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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홀덤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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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성
작품등록일 :
2024.08.02 12:12
최근연재일 :
2024.08.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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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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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덤을 너무 잘함 1화

DUMMY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평범하게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대학교를 나온 뒤, 웹소설 매니지먼트에 취업했다.

그리 큰 연봉은 아니었지만, 삶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연봉을 받았다.

일에 큰 자부심은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하며 평범하게 살아갔다.

그리고 이런 평범한 삶이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 생각했다.


“레이즈, 이백.”


그런 내가 칩이 널브러져 있고 카드가 오가는 이곳에 앉아 있게 될 줄이야.


“천으로.”


그것도 판돈이 한판에 수천이 오가는 이런 큰판에서 놀게 될 줄이야.


‘여기서 3-bet이 나온다고? 도대체 왜?’


앞에 놓인 카드 두 장을 손으로 가리고 다시 확인했다.

A클로버와 A다이아몬드 두 장.

텍사스홀덤에서 커뮤니티 카드가 깔리기 전인 프리플랍 상황에선 최강의 패였다.


‘상대는 킹스인가? 그럼 제대로 엮였다.’


이런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 건 상대의 핸드가 AA 다음인 KK나 QQ일 경우이다.

그게 아니라면 AKs정도로 예상할 수 있었다.


‘헤즈업 상황이다. 내가 여기서 4bet을 하게 되면 도망칠 가능성이 있어.’


이미 다른 플레이어는 모두 폴드를 한 상황.

1 대 1이 된 상황에서 다시 배팅을 한다는 건, 내 핸드를 너무 강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았다.


‘여기에선 트랩을 깔아서 밸류를 뽑아야 해.’


함정을 놓기로 결정하고 콜을 했다.


“콜.”


멘트와 함께 딜러가 칩을 가져가 가운데에 모았다.

그리고 곧장 세 장의 커뮤니티 카드가 열렸다.


「3d 3s 6h」


3다이아, 3스페이드, 6하트.

3이 두 장이 깔렸다.

하지만 배팅라인을 생각했을 때,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카드가 아니었다.

드로우 핸드도 형성되지 않는 보드였기에 큰 위험이 없었다.


‘여기에선 c-bet이 나올 확률이 높다. KK나 QQ같은 하이페어가 아니더라도 주장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상대가 액션을 먼저 하는 얼리포지션이었기에 나는 예상을 하며 액션을 기다렸다.

그때 한쪽 팔에 문신이 가득한 남자가 갑자기 백만원짜리 칩을 잔뜩 집더니 그대로 밀어넣었다.


“올인.”

“올인이요?”

“귀에 좆박았냐? 안 들려?”

“죄...죄송합니다. 칩 커버입니다.”


문신남의 험악한 목소리에 딜러가 주춤거리며 상황을 전달했다.


‘미친, 이 상황에서 올인을 한다고? 아무리 KK나 QQ이라 하더라도 나랑 칩이 거의 비슷한데?’


둘다 플레이시간이 길기에 스택이 5천만원가량 쌓여 있었다.

그런데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올인이라니?


“타임 드리겠습니다.”


토너먼트와 달리 캐시에서는 생각할 시간을 길게 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딜러는 빠르게 타임을 불렀다.


‘아니야. 오히려 이건 기회야. 상대한테 3이 있을리가 없어. 내가 지금 지고 있는 확률은 없다.’


그러는 사이에도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배팅라인으로 읽을 수 있는 상대의 패는 하이페어다.

하지만 하이페어에서 가장 강한 핸드인 AA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상황.

내가 질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5, 4, 3.”


빠르게 줄어드는 카운트에 더 이상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콜, 에어라인입니다.”


칩을 내밈과 동시에 자신만만하게 핸드를 오픈했다.


“와...”

“에어라인이었어.”

“거봐. 내가 에어라인 같다고 했다니까.”

“트랩 제대로 깔았네.”


두 장의 에이스 카드를 확인한 다른 플레이어들이 탄성을 터트렸다.

모두들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탄성이었다.

그런데.


‘왜 웃고 있는 거지?’


반대쪽에 앉아 있는 문신남은 실실거리는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의 카드를 오픈하지 않고 있었다.


“이야~역시 에어라인이었네. 사장님, 정말 잘 치시네요. 마치 교과서처럼 치십니다.”


역시 에어라인이라고?


“그러니까, 겁나 읽기 쉽죠.”


그러면서 자신의 카드 한 장을 오픈했다.


「6s」


6스페이드.

설마 66으로 쓰리뱃을 천으로 때린 건가?

아니야, 아무리 막나가는 놈이라 하더라도 타이트한 이미지인 나를 상대로 그럴 수는 없어.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습니까? 내츄럴 나인이라고.”

“그게 무슨...”


헛소리냐고 뱉으려는 순간.

녀석이 또 한 장의 카드를 오픈했다.


「3h」


3하트.

말도 안 되는 카드가 쓰리배터인 상대의 손에서 나왔다.


“우와~한 방이었어!”

