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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만세님의 서재입니다.

억지;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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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만세
작품등록일 :
2014.12.20 11:33
최근연재일 :
2015.02.01 23:58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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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79
추천수 :
57
글자수 :
124,950

작성
14.12.28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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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정환의 일기.

DUMMY

#9. 정환의 일기.


집 앞 마당. 나무그늘의 아래에는 시소가 보이고, 철재 그네에 달린 2인용 나무의자가 놓였다. 새침한 듯, 그네 의자를 운행하고 있는 데마. 들어서는 붉은 스포츠카에는 시선을 두지 않는다.

데마는 이미 자려는 차림으로 흰 레이스에 검은 물방울들이 놓여있는 잠옷 차림이다.

찰리는 지붕이 뚫려있는 스포츠카임에도 아무 말 없이, 인사도 없이 내려선다.

그냥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지정한 그네 의자로 걸어가, 옆에 바싹 다가 서서, 붉은 칠이 된 그네 사슬을 매만진다.

“어떻게 지냈어?”

“뭐·· 집나간 사이에 고양이가 많이 컷더라고, 그냥 걔하고 산책하고·· 그래.”

“집에서는·· 뭐래? 결혼에 대해 생각 해 봤어?”

“아니··? 결혼 따위는 하지 않아! 다시 미용실을 전전하며·· 실력을 쌓던지 해야지 뭐.”

“후훗·· 미안. 우린 이미 그런 사이가 아니지? 허나. 그보다는..., 그 당시에 돌아다닌 미용실들로도 충분하지 않아?”

“음·· 몇 군데는 내 실력으로 이겼지만, 이제는 내 이름을 드러낼 수 있는 실력이 되어주어야 하니까··”


찰리는 떠돌이 인생을 사는 데마 샤론을 납득 할 수 없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 집을 나와, 미국을 떠돌고 있는 것은 ‘언어와 문화를 익히기 위함이라고 판단’하면서, 여자가 감히 “떠돌이 인생을 산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편협한 태도였다.

그럼에도 그러한 자신을 굽히고 - 그녀를 정착시키려고 하였던 60일 간의 질주는 - 이렇게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차는·· 뭐래?”

“응. 빌렸어. 부자의 통역 비서가 되었는데..., 나를 잘 믿어줘.”

“그럼. 앞으로 헤어 샵, 하나 차려 줄 정도의·· 보좌관도 될 수 있겠네?”

“아··! 네가 돌아와만 준다면..., 어떻게든 해 보겠어. 때에 따라선·· 그 사람 발이라도 핥을 수 있다고··”

“그러지마. 떳떳하게 여행하는 여행자가 돼. 어떠한 것에 매여서 사는, 거짓은 되지 말고··”


찰리는 곧 체념하였다. ‘사랑을 되찾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잠시 망각하였던 것이다. 어차피 헤어질 것을 알고 “깨끗한 이별.”을 하기 위해 온 것임을 깨우친다.

그럼에도 가슴 깊은 곳에서는 가끔씩 무리한 간계함이 튀어나오곤 하는 것이다.

그러한 그에 비해. 데마는 그를 매우 거칠게 대하였지만 서도, 현명하게 갈 길을 짚어 줄줄 아는 여인인 것이다.

“그래. 나도 어차피 문화적인 차이를 조금씩 깨닫는 중이니까.”

“맞아. 나도 찰리와 여행 할 동안 즐거웠어. 이제는 각자가 자기의 길을 온전히 한 후에 다시 볼 날이 있겠지. 부요한 곳에 끌려들어서 젊음을 놓치지 말고..., 스스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고뇌를 겪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훗- 동갑내기에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다.”


그가 어리석게 비춰지는 이유는 데마가 더 어른스럽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악감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친구 감정’보다 애정이 앞서다 보면, 많은 고뇌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렇게 이해 할 수 없는 남녀의 이별이야기는 석양과 함께 저물어 가고 있었으나..., 그리스도께서는 비를 퍼부어 주신 이유가 무엇일까?

새털 구름이 언제 적란운으로 바뀌었는지, 광야의 빗줄기가 이들을 찔러대기 시작한다.


집으로 피신하려는 여인과, 차의 천정을 덮으려는 발걸음이 서로를 갈라놓았다.

다시금 차 있는 곳으로 달려오는 데마.

허둥대고 있는 찰리를 밀치고, 데마가 자동 덮개 단추를 누른다.

비가 갑자기 거세게 내리지 않았다면 둘 다 집으로 뛰어들어갔을 것인데, 이번에는 우산이라도 찾아보자며 차 안으로 들어선다.

