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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글파르를 타고, 지옥을 넘어 하늘로

두 번째 기회, 던전 파괴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나글파르
작품등록일 :
2019.12.12 20:35
최근연재일 :
2020.02.01 21:07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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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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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수 :
97,762

작성
19.12.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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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되돌아오는 일상 (1)

DUMMY

“어이! 거기 얼른 막아!”

“큭...여기도 손이 부족해! 여유 있는 쪽에서 도와!”

“금방 갑니다!”


던전 안에서 사투를 벌이는 브레이커들.

각자 맡은 방향을 방어하는 이들. 그 중에는 불이나 전기를 미약하게나마 다루는 이들도 있었다.


“얼른 뚫어야 된다고! 중추에서 방어만 할 수는 없어!”

“그래도 얼마 안 남았어요!”


그들이 있는 곳은 던전의 중추. 보스만 존재하는 타입의 던전은 아니었기에 이형체 무리와 싸우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를 싸웠을까 싶을 무렵.


“좋아 마지막 한 놈이다. 내가 막을 테니 얼른 보스를 잡아!”

“부탁합니다!”

“선배, 죽으면 안 됩니다!”


남은 한 마리의 이형체를 5명 중 한명이 전담하고 나머지 4명이 보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갑주를 갖추고 거대한 대검을 소지한 이형체. 척 보기에도 쉽지 않아 보이는 상대였다.


-쿠룩!


“이 놈 외형으로는 분명 하이 볼그야. 진천! 전격으로 마비 부탁한다!”

“예이!”


파츠츳!


-!?


전격을 맞는 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자 당황한 듯한 하이 볼그.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을 들고 양쪽에서 파고드는 여자와 남자.


“난 목! 넌?”

“당연히 옆구리지!”


마치 물 흐르듯이 호흠을 맞춰 약속한 부위를 배어나가는 그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듯 깔끔한 일격이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쿠워어어어어!


공격을 당한 직후 마비가 풀린 하이 볼그. 매우 짜증난다는 듯이 달려드는 그것에 맞서 남녀가 검으로 막아 보았지만 속절없이 밀리는 그들. 힘에 부치는 듯 팔까지 떨고 있었다.


“이러다 우리 팔 아작나겠어! 뭐라도 좀 해봐 대장!”

“큭, 이놈 일반적인 하이 볼그랑 다르게 완력이 강해!”


눈에 띄게 힘들어 하는 모습에 다급히 합류하는 두 사람. 네 명이 다 같이 달려 들었지만 하이 볼그는 우습다는 듯이 대검을 찍어 내릴 뿐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필패.


이들의 리더, 고중도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이대로는 우리 모두 전멸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쓸 수 있는 방법은...’


진천이라 불린 남자는 자신들의 리더의 생각을 눈치챈 듯 외쳤다.


“그거 다시 쓸려면 3분은 기다려야 된다고! 그 시간이면 우리 다 죽어!”

“그걸로는 불확실하다! 최대 출력으로는?”

“그거 준비하다 다 죽어요!”


그렇게 외치던 진천은 고중도의 눈빛을 보더니 갈등하다 마음을 다잡은 듯, 말했다.


“...준비 시간 고려하면 거기서 2분 추가. 하지만 5분이면 확실히 전멸─”

“어떻게든 버틴다. 넌 최대한 빠르게 준비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물러나는 진천. 그들의 대화를 들은 남녀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불평하기 시작했다.


“하여튼 진천 너는 프로꿀빨러야.”

“오빠도 만만치 않거든? 집에 무슨 일 있으면 요리조리 잘만 빠져나가면서?”

“너도 만만치 않거든? 그 피가 어디 가냐!”


힘든 것을 잊기 위한 것처럼 쉼 없이 재잘거리며 막아서는 그들. 하지만 하이 볼그는 그들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고 몰아치기 시작했다. 몸 곳곳에 상처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처음보다 눈에 띄게 힘들어 하는 그들.


-쿠룩! 쿠룩!


“큭...다리를 막아! 어떻게든 제자리에 묶는다!”

