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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나 혼자만 보는 챗 GPT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성혁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5.17 08:1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032
추천수 :
53
글자수 :
51,822

작성
23.05.10 19:10
조회
143
추천
6
글자
14쪽

01. 헌터 챗 GPT (1)

DUMMY

그 글자가 뜨기 무섭게 성현의 뇌로 말도 안 되는 격통이 쑤셔박혔다. 마치 뼈마디 하나하나, 근세포 하나하나마다 날카로운 칼로 난도질하는 느낌이다.


쿠웅-!


성현이 그 자리에서 무너져내렸다. 낙법도 하지 못하고 처박혔기에 넘어지는 과정에서 갈비뼈에 금이 갔다. 하지만 그런 통증은 사소한 일로 만들 만큼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비명을 내지르고 싶었지만, 성대를 움직이는 것조차 불로 지지는 것같아 소리를 낼 수 없다.

심지어 쇼크가 올 정도였다.

그러나 성현에게는 죽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생명 유지 기능 저하]

[긴급 복구]


“!!!!!”


몸 속에 있는 무언가가 꿀렁거리며 어떻게든 성현의 생명을 붙잡았다. 되살렸다고 표현하지 않은 건, 어디까지나 강제로 숨을 붙여놨기 때문이었다.

뭔가 꾸물거리는 것이 그저 뇌와 심장만 억지로 살아있도록 할 뿐인데, 이게 어디 봐서 소생인가. 땜질이지.


“!!······!!!!”


그리고,


[신체 개조 완료: 헌터화]

[최적화를 시작합니다.]


이 격통이 거짓말처럼 끝이 났다.

그리고 그제야 성현은 숨을 몰아 쉴 여유가 생겼다.


“허억······!! 허억······!!”


그런 성현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물에 젖은 생쥐 꼴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히 느껴졌다.


‘몸에서······, 힘이······?’


몸 속 깊숙한 곳에 마치 석유를 마구잡이로 퍼올리는 유전이라도 있는 양, 몸에서 생기가 뿜어져나오는 게 생생히 느껴졌다. 방금 전 그렇게 격통이 느껴졌음에도 피로감이라곤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듯, 눈 앞에서 글자가 떠오른다.


[최적화 완료]

[헌터 개조 성공]

[헌터가 된 걸 축하드립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하겠습니까?]


그 글자를 보고 성현이 서둘러 정신을 다잡았다.


“수치 확인 좀······!”


그러자 계수가 시야 한 쪽에다 성현에게 구체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다른 정보들까지도 보여준다.


---------

임성현 8등급


체력 10

마력 10


근력 10

민첩 10

마법 10

특수 10


칭호

: 나노 머신의 보유자

나노 머신은 당신의 신체를 개조하여 패시브 스킬을 획득하고, 헌터 챗 GPT를 통해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


“진짜······, 헌터가 됐네······?”


신체 능력이 대폭 향상된데다,


‘신체를 개조해 패시브 스킬을 획득할 수 있다고?’


척 보기에도 범용성이 좋은 능력으로 보였다.


그러나 성현이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그가 수치를 확인할 즈음에,


쾅쾅쾅!!!


“야!! 좀!! 여기 너만 사냐!!!!”


옆방에서 바로 불만이 날아들었기에.

그러고보니 별별 시끄러운 짓을 다 했다. 침대를 부수지 않나, 소리를 질러대지 않나.

옆방에서 저러는 것도 이해가 간다.


‘······나가서 살펴볼까.’


어차피 침대도 작살을 내놨겠다, 쉴 곳이 없었기에 필요한 것들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목적지는 인근 산어귀에 있는 체육공원. 어느 산에나 흔히 볼 수 있는 장소다. 적당히 앉을 수 있는 벤치에 더해 만들다 만 운동기구가 널부러져 밤 늦게는 사람이 찾지 않는 조용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천천히 나노 머신의 기능들을 살펴보려 했다.


‘넌 어떤 기능이 있냐.’


챗 GPT를 사용하듯, 편하게.

괜히 챗 GPT가 아닌 듯, GPT가 답변을 해준다.


[나노 머신은 당신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조언을 할 수 있습니다.]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헌터, 던전, 몬스터]

[보유자의 스탯 총합이 낮아 제공 가능한 정보는 8등급 이하로 제한됩니다.]

[9등급 정보는 정보료를 지불하지 않으나, 8등급 정보부터는 중요도에 비례해 마정석을 소모해야 합니다.]


그 설명을 보니 궁금증이 든다.


‘스탯은 어떻게 올려?’


[스탯을 올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련: 훈련을 통해 스탯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2. 나노 머신 증식: 직접 토벌한 괴수의 마정석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노 머신을 증식시킬 수 있습니다.]