“휴- 마당이 꽤 넓어·· 그나저나 이 차에는 우산이 없나..., 본데?”

“찰리··! 우산은 필요 없어. 현관까지 20m만 차로 전진하면 되잖아!”


그럼에도,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르는 찰리는 계속 차의 구석을 뒤진다.

데마는 곧 자신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잠옷 속에서, 분홍 빛 가슴 돌출부와 검은 빛의 치마 속이 고스란히 비추인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게 된다.

찰리의 7부 반바지에 허리 단은 이미 왕성해 졌다.


주로 이러한 때.

자동차라는 곳은 이상한 공간이 된다.

사방이 막혀서 그러한 것인지..., 데마는 찰리의 바지 단을 풀고 얼굴을 묻는다.

차 밖에서는 아빠가 우산을 들고, 차창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도 말이다.


=======


샤워를 마친 정환은 노트북에서 일기를 펼친다.

– 1987년 5월 16일 (토).

로키의 설득은 완료되었고, 찰리의 흐름은 왕성하다, 수상 스키나 즐기면서 삼 일간 보내면..., 세 사람이 한국으로 향하게 된다.

우리는 배나무로 부터 얻어지는 열매를 즐기며 남은 계절을 즐기게 될 것이다.

또한 학업 관련하여, 이장님이나 학부형 협회들을 직접 뵈어야 할 것이고, 자본의 흐름은 각 8개국 브로커들에게 연일 ‘줏가 흐름 보고’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찌 보면, 미국의 별장을 하나 갖게 되었다고 판단하여야 한다.

쌍화차 잘 타는 여집사는 관리인으로 두어야 할 것이고, 나머지 경비원과 메이드는 퇴직금을 섭섭지 않게 드려야 할 때이다.

우리는 이제 ‘세 식구’가 되었으니, 최마을의 군입대도 신경 써야 할 과제가 되었고, 형님 가족들도 불편이 없는지 살펴야 하겠다.

이제. 노을이 진다.


어제의 죽어간 자들은, 예수그리스도께 받은 나의 오늘을 위해 대신 죽어간 것이다.

[로키의 아빠도 그러하다고 보인다.]


다섯시 십오분. 나가서 수상 스포츠의 비용들을 검토해 보아야 하겠다. –


스위트룸에서 내려왔다. 1층의 로비는 촬영을 마친 헐리웃 인사들이 북적거리며, 흩어지는 모습들이다. 그 중 스텝들은 너 댓 명이 짝을 이루어 ‘단체로 묵어야 하는 방 키.’를 나누어 받는다.

정환은 차량 통제를 맡았던 찰리가 ‘어떻게 오전 11시에 자유로워졌던 것인지··’ 물어보려 한다.

영어가 서툴기에, 지배인의 도움을 받았다.

아무래도 펜트하우스(꼭대기 층을 말함) VVIP의 부탁이니,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입장이 되어서, 지배인이 대신 물어봐 주는 것이다.

“저기요. 촬영장의 차량통제 알바생은 새벽에만 사용하나요?”

“음·· 아! 그렇죠. 나머지 촬영분은 산장에서 이루어 졌거든요.”


물어보지 말걸 그랬다. 그들은 친절하게도 답변을 매우 잘 해주는 족속이다.

정환은 괜히 의심하였던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된 것이다.

‘호텔 건너편의 칵테일 바에서는 XO 한 잔 마실 수 있지 않을까나?’


스트레이트 한 잔 정도만 마실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호텔 건너로 서 있는 전망대의 2층 지점 칵테일 바가 눈에 들어왔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대기를 기다리지만, 유원지의 모습들은 차량과 관계없이 도로를 건너 다니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이 참에 반칙을 해 보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는 정환.

신호와는 무관하게 횡단보도를 잘 건넜다고 생각하던 그 때.

오토바이 하나가 ‘지붕을 씌운 아크릴 포탄.’처럼 달려와서 그의 앞에 멈추어 선다.

“헤이- 그랜트 힐, 오르모트 호텔이·· 네 집이야?”


반칙을 하였기에 잠시 허둥거렸지만..., 헬멧을 풀어헤친 그녀가 ‘로키’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내 침착함을 되찾는다.

“응?! 로키? 흠..., 히얼 그랜트 힐, 음. 아·· 오르모트 호텔 스윗룸. 플로어 서틴 올. (13층 전체가 내방!!)”

“내가 한쿡말 하는데, 왜 네가 반말로 해?”

