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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찬. 가면을 씁시다. 쪽팔리지 않게. 항상 당당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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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노경찬
작품등록일 :
2019.03.06 17:57
최근연재일 :
2019.03.12 20:52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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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3,752

작성
19.03.0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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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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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3쪽

4화.

DUMMY

4.


“이게 수치화 된 나란 말이지?”

정만은 상태창을 살피며 중얼거리다 상자에게 물었다.

“이게 다 뭔지... 이해 할 수가 없어.”

“그 상태 창은 다른 세상에 오는 사람들을 위한거야.”

정만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다른 세상?”

“세상은 현재 존재하는 인류만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어. 그러니 다른 세상의 인류에게 도움을 받는 거지. 수치화된 자신은 바로 그들을 위한 거야. 그리고 솔직히 너한테도 편리하잖아.”

“이게 편리한가?”

“너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지. 노력을 했는데 성과는 눈으로 확인이 안됐잖아. 하지만 이제는 성과는 나타날 것이고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거야.”

“눈으로 확인한다...”

“네가 바라는 세상인 거야.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 세상. 신천신지는 바로 그런 세상이야.”

정만은 아직 실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넘어가고, 다른 걸 물었다.

“체질은 뭐지?”

“간단하게 천재와 범재를 구분하는 수치지. 체질이 높을수록 모든 능력치에 관한 습득이 쉬워지는 거야. 예를 들면 네가 생전 배운 무공이 매화심법과 매화검이라 했잖아?”

“응.”

정만의 대답에 컴퓨터가 빛났다.

“스킬 창을 열어봐.”

“스킬이란 말은 마도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것이고, 우리 무인은 무공이라 해.”

“그럼 무공 창이라고하면 되겠네. 일단 열어봐.”

정만은 말했다.

“무공창.”


-습득 무공현황.

화산심법 : Lv5 4성 2푼. (내공 효율도 27프로.)

화산검법 : Lv6 5성 4푼 3리 (공격력 효율도 33프로.)

화산보법 : Lv6 7성 1리. (공격력, 방어력 효율도 42프로.)

.

.

.


자신이 익힌 모든 무공들이 한 눈에 보이자 정만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숫자가 너무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40년을 고되게 수련했는데... 4성이란 말이야... 검법은 또 어떻고! 손 바닥이 수십번이나 벗겨졌었는데 고작 5성을 간신히 넘다니.’

40년의 결과를 보니 정만은 자괴감이 들었다.

“형편없지?”

상자의 확인사살에 정만의 표정은 더욱 더 어두워졌다.

“하지만 너무 속 끓이지마. 네 체질이 고작 8 밖에 되지 않아서 그랬으니까. 하지만 지근 너에겐 여유 포인트가 있어. 그걸 체질에 투자한다면?”

정만은 무공에 재능이 없던 것 뿐이지, 멍청한 건 아니다. 그는 상자의 말을 찰떡 같이 알아들었다.

“수치가 훨씬 높아졌었겠네. 알겠다! 체질이란 오성을 말하는 거구나!”

“그보다 더 복합적인 개념이지. 오성은 지혜스탯에 영향을 받지만, 체질은 그걸 포함해버리는 거니까.”

“알겠다! 알겠어. 노력으로 이 숫자들을 올릴 수 있는 거구나!”

“빙고! 이제 알겠어? 신천신지가 네가 바라는 세상이란 걸?”

정만은 머릿속이 환해졌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이 효율도니, 공격력, 방어력등은 어찌 계산 되는 거야?”

컴퓨터는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웃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제 네가 익힐 무공들과, 쓸 물건들에 영향을 받지만, 전체적인 수치는 계산할 수가 없어. 그건 세상의 이치와 인간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전생의 업보. 행운등등도 모두 결합이 될 테니까. 인생은 실전이야!”

정만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 없다.

노력으로 이 숫자들이 올라간다면 자신은 이 수치들을 올릴 절대적인 자신이 있었다.

상자가 빛났다.

“축하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게 된 걸. 그것도 네게 잘 맞는 세상을 열게 된 걸 말이야.”

“고맙다. 그런데 다른 궁금한 것도 있는데.....”

정만은 상자가 질릴 정도로 질문을 퍼부었다.

돌아가기 전에 궁금한 건 모두 물어야 했다. 상자의 말대로 인생은 실전이고, 미리 묻지 못해 받는 불이득을 가지긴 싫었다.

모든 대화가 끝나고 상자는 빛났다.

“접속 전에 얻은 무공은 초기화 되겠지만, 접속 후에 얻은 네 포인트들은 모두 가지게 될 거야. 그게 업적의 혜택이니까. 그럼 포인트를 잘 선택해서 집어 넣어보라고. 조언을 주자면 포인트 얻는 게 쉽지는 않을 테니 잘 분배해야 할 거야. 친구.”

