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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아빠엄마는 SSS급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결
작품등록일 :
2019.07.30 09:26
최근연재일 :
2019.08.15 14:15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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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68
추천수 :
415
글자수 :
114,856

작성
19.08.01 14:00
조회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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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3쪽

7. 패러사이트(1)

DUMMY

"너도 그 얘기 들었어? 우리 구해준 게 강철 남자래!"

"선생님이 그 얘기 아무한테도 하지 말라고 한 건 못 들었어?"

"아 우리끼린데 뭐 어때!"


예상했던 일과, 예상하지 못한 일이 동시에 벌어졌다.

예상했던 일은 오늘도 강철 남자 이야기가 한창이라는 것이다.

확신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으레 영웅이 자신을 구해줬다고 생각하면 흥분하는 법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반 아이들의 입이 이토록 가벼울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삼촌이 대응본부에서 일해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랬는데···.'

'우리 형이 인터넷에서 봤다는데···.'


이런 식으로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들을 학교에 와서 말했다.

학교에 풀린 말들은 어디론가 돌고 돌아 전혀 새로운 사실로 나에게 다가온다.

지금 이 녀석처럼.


"유신 장군! 들었어? 강철 남자의 정체에 대해?"

"장군 아니라니까. 강철 남자의 정체가 뭔데?"


내 질문에 한결의 눈이 반달처럼 휜다.

내가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다는 듯이.


"듣고 놀라지 마. 생각보다 우리 근처에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곤 나를 차분하게 쳐다본다.

저 빛나는 눈빛은 뭐지? 뭔가를 알고 있는 건가?


"담임선생님 일 수도 있어."


다시 보니 눈빛이 빛나는 게 아니라 형광등이 반사된 거였다.


"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담임선생님은 일단 워리어잖아. 강철 남자는 누가 뭐래도 각성자 인 거 몰라?"

"아니야! 강철 남자는 분명히 워리어야. 난 확신해"


한결의 말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강철남자가 워리어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나도 최대한 염력만 써서 적을 잡으려고 했기 때문에 워리어 티는 안 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한결의 눈이 정말 빛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알아?"

"감이지 감! 원래 유능한 워리어끼리는 통하는 거야!"


두 번이나 형광등에 속은 내가 바보다.


"아니. 일단 선생님은 아니셔."


그때 누군가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김지영!"

"귀 안 먹었어. 소리 좀 지르지 마."

"선생님이 아닌지 어떻게 알아?"

"난 선생님보다 더 늦게 기절했으니까. 알 수 있어. 선생님은 기절 한 척이 아니라 진심으로 쓰러지신 거야."


나는 조금 놀랐다. 워리어도 아니고 신체 능력은 일반인과 다른 바 없는 김지영이 선생님보다 듣게 쓰러졌다니.


"그 목을 조르는 듯한 느낌. 도대체 어떤 능력이었을까?"

"정신계 능력이지 않을까? 난 정말로 목을 졸리는 기분이었어···."

"현재까지 공인된 정신계 각성자는 없지 않아?"

"'공인된'이라는 단어가 뭔지 몰라? 아직 우리 능력은 그 누구도 증명해내지 못했어."


성적 우등생들의 심각한 대화가 이어졌다.

그 사이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아 겨우겨우 버텼다.


"얘들아.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뭔데"


김지영의 눈빛은 약간 싸늘하다.

저번 개미굴에서도 그렇고 저 눈은 나를 약간 오싹하게 만든다.


"단순한 염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력으로 이렇게 목 옆을 꾹 누르면 산소가 안 통해서 기절하지 않을까?"


나의 말에 둘의 대화가 딱 멈추어버린다.

분위기에 취해 괜히 너무 말했다.

나 스스로 무덤을 파 버린 건가?


"야. 그건 아니다. 30명을 한 명도 다치지 않게 한 번에 목을 조른다고?"

"그래. 특히나 염력은 컨트롤이 어려운 능력이잖아. 큰 힘으로 때리는 건 쉬워도, 작은 힘으로 여러 명한테 적용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너도 일단은 염력계 각성자라서 알잖아?"

"하하하 맞아.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지."


일부러 무리수를 던져 보았지만, 아무도 나를 의심하지 않는다.

평소에 약골 이미지를 잘 쌓아놓은 덕분이다.

나머지 수업이 무난하게 지나가고 종례시간.

종례를 하러 들어온 담임선생님의 얼굴이 무척이나 초췌했다.


"선생님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일? 하하···. 무슨 일 있었지···."


개미굴 사건 이후에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말을 놓았다.


"교장 선생님이 안 구해주셨으면 아마 오늘 종례도 못 할뻔했어."


들어보니 개미굴 사건 때문에 학부모들로부터 엄청 시달렸다고 한다.

아이들을 어떻게 그런 위험한 곳에 데려갈 수 있느냐부터 시작해서, 혹시나 다쳤으면 어떻게 책임졌을 거냐는 등 화장실도 못가고 따져 들었다고 한다.

