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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ss 의 Real Science Fiction

검색으로 강해지는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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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ss
작품등록일 :
2022.02.08 14:42
최근연재일 :
2022.03.01 22:5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913
추천수 :
31
글자수 :
96,063

작성
22.03.01 22:50
조회
87
추천
2
글자
12쪽

18화.

DUMMY

박병찬 선장의 욕심은 도를 넘었다.

자신을 지지하던 사람들에게 총구를 겨눌 정도였다.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도망 칠 새끼들은 도망쳐! 다 죽여 줄 테니까!"


도대체 저 총은 어디서 난 걸까?


아마 주변에 군함이 있던 모양이었다.


"어디 도망가봐!"


사람들이 사색이 된 얼굴을 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도망치고 싶으나 도망칠 수 없는 상황.

서로 눈치를 보며 누구 한 명이 나서 주기를 빌고 있었다.

그때, 이지아 팀장이 앞으로 나갔다.


"그만해요, 선장님."


"이지아, 이 배신자년!"


"아뇨, 저희는 그냥 살고 싶을 뿐이에요."


"산다고? 싸우지 않고 도망치면서? 다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야. 저 괴물들과 싸워서 이기는 거지."


"그건 불가능해요."


"가능해!"


"어떻게요!"


이지아 팀장이 소리쳤다.


"저 문을 닫는 것도 간신히 했어요! 그 동안 수많은 배가 파괴되었고요! 우린 레온을 이길 수 없어요! 더 이상 희생자를 만드는 것도 지쳤다고요!"


그 말에 좌중이 조용해졌다.

이지아 팀장이 분노한 얼굴로 다시 소리쳤다.


"우린 떠날 겁니다! 남을 사람들은 남아요!"


그 말이 끝이었다.

박병찬 선장이 총구를 부들부들 떨며 이를 악물었다.

난 그 모습을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방아쇠에 올린 손가락에 힘을 주는 순간.

튀어 나갔다.

박병찬 선장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기 전 손목을 잡고 비틀었다.


-우드득!


뼈가 부러졌다.


"으아악!"


고통스럽게 주저 앉은 박병찬 선장을 내려보며 싸늘한 눈길을 보냈다.


"내가 가능하면 남의 일에 참견 안 하는데, 당신은 진짜 글러 먹었어."


박병찬 선장의 얼굴을 강하게 한 대 찼다.


-퍽!


정신을 잃은 박병찬 선장이 픽 쓰러졌다.

다른 헌터들이 총구를 겨누다 그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쏠거면 쏘고 말 거면 총 치워요."


일부 헌터가 눈치를 보다 총구를 내렸다.

그러자 다른 헌터도 따라 총구를 내렸다.


"도망칠 사람은 모두 구명정을 이용해 인천항으로 갑니다. 거기서 도보로 이동할 거예요. 지휘는 이지아 팀장이 맡습니다."


이지아 팀장이 나를 보았다.


"왜요? 내가 할 거라 생각했어요?"


떡 하니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렸다.


"자, 갑시다!"


구명정에 사람을 태우고 인천항으로 이동했다.

인원이 많아 여러 번 왔다갔다해야 했다.

그래도 무사히 전부 도착했다.

우리는 인천항에서 인원수를 점검했다.

남기로 한 백여명의 사람을 제외하면 전부 모인 것 같았다.


"좋아요, 이동합시다!"


이지영 팀장이 크게 소리치며 앞장섰다.

수원까지 길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길잡이는 문제 없었다.


다만, 아무런 대가 없이 이래도 되는 걸까?


물론, 아니었다.

대가가 없으면 이렇게까지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보상이 분명히 있었다.

한동안 왜 안 나오나 했지.

다음 글자에 대한 행방말이다.

이대로 단서가 끊기면 어쩌나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일로 확실해졌다.

다음 글자의 행방은 수원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특별히 조건이 있었다.


[멜버른 호의 생존자를 수원까지 이동 시키시오.]


이런 식으로도 가능하구나.

이 조건을 철저히 지키기만 하면 다음 글자를 얻을 수 있었다.


*


우리는 이지아 팀장의 인솔 아래 움직였다.

길을 알려 주는 역할은 내가 맡았다.

최대한 안전한 길로 안내했다.

오토바이는 끌고 갔다.

사람들 도보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소중한 오토바이를 버리고 갈 수는 없었다.

이건 내 분신이었다.


"오토바이를 되게 소중하게 생각하네?"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랑 오토바이랑 둘 중 하나를 구해야 한다고 하면 전 오토바이를 선택할 거예요."


