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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소설의 최강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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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_seo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05 14:42
최근연재일 :
2021.03.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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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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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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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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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7 예선전

DUMMY

대현길드 건물의 연습실.

권선아가 검을 쥔 채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바닥엔 걸레짝이 된 연습용 더미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부족해.”


권선아는 얼마 전 마주쳤던 늑대 몬스터를 생각했다.

얼마나 허망하게 당했던가.

그때 김도원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팔다리 하나쯤은 날아갔을 거다.


권선아는 스스로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방어.

권선아의 검법이 스피드에 치중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기도 전에 끝내버리는 방법으로 싸워왔다.


지금까진 그렇게 싸워도 괜찮았다.


“···한계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늑대 몬스터와의 싸움에서 그 방법의 한계를 느꼈다.

권선아의 목적은 단 하나 던전을 파헤치는 거였다.

던전의 최전선에 있어야 하는 만큼 강해져야만 했다.


마음이 조급했다.

권선아가 다시 검을 드는 순간 누군가 권선아를 불렀다.

대현길드 소속 직원이었다.


“나가셔야 합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요.”


권선아는 벽에 걸어두었던 정장 자켓을 입었다.

가슴팍에 대현길드 심볼 뱃지가 달려있었다.

자동차에 탄 권선아는 김도원을 생각했다.


‘어떻게 만나러 오겠다는 건지.’


권선아는 김도원 생각을 그만둘 수 없었다.

특히나 그가 보여줬던 창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렸다.


권선아가 돌아온 후로 그 던전은 다시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권선아는 끝까지 그 창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다시 봤으면 좋겠네.”


*


[대현길드 오디션 예선전]


예선전이 일어나는 장소는 대현길드 건물이 아니었다.

참가하려는 헌터도 많지만 구경꾼도 많기 때문이다.

평소엔 경기장으로 사용되는 이 건물이 바로 예선전을 위한 장소였다.


“오디션 신청자분들은 이쪽으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입장권 확인하겠습니다. 실물이 없으면 입장 못하세요.”


‘복잡하다 복잡해.’


김도원은 신청자 전용 데스크에 줄을 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신청자 전용 카드와 대진표를 받았다.


“최민석? B급? 진짜로?”


김도원의 첫 상대는 최민석이었다.

신기한 마음도 잠시 김도원은 대진표를 샅샅이 살폈다.

아쉽게도 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없었다.


‘아는 이름 있으면 친해져보려고 했는데. 윤석환 씨를 만난 거에 운을 다 썼나보다.’


김도원은 대진표를 뒤집었다.

일정표가 있었다.

그 밑으로 권선아의 이름도 있었다.


“권선아 헌터 실물로는 처음 보는데 떨린다.”

“그러냐? 나는 많이 봤는데. 같이 던전도 뛰었음.”

“미쳤네. 어땠어? 검이 진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시끄러운 회장 안에서 그 두 사람의 목소리가 정확히 김도원의 귀에 꽂혔다.


“어어, 권선아 헌터가 나랑 친해지고 싶어 하길래 좀 피곤하긴 했는데 진짜 세더라.”

“권선아 헌터가 사람 돌 보듯이 구는 거 존나 유명한데 구라치네.”

“진짜라니까? 던전 다 돌고 저녁도 같이 먹었어!”

“선 넘지 마라.”


김도원은 핀잔을 주는 사람의 목소리에 공감했다.

권선아는 외골수 기질이 있었다.

그녀의 모든 관심은 던전을 향해 있지, 사람을 향하지 않았다.


“기다리셨죠.”


김도원의 뒤에서 커피를 든 윤석환이 나타났다.

김도원은 커피를 받아들며 물었다.


“석환 씨, 저 첫 대진 상대가 누군지 아세요?”

“아뇨?”

“최민석입니다.”

“설마 어제 그 최민석이요?”


김도원이 고개를 끄덕이자 윤석환은 순수하게 의문을 표했다..


“그런 사람을 받아주는 길드가 있을까요?”


그렇게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다 윤석환이 주변을 둘러봤다.


“근데 만나려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같은 팀이 됐으면 하는 사람이요.”

“벌써 저희 길드를 생각하시는 거군요.”


윤석환은 홀로 감동했다.

그러다 어딘가 애매한 김도원의 표정을 보고 말을 덧붙였다.


“곤란하신 거면 말씀 안 해주셔도 됩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까요.”


김도원은 잠시 고민하다 마음을 정했다.

어차피 알게 될 거 지금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권선아 헌터예요, 제가 약속한 사람.”

“커흑!”


