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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소설의 최강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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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_seo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05 14:42
최근연재일 :
2021.03.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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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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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11

작성
21.03.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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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9 이제 결정을 내립시다

DUMMY

대현길드의 회장실.

권선아의 면담을 마친 최대현이 비서에게 말했다.


“앞으로 한 시간, 스케줄 비워. 선아 좀 설득해야겠어.”


최대현이 눈짓으로 벽에 선 거울을 가리키자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아무도 회장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갔다.


문이 잠기는 소리에 권선아가 뾰족한 얼굴로 최대현을 쳐다봤다.


“제가 선약이 있어서 빨리 나가야 하거든요?”

“선약도 취소하고 싶어질 만큼 재미있을 거라고 확신하지. 특히나 자네 같은 사람에겐.”


최대현은 벽에 세워둔 거울 위로 손바닥을 올렸다.

곧 거울 위로 복잡한 문양이 떠올랐다.


권선아는 눈치껏 몸을 돌렸다.

그 모습을 본 최대현은 익숙하게 문양을 조작했다.

그러자 벽에 붙어있던 책장이 반으로 갈라졌다.


“문이 있네요.”

“놀라지 않는군.”

“그럴 줄 아셨잖아요.”

“이 안에서 볼 걸 누설하지 않을 거란 것도 알고 있지.”


최대현은 눈썹을 들썩이고 문을 열었다.

그 안으로 기다란 통로가 있었다.

권선아와 최대현은 그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나와 내 비서만 쓰는 엘리베이터야. 이 통로를 아는 것도 둘 밖에 없고.”


최대현은 암호화 되어있는 버튼을 눌렀다.

그와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자네를 생각하는지 알았으면 하는군.”


권선아는 별 감흥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현이 권선아를 아끼는 것 정돈 이미 알고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해주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권선아는 엘리베이터 너머의 광경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권선아의 반응을 살피던 최대현은 안도가 섞인 웃음소리를 냈다.


“거봐, 재밌을 거라고 했잖아.”


*


건물에 붙은 전광판에 뉴스가 지나가고 있다.


[어제 발생했던 던전 사고로부터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건 대현길드 소속 권선아 헌터와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남성의 활약으로···]


그 옆에 있는 작은 카페.

김도원과 윤석환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다.


“거기 있는 몬스터를 전부 도원 씨가 해치운 거라고요?”


윤석환은 안경을 고쳐 쓰며 감탄했다.

윤석환은 김도원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던전에서 보여줬던 실력하며 창에 박았던 독에 내성을 가진 마력 결정석까지.

심지어 기절한 윤석환을 챙겨 나오기까지 했다.

의심은 물론 걱정할 이유도 없었다.


윤석환은 순수한 의문을 담아 물었다.


“왜 밝히지 않는 건가요? 인지도를 쌓을 기회잖아요.”

“사람들 앞에 설 준비됐을 때를 기다리는 거죠.”


권선아와 엮이게 되는 순간 대현길드와의 갈등은 불가피해진다.

지금처럼 정보도 전적도 없는 E급인 게 낫다.

괜히 뭔가 보여줬다가 분석당하는 것 보다 낫다.


그 속을 알 리 없는 윤석환은 이 기회가 아까워서 죽을 것 같았다.


“도원 씨는 기다릴 필요가 없는 사람이에요. 저는 도원 씨가···.”

“뭔가 꾸미고 있다고 생각해요. 흉악한 범죄라든가 말 못할 테러 같은 거.”

“설마요, 테러는 말이 너무 심한··· 아아악! 아, 안녕하세요!”


김도원과 윤석환 사이에 끼어든 건 권선아였다.

윤석환은 스프링처럼 곧게 튀어 올랐다.


*


권선아는 윤석환을 구석으로 밀어 넣어 김도원의 맞은편에 앉았다.


“감사인사 먼저 할게요.”


권선아는 짧게 고개를 숙였다.


“저 혼자였다면 연기를 막는 게 전부였을 거예요. 그동안 몬스터들이 사람들을 전부 죽였겠죠.”


김도원은 얌전히 권선아의 이야기를 들었다.


“마나 방벽을 압축한다는 발상도 도원 씨가 말하지 않았으면 생각도 못했을 거예요.”


사실 그 발상은 한 삼년 후 쯤 권선아가 한 것이다.