그 말에 이지아 팀장이 이해가지 않는 다는 얼굴로 이상하게 보았다.


"뭐, 그만큼 애정이 있다는 거죠."


사람은 구해도 특별히 쓸데가 없지만 오토바이는 이동 수단이라 유용하다는 점은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동한지 삼일 째 되는 날이었다.

이쯤이면 멜버른 호는 레온에게 공격을 받아 침몰 당했을 시기였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동하며 거리를 최대한 벌리려 했다.

레온이 알아챘다면 추적을 시작할 테니까.

하지만 사람들이 지쳐갔다.

헌터야 워낙 튼튼하니 문제가 없었지만 민간인들은 아니었다.

속으론 민간인을 버리고 헌터와 함께 이동하면 어떨까 싶었지만 그건 이지아 팀장이 허락하지 않을 터였다.

아마 그러면 엄청나게 싸우고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할 터였다.

너 혼자 가라고 하면 할 말이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꾹 참고 이동했다.

그렇게 나흘째 되는 날, 완전히 지쳐버린 민간인들 덕분에 우리는 쉬어 야만 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참 곤란하네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민간인을 보며 말했다.


"강행군인 건 알겠는데, 그래도 하루를 낭비하잖아요."


이지아 팀장이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사일 째 걷기만 했어.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낙오한 사람이 없는 게 기적이야."


그렇기는 했다.

이들이 철인도 아니고 말이다.

더군다나 노인과 여자 그리고 어린 아이도 있었다.

이 행군은 이들에게 지옥과 마찬가지였다.


"그럼 딱 하루만 쉬기로 하죠. 야영지를 만들어서요."


이지아 팀장이 동의했다.

우리는 주변에 버려진 건물을 이용해 야영지를 건설했다.

그리고 헌터에게 경계를 서도록 지시했다.

아마 민간인들에게는 꿀 같은 하루이리라.

나한테는 쫄리는 하루이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다음 날이 되었다.

우리는 다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야영지를 철수하고 인원수를 점검했다.

이상 없었다.

이제 다시 출발하면 되었다.


"적습이다!"


경계를 서던 헌터가 소리쳤다.


"레온이 온다! 추격대들이다!"


그 소리에 이지아 팀장이 달려갔다.

나도 역시 따라 달려갔다.

결국 사단이 나고 말았다.

멀리서 달려오는 레온 무리가 보였다.

어림 잡아 오십은 되어 보였다.

우리 쪽 헌터는 스무 명이었다.

수에서 부족했다.


"민간인을 뒤로 보내요! 우리가 앞에서 막습니다!"


이지아 팀장이 황급히 명령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해요! 다들 발사!"


총이 불을 뿜었다.

그 모습을 보며 인상을 썼다.

레온을 공격하다 다른 몬스터까지 죄다 불러올까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 총 좀 그만 쏴요, 이러다 더 강한 몬스터가 오면 우린 전부 죽습니다. 레온이야 도망치면 그만이고."


내가 충고하자 이지아 팀장이 당황한 얼굴을 했다.


"하지만 수에서 너무 차이가 나. 어쩔 수 없어."


아무래도 육지 경험이 적다 보니 위기감이 없는 모양이었다.


"후, 다시 말하지만 다른 몬스터가 나타나면 우린 전멸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앞으로 나섰다.


"헌터들은 모두 근접전을 대비합니다. 총기는 사용하지 말아요. 소리가 너무 큽니다. 최대한 조용히 저 추격대만 공격합니다."


처음엔 누구 말을 따라야 할지 우왕좌왕하던 헌터들이 근접 무기를 꺼냈다.


"자, 충돌에 대비하세요. 너무 쫄지 말고요. 우린 헌터입니다.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마음에 없는 격려를 한 다음 나부터 팔카타를 꺼냈다.

문양의 힘도 사용했다.

가슴에서 흘러나온 빛이 전신을 감쌌다.

이번엔 뇌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지만.

이 힘은 매번 이 지랄이었다.

이것도 이제 못해 먹겠다는 생각을 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가슴에서 열기가 올라왔다.

온 몸이 마치 불타는 엔진이 된 기분이었다.


더 강한 힘엔 더 강한 고통이 따른다 이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코앞까지 다가온 레온 무리를 보았다.

녀석들은 모두 날카롭게 생긴 낫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우리는 그런 레온 무리와 충돌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무기를 휘둘렀다.

피가 튀고 살점이 깎여 나갔다.