곤란한 상황에 교장 선생님이 나타나셔서


'학생들도 모두 등급을 받은 헌터다. 헌터에게는 100% 안전한 곳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살아서 더욱 다행이지만 학생들에겐 엄청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라고 하시며 학부모들을 모두 돌려보냈다고 한다.

정 맘에 안 들면 전학시키라고.


"너희도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니?"

"네! 엄청났어요!"


선생님의 물음에 가장 먼저 답 한 것은 의외로 박종철이었다.

허벅지를 근위병 개미에 물려 유일하게 부상 당한 친구.


"비록 제가 물려서 조금 다치긴 했지만, 우리는 포탈을 클리어하고 보스를 잡은 거잖아요?"

"맞아요. 우리 또래 중에 누가 보스 몬스터를 이렇게 잡아봤겠어요?"


한 명이 물꼬를 틀자 다른 아이들도 목소리를 낸다.


"선생님이 B급 헌터라는것도 사실은 못 믿었는데, 그 날 통파 휘두르시는 거 보고 괜히 헌터가 아니구나 싶었어요. 이제는 믿고 배울 수 있어요!"

"뭐야, 그럼 지금까지 내가 헌터라는걸 안 믿은 거야?"

"이제부터라도 믿으면 되죠!"


반 친구들이 화기애애하게 떠든다.

나도 시끄러운 건 싫어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미야 울음소리 들릴 때 했던 말씀은 진짜 감동이었어요. '제미야는 내가 맡을 테니 너희는 도망가!' 였나?"

"내가 교사로 전직해서 보람이라는 게 없었는데 오늘에서야···."


선생님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선생님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모두가 조용해졌다.

모두의 얼굴에 공포가 스쳐 갔다.

이야기하다 보니 제미야의 공포가 상기된 것이다.


"자. 자. 분위기가 이상하네. 다들 주목해. 오늘 전달사항은···."


뜨겁던 분위기가 너무 싱겁게 차가워졌다.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는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다.

누구나 애써 모른 척할 뿐.

사실 나는 그때 죽음의 공포 따위 느끼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떻게 아느냐고?

수천 편의 드라마와 소설은 괜히 읽은 게 아니다.


"다음 주에 사생대회로 동물원 가는 거 알지? 우리 반이 딱 39명이니까 3인 1조로 13개 조를 만들 거야. 조는 1번부터 차례로 끊어줄까 아니면 너희가 정할래?"


나는 속으로 1번부터 그냥 끊었으면 싶었다.

친한 애들끼리 조를 짜려고 반 애들이 시끌시끌 모이는 것도 사실 귀찮았기 때문에.


"우리끼리 정하게 해 주세요!"


하지만 나 말고 다른 아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이렇게 되면 난 결국 남는 애들과 조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동물원에 있는 내내 단 한마디도 못 하고 집에 오겠지.

그래, 차라리 그게 낫다.


반 친구들은 언제 조용해졌었냐는 듯 자기네들끼리 조를 정하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종례도 끝났고, 어차피 나는 저기에 낄 일도 없어 먼저 집에 가려 조용히 가방을 멨다.


"유신 장군. 나랑 같은 조 할래?"


그때 한결이 말을 걸어왔다.


"나랑? 너 평소에 다니는 애들 있잖아."

"다른 애들이랑은 다 한번씩은 같은 조를 하거나 숙제를 하거나 해봤는데 너랑만 못 해본거 같아서. 왜? 싫어?"

"음 조금 귀찮..."

"뭐?"

"아냐, 같이 하자."

"그럼 나머지 한 명은 누구로 하지?"


한결은 말을 마치고 주위를 슥 둘러봤다.


"야 일등! 우리랑 같은 조 할래?"


한결이 말한 1등은 김지영이었다.

김지영도 잠시 나? 라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우리 조는 결정. 선생님 지금 말해도 돼요?"


한결은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선생님께 다가가고 있었다.

정말 친화력 하나는 엄청난 아이다.

나는 뜻하지 않게 오늘 난생 처음으로 조를 만들어 봤다.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를 천상 아싸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

.

.


포탈은 한밤중에 조용히 열렸다.

몬스터 대응본부의 포탈 감지기에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미약한 에너지 파장을 띄우는 이 포탈은 곧 몬스터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례적으로 사람 손가락 한 마디보다도 더 작은 몬스터들이었다.

마치 불가사리처럼 생긴 몬스터들은 짧은 다리로도 부지런히 밤거리를 내달렸다.

그리곤 곧 첫 번째 희생양을 찾았다.


“야옹-”


노란색의 작은 몸집이지만 반짝이는 눈에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동물이었다.

몬스터들 중 하나는 그 동물에게 달려들었다.


푸욱-


다섯 개의 뾰족한 부분이 동물의 몸에 박히고, 꾸물꾸물 몸으로 기어들어 갔다.

잠시 후, 동물의 빛나던 눈이 거무죽죽하게 변했다.

그리곤 그들만의 언어로 말했다.