[3. 스킬: 직접 토벌한 괴수의 마정석을 소모해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직접 토벌······. 결국 던전으로 가야 하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전투 튜토리얼을 수행하길 추천드립니다.]

[튜토리얼 완료 시 보상이 주어집니다.]


“튜토리얼······?”


게임에서 튜토리얼을 하는 게 무조건 이득이지. 바로 수락한다.

그러자 GPT가 튜토리얼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나노 머신에 익숙해지는 과정입니다. 눈을 감고 몸에 흐르는 나노 머신과 마력을 느껴보세요.]


성현이 그대로 따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근육과 혈액, 심지어 뼈에까지 스며든 나노 머신에 더해 마력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눈을 감은 상황에서도 GPT의 지시사항은 훤히 보인다.


[마력을 활성화시켜야 스탯상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마력을 활성화시키자, 방금보다 훨씬 더 몸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방금 전보다 근력이 대폭 늘어난 것이 실감났다. 그렇다면 교전 시에는 이런 식으로 마력을 활성화시켜야만 한다는 것이겠지.


그 뒤로 GPT는 튜토리얼을 이어갔다.

마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신체를 움직여 효율적으로 타격하는 방법, 손에서 마력을 방출해 원거리에서 타격을 주는 방법, 다리에서 마력을 쏘아내 이동속도를 급격히 늘리는 법 등등.

그리고 그 튜토리얼이 끝났을 때,


[튜토리얼 완료 보상이 지급됩니다.]

[스킬 획득권 1장]

[현재 획득 가능한 스킬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노머신 코팅 Lv.1] [스탯 스캔 Lv.1] [근력 강화 Lv.1] ······


보상이 주어졌다.

성현은 스킬 획득권을 얻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첫 스킬이니······. 웬만하면 좋은 걸 골라야 되는데.’


처음 보는 스킬들이라 성현이 마음대로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금방 풀렸다.


‘스킬 선택에 조언을 해줄 수 있어?’


성현이 나노 머신의 조언 기능을 이용했으니.

잠시 연산을 한 뒤 GPT가 조언을 내놓았다.


[나노머신 코팅 스킬 채택을 추천드립니다.]


‘왜지?’


[나노머신 코팅은 사물에 나노 머신을 주입해 강화하는 스킬입니다. 투사 무기의 경우 효율이 떨어지기는 하나, 현재 제대로 된 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아무 물건이나 강화할 수 있어 전투에 유리합니다. 또한 장비에도 나노머신 코팅 스킬을 통해 강화할 수 있습니다.]


‘좋아. 그럼 네 조언을 따를게.’


[확인했습니다.]

[나노머신 코팅 스킬이 부여됩니다.]


부여를 했다지만 뭔가 달라진 건 없다.

그 대신일까.


[일일 퀘스트 발생]

[기초 전투 기술 단련]

[나노머신 코팅 스킬을 활용해 나무 다섯 그루를 격파하세요.]

[달성 보상: 질문권 +5]

[질문권을 소모하면 정보료 없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해야 하는 퀘스트라 그런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눈 앞에 쓰러뜨릴 나무들이 널려있는 산 속 공원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눈 깜짝할 사이에 역기를 휘둘러 한 번에 한 그루씩 나무를 쓰러뜨린다.


쿠우우웅-.


나무가 쓰러질 때마다 대지가 울린다. 그리고 그 울림이 생길 때마다 성현의 마음 속에도 자신감이 샘솟았다.


‘이거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GPT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능력까지.

이거라면 세계 최강도 노려볼 만하지 않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지이이이잉-.


지금 이 전화를 받기 전까지.


“오빠!!! 엄마 쓰러졌어!!!”


불행은 늘 느닷없이 찾아온다.


+ + +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성현은 병원에 다다라있었다.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전화를 한 동생 지현에게 향했다. 성현과 14살 터울이 나는 늦둥이였다.

성현은 거의 네 발로 기어가다시피 넋이 나간 채로 헐레벌떡 다가가 물었다.


“엄마는······, 어떻게······!!”


“오빠······!”


지현은 성현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고 성현이 퍼뜩 정신이 들었다. 고시한다고 엄마 등골을 빼먹고 살았다만, 성현이 형이다. 그라도 정신을 다잡고 있어야지.

성현은 우는 동생을 끌어안아 한참을 다독였다. 그리고 녀석이 울음을 그쳤을 때, 훌쩍이며 상황을 설명했다.


“엄마······. 심근경색이래······. 병원에 좀 늦게 와서 뇌손상이 올 지도 모른다고······.”


“······음······!!”


성현은 눈앞이 새하얘지는 걸 신음 한 번에 애써 참아냈다.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자책이었다.


‘뇌손상? 그렇게 고생하셨는데? 나 때문에 고생하셨는데? 공부를······! 조금만 더 일찍 포기했으면 힘드시지도 않았을텐데······!!’