“한 방 타이틀이다!”

“크으! 역시 내츄럴 나인이었구나!”

“이거 역전의 수가 없겠는데?”

“에이스가 뜨면 역전이지. 왜 역전이 없어?”


내츄럴 나인이 바카라 용어라는 건 조금 더 뒤에 알게 되었다.

바카라에서는 최강인 핸드였지만, 홀덤에서는 쓰레기와 같은 핸드였다.

그런 핸드로 3-bet을 천으로 감는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아니야, 아직 진 게 아니다.

턴과 리버에서 역전 가능성이 살아 있었다.

확률은 고작 8.7퍼센트에 불과했지만, 역전의 가능성은 분명 있었다.

그러나.


「Js」


턴에는 J스페이드가 깔리고.


「Kh」


리버에는 K하트가 깔리면서 역전은 불발됐다.


“6, 3 타이틀 윈. 칩 커버입니다.”


딜러의 말과 함께 앞상에 있던 모든 칩이 상대에게로 이동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동되는 칩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밖에 없었다.


“와...역대급 팟이네.”

“저게 다 얼마야? 한 1억은 되겠는데?”

“어떻게 6, 3따라지로 천으로 쓰리뱃을 감냐?”

“에헤이, 형님. 따라지라뇨? 내츄럴 나인입니다. 내츄럴 나인!”

“하하! 그렇지.”


감탄과 웃음이 오가는 테이블.

그리고 그것이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나는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씨발! 이건 사기야!!”


현실을 부정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사장과 매니저가 와서 진정시키고 테이블에서 뺐다.

그리고 정산이 이루어졌다.


“이전에 플레이했던 것까지 합쳐서 결제해야 하는 금액이 모두 6742만원이네. 여기서 242만원은 차비처리 해줄 테니까, 6500만원만 입금하도록 해.”


6500만원.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은행어플을 열어 잔고를 확인했다.


[35,422,200원]


잔고는 턱없이 부족했다.

옆에서 곁눈질로 그걸 확인한 사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부족해?”

“죄송합니다...일단 삼천오백 입금하고 나머지는 빠르게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인마, 그동안 네가 여기에서 이겨간 것만 해도 3천이 넘는데. 그 돈은 다 어디 갔어?”

“여기저기 쓰느라...”

“후우...알았다. 일단 있는 거 입금해. 그리고 일주일 줄 테니까, 나머지 삼천 처리해라. 알았지?”

“예...”

“그리고 허튼 생각하지 마라. 나도 괜히 네 회사에 가서 깽판 놓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야.”


명백한 협박.

하지만 진짜 그럴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돈을 입금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에게 사장이 말했다.


“아, 그리고 너 다음부터는 가게 오지마라. 씨발, 아무리 빅팟을 졌다고 해도 사기라는 말을 함부로 하냐?”

“그...그건 상황이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6, 3같은 핸드로 쓰리뱃을 천이나...마치 보드에 6, 3이 깔릴 걸 알았다는 듯이 친 거잖아요!”

“인마! 그럼 한 번 더 감았어야지! 네가 잘못 플레이해놓고는 왜 이제와서 남탓이야? 그리고 저게 운이 좋아서 타이틀이 된 거지. 보통 상황에선 그냥 좋은 손님 아니냐?”


맞는 말에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평범한 상황이었으면 분명 좋은 손님에서 끝났을 테니 말이다.


“여하튼, 네가 한 말은 내 가게를 모욕한 거야. 그러니, 다음부터는 가게에서 게임칠 생각하지마. 돈은 일주일 안에 입금하고.”


돈 잃고 블랙까지 당했다.

하지만 그 사실보다도 집으로 향하는 내내 핸드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정말 내가 잘못한 걸까?’


사장의 말대로 자신이 잘못한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런 복기도 잠시.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고 눈을 떴을 때, 도착해있는 한통의 메시지로 모든 게 현실로 돌아왔다.


[블랙사장형님 : 잊지마라. 일주일이다. 정확히 3천 입금해야 한다.]


3천만원.

평범한 회사원이 마련하기에는 너무 큰돈이다.

그래, 평범한 회사원.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평범했던 일상이 왜 이렇게까지 무너진 걸까?


“그때 홀덤펍을 가지만 않았어도...”


불과 1년 사이 모든 게 바뀌었다.


* * *


1년 전.

어느날과 같이 평범한 날이었다.


“작가님, 오늘 원고가 아직 안 들어와서요. 아, 예. 알겠습니다. 6시 30분까지는 꼭 보내주세요.”


작가에게 독촉하는 것.

그것이 편집자가 할 가장 첫 번째 업무였다.

매일 연재가 많은 웹소설 특성상 매일 같이 원고가 들어와야 했다.

하지만 마감시간까지 제대로 들어오는 원고는 백 중 열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마감시간을 넘겨 아슬아슬한 시간에 원고가 들어온다.

덕분에 매일 같이 야근을 해야 하는 게 일상이었다.


“누구 원고가 아직 안 들어온 거야?”