“고맙다. 가서도 잊지 않으마.”

“네게 억울할 일이 또 있으려고. 아! 하나만 조심해.”

“뭐?”

“대성하기 전에 죽지마! 다른 세계의 인류는 막대한 대가만 지불하기만 하면,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현 세계 인류는 한 번 죽으면 끝이니까.”

정만은 씩 웃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어. 그럼 다시....”

순간 정만은 밑으로 추락하는 기분을 느꼈다.

시야가 까매졌다가, 다시 주변이 오색찬란하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건 햇살이었다.

“사형?”

그리고 옆에서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사형?”

정만이 고개를 돌리니 거기에는 공판이 있었다.

공판은 정만의 둘째 사제다.

나이대도 비슷하고, 처음으로 생긴 사제라 정만이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던 유일한 사제.

“사제!”

정만은 공판을 꽉 껴았다.

“사형... 대체 왜 이래요?”

갑작스런 포옹에 공판은 손을 뻗어 밀쳐내려 했으나, 정만은 좀처럼 떨어지질 않았다.

“사형!”

공판이 다시 한 번 부르는 소리에 정만은 그제야 떨어지며 물었다.

“너 몇 살이냐?”

“네?”

“너 몇 살이냐고.”

공판은 순간 사형이 더위를 먹었나 고민하며 대답했다.

“열 셋이지요.”

‘열 셋?’

정만은 바로 나이를 계산했다.

‘공판이가 열 셋이라면 난 열 다섯. 그럼..... 내가 죽은 지 이 십년 전이구나!’

기왕이면 이십년이 아니라 사부를 만나서 돌아왔다면 좋았을 텐데.

정만은 그게 약간 아쉬웠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돌아온 게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십년이면 강산을 두 번 바꿀 수 있는 시간.

‘강산이 두 번 바뀌는데 사람인 나는 그 보다 수 없이 바뀔 수 있다. 바뀔 수 있어.’

공판이 생각에 빠진 정만을 불렀다.

“사형.”

“아! 그래, 사제. 무슨 일이야?”

“사부께서 부르세요.”

“사부께서? 왜?”

정만은 반문하다 떠 올랐다.

‘아 이 맘 때였나?’

정만이 옛 기억을 더듬고 있을 때, 공판이 말했다.

“그건 저도 모르죠. 얼른 가보세요.”

“그래. 고맙다. 조금 있다가 내 방으로 와. 육포 같이 먹자.”

“육포요?”

“그래, 조금 꼬불쳐 둔 게 있다.”

“저야 좋죠. 혼자 다 먹으면 안 됩니다.”

“걱정 마. 잊지 말고 오기나 해.”

육포란 말에 희희낙락하는 공판을 보며 정만은 마음이 짠해졌다.

‘이번 생애에서는 다시 널 그리 잃지는 않아.’

정만은 그리 다짐하며, 공판의 어깨를 한 번 쳐주고는 사부가 있는 상궁으로 올랐다.

정만이 상궁으로 들어가니, 그의 사부 이요동이 그를 반겼다.

“왔구나. 이리 오너라.”

“네, 사부.”

정만이 이요동 앞에 가니, 그는 뭐가 바쁜지 정만을 끌어 앉혔다.

“봐라!”

이요동은 영롱한 색을 발하는 동그란 구슬 하나를 꺼냈다.

“사부... 이건?”

정만은 놀란 척하며 이요동을 보자 그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마나석이다. 그것도 마도에서 AA급이라 불리는 귀한 놈이다.”

마나석.

마도에서 부르는 세상의 근원.

무도의 내공과 비슷한 힘인 듯 하지만 다른 힘.

전생에 이요동은 정만에게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첫 번째 제자라 애착이 깊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정만이 그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노력을 하지만 성취가 낮아 괴로워하는 것까지 잘 알았다.

그래서 이요동은 평상시 갖은 영약을 정만에게 주며, 내공을 조금이라도 올려주려 했다. 하지만 정만의 저주받은 신체는 영약의 1할도 체 흡수시키지 못했었다.

그래도 이요동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가 바로 마나석의 마나를 흡수시키는 일이었다.

“마나석의 기운을 네게 흡수시켜주려 한다. 이건 영약과는 다르니 분명 너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

“네가 그리 노력하는데, 성취가 없다는 건 말도 안 되지. 넌 대기만성형이야. 그러니 절대 수련을 허투루 해야 하는 법이 없어야 할 게다.”

‘사부.....’

