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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뮨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 모든 능력을 사용하는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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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뮨
작품등록일 :
2021.07.28 19:26
최근연재일 :
2021.07.28 19:28
연재수 :
3 회
조회수 :
236
추천수 :
0
글자수 :
16,586

작성
21.07.28 19:27
조회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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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2쪽

#2 첫 보급상자

DUMMY

아니.. 그게 말이 쉽지. 최소 내 다리 굵기는 되어 보이는 저 코브라를 어떻게 단 번에 제압하라는 거야.. 이제 시작해서 레벨 1이라 신체적인 능력도 제대로 된 아이템도 특수 능력도 쓸 수 없는데..

육성으로 내뱉고 싶은 말이었지만 참아야했다. 지금 전 세계인이 TV나 컴퓨터 화면을 통해 바라보고 있을 거였으니까. 침착해야했다.


- 취이익!!


위협적인 소리. 그냥 가던 길 가면 안 되니? 라는 바램은 역시나 예상이 빗나가버렸다. 알로 코브라가 나를 향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들이밀며 날아들었다.


- 빠각!!

이래 뵈도 60억 분의 1 확률로 뽑힌 나라고!! 야구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한 번도 안 해보진 않았다. 대학교 시절 매일 같이 과동기들과 술을 마시고 야구게임장에서 수십 번이고 휘둘러 봤으니까.


넌 사람 잘못 골랐어!!


야구배트로 정확히 날아드는 알로 코브라의 목덜미를 후려치기가 무섭게 귓가에 이질감이 드는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 띠링!! 알로 코브라를 해치웠습니다.

- 경험치 43을 획득하였습니다.


“ 후.. ”


첫 사냥의 시작이었다.


나.. 나름 좀 하는데?


[ 와아아아!! ]


마르셀의 통역기를 통해 본부에 모여 있는 전문가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이 들 뿐만이 아니겠지. 전 세계인들이 알로 코브라를 해치우는 나의 멋진 모습에 환호성을 내질렀겠지?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내심 뿌듯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진짜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생존 팀에서 시킨 대로 일단 강가에 도착해서 적당한 터를 찾았다. 이젠 떡갈나무와 바나나 잎을 잘라 옮기기만 하면 됐다. 일전에 가장 즐겨보았던 프로그램이 김진만의 정글의 수칙이었으니, 대충 생김새는 파악하고 있었다.


- 타닥!


들리지 말아야 할 소리. 나무를 꺾고 있던 내 뒤쪽으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도 알로 코브라와 같은 위협적인 생물체가 아니길 기도하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사람..? ’


그것도 채 17살도 안 되어 보이는 소녀가 날 놀란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 다른 차원의 대표입니다!! 주의하세요!! 비록 첫 스테이지라 대표들 간의 무모한 싸움은 없겠지만, 매뉴얼에 나온 대로 차원 94-D 즉, 저희 차원은 다른 차원들과 달리 기본 적인 전투능력이 최하급 중에 최하급에 속한다고 했으니까요!! ]


마르셀이 다급하게 말을 했지만, 나도 대충은 알고 있었다. 1000개의 차원. 그 각 차원을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특징은 매뉴얼에 조금씩 나와 있었다. 그 중 우리 지구 차원의 전투능력은 1000개 중 967위에 기록 되어 있었다.


“ 안녕..? ”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최대한 너에게 적대심이란 단 1도 없다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통하길 빌면서..


“ 안녕하세요? ”


다행히 그녀도 적대심은 품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걸 보니, 언어도 자연스레 통역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봐야 17살 소녀. 저 여리 여리한 몸과 얼굴로 건장한 20대 남성인 날 상대하기엔..


- 퍼억!!!


맨손으로 나무를 베었다. 아니.. 파괴시켰단 말이 맞으려나..? 그제야 그 소녀의 가슴에 달려있는 뱃지가 눈에 들어왔다. 검은 배경에 흰색 글씨로 숫자 421-C 라고 적혀있었다.


“ 421-C 차원의 대표 정보 부탁드립니다. ”


곧바로 마르셀에게만 들릴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극도로 조심하세요!! 기본 전투능력 17위에 등록 되어 있는 차원 ‘무림’의 대표입니다 ]


무림. 무림이라면 안다. 중3 때 제일 많이 읽었던 소설이 무협 소설이었으니까. 매뉴얼을 봤을 때 설마 무림의 차원이 실제로 존재 한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지만, 분명 저 소녀는 무술을 배운 소녀가 맞았다. 그렇지 않다면 맨 손으로 저 거대한 나무를 가볍게 파괴시킬 순 없을 테니까.


