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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굽는중

SSS급 아카데미 비선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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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찐빵
작품등록일 :
2022.05.12 21:28
최근연재일 :
2022.08.17 22:32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49,693
추천수 :
1,378
글자수 :
402,408

작성
22.08.17 22:32
조회
232
추천
5
글자
11쪽

살명(殺命)

DUMMY

”끼히! 끼히히히! 거, 걸렸구나!“


”피해욧!!“


-푸화악!


두동강이난 살덩어리들이 땅에 떨어지자 그것들은 마치 연막탄처럼 핏빛 연기를 피어올렸다.

그리고 그 핏빛 연기들은 마치 뱀처럼 검령을 향해 덤벼들었다.


”그, 그분께! 저,전수받은 혈쇄술이다! 너, 너는 이제 내, 내 노예야!“


”어떻게 그 금술을!!“


수린혈쇄술.

과거 상고시절 중국의 마귀들이 사악한 무당들과 함께 만들어낸 사악한 사술이었다.

사술사의 더러운 피륙을 제물로 삼아 이에 접촉하거나 맞닿은 신령과 신수를 순식간에 더럽혀

자신의 노예로 만드는 술법으로.

그 시술자가 천살을 맞을 정도로 타락하여야 하기에 사술사들 사이에서도 사장된 사술이었다.


사술사가 맞은 천살이 지독하면 지독할수록 그 강제력과 위력이 커지는 금술로.

지금 남자가 맞은 천살이라면 아무리 드높은 신령이라도 순식간에 쓰러질 터.

이수아가 짐작하기에도 검령의 위는 오래도록 수련한 신령과 못지 않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만약 저정도 되는 신령이 타락하여 마령이 된다면.

그 자체로도 어마어마한 재앙이 될 터.

허나 그럼에도 이수아가 섵불리 움직일 수 없는 이유는 저 혈쇄술로 일어난 사기는 접촉하는 것 만으로도 영을 더럽히는 악독중의 악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수아가 잠시 멈칫한 찰나.

핏빛 연기가 순식간에 검령을 애워싸고 사술사의 웃음소리가 더더욱 높아졌다.


”끼힛! 끼히히힛! 어, 어떠냐! 하, 할 수 있으면, 저, 저 하찮은 시,신령을. 구, 구해보던가!“


저열한 목소리로 비웃는 남자를 아랑곳 않고 이수아는 부적에 신력을 불어넣으며 그녀의 수호신들을 불렀다.


”벼락 할아버지! 풍백 할배!“


벼락은 하늘의 불, 삿됨을 불태우고.

바람은 사방의 의지, 모든 것을 정화한다.

순식간에 그녀를 감싸는 신력이 태풍으로 화하여 울부짖자, 그 위세에 사술사 역시 순간 말을 잃었다.

허나 다시 피에 젖은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소리 높여 웃었다.


”끼하하하하! 느, 늦었어! 그, 그정도 바람과 벼,벼락으로. 지옥 혀,혈신들의 족쇄를 마, 막을 수 있을 거 같아!?“


”.....“


사술사의 악독한 저주에도 이수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본디 신과 통하여 이적을 보이는 것은 물리적인 힘보다도 정신의 일점에 달린 것.

그녀 스스로도 믿지 못해서야 어떻게 다른 이를 구하겠는가.

그것도 그녀를 이끌어주고 북돋아준 은인의 신령인데 몇마디 말에 흔들려 일을 그르칠 순 없었다.


”삿됨을 불태우고, 잔해를 지운다! 풍뢰정택!“


그녀의 호통에 순식간에 바람이 벽을 세우고 벼락이 깃대를 세워 정화의 진을 만들었다.

바람과 벼락은 함께하면 더더욱 힘을 북돋고 더더욱 강대해지는 법.

허나 그만큼 통제되지 않는 힘이라 이를 다루려면 온 힘을 다해 집중해야했다.

조금이라도 어긋났다가는 사술뿐 아니라 그 안에 갇힌 검령 역시 벼락에 피해를 입을 터.