“손목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손목이 약해!”

“예비 칼 있는 사람?! 칼 망가지기 직전이다!”


5분이 이렇게 길었나. 다들 한 가지 생각만 하며 하이 볼그와 맞서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윽고 한 가지의 생각조차 사라져 갈 때


그들이 그토록 기다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다 뒤로 빠져!”


콰르릉!


그 말과 동시에 들려오는 범상치 않은 소리.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들 셋은 재빨리 뒤로 빠졌다. 그 순간 하이 볼그를 향해 덮쳐오는 노랗고 푸른 색의 불빛의 향연.


-!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전기다! 아무리 보스라도 못 버티지.”


그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전격에 적중 당한 하이 볼그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쓰러졌다. 전격이 얼마나 강했던지 하이 볼그의 몸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미약한 전기가 튀고 있었다.


그리고 쓰러지는 진천. 팀원 중 한 명이 부축하기 위해 다가가자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저거 아직 안 죽었어. 얼른 마무리 해.”

“오케이!”


물러난 이들 중 한 명이 하이 볼그의 목을 자름으로서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서서히 붕괴되어 가는 던전.


“요한은?”

“마침 저기 오네.”


5명 중 다른 이형체를 마크하기 위해 빠져있던 나머지 한 명이 그들에게 합류했다.


“여어. 전격 소리 크던데 진천아? 얼마나 큰 걸 쏜 거야?”

“한동안 전기는 구경도 못할 정도로요. 삭신이 쑤시네.”

“아저씨들? 대화하는 건 좋은데 이거 한번 봐주는 건 어때요?”


그들 사이에 불쑥 끼어들며 어떤 물건을 내미는 여자. 그들은 대화를 중단하고 그녀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하은아? 본인 얼굴이 자랑스러운건 알겠는데 늘 보던 얼굴이잖아.”

“뭔 소리를 하는 거에요. 요한 오빠? 얼굴 말고 손이요.”


그러자 나머지 팀원이 그녀의 손에 있는 물건을 보았다. 검붉은 색의 작은 돌 처럼 생긴 물체. 그들이 기억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건...


“이거 혹시?”

“...너와 내 생각이 맞는 것 같은데.”

“선배님들. 이거 세계 최초 아니예요?”


그녀가 발견한 것은 여태까지 발견 된 적이 없던 물건. 혈석이었다.


그것을 본 그녀의 오빠. 하준이 그녀에게 말했다.


“야, 임하은 솔직히 말해. 이거 어디서 훔쳤냐?”

“내가 오빠만큼은 아니거든? 보스가 사라진 자리에 놓여 있었어.”


여태 발견된 적이 없는 혈석. 이들이 그 존재를 아는 것도 브레이커즈에 올라온 자료를 보고 알았을 뿐이었다. 만약 이게 진짜라면 세계 최초로 혈석을 실제로 본 사람들이 되는 것이었다.


“이거 우리가 가지고 있어도 소욕이 없잖아.”

“요한아. 혈석 가격이 얼마였지?”


요한이라 불린 사내는 잠시 수첩을 확인하더니 답했다.


“2,000만원. 수수료는 안 붙는다는데.”

“정부 매입가지?”

“당연한거 아니냐.”


던전에서 나온 모든 물건은 그 던전이 위치하는 국가가 소유한다. 물론 강제로 가져가는 것은 아니고 나름의 가치를 매겨 그 가치를 지불하고 가져가는 것이었다. 물론 이 가격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종종 암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브레이커들에게 있어서 물건 하나 숨기는 것은 쉬웠으니까.


“이건 다른 나라에 팔면 확실히 걸리겠는데.”

“세계 최초로 발견했으니까. 게다가 브레이커즈에 올라온 정보가 사실이라면 국가 전략물자급이야. 눈에 불을 켜고 찾겠지.”


그들은 정부에 판매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조만간 나갈 수 있겠는데.”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거의 다 사라져가는 던전. 오늘도 그들은 그렇게 던전을 파괴하는 것에 성공했다.


