 겨우 말을 이었다. 재해급 타이탄비스트들은 모두 특별 감시대상으로 리스트에 올라 있다. 지금 등장한 타이탄비스트는 리스트에 없는 개체였다.


“방어 시스템 가동합니다!”

“명령 대기 중!”

“뭘 대기해 새끼들아! 쏴! 어서 쏴! 사격 개시!”


아크 춘향의 방어 시스템이 가동했다. 40mm기관포와 대구경 해안포가 불을 뿜었다. 거기에 더해 지상발사 대타이탄 미사일이 발사됐다.


-쿠구구구구

-쾅 쾅 쾅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해수면 밖으로 가슴팍까지 몸을 내밀 타이탄비스트에 포격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상황실에 있는 모든 대원들은 알고 있었다. 이 모든 병기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을.


-크르르르르르르


포격은 모두 타이탄비스트의 거체에 닿기도 전에 폭발하며 투명한 벽에 가로막혔다. 포탄이 명중할 때마다 투명한 벽은 옅게 진동했으나, 작은 균열조차 생기지 않았다.


사령관은 이를 부드득 갈았다.


보통 전조급에서 위협급 언저리까지는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해급이라면? 지진이나 해일을 미사일로 막으려는 꼴이다.


“빌어먹을 타이탄비스트, 빌어먹을 간섭력 같으니.”


모든 물리력을 무효화 하는 간섭력 실드였다. 참사급 이상 타이탄비스트들은 모두 이런 ‘간섭효과’를 최소 한 가지 이상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간섭효과를 가진 타이탄비스트를 격퇴하려면 마찬가지로 간섭력과 간섭기술을 지닌 헌터가 필요했다.


그러하나 놈을 상대할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좀 이르지만, 사령관은 방어기지가 보유한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건 준비됐나?"


안 됐다고만 해봐라. 사령관의 얼굴표정은 그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그 서슬에 바짝 쫄아든 대원이 황급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모두 스탠바이, 스탠바이입니다. 언제든 발사 가능합니다.”

“기지 동력을 모두 그쪽으로 돌려! 최대 출력으로 쏟아 부어야 하니까.”


대원들은 명령에 떨어지기 무섭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지가 다시 한 번 부산스러워지고 있었다.


"그래, 괴물새끼야. 어디 이것도 버텨낼 지 보자.“


사령관이 씹어뱉듯 말하며 스크린화면 속 타이탄비스트를 노려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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