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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있게 님의 서재입니다.

부활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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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있게
작품등록일 :
2023.05.10 10:50
최근연재일 :
2023.06.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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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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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5

작성
23.06.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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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6화 남냐게일제국-중턱마을 2

DUMMY

재진은 촌장을 따라 걸었다.

길을 알려주려는 목적인지 촌장의 걸음은 느긋했다.

중턱 마을의 장벽을 뛰어넘어 오른쪽에 있는 비탈을 따라 산을 올랐다.

나무와 돌이 무성한 곳에 다다르자 촌장이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내가 밟는 곳만 밟게.”

“아, 네.”


촌장은 바로 앞의 돌을 밟았다가 두 걸음 앞에 있는 나무 밑동을 밟고 뒤로 돌아갔다.

재진 역시 촌장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런 행동이 십여 차례 반복되자 눈앞에 동굴이 나타났다.


“웬 동굴입니까?”

“아까 말했다시피 자네에게 가르침을 내려줄 분이 계신 곳이지.”


촌장은 아침 일찍 짝귀와 막내라는 어르신을 데리고 숙소를 찾아왔었다.

그리고 지난밤 마을 사람들과 논의 한 결과를 얘기해주었다.

면접을 보는 기분으로 세 인종을 맞이한 재진은 곧 짝귀가 초린을, 막내는 크리스를 데리고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기대감에 찬 시선으로 촌장을 보자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더니 재진을 이끌고 이곳으로 온 것이다.


“오, 왠지 뭔가 있어 보이는 곳인데요?”


그리 말하며 재진은 흐뭇한 마음으로 촌장이 내미는 나뭇가지를 잡고 따라 들어갔다.

동굴은 꽤 깊고 어두웠다.

재진은 촌장이 배려하듯 들려주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어둠 속을 걸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전구가 켜진 듯 환한 빛이 있는 공간에 도착했다.


“억! 내 눈.”


갑작스레 눈뽕을 당한 재진은 재빨리 눈을 감았으나 눈이 시려 눈물이 나오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어, 미안하네. 미리 말해줘야 하는데 잊었구만. 괜찮나?”

“네. 이제 적응되었습니다.”

“일단 어르신을 뵙고 나서 동굴 통과하는 법을 알려주겠네.”

“네, 알겠습니다.”


재진은 빛에 적응되자 슬그머니 눈을 뜨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천장에는 눈부신 인공조명이 태양처럼 밝게 빛났고 운동장 크기의 공간에 온갖 기화요초가 피어 있다.

한쪽에는 작은 냇물이 흘렀으며 나비가 날아다니고 새소리가 음악 소리처럼 들린다.

오솔길 끝에는 동화 속에 나올듯한 단층 벽돌집이 있었는데 작은 울타리가 쳐져 있고 처마 밑 데크에 흔들의자가 있다.

또 집 뒤편에는 과일나무가 있었는데 나무마다 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려 달콤한 내를 풍긴다.


“이야아, 여기가 어딥니까?”

“어르신의 보금자리지. 자, 가세.”


재진은 촌장의 뒤를 따라가며 연신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어떤 마법적 장치가 있어 이런 곳이 가능한가 살폈으나 알아볼 수는 없었다.

벽돌집에 가까이 가자 문이 열리며 앳되어 보이는 냐게족 젊은이가 나왔다.


“어르신, 저 왔습니다.”

“왜 왔어?”

“허허허. 옆에 있는 이 사람이 가르침을 청한다기에 데리고 왔습니다.”


어르신이라 불리는 젊은이가 재진의 위아래를 훑더니 한쪽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비웃었다.


“아직 마스터도 안된 핏덩이잖아.”

“예. 마스터가 되는 실마리를 찾겠다고 합니다.”

“찾아오기는 잘 찾아왔는데 내가 누군지, 어떤 방식으로 가르침을 주는지 일러줬냐?”

“······.”


촌장이 대답 없이 먼 산을 보자 젊은 어르신이 알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거만하게 재진에게 말했다.


“난 좀 과격해. 죽여 달라는 애원이 나올 정도야. 그러니 중도에 포기할 거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고. 어때, 그래도 나한테 배울래?”

“네. 가르침을 주십시오!”


재진은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즉답했다.

지난 6번째 부활 때 최상급에서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마스터가 될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죽도록 구를 각오는 하고 왔으니 어떻게든 벽을 넘어 마스터가 되리라.

시원한 재진의 대답에 젊은 어르신이 사악하게 웃었다.

재진은 그 웃음에 불길함을 느꼈으나 마스터라는 미끼가 눈앞에서 흔들리자 따라 웃었다.

그리고 재진이 스스로 어르신의 놀잇감이 되자 촌장은 오랜만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이 사람은 하 가문의 재진입니다. 이분은 그냥 어르신으로 부르게.”

“네!”

“크흠. 그럼 가르침은 언제부터 내리실 건지요?”