‘조금만, 조금만더...!’


이수아의 신안이 환하게 빛나며 혈쇄술의 혈기와 그 안의 검령을 꿰뚫어보았다.

검령은 온전하고 그 주위의 혈술만을 순식간에 불태워 바람으로 쓸어버릴 요량이었다.


이윽고 그 힘의 집중과 통제가 가락이 잡히고, 개진하여 힘을 풀어놓을 순간이 지척에 왔을 순간이었다.


”지금이야! 개지....“


[암천검-살략]


-촤라락!


무미건조한 목소리와 함께, 살벌한 빛이 혈쇄술과 함께 풍뢰정택진을 갈라버렸다.


”어?“


”어?“


순식간에 사라진 혈기와 풍뢰의 신력.

그리고 그 대신 칼날 같은 살기가 주변을 무겁게 내리 눌렀다.


[...감히]


무릎을 꿇고 하늘 높이 검을 치켜올린 검령이 살기가 줄기줄기 흐르는 목소리로 사술사를 노려보았다.


”히이익?! 어, 어떻게 혈쇄술을... 그, 그건 태고적 옛 신들도 타,타락 시킨 대, 대 술법인데..!“


검령의 삿갓 아래 숨겨진 눈에서 새하얀 살기가 폭사하고 분노에 찬 검이 순식간에 남자의 양 팔을 난도질했다.


”끼야아아아아악!!“


[감히 그분의 검으로 이따위 천한 사술을 베게 만들어?!!]


오히려 잠든 호랑이의 콧털을 건드린 듯 분노에 가득찬 검령의 기세에 이수아가 불러낸 옛 신들과 심지어 그녀의 몸주신까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죽이고 또 죽이겠다!!]


”끼학?! 사, 살려.. 살려줘! 내, 내가 아는 걸 다 말할....“


[닥쳐!]


”잠...! 뭐야!“


정보를 얻기 위해 남자를 살려둬야 한다고, 이수아가 검령을 말리려 했지만 그녀의 몸주신이

급하게 그녀의 눈을 가렸다.

갑자기 깜깜해진 시야에 이수아가 비명을 지르자 낯익은 목소리가 그녀를 다독였다.


[조용히 있거라]


”할매!“


[위험하다 하지 않았니. 눈 돌아간 저 귀신을 어찌 막으려고.차라리 저 천천히 회뜨이고 있는 녀석이 덜 위험할게다]


”회를 뜨여요?!“




* * *



”이거 괜찮은거야?“


[무어가 말이냐?]


찾던 물건을 찾아 내가 선도향을 나설 즈음.

검령이 새카맣게 물든 강남거리와 은신하다 이수아의 뒤를 노리려던 사술사를 잡아냈다.

문제는 이놈이 제 살덩이를 이용한 사술로 검령을 공격했다는 것.

허나 애당초 이 세상에도 저 세상에도 속하지 않은 검령에게 기존의 사술이 먹힐리는 만무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검령의 시야는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사람을 말 그대로 천천히 포 떠버리는 광경을 비디오도 아니고 머리로 직접 받아보게 되다니.

저러면 내가 도착해서 심문을 할때까지 살아있을려나.


[별 걱정을 다하는구나. 죽은지 오래인 시체도 아니고 천살을 맞아 낙인찍힌 혼령 따위가

일검의 손을 벗어날 리 없잖느냐]


”오, 그러면 걱정은 없겠네“


암만 경지에 올랐다곤 해도 나는 태생이 검수로, 경지에 올랐다 한들 다른 세상에 속한 영이나 신을 꿰뚫어 보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다.

어차피 그쪽 계열은 전담하는 부서가 따로 있었고, 나 역시 요괴나 실체화된 이매망량들을 전담하기도 빠듯해서 별로 신경은 안쓰고 살았다.

그래서 내가 이 세상에 자리잡으며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이 바로 그런 영적인 존재들에 대한 대비였는데.