윤석환의 목에 커피가 걸렸다.

김도원은 윤석환의 등을 쳤다.


“권선아 헌터는 대현길드 간판스타잖아요. 잠깐, 권선아 헌터랑 아는 사이예요?”


[참가자 입장을 시작하겠습니다. 참가자께서는 대진표를 참고해···]


회장으로 안내 음성이 퍼졌다.

김도원은 윤석환을 돌아봤다.


“다녀올게요.”


*


둥근 모양의 운동장 한가운데에는 정사각형 무대가 행과 열을 맞춰 놓여 있었다.

무대를 한 번 휙 둘러본 김도원은 운동장 모서리로 갔다.

그곳엔 참가자들의 대기실이 늘어져있었다.


김도원은 배정된 대기실에 들어갔다.

대기실엔 모니터가 두 개씩 달려있었다.

무대와 관중석을 모니터링 하라는 배려인 것 같았다.


곧 요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귀한 걸음으로 찾아와 주신 모든···]


모니터에 나온 건 대현길드의 회장, 최대현이었다.

김도원은 떨떠름한 얼굴로 모니터를 봤다.


‘진짜 건실해 보인다. 그렇게 화려한 뒤통수를 칠 인간으로는 안 보여.’


전형적인 잘나가는 사업가의 모습이었다.

근데 나이가 조금 있는 편인.


최대현의 옆엔 귀빈석이 주르륵 놓여있었다.

그 중엔 권선아도 있었다.

권선아는 무엇을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럼 대현길드 공개 오디션 예선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현이 양팔을 넓게 뻗었다.

사방에서 함성소리와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사람들이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워낙 사람이 많아 한 번에 우수수 나가 우수수 털리고 돌아왔다.

김도원은 대기실 벽에 붙어있는 규칙을 읽었다.


[규칙

-지정된 무대 바깥으로 나가거나 기권하는 경우 패배

-제한시간 안에 승패가 나지 않은 경우 높은 등급의 승리

-사용 무기 자유]


더 이상 읽기는 지루해서 금세 시선을 돌리긴 했다.


김도원은 그의 차례가 오기 전에 권선아가 방패를 얻는 그 에피소드가 시작되길 바랐다.

권선아와 마주하기 전에 괜히 힘을 빼고 싶지 않았다.


“김도원, 이원희, 김현주, 박지혁 헌터 나와주세요.”


아쉽게도 그 에피소드보다 김도원을 호명하는 게 더 빨랐다.


김도원은 안내에 따라 무대로 향했다.

관중석을 한 번 훑다 귀빈석에 시선이 닿았다.

그리고 권선아와 눈이 마주쳤다.


[새로운 헌터들이 입장하고 있습니··· 어? 권선아 헌터가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고 있군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권선아가 대외 활동에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처음이었다.

보통 재미없다는 듯이 앉아 있다가 대외 활동이 끝나자마자 나가버리는 게 보통이었다.


김도원은 살짝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잊고 있었던 건 아닌가보네. 다행이다.’


권선아가 그를 잊고 있었을까봐 내심 쫄렸었다.

김도원은 안심하며 무대 위에 올랐다.


“또 보네요, 김도원 씨.”

“반갑습니다.”


김도원은 먼저 올라와있던 최민석과 인사를 나눴다.

최민석이 쥐고 있던 도끼를 흔들었다.


“한 시간을 발품 팔아 산 새 도끼입니다. 제법 돈을 썼죠. 꼭 합격해야 하거든요.”

“아, 네.”

“하지만 그쪽 무기랑 비교하면 별로겠죠.”

“아, 네.”


듣는 것만으로 맥 빠지는 목소리다.

성의 없는 김도원의 대답에 최민석의 속이 끓었다.

최민석은 애써 분을 삭혔다.

끝에서 웃는 사람은 김도원이 아닌 자신이었다.


“던전은 생업이니까 그렇다 칩시다. 능력이 안 되면 무기로라도 연명해야죠. 그런데 여긴 경쟁하는 곳입니다.”

“아, 네.”

“정정당당하게 무기 없이 싸웁시다.”


전혀 정정당당하지 않다.

등급이 다른 헌터 간의 맨손 전투는 승패가 확실했다.

최민석은 김도원이 받아들일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건 그냥 도발이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손을 노려서 창을 떼어놓으면 완승이다.’


“아, 네.”


높낮이 없는 심심한 말투였다.

최민석은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도원은 미련 없이 창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적당히 하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너무 기분 나빠.’


김도원은 최민석을 똑바로 쳐다봤다.