“내일부터. 그러니까 애들 사용하던 수련장 정리해 놔.”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어르신!”


어르신은 대답 없이 문을 닫고 들어갔고 촌장은 다시 동굴 입구로 걸어갔다.


“그런데 저분은 누구십니까?”

“마스터를 뛰어넘은 분이시지.”

“보통 마스터가 되면 초월자라 칭하잖습니까. 그럼 최상급 초월자를 넘어섰다는 말씀이신지···.”


재진이 믿어지지 않는 투로 말하자 촌장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촌장의 긍정에 재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니 그런데 어찌 저런 분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냐게족들의 대스승은 저 북냐게일제국의 료시마이님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재진은 자신이 그 료시마이에게 3개월 배웠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료시마이라. 허허. 그놈이 대스승이라고? 웃기는 일이지. 냐게일제국이 남과 북으로 나눠지기 전 대스승이라는 지위는 그런 허접한 실력으로 가질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어.”

“네? 아니 그래도 료시마이님은 북냐게일에서 대스승으로 추앙받고 있는데 허접하다니요.”


은근히 자신이 스승으로 여기는 료시마이를 낮게 잡아 말하자 재진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냐게족의 대스승은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춰야 오를 수 있는 자리야. 그게 우리 기준으로 최소 초월자 최상급은 되어야 하지. 하지만 남과 북으로 갈라지면서 초월자들도 정치 성향에 따라 갈라졌는데 북냐게일제국에는 최상급 초월자들이 넘어가지 않았다네. 그래서 수련을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선지자들이 없어 북냐게일제국에는 초월자 최상급이 나오지 않았지. 반면 이곳에는 어르신이 있었고.”

“대스승이라는 분께서 나서주셨다면 남과 북으로 갈라지지 않았을 텐데요.”

“종족 내부의 일이라 자세히 말해줄 수 없는데 당시에는 나설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네. 초월자들 간에도 알력다툼이 있었으니 말이야. 여하튼 남냐게일제국의 초월자들 중 대스승 밑에서 수학하고 싶은 자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 중턱 마을이야. 수련광들만 모여 만든 마을이니 관리되지 않아 엉망이지.”

“그렇군요. 이런 곳이 있다면 수련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지 않을까요?”

“어르신이 인원수에 제한을 두었네. 자격도 마스터 이상이어야 하고.”


촌장의 말에 재진의 몸이 흠칫했다.

마스터 이상이라면 마을 사람들은 전부 마스터 이상이라는 말인가?


‘내가 지금 어딜 와 있는 거지? 마스터들의 마을이라니···. 이 마스터들이 맘먹고 나서면 웬만한 나라 하나 멸망시키는 건 일도 아니겠다. 어우야.’


흥분도 되었지만 무섭기도 하다.

마을이 그렇게 적막하고 평화로운 이유가 있었다.


“그럼 다른 분들이 낮에 마을에 없는 이유가 각자 수련하시기 때문이군요.”

“그래. 번을 서는 이 빼고는 각자 경지를 높이려 애쓰고 있지.”

“제가 알기로 마스터가 되면 바디 체인지를 거쳐 육체가 최적의 상태가 된다고 들었습니다만 촌장님께서는 어찌 그리 늙으셨는지요?”

“마스터가 되었다고 늙지 않는 것이 아니라 노화가 더디게 오는 거네. 내 나이 언 296세. 냐게족 평균 수명이 150살이었는데 난 거의 그 두 배를 살지 않았나. 그러니 늙을 수밖에.”

“그럼 어르신은······.”

“어르신은 최상급을 뛰어넘으시고 다시 한번 바디 체인지를 하셨지. 그러고도 계속 수련을 하시니 그 경지가 어느 정도 일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네.”

“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재진은 정말 놀라며 감탄했다.

그런 대단하신 분이 자신에게 가르침을 내려주신다니 이건 정말이지 생각도 못 했던 기회가 아닌가.

그러다 재진은 다른 마을 분들이 왜 어르신에게 가르침을 받지 않고 각자 수련하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


“그럼 마을 분들은 왜 어르신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지 않으시는 건가요?”

“크흐흠. 사정이 있네. 자, 이제부터 자네가 어르신의 수발을 들어야 하니 내가 알려주는 것을 잘 듣고 기문진을 통과하게.”

“기문진이요?”

“일종의 공간 결계라네.”

“아, 네.”


촌장이 말을 돌리는 것 같았지만 어차피 들어야 할 설명이라 재진은 촌장의 말에 집중했다.

동굴을 통과하는 방법과 동굴 앞의 환상 미로진을 통과하는 방법을 설명해준 촌장은 재진이 혼자 왔다 갔다하며 이해했는지 확인한 후 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어르신의 식사나 옷가지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이제부터 재진이 챙기라고 했다.