이제 한시름 놓아도 되겠다.


[크~ 내가 봐도 참 잘 만들었구나. 영과 육에 모두 통하는 검을 휘두르며, 지상을 걷고 지하를 주시하는 검을 든 마령이라!]


”그렇게 자랑자랑을 하더니. 꽤 공들여 만들었나보구만“


그렇게 만타라쟈가 자랑하는 검령의 솜씨를 천천히 구경하며 산책삼아 선도향을 걷다보니 어느새 이수아가 지나갔던 선도향 정문이 나타났다.


”어디보자... 그래도 후딱 가는 게 좋겠지?“


[뭐... 일검이 보내온 광경을 보아하니 아주 작정하고 준비한 듯 하다.

일을 크게 안 만들고 빠르게 놈들을 쫒으려면 서두르는게 좋지 않겠느냐]


-웅웅웅!


만타라쟈의 말에 허리춤에 달고 있던 검이 요동치며 내 허벅지를 쳐댔다.

그 모습이 마치 빨리 움직이라고 닥달하는 모양새였다.


”네 주인은 무사하단다. 그러니 좀 조용히 좀 있거라“


-웅!


”이거야 원. 떼쓰는 꼬맹이 달래는 것도 아니고....“


슬쩍 코트를 젖혀 내려다본 허리춤엔 한 고풍스런 검이 한자루 달려있었다.

내가 이 세상에 떨어지자마자 처음으로 잡았던 이수아의 검.

과거 내 애병을 쏙 빼닮은 검이자 이 세상의 나라고 할 수 있는 이선향이 이수아에게 남긴

사진참사검이었다.


”혹시나 일이 커지면 녀석도 무기는 필요하겠다 싶어 받아온 것인데....“


사실 하려면 검령이 그 무당을 잡기 전에 놈의 목을 떨궜겠지만.

사진검의 기운을 쫒아 찾다보니 도착한 곳은 이수아가 머물던 여자 기숙사

그런데 몰래 들어가 검을 가져왔다간 괜한 오해를 살 듯하여 히메카에게 부탁하여 검을 받아온다는 것이 이렇게 시간을 잡아먹었더랬다.


”설마하니 검령 선에서 꼬리가 이리 쉽게 잡힐 줄이야“


가볍게 발을 굴려 망량보를 펼치니 주변엔 저물어가는 노을색 하늘이, 발 아래론 활기차게 흘러가는 도시가 펼쳐졌다.


수면을 박차듯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허공을 달리며 나는 묘한 기분에 괜시리 고개만 갸우뚱 했다.


”일이 너무 쉬운데“


요상하게 이 세상에 떨어지고 나선 일이 수월하게 풀리는 기분이다.

원래 내가 하던 일들의 절반이 시작부터 꼬여서 머리를 쥐어싸거나.

나머지 절반은 진행 하다가 꼬여서 머리를 쥐어 뜯던 일이었는데.


”애들이 고생을 안해서 그런가. 내가 너무 고생한건가?“


어째 빌런이라고 하는 짓들이 너무 단순하달까, 인간적인 범주에서 놀아서 되려 속셈이 뻔하게 읽히니. 되려 내가 너무 썩은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


”나이를 먹었나. 온갖 잡생각에 머리가 조용할 틈이 없어“


그러고보니 스승도 나를 가르치다가도 진탕 술이나 마시고 기절하듯 잠이나 좀 자봤으면 하고

한탄했더랬지.

그땐 이 늙은 칼잡이가 뭔 소리를 하는건가 의아했지만 이제 그 마음이 어떤지 조금 이해가 갈 듯 했다.


[머리속의 잡음을 베려 검을 휘두르는 것. 검수들의 평생 숙원 아니겠느냐]


”그런건가.... 차라리 검 대신 음악이나 할껄“


그러면 잡음 대신 흥겨운 노랫가락이 머리속을 체웠을 텐데.