“ 반..가워.. 난 김민이라고 해.. 요. ”


처음엔 한참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여 반말을 했지만, 기본 전투능력 17위의 ‘무림’ 차원의 대표라면 존댓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 후.. 네.. 안녕하세요. 당신도 다른 차원의 대표로 뽑히셨나 봐요? ”


이런 황당무계한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했음에도, 여유가 넘쳤다. 물론 저들의 차원도 우리와 같은 괴생명체들이 침공을 했을 거고, 똑같이 한 달 동안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나처럼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나무를 베고 있었나..? 그것도 맨손으로?


“ 네. ”


그 소녀의 질문에 아주 짧게 답했다. 그리고 아주 어렵게 입을 떼 말을 이었다.


“ 혹시.. 동맹 하실래요? ”


아무리 여리여리한 소녀라도 1000개의 차원에서 무려 17위다. 이보다 더 듬직한 동료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뱉어버렸다. 그 소녀는 나의 제안에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혼자 무어라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나처럼 자신의 차원의 대표들에게 묻고 있는 것 같았다.


[ 좋은 선택입니다. 김민씨. 너무 섣부르긴 하지만 무림 차원의 대표라면 충분히 동맹을 맺을만한 가치가 있어요 ]


어이 이봐요 미합중국 대통령씨. 그것도 저 쪽이 동맹 제안을 수락을 해야..


“ 네. 좋아요. ”


의외로 간단히 수락해버렸다. 저들도 분명 내 차원의 정보를 알고 있을 터인데 기본 전투능력 967위인 나와 동맹을 맺으라고 시키다니. 왜 일까? 혹시.. 나중에 내가 뒤통수를 치더라도 쉽게 제압이 가능하니 선택한 것일까? 아니면 저들이 먼저 손쉽게 뒤통수를 치려고?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혼자서 밤을 보내기엔 외롭고 무서웠으니까.


.

.

.


무림 차원의 대표인 그 소녀는 자신을 화련이라고 소개했다. 화련 덕택에 손쉽게 떡갈나무 재료를 모을 수 있었기에, 시뮬레이션 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근사한 거처 겸 방어선이 만들어졌다. 어느새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지고 있었기에, 더 이상 야외 활동은 위험했으니 거처 안으로 들어와 화련과 나란히 앉았다.


‘ 아무리 이런 미친 게임이라도 여자와 이 좁은 내부에 단 둘이라니.. ’


음흉한 생각이 아주 잠깐이지만 스쳤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련의 얼굴은 그 어느 남자들이 보더라도 엄청난 미모를 뽐내고 있었다. 새빨갛게 타오르는 붉은빛 머리를 시작으로 쌍꺼풀 없는 큰 눈을 따라서 매끔하게 떨어지는 적당히 솟은 코, 무언가를 바르지 않았음에도 붉게 빛나고 있는 입술까지 지구의 차원으로 온다면 국민 아이돌의 센터를 당당히 차지하고도 남을 만한 얼굴이었다.

그렇게 멍하니 앉아있자, 이윽고 지평선 너머의 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 띠링!! ]

[ 밤이 되었습니다. Stage. 1 첫 째 날 보급이 진행 됩니다 ]


드디어 보급이다. 밤이 되어 괴수들을 상대하는 게 무섭긴 했지만, 유일하게 해가 지길 기원했던 건 이 보급 때문이었다. 매뉴얼대로라면, 스테이지가 시작되고 매일 밤마다 두 가지의 보급을 무작위로 선택해 받을 수 있었다. 한 가지는 바로 아이템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그 차원에서 살았던 실존 인물의 특수 능력이나 일반적인 능력이었다.


그렇게 눈앞으로 홀로그램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 첫 번째 보급 상자가 도착했습니다 ]

[ 아이템 상자 ]

[ ‘지구’ 차원의 존재하는 모든 아이템 중, 5개가 무작위로 선택 됩니다 ]

[ 1. 담배 라이터 세트 <아이템 등급: F> ]

[ 2. 물 1.5 L <아이템 등급: F> ]

[ 3. 작은 커터 칼 <아이템 등급: E> ]

[ 4. 녹슨 타이어 <아이템 등급: F> ]

[ 5. 딱딱한 식전 빵 <아이템 등급: F> ]


운이 나빴다. 3번을 제외하고는 죄다 최하 등급인 F등급의 아이템이었다. 첫 보급이 가장 중요했는데 하필 이런 쓰레기 같은 게 선택 되다니.. 군인 시절 매일 같이 들고 다녔던 K2 소총에 탄약세트라면 얼마나 좋아? 아무래도 이 미친 게임을 기획한 괴생명체 놈들은 운빨 좃망겜을 지향하는 건가?


