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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소설의 최강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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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_seo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05 14:42
최근연재일 :
2021.03.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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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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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예상치 못한 데서 만남

DUMMY

김도원의 원룸.


김도원과 윤석환은 심각한 얼굴로 테이블 위에 놓인 노트북을 쳐다봤다.


“여기도 떨어졌네요.”


[탈락]


노트북 화면을 가득 채운 빨간 글씨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몇 번째 탈락이죠?”

“지금까지 넣었던 게 다 탈락했으니까 아마···.”

“아냐, 안 들을래요.”

“네··· 사실 저도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권선아가 스파이가 되겠다고 약속한 후로 기뻐했던 게 먼 옛날 같았다.

김도원은 카페에서 헤어질 때 쯤 권선아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이제 같은 배를 탔으니까 아까 말했던 실험, 인간이 아닌 것도 마나에 감응하는지 연구하는 거였어요. 동물, 식물, 무기물 가리지 않고 전부.”


김도원은 그게 전부일린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대현길드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는 다리가 생긴 건 큰 수확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멈춰버렸다.


“포기 하지 않으면 받아주는 곳이 있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김도원이 점찍은 던전은 대부분 B등급을 대상으로 했다.


김도원은 생수를 입에 들이부었다.

맥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 몸은 잘 취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지금까지 나온 던전 중엔 쓸만한 마나 결정석이 없다는 게 다행인 건가.’


남은 두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쓸모 있는 마나 결정석을 독식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독식은커녕 마나 결정석 끄트머리도 보지 못했다.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었다.


‘던전이 생기자마자 들이닥치는 거.’


위험부담이 크다.

모든 게 전산화된 세상이다.

던전에 간 기록도 없는 E급 헌터가 매번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를 보스급 마나 결정석을 무기에 박는다?

신고당하기 딱 좋은 스토리다.


‘역시 길드가 답인 것 같은데.’


E급이라도 같은 길드 출신의 헌터와 신청하면 받아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혼자는 허접이어도 팀플레이를 하면 빛이 발하는 조합은 어디든 있기 마련이니까.


“길드원 모집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그게··· 도원 씨 머리카락만큼만 해줘도 바로 계약할 텐데, 그런 사람이 잘 없네요.”

“기준이 너무 높은 거 아닌지.”


김도원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윤석환이 미치겠다는 듯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자꾸만 도원 씨랑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눈을 질끈 감기까지 했다.


“도원 씨에게 맞추려니까 자꾸만 기준이 높아져서··· 적당히 타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김도원은 낯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길 가는 아무한테나 칭찬을 들어도 기분 좋을 텐데 무려 윤석환의 칭찬이다.

단신으로 SH길드를 세운, 안목하나로 정상에 오른 바로 그 윤석환.


“저도 같이 찾아볼게요.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김도원은 실실 올라가는 입 꼬리를 애써 내려앉혔다.


*


김도원은 카페 근처의 광장을 방황했다.

느긋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였다.

김도원은 멍하니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저 중에 김도원이 알지 못하는 헌터들도 분명 있을 거다.


‘SH길드 출신 헌터를 찾아다니는 게 낫겠지.’


윤석환이 괜히 뽑은 사람들이 아닐 거다.

문제는 누가 있었는지, 어떤 경로로 SH길드에 들어오게 됐는지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는 거였다.


“아오, 대충 넘기지 말걸.”

“저기···.”


김도원은 뒤를 돌았다.

짙은 검정색 머리카락을 가진 앳된 학생이 서 있었다.

주말인데도 교복을 입고 있었다.

품에는 무슨 종이 꾸러미와 볼펜을 들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물어볼 게 있어서요. 금방 끝나는데···.”


학생은 안절부절 못하며 자꾸만 어느 곳을 힐끔거렸다.

김도원은 학생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곳엔 두세 명의 어른이 아닌 척 이곳을 보고 있었다.


‘사이비네.’


김도원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제가 좀 바빠서요.”

“자, 잠깐. 헌터 맞죠···!”

“그건 맞는데 진짜 바쁘거든요.”


김도원이 멀어지려고 하자 학생이 다급하게 김도원의 소매를 잡았다.


“저 좀 도와주세요. 저희 오빠 좀 살려주세요.”