“정우 작가님. 이 작가님, 손은 빠른데.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단 말이지.”

“흐흐, 그게 어디 그 작가만 그런가? 다른 작가들도 다 마찬가지지.”

“후우...그래서 더 스트레스다.”


동료와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업무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퇴근한 시간이 어느덧 8시.

오늘도 정시에 퇴근을 하지 못했지만, 동료와 함께 인근 고깃집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크으...진짜 이때가 가장 살맛이 난다니까.”

“동감이야. 그나저나 작가들은 왜 이렇게 원고를 늦게 주는 걸까?”

“뭐 창작의 고통 아니겠냐? 그것도 아니면 게임하느라 놀아서 그런 거겠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인 자신들에게는 늦게 들어오는 원고만큼 스트레스도 없었다.

그만큼 잔업도 많아지고 야근도 길어지니 말이다.

거기다 펑크라도 나는 날에는 상사에게 갈굼까지 당해야 했다.

거기다 괴팍한 작가한테 걸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스트레스가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라도 동료와 퇴근 후에 잡담하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게 일상의 낙이 되어버린 이유였다.


“후우...잘 먹었다.”


그렇게 1차를 끝내고 나왔을 때, 동료인 신 대리가 말했다.


“2차 가야지?”

“안 돼. 월급 전이라 통장이 빠듯해.”


월급까지 고작 5일이 남은 상황.

2차까지 가서 더치페이를 하기에는 통장 잔고가 아슬아슬했다.

신원호 대리는 피식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2차는 형님이 쏠게. 가자.”

“진짜?”

“그래.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가자.”


안 그래도 알콜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고 있던 차였다.

공짜 술이란 말에 신원호의 손에 이끌려 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다양한 술집과 식당 등이 모여 있는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곳은 3층이었다.


[에이스 홀덤펍]


간판을 확인하고 신원호에게 물었다.


“여긴 뭐야? 술집이 아니잖아?”

“술집이야. 그냥 홀덤도 치고 술도 마실 수 있는 곳이지.”

“홀덤? 그거 도박 아니야? 나 불법은 좀 그렇다. 그냥 집에 갈래.”

“에헤이, 이건 다 합법이야. 그리고 누가 너한테 게임 치래? 그냥 들어가서 맥주나 한잔 해. 술은 내가 사줄 테니까.”


합법이란 말과 이미 한잔 걸쳐 알딸딸해서인지 신원호의 손에 이끌려 가게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

가게 내부는 불법이란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조금 어두운 조명과 함께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고 영화에서나 봤던 기다란 테이블에 몇몇 사람들이 앉아 카드를 치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오빠! 오늘도 왔네?”


그때 직원들이 반갑게 원호를 반겼다.

그중에는 젊은 여자 직원도 있었다.

20대 초반에 단발머리를 한 예쁜 여자 직원이 원호에게 다가와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우리 예지 보고 싶어서 왔지.”

“나참, 말이라도 못하면. 어차피 게임치고 싶어서 온 거잖아?”

“하하! 겸사겸사지. 자리 있어?”

“응. 바로 들어갈 수 있어. 지금 블라인드 어떻게 돼?”

“아직 백단위입니다.”

“백단위라는데 들어갈 거야?”

“응. 그리고 내 친구한테 맥주 좀 주고.”

“알았어요~어플로 주문 넣어줘.”


익숙한 듯 자리에 가서 앉는 원호에게 다가가 물었다.


“나는 어떻게 하라고?”

“그냥 여기 앉아서 맥주 마셔. 부족하면 나한테 말하고 더 시켜줄게.”


술이 목적이긴 했지만, 설마 혼자 마시게 될 줄이야.

뻘쭘하게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을 때, 예지라고 불렸던 여자직원이 병맥주를 가지고 와서 앞에 놓아주었다.


“안녕하세요? 원호 오빠 친구에요?”

“아, 직장 동료입니다.”

“에헤, 그럼 오빠도 편집자?”

“아, 예.”

“우와~편집자를 또 보게 될 줄이야. 정말 신기하네요!”


그녀가 자연스레 맞은 편에 앉으며 말상대를 해주었다.

직장인이 되고 20대 초반 여자와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그녀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와...그럼 작가들이 원고를 안 주면 퇴근도 못하는 거에요?”

“그렇죠.”

“작가들 너무하네! 여긴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인인데! 원고 좀 빨리 주면 안 되나?”


자신의 일처럼 화내주는 그녀의 모습에 순식간에 대화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때였다.


“아놔! 올인 당했어! 리바인!!”


테이블에 앉았던 원호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그 모습을 빤히 보고 있자 예지가 물었다.


“오빠도 홀덤 칠 줄 알아요?”

“예? 아뇨. 사실 이런 곳도 처음 와봤습니다.”

“그래요? 그럼 내가 알려줄까요?”


제안에 망설이고 있을 때, 그녀가 손을 뻗어 자신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저쪽으로 가서 제가 알려줄게요!”


그렇게 홀덤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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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홀덤을 너무 잘함 2화 24.08.02 2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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