김도원은 소설에서 읽은 내용을 넌지시 말한 것뿐이었다.


그걸 알 리가 없는 권선아는 본론을 이야기하겠다는 듯 방패를 테이블 위로 올렸다.


“이 방패가 없었으면 그 발상이 이론으로만 남았을 거예요. 마나 변형에 도움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경기장을 모두 감싸는 크기의 마나 방벽.

그리고 그걸 다시 압축하는 것.

모두 방패가 있어 가능했던 거다.


“이 방패를 알기 위해선 당신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도 완벽히 이해했어요.”


권선아는 손등으로 방패를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대현길드의 기술력으론 밝혀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아침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건지 권선아의 말이 잠시 늘어졌다.


“그래서 회장님하고 면담했어요. 다음 달에 있을 연장 계약, 안 하겠다고요.”

“헉, 정말요?”


윤석환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권선아는 윤석환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네. 그런데 재밌는 걸 보여주면 여기에 남을 거냐고 물어 보더라고요.”


김도원은 어쩐지 그게 뭔지 알 것 같았다.

권선아를 붙잡을 만큼 충격적이면서 사람들에겐 비밀로 하는 것.


‘인체실험.’


투기장에서 나온 시체가 흘러들어가는 곳.

최대현이 권선아에게 보여준 건 그게 틀림없었다.


“확실히 재밌는 걸 하고 있더라고요. 대현길드가 아니면 시도하지 못할 그런 거요.”


김도원은 살짝 흥분한 권선아를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사람들이 죽는 걸 막지 못해서 세상을 구하기로 했던 사람이 인체실험을 보고 재미있어한다고?’


이상하다.

김도원은 뭔가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론은, 고민하고 있다는 거예요.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권선아는 할 말을 다 꺼낸 건지 의자 뒤로 몸을 기댔다.


김도원은 권선아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내렸던 결론을 곧장 말했다.


“굳이 하나를 골라야 합니까?”


권선아가 어이없다는 듯 김도원을 쳐다봤다.

윤석환도 마찬가지였다.


“도원 씨. 대현길드는 길드 중복 가입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선아 씨가 저희와 함께 하기 위해선···.”

“확실히 도원 씨가 했던 말은 SH길드에 와달라는 게 아니라 도원 씨랑 함께 하자는 거였죠.”


권선아의 목소리에 흥미가 묻어났다.

김도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떡밥을 던졌다.


“그리고 하나 더 말하자면 전 대현길드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방금 권선아 씨 이야기를 들으니까 확신해도 될 것 같네요.”


권선아의 입 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대현길드를 그만두지 않아도 되지만 대현길드는 수상한 곳이라니. 스파이 짓이라도 해달라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윤석환은 이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잠깐만요, 그럼 권선아 씨 소속은 대현길드지만 활동은 저희랑 한다는 건가요?”


권선아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짧은 고민 끝에 회장과의 비밀을 살짝 어기기로 결심했다.

둘만 아는 구두 약속을 어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현길드가 왜 의심스러운지 납득하면요. 비밀인데 회장이 보여준 거, 동물실험이었어요. 이것만으로 수상하다고 하기엔 좀 그렇지 않나?”


동물실험.

김도원은 짐짓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대현이 권선아에게 모든 걸 오픈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 거라면 권선아가 재밌다고 한 것도 이해가 가긴해.’


권선아는 김도원이 무슨 말을 하든 딴지를 걸어주겠다는 듯 김도원을 쳐다봤다.

어쩐지 면접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김도원은 입을 열었다.


“처음 위화감을 느낀 건 이 창을 만졌을 때였습니다.”


상대는 뭐든 검증해야 속이 풀리는 권선아다.


‘최선을 다해 약을 팔아야 해.’


김도원의 이야기가 끝나자 권선아가 한 마디로 요약했다.


“창을 만지면 어디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파편처럼 장면이 보인다고요?”

“요약에 재능이 있는 편이군요.”


틀린 말은 아니다.

창을 만질 때가 아니더라도 알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윤석환은 납득하는 눈치였다.

문제는 권선아다.

권선아는 팔짱을 풀었다.


“그런 거였구나.”

“믿는 거예요?”


시원한 대답에 김도원은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


“이 방패부터가 측정 불가능한 미지의 물건인데 창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 있나요.”


비논리적인 이야기가 되려 권선아를 자극한 모양이었다.