학생은 뒤에 감시하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겉옷에서 돈 꾸러미를 꺼냈다.

용돈을 모은 듯 꼬깃꼬깃한 돈이었다.


“그냥 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의뢰할게요. 네? 제발 저희 오빠···.”


학생은 울먹이기 시작했다.

당황한 김도원은 순간 교복에 붙어있는 명찰에 적힌 이름을 읽었다.


[이현지]


“이현지?”

“흐윽, 이걸로 부족하면 제가 어떻게 해서든 더 벌어올 테니까 믿어주시면 안 될까요?”


순간 김도원의 머리로 문장들이 스쳐지나갔다.


[최강의 테이머, 이현지.

그녀의 불우한 가정사는 한 종교단체로부터 시작된다.

이현지의 혈육 이현욱는 날 때부터 장애를 가져 다리를 쓰지 못했다.

부모는 종교에 귀의해 이를 이겨내고자 했지만···.]


한 마디로 사이비에 잘못 걸렸다는 뜻이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분명 SH길드 소속이었어.’


윤석환이 발굴해낸 천재 중 한 명이다.

몬스터에 그치지 않고 살아있기만 하면 전부 길들이는 미친 재능.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게 바로 이현지다.


김도원은 돈을 든 이현지의 손을 밀어냈다.

이현지는 다급하게 손에 힘을 줬다.


“거절하려는 게 아니라 돈은 안 줘도 괜찮아요. 어디 앉아서 이야기할까요?”


김도원은 일부러 광장 한 가운데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분수가 바로 옆에 있어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석환 씨, 제가 한 명 데려가겠습니다.’


김도원은 이현지가 건넨 설문지를 체크했다.

저 멀리서 날아오는 이현지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집요했다.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 의심받지 않을 것 같았다.


[-당신은 몬스터와 조우한 적이 있습니까?

-몬스터와 공생할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


“뭔 질문이 이래. 이런 질문 보고 진짜 따라가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까 미친놈들인 거죠. ···말 편하게 하세요, 아저씨한테 존댓말 들으니까 불편해요.”

“당돌하구나.”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


이현지는 집요하게 돈을 건넸다.


“이건 제가 불안해서 주는 거예요. 아저씨가 혹시 나 속이는 걸까봐.”

“내가 이 돈 받고 그냥 도망치면?”

“그럼 제가 사람 잘못 본거니까 매일 밤마다 아저씨 저주하면서 깔끔하게 포기할 거예요.”


침착해 보이지만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김도원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너스레를 떨었다.


“깔끔하지 않은 것 같은데.”

“아저씨가 사는 휴대폰마다 일주일 만에 고장 나라고 기도할 거예요.”

“너는 농담이 뭔지 모르니?”


이현지가 물러날 것 같지 않아 김도원은 일단 돈을 받았다.

그제야 이현지는 안도한 듯 김도원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여긴 완전 미쳤어요. 부모님은··· 아냐, 오빠만이라도 빠져나와야 해요.”

“빠져나오면 갈 곳은 있고?”


이현지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히 정해진 건 없지만 알아보고 있어요. 국가지원도 매일 찾아보고 있고···.”

“힘들겠네.”

“어딜 가든 여기보단 나을 거예요.”


겨우 고등학생이다.

아직 헌터로 각성한 것 같지도 않았다.


김도원은 다 적은 설문지를 이현지에게 건넸다.

그리고 벤치에서 일어나 고갯짓했다.


“너네 오빠 구하러 가자.”


이현지는 밝아진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이내 주춤했다.


“어떻게 구할 건데요?”


김도원은 슬금슬금 가까워지는 이현지 무리를 슬쩍 쳐다봤다.

그리고 들고 있는 창을 툭 쳤다.


“내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


광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 빌딩으로 다섯 사람이 들어갔다.


“드디어 그분의 길에 도움이 되는구나.”

“지금껏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으니 얼마나 걱정이 컸는지 몰라.”


이현지를 감시하던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현지를 칭찬했다.

이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무엇인가를 참듯이 주먹을 꼭 쥐고 있을 뿐이었다.


이현지의 이런 태도가 하루이틀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사람들은 금세 김도원에게 관심을 옮겼다.


“좋은 선택 하신 거예요. 오늘은 그분이 직접 오시는 날이거든요.”

