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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Z 님의 서재입니다.

턴Turn제 용사는 코인판에서도 선공을 양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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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Z
작품등록일 :
2022.05.11 17:31
최근연재일 :
2022.05.2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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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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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56

작성
22.05.1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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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7화-

DUMMY

[7화]


[이번 역은 신림, 신림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This stop is Sillim station. You may exit on the left.]


2호선 지하철 열차 안에서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을 때, 하태의 마음속에서는 화재경보가 울리고 있었다.


|D티어 코인 보유량|


[RMMS 400 – 현재가:4303원 전일 대비: +0.00%]


웬일로 숫자가 빨갛길래 좀 올랐나 했더니 0% 이러고 있네.


띠링!


시야 위쪽에 경고 마크와 동시에 메시지가 떴다.


[신림역 도착. 하차하여 주십시오.]


관두자.


이제 너에 대한 기대는 없다, 루맘모스RMMS 코인.


신림역은 고작 두 정거장 거리였지만 걸어가기엔 먼 관계로, 하태는 지하철을 선택했다.


지하철에서 내린 하태는 시야 위쪽에 뜬 자동안내의 화살표를 따라 3번 출구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통로 사방의 광고판에는 대부분 코인거래소의 광고로 뒤덮여있었다.


거래 수수료가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기네 거래소를 이용하라고 온갖 화려한 입체영상이 다 튀어나왔다.


예전에는 그래도 더 다양한 광고들이 많이 붙어있었던 것 같은데, 착각일까.


거래소 놈들, 잘 벌어서 좋겠다. 부럽다.


3번 출구로 나온 하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안 왔나.


“선~~생~~님~~!!!”


뻐억!


“크헉?!!”


등으로부터 전해져온 강렬한 충격에 하태는 괴상한 소리를 터뜨리며 비틀거렸다,


앞으로 고꾸라질 뻔한 하태가 가까스로 균형을 잡고는 소리쳤다.


“정나린! 아프잖아!”


뻔뻔스럽게도 나린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아하핳. 에이~ 선생님~!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그랬단다? 근데 정 없어 보이니까 성 붙여서 부르지 마세요. ”


나린의 붉은 기가 감도는 갈색 머리카락은 어느새 날개뼈까지 자라있었다.


여름에 봤을 때만 해도 어깨까지밖에 오지 않았는데.


“머리 길었네?”


“네?! 이상해요?”


뭐지.


나 좋아하냐? 왜 부끄러워하는 건데.


이런 흐름은 좋지 않다.


하태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아무 말이나 했다.


“머리 말릴 때 오래 걸리겠네. 안타까워.”


“아 뭐야. 아핳, 그런 생각부터 떠오르는 게 선생님답긴 하네요.부탁이 뭔데요?”


나린은 예전부터 그랬다.


난데없이 핵심으로 파고드는 성격.


하태는 그런 나린에게 익숙했다.


“무슨 만나자마자 일 얘기부터 하냐. 밥부터 먹고 얘기하자. 뭐 먹고 싶은 음식 있어?”


마라탕만 아니라면 뭐든 괜찮았다.


나린이 말했다.


“음~ 마라탕?”


갑자기 하태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자 나린은멋쩍어하며 말했다.


“싫어하시나 보네요.”


“아니, 어제 먹어서······.”


사실 하태는 먹지 않았다.


먹지 않았는데도 음식이 질리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나린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럼 고기 먹죠?”


그렇게 먹자골목으로 들어선 두 사람은 적당한 돼지갈비집에 들어갔다.


식사 흐름은 단순하게 흘러갔다.


중간에 나린이 소주를 시키겠다고 난동을 부리기에 대낮부터 무슨 술이냐는 선생의 타이름으로 마무리되는 사건이 있긴 했지만, 양념갈비가 계속해서 추가되다가 냉면으로 마무리되는 전형적인 고깃집 식사였다.


텅!


국물을 비워내고 그릇을 내려놓은 하태가 말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지. 나 대신 게이트 깨줘.”


물수건으로 입을 닦던 나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게이트? 몇 티어인데요?”

“D.”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는지 나린은 충격받은 표정으로심각하게 물었다.


“서, 선생님. F티어로 떨어진 거 정말 실력 때문이에요? 이제 D도 못 깨요?”


부들부들.


하태는 이마를 탁 짚었다.


하마터면 자존심 때문에 솔직하게 다 말해버릴 뻔했다.


아무리 친한 제자라고는 해도, F티어 코인이 상장한다는 찌라시를 듣고 일부러 F던전만 돌고 있었는데 하도 공략 보고를 안 올리니까 협회에서 독촉장이 날아와서 곤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최대한 담담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며, 하태가 입을 열었다.


“그, 그렇게 됐다.”


“음~ 그래요. 특별히 어떤 D티어 던전에서 채굴되는 코인이 필요한 거예요?”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어떤 던전을 네가 공략하고 협회에 보고만 올려주면 돼. 그 안에서 떨어지는 아이템이나 코인은 다 가져도 돼.”


가만히 하태를 바라보던 나린의 눈이 가늘어졌다.


