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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재(臀才) 님의 서재입니다.

크툴루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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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재(臀才)
작품등록일 :
2022.12.15 00:14
최근연재일 :
2023.01.03 23:55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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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4,256

작성
22.12.1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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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화

DUMMY

190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

차에서 내린 그는 위풍당당한 걸음걸이로 건물 안으로 곧바로 걸어들어왔다.

그런 그를 발견한 다소 외소해보이는 사내가 그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오셨습니까!”


우렁찬 인사 소리.

이에 안 그래도 끌리는 사람들의 이목이 더욱 모여들었다.


“모야. 조폭인가봐?”

“와 살벌하게도 생겼네. 야, 이쪽 본다 얼굴 돌려.”

“나 진짜 조폭 처음 봐. 완전 무섭다.”


사람들은 두 사람을 보고 저마다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이에 덩치 큰 남자는 썬글라스를 벗으며 자신에게 인사를 건낸 사내의 어깨를 부여 잡으며 말했다.


“야, 내가 밖에서 이렇게 인사하지 말라고 했지?”

“예? 하지만······.”

“하지만은 뭐가 하지만이야. 야, 용석아. 우리 경찰이야. 미워하면 닮는다고 우리가 조폭 잡으러 다닌다고 조폭을 닮아야 쓰겠냐?”


대한민국 강력계 2반 강우림 형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무섭게 생긴 얼굴 때문에 최대한 티나지 않게 살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주변이

전혀 도움이 안 되었다.

아니 오히려 함께 있다가 불똥이나 맞지 않으면 다행.

강우림 형사는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말을 삼켰다.

오늘은 강력 2반의 동료이자 그의 버디인 임수혁이 결혼을 하는 날이었다.

결코 화를 내서는 곤란했다.


“유 반장님은?”

“지형사님하고 한 잔 하고 계십니다.”

“아니, 이 양반들이. 긴급 출동 걸리면 어떻게 하려고 술판을 벌여?”

“저도 그렇게는 말했는데······.”

“에라이, 윗 대가리라는 사람들이 본보기가 될 생각을 해야지. 남 보기 부끄럽게 쓰리.”


그렇게 강우림이 혼잣말을 내뱉는 찰나.

갑작스레 이용석이 괴상한 춤사위를 추기 시작했다.


“너, 뭐하냐? 몸에 벌레라도······.”

“내가 그렇게 부끄럽냐?”


뒤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강우림은 식은땀을 흘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에? 술 마시는 거 아니셨습니까?”

“안 그래도, 긴급 출동 걸릴까봐 그냥 입만 적시고 왔다. 수혁이 아버지가 자식 잘 부탁드린다며 계속 한 잔 권하는데 어찌 매정하게 거절하겠냐?”

“크흠······.”


강우림은 멋쩍은 듯 헛기침을 내뱉었다.

그렇게 유 반장이 한 마디 더 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러한 유 반장의 스마트폰에 진동이 울려퍼졌다.


“이런······.”

“뭔데요?”

“살인 사건이다.”

“살인 사건이요? 허, 거 참.”


아무리 강력계에서 흔하디 흔한 사건이 살인 사건이라고 할 지라도 오늘 만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언제나 기대는 어긋나는 법.

그렇게 강우림이 한탄 섞인 한 숨을 내뱉는 찰나였다.

유 반장이 강우림을 쳐다보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뭐요?”

“가라고.”

“어딜요? 사건 현장에요? 저 오늘 비번인데요?”

“그럼 곧 주례사 해야하는 내가 가리? 아니면 결혼식 주인공인 수혁이가 가야겠니?”

“용석이는요?”

“얘는 있다가 공항까지 신랑 신부 태워줘야 할 거 아니야. 그럼 니가 인천 공항까지 운전하던가.”


결국 강우림은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기를 선택하였다.

지금도 가뜩이나 눈꼴 시려 죽겠는데, 그런 애정 행각을 견디며 꽉 막힌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것은 결단코 사양이었다.


“사건 현장이 어딘데요?”