“그분이요?”

“네, 현석님이요.”

“10분 뒤면 설교하실 테니까 딱 좋네요. 거기에서 소개식 가지고, 기도도 하면 되겠다.”


김도원은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현지는 불안한 듯 김도원을 자꾸만 쳐다봤다.


“제가 낯을 좀 가려서 이 학생하고 같이 다녀도 될까요?”

“그럼요. 여기서 금지된 것은 아무것도 없답니다.”


거짓말. 이현지가 중얼거렸지만 김도원 말고 들은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김도원은 이런저런 팻말이 붙은 복도를 지나가며 물었다.


“이 건물을 다 쓰는 건가요? 기숙사 같기도 하고 신기하네요.”

“제대로 보셨네요. 여기 이 친구 가족이 여기서 지내고 있어요. 한 번 만나보는 것도 좋겠네요.”

“그래, 오늘 연설할 때 오빠도 온다고 했어. 오랜만에 만날 수 있겠다.”


이현지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언젠가 오빠와 함께 이곳을 탈출하려다 적발됐었다.

그 후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면 오빠를 볼 수 없었다.


곧 그들은 3층 강당에 도착했다.


“선택받은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도원 씨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잖아요. 편하게 들어오세요.”


그렇게 말하며 누군가 자랑스럽게 강당 문을 열었다.

강당 안에는 200명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앉아있었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다양해보였다.


강당엔 커다란 무대와 단상이 있었다.

무대 위엔 검정색 천이 덮어진 네모난 무언가가 잔뜩 있었다.


김도원이 무대에 시선을 주자 안내하던 사람이 선뜻 물었다.


“맨 앞에 앉으실래요?”

“그럴까···.”

“그 현석이란 사람은 언제 오는 건데!”


맨 앞줄에서 누군가 우렁차게 소리쳤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이제 곧 오시니까 좀 진정하세요.”

“더 늦어지면 채원이 걱정할 텐데··· 곧 만날 수 있는 거 맞지?”

“네, 네. 그러니까 제발 얌전히 좀 계세요.”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건 한 여자였다.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외국인.

단정하게 정장을 입었지만 그 아래로 탄탄하게 잡힌 근육이 예사롭지 않았다.


김도원은 설마하며 여자를 빠르게 스캔했다.

그리고 여자의 발치에 놓인 새하얀 해머를 발견했다.

김도원은 냉큼 몸을 돌렸다.


“아뇨, 아뇨. 저 좀 뒤에 앉을게요.”

“하하 원래 이런 곳이 아닌데 저분도 오늘 처음 온 사람이거든요.”


사람들은 멋쩍게 웃으며 도원은 자리로 안내했다.

그러면서도 김도원을 안심시키려는 듯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정말 좋은 시기에 오신 거예요. 현석 님의 기적을 보면 선택받았다는 게 얼마나 복된 일인지 금방 알게 될 거예요.”


이현지는 김도원의 옆자리에 냉큼 앉았다.

그리고 김도원에게 귓속말을 했다.


“까먹었을까봐 말하는데 우리 오빠 이름은 이현욱이고 다리를 못 써서 휠체어를··· 아저씨, 듣고 있어요?”

“어? 어어. 듣고 있어. 너랑 똑같이 생겼다며. 쌍둥이, 쌍둥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김도원의 시선은 한 곳을 향해 있었다.


‘이블린이 왜 여기서 나와?’


몇 번을 봐도 이블린, 그 사람이 분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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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009 이제 결정을 내립시다 +1 21.03.11 28 1 12쪽
8 008 본 게임 +1 21.03.10 27 1 12쪽
7 007 예선전 +1 21.03.09 33 1 12쪽
6 006 오디션 준비도 하고 몸도 풀고2 +1 21.03.08 36 1 11쪽
5 005 오디션 준비도 하고 몸도 풀고 +1 21.03.07 48 1 12쪽
4 004 첫 던전 탐험 +1 21.03.06 52 2 12쪽
3 003 제대로 주인공을 해보려함 +1 21.03.05 74 2 11쪽
2 002 근데 그 소설 주인공이 됨 +1 21.03.05 81 2 11쪽
1 001 망소설이 완결남 +1 21.03.05 10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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