“훗·· 반말이 아니라, 반대로 말했다. 라고·· 해야지. 맞지!”

“아. 맞아. 반대로··”


로키가 ‘앞의 말은 모두 영어 발음’이었으나, 뒤에 “네 집이야?”는 정확히 발음하려고 고생한 한국어라 표현하니..., 정환은 자신의 착각을 인정한다.

여행지에서는 언어 사용에 있어서의 이러한 해프닝들이, 소소한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로키는 정환이 심심할까봐 찾아왔단다.

그러나 정환의 눈에는 ‘미리서 술 먹으려는 줄 알고, 그의 자유와 즐거움을 제제하려고 온 사탄’같이 느껴졌다.

이들은 편의점에 들러 맥주 6캔 짜리를 들고, 감자로 된 멕시코 과자를 사 들고는 나왔다.

이곳의 수상 스포츠 가격을 로키가 죄다 읇어준다.


걷다가 멈춘 곳은, 나무 나루터가 만들어졌으나..., 반은 부수어진 산그늘 아래다.

아빠하고 자주 왔던 낚시터라고 하지만, 그 ‘자주’가 년 2회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검은색 자갈이 깔린 강바닥이 노을 빛에 물드는 모습을 보면서, 당찬 17세 청소년은 캔을 꺾었다.

“캬- 이렇게 먹는 거야. 입을 안 대고 목구멍 만으로··”

“음·· 난 술을 못 먹어. 그런데, 솔직히 오늘. 너희 아빠 생각이 나서, 브랜디 한 잔 하려고 했었다.”

“생각? 띵크·· 맞아. 생각하지 말고 먹어!”


대화는 안 통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언어를 잘 하는 소녀다.

그럼에도 아무리 대화를 시도 하더라도, 브랜디를 자신의 성 ‘블론디 브레스트를 뜻하는 것’으로 듣는 것이었다.

정환이 180인데, 이 소녀는 곧 그의 키를 훌쩍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어려서부터 맥주를 즐기면 주로 이렇게 큰다고들 하지만, 기실은 그녀도 처음 입에 대는 술이다.


검은 자갈을 하나 집어 물가에 던지면서도, 눈물을 그칠 줄 모른다.

자동적으로 흐르는 눈물처럼 보이지만, 바라보고 있는 정환은 안타깝다.

술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 - 옆에 앉은 자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상대여서 그러는 것인지 - 알 길이 없다.

여하간 정환은 그냥 저냥 재미난 동생이 생겼다고 생각하였고, 그저 과자를 집어먹기에 여념이 없다.

“어쩌다 부자 됐어?”

“뭐. 그냥. 아이디어가 좋았던 거지.”

“아~앙·· 아이디어! 여하튼 우리 할아버지 때부터 그 많은 월급을 주었다는 거야?”

“뭐·· 대단한 것은 아니야. 나 살자고 만든 시스템인데, 여럿이 살더라고··”


로키는 적어도 화학쪽은 공부가 되어있는 모양이었다.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사람을 살리는 기능이 있다는 정도는, 미국말로 술술 늘어놓는다.




<우리 죄를 대속해서 피 흘리신 예수그리스도의 놀라우신 사랑 받들어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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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pisode 첫번째 끊어내기. rule 0 15.02.01 455 1 15쪽
23 마르다의 일기. 15.02.01 319 1 10쪽
22 누군가 널 위하여. 15.01.25 436 1 11쪽
21 자신이 여자인 걸로 아는 처지. 15.01.25 506 1 11쪽
20 아버지의 마음 (2). 15.01.25 397 1 12쪽
19 15연단 - 그 두번째 이야기. 15.01.18 433 2 9쪽
18 아버지의 마음 (1). 15.01.17 500 0 8쪽
17 단순 여왕님 만세. 15.01.17 562 2 10쪽
16 번개 검(剣). 15.01.17 323 1 11쪽
15 15연단 - 그 첫번째 이야기. 15.01.09 526 1 14쪽
14 그럼에도 불구하고. 15.01.09 390 2 10쪽
13 마르다. 15.01.09 529 2 14쪽
12 배구 선수. 15.01.04 515 1 10쪽
11 최면술(酒). 15.01.04 410 1 14쪽
10 사랑 15.01.04 511 2 10쪽
» 정환의 일기. +2 14.12.28 453 3 11쪽
8 말 풍선. 14.12.28 464 2 9쪽
7 로키 브론디 브레스트. 14.12.28 617 1 13쪽
6 사기템. 14.12.25 55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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