”....저기구만“


길거리를 위장시키던 술사가 완전히 무력화되자 숨겨져있던 흉악한 사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길거리.

이제서야 눈치챈 영능력자들의 비명소리가 귀를 때리고,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도망치는 모습이 보이자 허공을 박차던 발이 천천히 멈췄다.


-솨아아아아!


무게가 돌아온 것처럼 순식간에 떨어지는 몸을 바람이 세차게 때리고 지나갔다.


”어디보자. 옛날 생각 나네“


오랜만에 따끈하게 씻고 달게 자고 있는데.

귀청을 때리는 비상 경보에 한달음에 허공을 박차 성역 외곽의 연옥공으로 날아갔더랬지.

그때도 이렇게 새카만 사기를 흩뿌리는 귀신 들린 좀비들이 눈을 어지럽혔었다.


”잠깐 빌리마“


-우우우웅!!


내가 손잡이에 손을 대자마자 이수아의 사진검은 비명을 지르며 요동쳤지만.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소리도 없이 뽑혀 나온 사진검이 노을 빛으로 타오르는 것처럼 빛났다.


”....쓸데없이 화려하구만“


노린 건 아닌데.

쓸데 없이 폼을 잡은 꼴이다.


”이러니 스승이 덜떨어진 놈이라고 고개를 저었던 건가?“


피식 웃으며 손목을 털자 검은 순식간에 노을을 털어내며 사방의 바람을 서늘하게 휘어잡았다.

차갑게 얼어 붙는 공기, 순식간에 조용해진 길거리.

그 위로 한번의 검초가 사방을 내려그었다.


”살명(殺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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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명(殺命) +3 22.08.17 233 5 11쪽
88 수린혈쇄술 +2 22.08.11 135 2 10쪽
87 내가 기억해놨는데? +1 22.08.10 132 1 10쪽
86 눈은 멀리 몸은 여기 +1 22.08.08 141 2 11쪽
85 알고보니 로열블러드 +2 22.08.04 145 3 10쪽
84 현재만 보는 남자, 미래만 보는 여자 +1 22.08.03 149 3 12쪽
83 평온한 행정부 업무 +2 22.08.02 149 5 10쪽
82 사이비 삼국시대 +1 22.08.01 151 3 12쪽
81 내 어장에 사이비가? +2 22.07.28 173 5 10쪽
80 이정도면 SSS급 일타강사 +1 22.07.27 158 7 11쪽
79 돌아보니 겁나 막장이네 +1 22.07.26 180 7 9쪽
78 새카만 그림자가 오다 +1 22.07.25 169 5 11쪽
77 팔은 가져가야지. +1 22.07.22 194 8 11쪽
76 내 흐름을 따라와라 +1 22.07.19 222 8 10쪽
75 선생님! +1 22.07.18 273 7 10쪽
74 이 순간은 얼마나 짜릿한지 +1 22.07.15 233 7 11쪽
73 항공모함 4대가 기다린다 +1 22.07.14 254 5 10쪽
72 학생회의 진면목 +1 22.07.13 264 6 10쪽
71 선생님 물 멈추시네 +1 22.07.12 274 7 9쪽
70 선생님 물 가르시고 +1 22.07.11 272 5 10쪽
69 마녀와 침입자 +1 22.07.08 313 7 9쪽
68 경제사범 연금술사 +1 22.07.06 305 6 11쪽
67 형만 믿고 따라와 +1 22.07.05 310 6 10쪽
66 아주 재미있는 짓을 해볼까 +2 22.07.04 331 6 11쪽
65 그래, 수싸움은 하지 맙시다 +1 22.07.01 347 10 10쪽
64 레고 같은 무공 +1 22.06.30 343 9 11쪽
63 일단 저것부터 처리할까? +1 22.06.29 347 8 11쪽
62 요즘 것들은.... +1 22.06.28 376 9 10쪽
61 당소월의 각성 +2 22.06.27 360 7 10쪽
60 월궁의 신괴 +2 22.06.24 368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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