헌터들의 화려한 능력이 전장 가득 번쩍였다.

레온이 그 사이를 뛰어난 신체 능력으로 파고 들었다.

빠르고 날카로웠다.

이들은 특별한 훈련을 받은 레온이 분명했다.

근접전에서 이길 수 없었다.

더군다나 수에서 밀리니 아무리 열심히 싸운다 해도 질 수밖에 없었다.

가망이 없는 전투.

이들 만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전장 깊숙이 파고 들었다.

레온 무리 사이로 혼자 뛰어 들어가 팔카타를 마구 휘둘렀다.

동시에 온 몸으로 전기를 내뿜었다.

감히 그 위력을 뚫고 들어올 레온은 없었다.

마치 전기 폭풍의 화신처럼 놈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두근거리는 심장.

목을 치고 배를 가를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문양이 마치 이에 반응하는 기분이었다.


왜일까?


몬스터를 죽일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가슴은 뛰지만 마음은 가라 앉았다.

그렇게 무아지경으로 레온을 배어 넘기며 살육을 했다.

어느 새 레온의 숫자가 빠르게 줄었다.

다른 헌터는 보이지 않았다.

레온 무리 사이엔 오로지 나뿐이었다.

죽이고 쓸어 넘겼다.

살육을 위한 춤은 멈추지 않았다.


"크르릉! 컹!"


레온 무리 중 한 마리가 내게 달려 들었다.

붉게 물든 낫이 보였다.

평범한 레온이 아니었다.

마법이라는 특수한 능력을 사용하는 레온이었다.

녀석이 미간을 구겼다.

송곳니 같은 낫을 휘둘렀다.

열기가 느껴졌다.

이를 피했다.

눈으로 휘두르는 낫이 그대로 보였다.

무척이나 느렸다.


"어림 없다!"


레온에게 일갈하고 팔카타를 내리 찍었다.


-쾅!


이를 막은 레온의 무릎이 굽혀졌다.

녀석이 송곳니를 내밀며 힘을 주어 떨쳐냈다.


"어딜!"


이를 따라갔다.

팔카타를 긋고 휘두르고 내리찍고 올려쳤다.

수많은 공격을 했고, 변칙을 섞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형언하기 힘든 감정이 온몸을 타고 올랐다.


이건 분노인가?


아니면 희열인가?


그 중간에서 고민을 할 때였다.

가슴이 떨렸다.

문양이 진동했다.

온 몸의 힘이 가득 차오르더니 머리 끝까지 타고 올랐다.

이어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풍선을 터질 때처럼 그 힘이 폭발했다.


-콰앙!


레온이 나가 떨어졌다.

육신이 파편이 되었다.

다른 레온도 이에 휘말리더니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난 깨달었다.

여태까지 고통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말이다.

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내 몸은 약했다.

그리고 오늘 이를 극복했다.

고통을 끝까지 참으며 말이다.

내 육신은 새로이 태어났다.

오롯이 문양의 힘을 받아들인 몸으로 말이다.


"방금 뭐야, 그건?"


놀란 눈을 한 이지아 팀장에게 다가갔다.

뒤로는 레온의 육신이 재가 되어 눈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능력을 사용한 거야?"


말없이 이지아 팀장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너머로 시선을 옮겼다.

날 보는 헌터들이 보였다.

경이로움과 두려움이 섞인 눈이었다.

민간인들은 뭔가 믿기 힘든 기적을 본 사람처럼 얼어 붙은 상태였다.


"다 끝났습니다."


이지아 팀장이 무슨 소리인가 싶은 표정을 지었다.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선 고통이 뒤따릅니다. 전 그걸 이겨냈어요."


마지막 고난의 길을 끝낸 순례자처럼 말했다.


"어서 움직입시다. 더 이상 레온은 쫓아오지 않을 겁니다."


몸 가득 차 흐르는 물처럼 움직이는 문양의 힘을 느끼며 앞장 섰다.

이제 수원까지 가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어떤 몬스터라도 상대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우린 무사히 수원에 도착했다.

이철왕이 직접 마중을 나왔다.

그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이철왕은 기쁘게 받아 들였고, 피난민은 모두 무사히 수원에 안착했다.

하지만 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바로 떠나는 거야?"


이지아 팀장이 물었다.


"여기 있으면 안 돼?"


고개를 저었다.


"할 일이 있어요."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다.


"전 모든 글자를 모아 마지막 날을 봐야 합니다. 그래야 다가올 재앙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게 내 답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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