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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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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19.10.22 17:18
최근연재일 :
2021.10.22 19: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97,177
추천수 :
2,167
글자수 :
197,732

작성
21.09.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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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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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11쪽

7. 실전

DUMMY

요화를 보낸 유선은 계속해서 맥성 쪽으로 나아갔다. 실제 역사에서 관우의 마지막 근거지가 바로 그곳이니, 유선으로서는 당연히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전하. 요화 장군의 말이 사실일까요?”

“아마 맞을 겁니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형님. 손제리. 아니. 손권 그 놈이 우리 뒤통수를 아주 제대로 노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우리나 손권이나 단독으로는 조조를 상대하기 버겁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를 먼저 친다는 건 서로 죽자는 꼴밖에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후! 하지만 사람이 욕심에 눈이 멀면 그 간단한 사실조차 못보고 눈앞의 것밖에 안보이게 되는 겁니다. 바로 손권 그 놈처럼 말입니다.”


요화는 떠나면서 한 가지 정보를 줬다. 손권이 기어이 배신을 하고 관우를 잡기 위해 맥성 주변에 천라지망을 펼쳤다고.


요화의 그 말은 이제 유선뿐 아니라, 여기 있는 모두가 이제 손권군과 싸워야 함을 알게 되었다는 뜻이다.


유선과 장포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이 유선군은 이제 형주의 경계 안 쪽으로 완전히 들어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에 있는 한 무리의 군사들을 볼 수 있었다.


“전하. 저들이 요화 장군이 말한 그 놈들인 거 같습니다. 비열한 배신자 새끼들...”


상용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는 동오의 군사들. 그들의 숫자는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유선의 호위대인 천 명 보다는 훨씬 많은 숫자였다. 대충 어림짐작으로 봤을 때 대략 이천 기는 되어 보이는 숫자다. 요화의 설명 그대로였다.


유선은 눈앞의 군대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쥐었다.


장포는 그런 유선의 눈치를 보다가 크게 소리쳤다.


“전하? 전하!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설마....? 아니겠지요? 아니어야 합니다.”


유선은 발악과도 같은 장포의 외침에 음침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흐흐흐! 형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설마가 아마 맞을 겁니다. 이랴!”


유선은 장포와 실랑이를 벌일 시간도 없다는 듯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말을 몰고 동오군을 향해 돌진해 들었다.


“아니?! 이런 미친! 전하! 어디가십니까? 이런 젠장 할! 너희들은 뭐하고 있느냐? 어서 전하 뒤를 따르지 않고!”


호위대 역시 어안이 벙벙한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벼락같은 장포의 호통에 정신줄을 겨우 붙들어 매고 유선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겨우 유선의 뒤를 따라잡은 장포가 외쳤다.


“전하! 지금 제정신이십니까? 대체 어쩌자고 이러시는 겁니까?”

“요화 장군의 말에 따르면 눈앞의 적들은 그저 감시대일 뿐, 이름 있는 장수가 이끄는 군대는 아닙니다. 기습을 하지 않으면 저들을 섬멸할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알겠으니까 제발 다음부턴 그딴 식으로 먼저 돌격하지 마십쇼. 알겠습니까? 전하께서 사고라도 당하시면 그게 누구 책임이겠습니까? 아오! 내가 이러다 죽지 죽어.”

“하하! 제가 죽더라도 저를 대신할 사람은 많으니까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랴!”

“진짜 말이라도 못하면...”


장포와 옥신각신 다투며 돌격을 해 들어가는 유선. 이제 확실히 적들이 눈앞에 보일 정도로 지척거리가 되었다.


눈앞에 보이는 동오군은 무려 이천여기, 현재 유선의 호위대보다 두 배나 많은 병력이었다. 아무리 유선의 호위대가 일반 군사들과는 다른 정예 병력이라고 할지라도 승리하기 힘든 병력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유선 역시 아무런 대책 없이 무작정 돌격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퉁두란!’


이번에는 여기까지 오면서 주웠던 신물 중 하나인 퉁두란을 사용하려고 마음을 먹은 유선이다. 퉁두란이면 무력으로나 통솔력으로나, 삼국지의 웬만한 장수들 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퉁두란의 능력이 작은 유선의 몸에 들어왔다.


‘확실히 아기발도와는 느낌이 다르다.’


아기발도도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혈기왕성한 힘이 느껴졌지만, 퉁두란은 그 이상인 것 같았다. 아기발도를 쓴 상태로 도를 들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가볍게 느껴졌다. 그리고 속에는 거친 야성이 마구 샘솟았다. 하지만 그 야성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사냥 직전의 맹수가 발톱을 숨기고 발소리를 죽이듯 차분하게 잘 숨길 수도 있었다.


그렇게 유선과 호위대는 어느새 동오군의 지척거리에 도달했다. 그제야 상용 쪽과 가장 가까운 열에 있던 동오군이 낌새를 느끼고 돌아보았다. 유선과 호위대가 말을 타고 돌격해 들어가니, 아무리 맥성 쪽을 바라보고 있는 동오군이라지만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유선의 호위대가 근접한 상황이었다.