[이 몸은 사냥꾼의 본능은 있으나, 내구성이 너무 약하다. 탈락이다.]


몬스터들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들에겐 조금 전까지 ‘야옹’ 하고 울었던 이 동물이 고양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거무죽죽한 눈을 굴려 무언가를 찾았다.

그리곤 원하는 것을 찾았는지 밝은 빛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달리는 차로 한순간에 달려들었다.


끼이이익- 빠악!


요란한 브레이크 소리 뒤에 들리는 요란한 충격음.

작은 육체가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함께 고양이의 육체는 숨이 끊어졌다.


“이 미친 고양이 뭐야? 왜 차로 뛰어들어?”


차에서 내린 사람은 죽은 고양이를 신경 쓰느라 그 고양이에 사체에서 불가사리 모양의 어떤 것이 떨어져 나온 것은 신경 쓸 틈도 없었다.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밤거리를 달렸다.

중간중간 다른 희생양을 찾았지만, 그들의 마음에 드는 희생양은 쉬이 찾을 수 없었다.

밤이 물러가고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들은 아직까지 아무런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했다.

이대로 아침이 밝아보면 그들은 그대로 소멸 될 예정이었다.

그것이 대부분의 '기생종' 몬스터의 운명이었다.

처음엔 수십이었던 몬스터들이었지만, 지금 열 마리도 채 안되었다.

점차 시야가 흐려질때 쯤, 그들은 어딘가에 도착했다.

희생양이 될 만한 것들이 모여있는 신비로운 곳이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희생양들 중 가장 크고, 강한 종을 찾아내었다.


[끼끼끼끼끼]


몬스터는 마치 웃는듯한 소리를 내며 희생양에게 달려들었다.

마침 희생양은 한, 두마리가 아니라 생존한 그들의 수에 맞에 모여있었다.


.

.

.

평범한 시간이 지나고 주말밤.

드디어 내일이 사생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뚜루루루!


전화기가 울렸다.

어차피 엄마 혹은 아빠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처음보는 번호였다.


- 자냐?

"누구세요?"

- 나 한결이야. 아직 안 잤구나.


한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깜짝 놀랐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 김지영이 가르쳐주던데.

"김지영은 어떻게 알았대?"

- 선생님한테 물어봤대.

"그렇구나. 무슨 일이야?"

- 내일 아침에 좀 일찍 와라.

"동물원으로?"

- 응. 아침 일찍 그림 후딱 그려서 제출하면 자유시간이라니까 좀 놀러 다니자.

"동물원에서 뭐하고 놀아. 나 동물들 보러 돌아다니는거 취미 없어."

- 너 몰라? 우리 내일 가는 곳 어딘지?


나는 한결에게 뭐라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서울 동물원' 이름은 서울 동물원 이지만 위치는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곳이었다.


- 서울 동물원이랑 서울월드 랑 붙어 있잖아. 그림 빨리 그리고 서울월드로 놀러가자.

"아. 놀이공원?"


하지만 난 놀이공원 따위에도 관심이 없었다.

혼자서도 하늘을 날 수 있는데, 그깟 놀이기구가 뭐라고.


"나 그런거엔 별로 관심 없는데."

- 아 그래? 거기 지금 테마 파크 컨셉이 '마벨' 캐릭터 라던데 싫다면 어쩔 수...

"갈게! 가자!"

- 그래? 그럼 내일 8시까지 동물원 매표소에서 만나. 가능하지?

"오케이! 내일봐!"


이제서야 얼마 전 서울월드에서 '마벨' 컨셉으로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평생 갈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기억에서 지워버렸는데...

한결의 전화 덕에 생각지도 못한 테마파크에 가게 되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내일 짐을 가볍게 꾸리곤 침대에 누웠다.

빨리 자야 내일도 빨리 오는 법이다.


"아 맞다!"


하마터면 가장 중요한 준비물을 빼놓을 뻔했다.

보고만 있어도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는 이것.

나는 서랍에서 아빠 카드를 챙겨 지갑에 넣었다.


작가의말

첫 번째 장편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 추천, 댓글은 작가를 춤추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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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쫓겨난 이리(1) +3 19.08.06 609 17 14쪽
12 12. 미행 +1 19.08.05 636 15 13쪽
11 11. 대응본부의 남매 +3 19.08.05 671 16 13쪽
10 10. 패러사이트(4) +4 19.08.03 715 22 14쪽
9 9. 패러사이트(3) +4 19.08.02 794 20 15쪽
8 8. 패러사이트(2) +8 19.08.01 899 22 13쪽
» 7. 패러사이트(1) +2 19.08.01 943 21 13쪽
6 6. 브리핑 +1 19.07.31 999 28 13쪽
5 5. 개미사냥 +1 19.07.30 1,185 33 13쪽
4 4. 사이다의 시간 +2 19.07.30 1,116 34 12쪽
3 3. 너튜브 스타 19.07.30 1,308 30 11쪽
2 2. I'm +3 19.07.30 1,483 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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