이요동의 모습에 정만은 가슴이 아팠다.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마나석 따위는 필요 없을 거라고, 그런 거 없어도 이제는 정말 잘할 거라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네. 사부 님.”

하지만 정만은 그런 생각을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AA급 마나석.

대장급 마물을 잡더라도 잘 나오지 않는 게 A급 이상의 마나석이다. 명 같은 크기의 금덩이보다 10배 이상 비싼 물건 일 터.

아무리 이요동이 화산의 2대 대제자라 하더라도 이만한 물건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구했다 하더라도 그걸 사는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사문인 화산파는 그리 부유하지는 않은 문파이니까.

하지만 사부는 그런 물건을 그냥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첫 번째 제자라고 어떻게든 더 해주고 싶어하는 사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이번 생애는 달라!’

정만은 마나석을 보며 독기를 품었다.

전생에 저 마나석으로 얼마나 도움이 된지 똑똑히 기억했다.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남들은 최소 4할 이상을 흡수한다는 그 기운을, 자신은 1할도 채 흡수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다. 5할, 어쩌면 그 이상을 흡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은 여유 능력치를 모두 체질에 올리면 가능해.’

정만이 그리 생각할 때 이요동이 말했다.

“그럼 시작해볼까?”

“사부 님.”

“왜 그러느냐?”

“지금 당장 시작하시려고요?”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느냐?”

정만은 크게 심호흡하며 말했다.

“AA마나석은 정말 귀중한 물건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 걸 아무 준비 없이 흡수한다는 건... 잠시 시간을 주시면 목욕재계라도 하고 와서 제대로 해보겠습니다.”

“네 말이 맞다. 이 사부가 급한 마음에 그걸 생각하지 못했구나. 얼른 준비하고 오거라.”

이요동의 말에 정만은 산 뒤쪽으로 올라갔다. 거기에는 적당한 폭의 시냇물이 있어, 화산파 어린 제자들이 물놀이도 할 겸 자주가는 곳이었다.

정만은 물에 몸을 담고는 말했다.

“상태창!”

정만은 자신의 상태창을 보며 생각했다.

‘천재의 체질이 몇 점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유포인트를 모조리 체질에 두면, 최소한 범재 소리는 안들을 거야!’

정만은 체질 능력치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체질이 극에 다다랐습니다. 더 이상의 체질능력치를 올릴 수가 없습니다.

“뭐야!”

많이도 아니다. 고작 체질을 50까지 올렸을 뿐인데, 더 이상 올릴 수 없다고 나왔다.

“도움말!”

정만은 급히 프로젝트의 도움말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일반인의 기본 스탯을 살폈다.

“아! 뉘미! 기회를 준다며!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을 거라며!”

도움말 창에 나오는 일반인의 기본체질 포인트는 50.

레벨업으로 체질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생각했을 때, 정만이 얼마나 무공에 재능이 없는 지 알 수 있었다.

정만은 하늘을 보며 냅다 소리쳤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다시 돌려 보낸 건데!”

정만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왜 또? 뭐가 문젠데?

눈 앞에 상자가 나타났다.

“뭐야? 여기 와도 되는 거야?”

정만이 놀라 묻는 말에 상자가 빛났다.

-걱정 하지마. 너 밖에 안보여. 솔직히 내가 오니 반갑지 않냐? 난 네가 내려간 다음에 또 무슨 기겁할 일을 벌일까 기대되서 궁금했는데.

“헛소리 하지 말고.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체질이 오르지 않아! 노력한 만큼 보상을 얻는다면서.”

-에휴! 네 체질은 그게 한계인가 보지. 그래도 8에서 50까지 올랐으면 평범하긴 하겠네.

“이러려고 내가 그 고생을 한 게 아니잖아!”

-너 정말 무식하구나. 스스로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어? 네가 얻은 걸 봐. 체질만 보고 다른 능력치는 보지 않았나 봐?

“다른 능력치?”

정만은 자신의 상태창과 도움말을 확인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이거....”

정만은 미소를 지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능력치는 어떤 능력이든 대부분 20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힘은 217. 민첩 역시 사기적으로 높다.

현 세계의 고수들의 능력치는 알 수 없으나, 이제 새롭게 현 세계로 접속할 이방인들에 비해서는 엄청난 거다.

[신천신지의 문을 연 존재] [최초 접속자] 2개의 업적으로 인한 혜택이다.

정만은 생각했다.

‘알면서도 그걸 어찌 활용할지 몰랐다니. 내가 이리 멍청했단 말인가?’

정만은 상태창을 노려봤다.

‘체질은 오르지 못하지만... 오성은 지혜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으니까.....’

정만은 결론 내렸다. 남은 능력치를 모조리 지혜에 투자하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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