“도곡동.”

“거기 부자 동네잖아요. 누가 죽었는데요?”

“피해자 이름은 김택진. 한국 중앙 박물관 소장이라는데?”

“한국 중앙 박물관이면 유명한 곳이잖아요. 엄청 높은 양반인가 본데요?”

“네가 어떻게 알아?”

“박물관 앞에 한국이 붙잖아요. 한국 박물관, 한국 조폐공사, 한국 전력공사, 다 크고 좋은 데 잖아요? 안 그래요?”


그 말을 유심히 듣고 있던 유 반장은 턱을 문질거렸다.


“오, 똑똑한데?”

“신문 보면 다 나옵니다. 신문 보면.”

“야, 아무튼 너 처신 잘해. 괜히 거기가서 사고치지나 말고. 그런 사람들 인맥이 얼마나 짱짱한지 알아? 괜히 나 위에 불려가서 한 소리 듣게 하지 말라······.”

“알았어요. 내가 한 두살 먹은 어린 애인가.”

“야, 어린 애면 조 패서라도 말을 듣게나 하지.”

“알았어요. 나 그럼 가요.”

“아직 내 얘기······.”


유 반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멀찍히 사라져버린 강우림 형사.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유 반장은 혀를 쯧쯧 찼다.


“하여간 성질은 드럽게 급해서는······”


고민하는 찰나였다.


“곧 예식이 열릴 예정이니,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구나.”


+++


“국과수 얘들은?”

“이미 왔다 갔습니다.”

“뭐 나온 거는 없데?”

“현재로써는 복부에 깊게 베인 자상이 원인라고 하는데. 확실한 건 부검을 해봐야 알 거 같다고만 했습니다.”

“그래?”


현장을 통제하고 있던 경관에게 대략적인 사건 보고를 받은 강우림.

그는 살인이 일어났던 박물관 관장의 서재로 이동하였다.


‘몸싸움의 흔적은 없어보이고. 면식범의 소행인가?’


보고서에는 침입의 흔적이 없다고 하였다.

더욱이 몸 싸움까지도 없다고 하면 대게는 면식범의 소행인 바.

그렇다면 집 주변 cctv를 통해 피해자와 함께 동행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확인하면 될 터였다.

요즘 같이 도처에 블랙 박스가 깔려 있는 도심에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근처 cctv는 확인해 봤어?”

“아무래도 집에 귀중품이 많았던 모양인지 이미 현관을 포함해 집 주변에 cctv가 설치해져 있었습니다.”

“오, 그래?”


그렇다면 분명 범인의 모습도 찍혀 있을 터였다.

생각보다 쉽게 일이 풀릴 것 같음에 강우림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표정을 본 경관은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움찔거리며 보고를 황급히 이어갔다.


“그게······. 일단 집에는 혼자 들어갔습니다.”

“그래, 혼자······. 뭐, 혼자 들어갔다고? 시간을 좀 더 앞으로 땡겨봤어? 귀찮다고 앞뒤 한 시간만 확인한 거 아니야?”

“아닙니다. 저희도 혹시나해서 일주일치 영상을 다 확인해봤는데 일주일 내내 이곳 집에 들어온 사람은 피해자 혼자였습니다. 듣기로 피해자를 제외한 가족 전원은 현재 장남의 유학문제로 해외에 거주 중이고요.”

“확실한 거야?”

“네, 저희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몇 번이고 확인해봤습니다. 확실합니다.”


극구 부인하는 경관의 말에 강우림은 코를 긁적거렸다.

아무리 뛰어난 도둑놈도 몸뚱아리가 있는 이상에 카메라에 찍혀야 정상인 바.

범인이 ‘귀신’이 아닌 이상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잠깐, 나간 모습도 찍혀 있지 않다고?”

“아······. 하지만 저희가 샅샅히 집을 뒤졌지만 그 무엇하나.”

“그런 건 빨리 말했어야지.”


