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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글을 쓴다는 것.

오늘도 저는 살얼음판을 걷습니다.


쩌적거리는 발밑만을 살피며 걷다 보면

이곳이 어디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잊고 맙니다.


고개를 들어 가야 할 곳을 살핍니다.

멀리 희미하게 찬란한 불빛이 보입니다.


그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가고 싶습니다.


다시 발밑에서 쩌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찬란한 불빛이 눈을 잡아끌지만, 결국 고개는 떨어집니다.

고개를 숙여 발밑만을 살피며, 저는 오늘도 살얼음판을 걷습니다.

 

이 길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끝에 닿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합니다.


그곳이 어디일까요.

저 찬란한 빛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아무도 없는, 황량한 산자락일까요.

 

혼자 걷는 길이 쓸쓸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도와줄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길을 아는 듯 빛을 향해 똑바로 걸어갑니다.

누군가는 수많은 사람의 박수를 받으며

아홉 마리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빛을 향해 날듯이 달려갑니다.

 

저는 혼자입니다.

발밑이 무서워 고개도 들지 못하는.

쓸쓸하지만 내색하지도 못하는.

 

오늘도 저는 살얼음판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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