권선아에게서 의심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김도원은 용기를 얻어 말했다.


“전 대현길드에 뭔가 모독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 실험도 그게 전부가 아닐 거예요.”

“던전과 관련된 일로요?”


김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권선아는 김도원과 윤석환을 쳐다봤다.

창과 방패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재밌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하필 무기도 창과 방패네요.”


권선아가 김도원을 향해 손을 뻗었다.


“스파이, 할게요.”


*


최대현은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오늘 아침, 권선아가 별안간 계약 연장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떻게든 수습했지만 그 생각만 하면 여전히 머리가 아팠다.


“벌써부터 그 실험실을 보여줄 생각은 없었는데.”


권선아가 대현길드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안다.

그래도 굳이 나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곳이 아니면 권선아의 호기심을 채워줄 곳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일부분만 보여줬으니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긴다 해도 붙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한 건 최대현의 비서였다.


“예상보다 이른 건 맞잖나.”


최대현의 노기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각성자도 아니면서 이만한 중압감을 만들어 낸다.


‘이빨 빠진 노장이라고 불려도 호랑이는 호랑이라는 건가.’


비서는 망설이다 물었다.

최대현과 비서만 쓰는 엘리베이터까지 공개할 만큼 권선아를 붙잡으려는 의도가 궁금했다.


“외람된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왜 그렇게 권선아 헌터한테 집착하시는 건가요?”


쯧. 최대현은 못마땅한 신음 소리를 냈다.

비서의 어깨가 절로 움츠러들었다.


“이 실험이 까발려지게 되면 책임져야 할 사람이 하나는 필요하니까 그렇지.”


테이블 위에는 액자가 여럿 놓여있었다.

대부분은 권선아의 사진이 찍힌 뉴스를 스크랩한 것들이었다.


“뭘 위해서 권선아를 그 수많은 광고와 행사에 보냈다고 생각하는 거야.”


한심하단 투로 말하는 최대현의 목소리에 비서가 서둘러 말했다.


“유명해질수록 화살을 돌리는 게 쉬워질 테니까요.”


최대현은 이제야 말이 통한다는 듯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호기심이 거부감보다 우선이인 것도 권선아 말곤 없어. 동물이라지만 직접 보고도 역겨워 하기는커녕 흥미로워 하는 얼굴이란.”


최대현은 대화 주제를 전환하겠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정리하라고 했던 건 준비됐나?”


비서는 기다렸다는 듯 팔에 끼고 있던 파일을 건넸다.


“권선아 헌터의 최근 일주일간 동선, 만난 사람을 정리한 파일입니다.”

“갑자기 저러는 건 누가 부추긴 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되거든.”


최대현은 파일을 살폈다.


“그게 누구든 지금 잡아놔야지.”


신중하게 파일을 읽어나가던 최대현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


[김도원/E급

-겹친 경로: 던전(안정화 작업 오류 던전), 오디션

-특이사항: 없음]


최대현은 ‘오디션’이라고 적힌 글자를 한참 동안 쳐다봤다.

그곳에서 권선아가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었었다.

아마도 그 사람이 최대현이 찾는 사람일 것이다.


곧 최대현의 시선은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최대현은 가슴팍에 꽂아놨던 볼펜을 들었다.

그리고 몇 사람의 이름 옆에 작게 표시를 했다.


“체크한 사람들 더 자세히 알아오고 권선아한테도 적어도 두셋은 붙여놔.”

“네, 내일 안으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파일을 돌려받은 비서는 최대현의 손짓에 곧바로 회장실을 나왔다.

비서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문에 기대 파일을 펼쳤다.


최대현이 체크한 사람 중엔 김도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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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08 본 게임 +1 21.03.10 27 1 12쪽
7 007 예선전 +1 21.03.09 33 1 12쪽
6 006 오디션 준비도 하고 몸도 풀고2 +1 21.03.08 36 1 11쪽
5 005 오디션 준비도 하고 몸도 풀고 +1 21.03.07 48 1 12쪽
4 004 첫 던전 탐험 +1 21.03.06 52 2 12쪽
3 003 제대로 주인공을 해보려함 +1 21.03.05 74 2 11쪽
2 002 근데 그 소설 주인공이 됨 +1 21.03.05 81 2 11쪽
1 001 망소설이 완결남 +1 21.03.05 10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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