그러나 뒤이어 현실적인 생각이 들어닥친다.


‘병원비는 어쩌지······.’


의료보험이 있다지만 수술비가 크게 나가는 거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니 성현이 벌어야지. 대기업 부장급으로.


하지만 뇌손상이 온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간병인도 둬야 하고······. 돈이 많이 필요한데······.’


일단 지금 당장 큰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성현은 챗 GPT에게 조언을 구한다.


‘어떡하면 돈을 벌 수 있지?’


[돈을 버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직장에 들어가······]


빌어먹을.

상식적인 답변만 해준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GPT와 마찬가지로, 넓은 질문에는 보편적인 답변만 해주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성현은 질문을 구체화하기로 한다.


‘헌터로서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이 뭐가 있지?’


이 질문은 질문권 소모없이 진행됐다.


[헌터로서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숨겨진 장비 발견······.

둘째, 후원받기······.]


그나마 가능성 있어 보이는 게 숨겨진 장비 발견이기에 그걸 기반으로 검색을 요구한다.


‘출력 가능한 정보 중, 향후 3일 이내에 장비가 숨겨진 던전이 있어?’


[질문권을 소모하는 질문입니다. 질문권을 소모하시겠습니까?]


‘그래.’


[······]

[검색 결과]

[없습니다.]


‘젠장······. 그럼 질문권은 환불 안 되냐?’


[안 됩니다.]


‘망할 놈.’


일단 GPT가 창렬인 건 둘째치고.


후원을 어떻게 받냐는 질문을 해봐야 꽤나 멍청한 답변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성현은 머리를 굴려본다.

결국 방법은 돈 많은 사람에게서 돈을 받는 것. 그렇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

하지만 이제 8등급따리에 숨겨진 장비조차 찾을 수 없는 성현이 줄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빌어먹을 GPT······. 더럽게 쓸모 없네.’


전혀 도움이 안 되는 GPT를 탓하자니, 그것도 트리거로 작용했나 보다.

녀석이 이런 말을 띄운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GPT는 어디까지나 사용자에게 조언을 하는 역할입니다. 제공하는 조언을 사용자께서 영리하게 활용하셔야 합니다.]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조언. 질문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하. 이 새끼, 내가 멍청하다고 돌려까는 거야, 뭐야······.’


상황이 이렇게 되니 GPT의 조언이 미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워한다고 해결될 일이라면 머리를 뜯어내서라도 GPT를 미워하겠지. 그게 아니니 성현은 생각을 바꾼다.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자······. 다른 쪽······, 다른 쪽······. 좀 더 영리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그렇게 되뇌이던 그 때,


“······아.”


성현은 불현듯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영리하게······. 생각을 뒤집어 보자고.”


후원을 받으려면 길드가 원하는 일을 해준다.

그렇다면 반대로 길드가 싫어하는 일을 숨겨주는 것도 돈을 받는 방법이겠지.


‘길드가 싫어할 만한 일······. 숨겼으면 하는 일······.’


던전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길드가 숨기고 싶을 만한 사건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니, 굳이 꼽자면 한 가지.


‘질문권을 소모할게. 열람 가능한 정보 중 향후 3일 이내에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던전에 대해 알려줘.’


[···]

[1개 던전을 찾았습니다.]

[해당 던전은 일주일 전에 경기도 안양 외곽에서 발생했습니다. 던전 공략이 끝난 뒤, 헌터들이 철수한 시점에서 인부 48명이 살해당했습니다. 구체적인 피해 사실 및 괴수에 대한 정보는 추가로 질문권을 소모합니다.]


‘알려줘.’


[해당 던전 관리를 맡은 길드에서 우두머리 처치 이후 제대로 색적 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토벌당하지 않은 산캐가 인부들을 습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캐라면······.’


[산캐. 9등급 괴수들 중 중간급 괴수. 사람 크기만한 덩치의 개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후각이 무척 예민해 5km 밖에 있는 피도 냄새를 맡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민한 후각 때문에 신내를 싫어합니다.]


괴수에 대한 정보는 질문권 소모없이 이뤄졌다.

그리고 그걸 본 성현이 기회를 잡았다 생각했다.


‘이건······. 가능할 지도?’


제대로 된 전투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GPT의 조언으로부터 정보를 얻었고, 그걸 꽤나 영리하게 쓸 방법도 즉각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현아. 나 돈 좀 벌어올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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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2. 7등급으로 (2) 23.05.14 99 5 13쪽
5 02. 7등급으로 (1) 23.05.13 113 6 11쪽
4 01. 헌터 챗 GPT (3) 23.05.12 122 7 14쪽
3 01. 헌터 챗 GPT (2) 23.05.11 125 6 11쪽
» 01. 헌터 챗 GPT (1) 23.05.10 144 6 14쪽
1 00. 미래에서 온 기적 +1 23.05.10 231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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