“좀 더 화끈하게 가죠. 이기는 사람한테 무기 몰아주는 거 어떻습니까.”

“후회 안 합니까?”

“그쪽이야말로 후회 안 하겠어요?”


최민석은 크게 웃었다.

그리고 김도원이 그랬던 것처럼 들고 있던 도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던전에서도 그렇고 미련한 건지 멍청한 건지. 좋습니다.”


챙!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코만 눌러줄 생각이었는데 창까지 얻게 될 줄이야.’


최민석은 주먹에 두터운 마나를 씌웠다.

그리고 안면을 강타한 무엇 때문에 뒤로 넘어갔다.


“커헉?!”


인중을 타고 뜨거운 액체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코가 부러진 것 같았다.

최민석은 혼란스러웠다.


“이, 이번엔 운이 좋았군!”


김도원은 데자뷰를 느꼈다.


‘투기장에서도 이랬던 것 같은데.’


박지훈은 상당히 끈질겼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최민석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았다.


“길게 끌지 맙시다.”


김도원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최민석을 이대로 무대 밖으로 밀어낼 생각이었다.


김도원이 최민석을 움켜쥐려 할 때마다 최민석은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피했다.

안타깝게도 최민석의 발재간은 여전히 화려했다.

던전에서 봤을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았다.


‘제한시간만 버티면 내가 승리한다.’


최민석은 헉헉 숨을 몰아쉬며 생각했다.

인정하긴 싫지만 김도원은 제법 위협적이었다.


최민석은 바닥을 굴러다니던 도끼를 주워들었다.

김도원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창을 집었다.

그리고 후려치듯 최민석을 향해 창 자루를 휘둘렀다.


깡! 창 자루와 도끼날이 맞부딪혔다.

최민석은 도끼에 마나를 잔뜩 불어넣었다.


그건 김도원도 마찬가지였다.

김도원이 힘을 줄때마다 최민석은 뒤로 밀려나는 걸 느꼈다.


“크으윽!”


최민석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와 대조적으로 김도원의 낯빛은 평온했다.

우드득. 소름끼치는 소리가 최민석의 귀를 강타했다.


“자, 잠깐. 미친 안 돼.”

“됩니다.”


도끼에 금이 가고 있었다.

이 도끼를 사기 위해 한 시간을 발품 팔았다고 했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큰맘 먹고 네 달치 수입을 전부 쏟아 부어 구입했다.


서서히 깨져가는 도끼에선 아직 새 물건 냄새가 났다.

패닉에 빠진 최민석의 표정이 시시각각 다채롭게 변화했다.


최민석은 다급하게 외쳤다.

승리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도끼라도 살려야했다.


“그만! 나 기···.”


김도원이 창을 내리쳤다.

콰창! 경쾌한 소리와 함께 최민석의 도끼가 산산조각 났다.


“내, 내 도끼.”


최민석이 털썩 주저앉았다.

빛을 잃은 눈이 손바닥 위에 조각난 도끼를 향하고 있었다.

김도원은 그런 최민석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이거 제 건데 뭘 그렇게 상심하십니까.”


김도원은 최민석의 어깨를 손으로 툭 밀었다.

최민석은 나풀나풀 무대 아래로 떨어졌다.

김도원은 상쾌한 마음으로 승리를 만끽했다.


“도원 씨 대단해요! 축하합니다!”


관중석에 있는 윤석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그 소리가 김도원에게 닿을 리 없다는 걸 알지만 어쨌든 윤석환은 열렬하게 환호했다.


최민석은 거의 흐느끼며 진행요원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려다 그대로 엎어졌다.

땅이 흔들린 탓이었다.

그런 최민석을 보던 김도원이 중얼거렸다.


“드디어.”


김도원은 권선아가 앉아 있던 자리를 쳐다봤다.

권선아는 이미 검을 뽑아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최대현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귀빈석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쿠르릉. 땅이 아래로 가라앉는다.

김도원은 창에 박힌 마나 결정석을 엄지로 쓰다듬었다.


“너만 믿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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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 예선전 +1 21.03.09 32 1 12쪽
6 006 오디션 준비도 하고 몸도 풀고2 +1 21.03.08 36 1 11쪽
5 005 오디션 준비도 하고 몸도 풀고 +1 21.03.07 48 1 12쪽
4 004 첫 던전 탐험 +1 21.03.06 52 2 12쪽
3 003 제대로 주인공을 해보려함 +1 21.03.05 74 2 11쪽
2 002 근데 그 소설 주인공이 됨 +1 21.03.05 81 2 11쪽
1 001 망소설이 완결남 +1 21.03.05 10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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