이것도 원래는 돌아가며 했으나 재진이 가르침을 받는 동안 전담하라 일러주었다.


“하루 한 번 6시에 아침만 챙겨드리고 의복은 이틀에 한 번이요. 기억했습니다.”

“그래. 앞으로 잘 부탁하네.”

“네. 그런데 저희 일행이 지낼 집이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지금 있는 곳은 대양 상단 숙소라서요.”

“내 집 뒤에 건물 두 개 보이지? 그 두 집이 비었으니 사용하게.”

“네. 감사합니다. 따로 비용을 내야 할까요?”

“아니. 비어있던 곳이라 보수하고 잘 관리만 해주게. 그럼 가보게나. 나도 할 일이 있어서.”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재진이 인사하고 나가자 촌장이 재진에게 안쓰러운 시선을 던졌다.


“자네가 원한 것이니 날 원망하지 말게나.”


그리고 몸을 날려 자신의 수련장으로 떠났다.

어쨌든 자신의 목적은 최상급을 뛰어넘는 것이었으니까.

숙소로 돌아온 재진은 백상이를 봐주고 있는 관에게 인사를 하고 숙소를 옮기기로 했다고 알렸다.

그리고 크리스와 초린이 아직 오지 않은 관계로 먼저 가서 집을 청소하러 나섰다.

두 개의 집은 각각 방이 두 개였는데 재진과 관, 초린과 크리스, 백강이가 사용하면 될 듯했다.

재진이 청소를 시작하자 심심하다며 쫓아온 비로비가 클린 아티팩트를 사용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여기서 얼마나 있을거임?’

“마스터가 언제 될지 모르니 기약 없어.”

‘컥. 나 죽겠네. 주변에 뭐 볼 것도 없고 사람도 없는데 여기서 어떻게 지냄?’

“백강이나 돌봐. 아무래도 낮엔 나는 물론이고 초린이랑 크리스까지 수련할 것 같아.”

‘내가 유모도 아니고 백강이를 어떻게 돌봄?’

“잘? 어차피 너도 심심할 거잖아. 관한테도 부탁은 할 텐데 그 인간도 연구나 실험한다고 방에 틀어박히면 잘 안 나오잖아. 그리고 월말에 대양 상단 오면 사람 구한다고 했으니 그때까지만 잘 봐줘.”

‘맨입으로?’


비로비의 말에 재진이 한숨을 뱉었다.


“그래. 그 소리가 왜 안 나오나 했다. 아까 어르신 거처에 가니까 과일 많더라. 그걸로 술 담아 줄게.”

‘과일주는 못 참지. 콜!’

“백강이가 얌전하니까 잘 데리고 놀아. 여차하면 내가 놀거리 만들어 줄게.”

‘오, 그런 것도 있음?’

“크리스가 어렸을 때 종종 했지. 땅따먹기, 구슬치기, 비석치기. 윷놀이도 있다.”

‘어려운 거면 나 싫은데?’

“안 어려워. 넌 소매치기도 잘하니까 백강이보다 조건이 좋아.”

‘그럼 얘기가 다르지. 내가 또 지는 건 싫어하는 터라.’

“넌 나이도 많다면서 꼬맹이를 이기고 싶냐?”

‘이기는데 나이가 뭔 상관?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임.’

“그래. 니 똥 굵다.”

‘주인만 할라고? 주인은 변비로 응꼬가 찢어졌잖음?’

“한마디를 안 지네? 대가리 한번 맞을래?”


재진이 주먹을 들어 올리자 비로비가 딴청을 부리며 다른 방으로 갔다.

그런 비로비의 모습을 보며 백강이가 보고 배울까 걱정이 되었다.

에이, 설마.

백강이가 얼마나 얌전한데.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50 하록3513
    작성일
    23.06.20 00:21
    No. 1

    똥꼬 찢어짐 ㅎㅎㅎㅎㅎ

    잘보고 가요



    아 작가님 유료화 가야 하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뚝심있게
    작성일
    23.06.20 10:59
    No. 2

    항상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록님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완결을 내어 놓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하록님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베르겐
    작성일
    23.06.20 14:08
    No. 3

    캐릭터들이 빛을 발하는 느낌이라 너무 좋습니다.
    비로비의 맨입으로. 아주 재미있습니다. ㅎㅎ
    작가님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하록3513
    작성일
    23.06.20 14:26
    No. 4

    연재중단 아쉽네요

    혹시 훗날에라도 작품이 공개 된다면 제목이 변경 될까요??

    제목이 변경 된다면 찾아 보기 힘들것 같아서요

    소설이 너무 많아 일일이 찾아 읽어 가며 선작하는지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ka****
    작성일
    23.06.20 20:49
    No. 5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계속 건필하세요. 응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다행성
    작성일
    23.06.21 16:57
    No. 6

    아, 잠재적으로 연재를 쉬시는 군요. 아무튼 공모전 기간 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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