“으흥······. 알았다! 선생님 일부러 F티어 유지중이군요? D티어로 올라가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 같고요.”


뜨끔.


하태는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쓰며 티를 냈다.


“아, 아니. 그, 그렇지도 않은데?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선생님이니까 뭔가 그럴싸한 이유가 있겠죠.”


그럴싸······ 한가?


S티어 아티스트에게 들었다는 사실이 그럴 싸한 가능성을 뒷받침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F코인이 상장할 거라는 확증은 없었다.


일확천금의 꿈이 있을 뿐,


나린이 깍지를 낀 손을 식탁 위 올려놓고는 그 위에 턱을 괴었다.


“좋아요. 선생님의 부탁, 들어드릴게요. 대신 내 부탁도 꼭 들어주셔야해요?”


이 녀석이 내용을 말하지 않고 저렇게 말할 때는 불안한데.


일단 물어나 보자.


“어떤 부탁인데?”


“난 선생님의 부탁부터 들어주고 난 다음 부탁할래요. 미리 알면 재미없는 부탁이거든요.”


불안하다.


나린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핳! 내 부탁을 들었을 때, 선생님 반응이 궁금하네요. 아, 여기 계산이요!”








쪼옵.


소환장에 지정된 D급 게이트의 좌표로 가는 길, 하태는 아메리카노를 연신 들이켰다.


점심 식사비만 12만 원이 나온다라.


게다가 게이트 가는 길목에 하필 카페가 있어서, 나린에게 음료까지 사다 바쳤다.


하지만 뭐 대수랴.


급한 불부터 꺼야지.


식사가 꽤 만족스러웠는지 나린은 콧노래를 불러가며 걷고 있었다.


이 근처일 텐데.


하태가 골목쪽을 살펴보고 있을 때, 나린이 한 건물의 입구를 가리켰다.


“아, 찾았다! 선생님! 찾았어요!”


건물 앞을 막고 있는데도 다른 아티스트가 처리하지 않고 10일 넘게 방치해두었다는 건, 내부 구조가 골치 아프게 생겼다는 뜻이다.


게이트 앞에 선 두 사람.


나린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던전에 같이 들어가달라고 해서 미안해요. 많이 무섭죠? 아하하핳. 아. 선생님 왜 정색을 하고 그래요! 증말!”


“어떻게 넌 22살씩이나 먹었으면서 하는 짓은 고딩 때랑 똑같냐. 한심하다, 한심해.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해. 긴장하란 말이야.”


핀잔을 준 하태는 나린의 반응을 살폈지만,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솔직히 D티어 던전 정도야 혼자서 돌게 해도 상관없었지만, 부탁하는 주제에 같이 들어가 달라는 요구를 거절할 명분은 찾지 못했다.


나린은 여유만만했다.


“아시죠? 나 B티어라구요. 무슨 D티어 던전 공략하면서 긴장까지 해요.”


“시끄러······. 들어가자.”


지유웅!


게이트가 열리자 하태는 앞장서 들어갔고 나린 또한 바로 뒤따라 입장했다.


“읏차!”

터덕.


“아우, 선생님! 그 아저씨 같은 효과음 좀 넣지 마세요.”


“고작 4살 차이나면서 아저씨 소리나 그만해. ‘창고 열기.’”


팟.


하태가 중식도를 꺼내들자 그걸 본 나린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핳. 나보고 긴장하라더니, 선생님도주무기 안 꺼내네요, 뭐. ‘창고 열기.’”


팟.


나린의 손에 40cm 길이의 완드가 쥐어졌다.


완드.


마법 투사投射 계열 아티스트들이 애용하는 짧은 형태의 지팡이다.


아티스트의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퍼져있는 상식으로는 긴 지팡이보다 빠른 공격속도를 위해 든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하태가 알기로 나린의 주무기는 완드가 아니다.


D티어 던전에서는 쓸 필요도 없다는 건가.


“가보자.”


시작지점에서 다음 방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걷던 두 사람은, 갑작스레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에 팔을 들어올렸다.


사우나의 불가마에 들어온 것 같다.


하태는 더위에 강한 편은 아니었고, 그건 나린도 마찬가지였다.


5분 정도 걸어 첫 통로를 통과한 두 사람은 이미 땀에 절어 녹초가 되어있었다.


“꽤 덥다······.”


“그러게요······.”


하태는 AR 창고를 열어 물통을 꺼내 나린에게 던져준 다음, 방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비트몬이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을.


“나린아······. 우리 망했다······.”


“네?! 왜요?”


물을 마시던 나린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더니낭패를 본 표정이 되었다.


나린이 기운 없이 말했다.


“첫 방인데 비트몬이 없네요······?”


첫 번째 방에 비트몬이 존재하지 않으면, 다음 방이나 다다음 방에 몰려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이런 구조의 던전은 퍼즐던전이라 불리며, 별짓 다 해야 다음 방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하태는 다음 방으로 이어지는 통로 구멍을 발견하고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미치겠네.”


그 구멍은 저 멀리 보이는 벽의 30미터 높이에 뚫려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o the moon p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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