•••


“호오? 혈석이 나타났다고? 그것도 보스한테서?”


〔네. 정보 공개 후 최초로 나타났습니다.〕


혈석은 기본적으로 매우 희귀하다. 던전 하나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형체를 쓸어도 하나 나올까 말까인데 심지어 던전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보스의 혈석이란다.


이쯤 되면 아무리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 혈석이 보통의 물건이 아닌 걸 알 정도로.


“그런데 혈석을 확보한 걸 알리지 않고 있다라...몰래 연구해서 선구자의 위치를 얻고 싶은 건가?”


〔아무리 연구해도 국가 하나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무엇을 하던지 내가 간섭할 권한은 없지.”


현재 나는 정보만 제공하는 중이다. 나의 존재나 과거의 이야기는 발설한 적도 없고 앞으로 할 생각도 없다. 그저 이렇게 숨어서 활동할 뿐.


“그나저나 지구의 금속을 그저 합금한 것으로 그 정도의 위력을 발할 줄은 몰랐는데.”


〔저희 세계에서 이형체와 싸우며 알아낸 합금입니다. 다행이 이 지구에도 그 금속은 존재하더군요.〕


철과 망간을 안티몬과 합금한 금속. 일명 ‘안티아만’은 이형체에게 꽤나 위력적이었다. 다만 한가지 흠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인 철보다 연성이 약간 부족하다는 것. 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현재 나타난 던전은 별 문제가 없었다.


브레이커즈의 관리는 아르카나에게 전적으로 맏기고 세계 곳곳의 고위험 던전을 해결하고 있었다. 그 결과 나의 능력도 일취월장 하여 현재 던전 브레이커 중 나와 대적이 가능한 사람은 없다.


『이름 : 박지호』

『정명 : 되돌아온 희망, 천변만화』

『기본 능력치』

근력 : 13 체력 : 15 지능 : 12 내구 : 14 마력 : 13

『특수 능력치』

내성 : 32

『아르카나 : No.?? The Joker(광대)』

『보유 스킬』

재주넘기(Lv.3) 연기력(Lv.-) 체술(Lv.3) 검술(Lv.2)


현재 내 능력치다.

전체적인 능력치가 모두 상승함과 더불어 스킬 하나를 새롭게 익힐 수 있었다.

앞으로도 검을 주력으로 할 생각이었기에 스킬의 발현은 꽤나 기꺼운 일이었다.


이 정도면 밑에서 세 번째의 이형체 ‘카드온’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 그리고 이 정도의 능력으로 내가 할 일은.


게이트를 막는 거다.


던전이 발생하고 한달 가량 지난 지금, 리비아의 던전이 게이트로 변화하기 까지 예상 시간은 20일 정도. 게이트가 발생하기 전에 처리하기 위해 리비아로 향하는 중이었다.


던전이 게이트로 변한다고 이형체가 더 강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약화될 뿐. 하지만 게이트가 재앙인 이유는 그것이 아니다.


압도적인 이형체의 물량.

아무리 약화된 이형체라고 해도 일반인은 대적이 불가능한 존재. 게다가 던전 브레이커의 숫자는 언제나 이형체보다 열세였다. 그렇기에 게이트가 발생하면 죽어나가는 것은 브레이커가 아닌 일반인들이다.


아무리 던전 브레이커가 사람의 기준을 한참 넘어선 초인이라고 해도 결국 본질은 사람. 일반인들이 몰살당해 사회가 무너지면 그들도 살아갈 수가 없다. 게다가 그들 중에 가족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여러모로 게이트가 발생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그걸 막으러 가는 거고.


이 던전의 존재는 알리지 않았기에 세상은 아무것도 모른다.

도와줄 사람 따위는 없다.

국가의 지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막아야만 하고, 막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도착했습니다.〕


“그래.”


알아주는 이는 없지만 여기, 인류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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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회, 던전 파괴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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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돌아오는 일상 (1) 19.12.23 9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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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시 돌아오다 (3) 19.12.16 190 0 9쪽
3 다시 돌아오다 (2) 19.12.13 22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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