그 말과 함께 강우림은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형사 생활만 8년째, 그의 날카롭게 벼려진 기감은 방 안을 빠르게 훑터나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방 한쪽 구석에 있는 옷장에서 나지막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저기다!”


강우림은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며 옷장의 문을 조심히 잡았다.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경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입니까?”

“내 형사로써의 직감이 여기라고 말하고 있다. 만약에 여기에 없다면 내가 니 아들이다.”

“지원 부를까요?”

“장난하냐?”


그리곤 강우림은 문을 벌컥 열었다.

그러자 그곳에는 놀랍게도 ‘아무 것도’ 없었다.

이에 두 사람 사이에는 썰렁한 정적이 흘렀다.


“아들?”

“자식 놈이 메는 관짝에 일찌감치 들어가보고 싶냐?”

“······크흠, 일단 저는 나가보겠습니다.”


경관은 멋적은 듯 자리를 피했다.

홀로 남은 강우림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하? 분명 여기서 인기척이 났는데.”


혹시나 싶어 다시 살펴봤지만 역시나 텅 비어 있는 바.

강우림은 한 숨을 쉬며 문을 닫았다.

아니 정확히는 닫으려고 했다.


그는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도로 옷장 문을 왈칵 열고는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여기 있는 거 안다!”

“크르아아아아악!”

“으악?!! 뭐야?”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서 맹수의 울부짖음이 들려온 것.

이럴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강우림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귀, 귀신이냐!”


하지만 놀라기도 잠시, 역시 형사는 형사였다.

강우림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솥뚜껑 같은 손을 뻗었다.

일단 무언가가 들려오니 멱살이라도 잡을 요량이었다.


“헉! 시벌! 진짜로 잡았다!”


움켜 잡은 손에 옷자락이 느껴졌다.

그리고 귓가에는 명백한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물론 여전히 눈앞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있는 것은 확실하였다.

그렇게 강우림은 우람한 덩치를 이용하여 그것을 엎어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큭!”


강우림은 복부에 느껴지는 뜨거움에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배에 손을 가져다대니 흥건히 베어나오는 핏물.

아무래도 무언가 날병기에 찔린 것이 분명하였다.


-다다다다.


“······젠장.”


어느샌가 손아귀에서 놓쳐버리고만 범인.

보이지도 않기에 추적할 방법이 없었다.


“더럽게 아파 죽겠네.”


강우림은 흘러나오는 피를 한 손으로 꾹 누르며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바닥을 떼굴떼굴 굴러다녔을 만한 깊은 상처.

하지만 그는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볼 뿐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정말 귀신?”


과학이 지배하는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상식적으로 귀신 얘기라니.

이러한 얘기를 상부에 보고해 봐야 돌아올 대답은 뻔할 뻔자였다.

강우림은 화가 뻗쳐 오르는 듯 주먹을 꽉하고 쥐었다.


“어떻게해서든 잡았어야 했는데.”


강우림에게 있어 그것이 진짜로 귀신이던 아니던 상관 없었다.

아니 진짜로 귀신일지라도 살인을 했다면 명백히 처벌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다 잡은 범인을 눈앞에서 놓치다니 그의 형사 생활에 이런 치욕이 없었다.

그렇게 강우림이 뒷머리를 신경질적으로 긁어대는 찰나였다.


“저건?”


강우림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조그마한 상자를 발견했다.

분명 이곳에 왔을 때는 바닥에 없던 물건이었다.

그렇다는 얘기는 저 귀신인지 모를 수상한 무언가가 떨구었다는 얘기인데······.


“좋아. 딱 걸렸어.”


강우림은 누가 볼새라 그것을 챙기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며 경관이 들어왔다.


“형사님 혹시 여기서 무슨 소리가······, 아니 대체 이게 무슨?”

“호들갑 떨지 말고 119나 불러. 그냥 스친 거야.”

“스친 상처에서 무슨 피가 이렇게 콸콸 쏟아져요? 정말로 괜찮겠어요?”

“괜찮데도. 그냥 수혈 한 번 받으면 끝날 일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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