[ 썩 좋진 않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이 있습니다. 3번으로 전투에 활용해도 좋고, 2번으로 식수를 5번으로 식량을 챙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생존 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3번 혹은 5번을 선택하라는 결과가 도출 되었으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어차피 물이야 옆에 흐르는 강물을 마셔도 되니까요 ]


마르셀의 말이 귓가를 파고들었지만, 난 이미 보기를 보자마자 정해버렸다. 그의 말을 깡그리 무시하고 내가 선택한 걸 누르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이들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의 설득을 해야만 했다.


“ 1번은 어떻습니까? 3번도 그래봐야 작은 커터칼이라 야구배트와 큰 차이는 없을 것 같고, 말씀하신대로 식수는 강물을 마시면 되고, 식량 또 한 아까 잠시 살펴보았는데 강물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비슷한 생명체를 잡아먹으면 될 것 같아요. 1번이 겉보기엔 담배라서 크게 쓸모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생존에 가장 중요한 건 불 아니겠습니까? 언제든지 불을 피울 수 있는 라이터가 함께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 같습니다. ”


나의 설득에 몇 초가 흐르고 다시금 마르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1번으로 하시죠 ]


수천 명의 석학들이 모였는데, 나의 의견을 받아들여 질 거라고는 생각지 못 했다. 물론 내가 1번을 선택한 이유는 불 때문도 있었지만.. 난..


되게 심한 꼴초다.


아까부터 담배가 너무 피고 싶었거든.


[ 띠링!! 1번을 선택하였습니다 ]


이질감이 드는 목소리가 들려오기가 무섭게 내 앞으로 담배와 라이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 두 번째 보급상자가 도착했습니다 ]

[ 특수능력 상자 ]

[ ‘지구’ 차원의 존재하는 모든 특수능력 중, 5개가 무작위로 선택 됩니다 ]

[ 1. 중국 삼국시대 장수 황충의 영혼 Lv. 1 <특수능력 등급: B> ]

[ 2. 태권도 마스터 Lv. 1 <특수능력 등급: E> ]

[ 3. 자동차 정비 마스터 Lv. 1 <특수능력 등급: F> ]

[ 4. 항공 공학 마스터 Lv. 1 <특수능력 등급: E> ]

[ 5. 외과 의학 마스터 Lv. 1 <특수능력 등급: C> ]


이번 건 나쁘지 않았다. 3번 4번은 이런 울창한 숲속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것들이었지만, 5번은 언제 다칠지 모르는 미친 서바이벌 게임에선 최적의 능력이나 다름없었고, 1번 같은 경우는 등급이 B인 것으로 보아 꽤나 쓸모가 있는 능력임이 분명했다.


“ 황충이 누구죠? ”


얼핏 들어보긴 했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했기에 곧바로 물었다.


[ 중국의 역사이자 대표 문학 삼국지에 나오는 장수로 활을 귀신같이 쓰기로 유명한 장수였다 합니다 ]


“ 활이라.. ”


고민이 됐다. 이지 선다. 1번으로 미친 활솜씨를 얻게 되느냐, 아님 어딜 다쳐도 기본적인 응급처치가 가능하게 되느냐인데..


[ 시뮬레이션 결과 거의 비슷한 수치로 나왔습니다. 이 선택 또 한, 김민씨에게 맡기도록 하죠 ]


차라리 이번 건 골라줬음 했는데.. 물론 전투능력도 필요했지만, 그 좋은 활솜씨라도 다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체하지 않고 5번을 눌렀다.


[ 띠링!! 5번을 선택하였습니다 ]


외과 의학 마스터를 누르기가 무섭게 홀로그램에서 하얀 빛 무리가 뿜어져 나오더니 내 몸을 기분 좋게 감싸 안았다. 그리고는 두 눈을 지그시 감자 그 빛 무리들이 내 머릿속으로 미친 듯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 진짜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구나.. ’


하얀 빛이 내 머릿속으로 다 빨려 들어가자, 나도 모르는 사이 천재 외과의사가 되어버렸다. 아니 아직 능력 레벨이 1이었으니 천재 외과의사 정도는 아니려나? 평소에 의학 지식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던 나였는데, 나도 모르게 의학 지식을 떠올리기가 무섭게 마치 사진처럼 머릿속으로 나열되기 시작했다.


‘ 나 지금 5초 만에 의대 졸업 한 거야? 이거 실화냐..?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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