“뭐, 뭐야?!”

“와아아아아!!”


동오군이 놀라서 외치는 것을 신호로 유선과 호위대는 이미 동오군의 뒤쪽 열을 박살내고 있었다. 선두의 유선은 발톱을 감춘 호랑이처럼 움츠려 있다가 먹이를 사냥하는 것처럼 튀어나가서 순식간에 동오군 한 명의 목을 베었다.


“크아악!”


준우가 이곳에서 유선으로 다시 태어난 후 겪는 첫 살인이었다. 원판이 준우인 유선은 약간의 어색함을 느끼면서도 퉁두란 신물의 효과인지, 큰 혼란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러지 않으면 나도 관우도, 그리고 우리 군사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죽는다. 지금은 그런 시대다.’


유선은 첫 살인의 어색함을 애써 지우고 바로 다음 목표를 찾아 도를 휘둘렀다. 장포 역시 실전은 처음이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묵묵하게 창을 휘둘렀다. 비록 유선과의 비무에서는 완패했지만 동오군 군사들 정도는 가볍게 쓰러뜨리는 것이 장비의 아들다운 모습이다.


동오군은 유선과 장포의 활약 덕분에, 또 상용 쪽으로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덕분에 순식간에 썰려나갔다. 그리고 가운데 열과 맥성 쪽 열에 있는 동오군은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뭐야? 뒤쪽은 왜 그리 시끄러워?”

“조용히 해라!”

“적이다! 적이 나타났다!”

“뭣이? 말이 되는가? 상용에서 오는 병력들은 분명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곳의 동오군을 이끄는 무명의 장수가 병사 하나를 붙잡고 외쳤다.


“큰일이다! 상용 쪽에서 원군이 온 것 같다. 이 사실을 속히 반장 장군에게 알려라.”


병사 하나가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맥성 쪽으로 뛰어갔다. 유선은 독수리와 같은 눈으로 그걸 발견해냈다.


어느새 동오군이 쓰던 활 하나를 주워들고 본대에 가는 전령을 향해 화살을 쐈다. 그 화살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의 목을 꿰뚫었다.


원래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첫 살인이라는 쉽지 않은 일로 인해 흔들린 마음도 진정시키고,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퉁두란의 힘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 유선은 그야 말로 전장을 종횡무진 날뛰고 있었다.


“크악! 저 어린 놈! 저 놈을 잡아라!”

“저 놈이 지휘관인 듯하다. 저 놈에게 활을 퍼부어라.”


유선은 거대한 도를 들었음에도 힘들어하는 기색 하나 없이 거대한 방패를 한 손에 또 들었다. 그러면서 날아오는 화살을 방어 했다. 단순히 방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한손으론 화살을 방어하고 한손으로는 도를 들어 적군을 베어 넘기니 그야 말로 일인군단이다.


유선의 곁에서 그의 활약을 지켜보던 장포는 입이 떡 벌어졌다.


‘이게 말이 되는 것인가? 아버지를 포함한 촉의 오호대장군들이 전하의 나이 때 저럴 수 있었을까?’


그때 동오군 병사 하나가 슬금슬금 유선에게 다가가는 게 보였다. 장포는 생각할 것도 없이 창으로 그 병사를 꿰뚫었다.


“전하. 조심 좀 하십시오!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하셨습니다.”


유선은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일부러 웃으며 장포를 칭찬했다.


“이런 큰일 날 뻔 했었군요. 하하하! 형님. 참으로 든든합니다.”


유선과 장포의 활약 덕분에 호위대들도 힘을 냈다. 처음에는 무작정 자신들보다 훨씬 병력이 더 많은 적군에 돌격하는 것을 보며 모두 꼼짝없이 죽었다 생각한 그들이다. 물론 그들은 왕태자를 호위하는 명예로운 호위대다. 왕태자와 함께 죽는다면 그것도 충분히 명예롭다 생각했지만, 돌아가는 꼴을 보니 어쩌면, 아니. 이길 확률이 매우 높은 것 같은 전황이다.


“동오군을 다 쓸어버리자!”

“왕태자 전하께 모든 것을 맡길 참이던가! 촉나라의 병사들은 일당백이라는 것을 저 후안무치한 놈들에게 보여주자!”


어느 정도 승리 분위기가 굳어지자, 유선은 이제 활로 본대에 가려는 전령들을 쏴 맞추는 것만 집중했다. 이곳에서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이 사실이 동오군 본대에 알려지지 않는 것 역시 중요했다. 그러면서 퉁두란의 능력을 제대로 음미하는 중이다.


‘와! 씨! 생각보다 더 대박인데! 퉁두란, 퉁두란이 이 정도인데 이성계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거야?’


하지만 언제까지고 음미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신물의 지속시간은 6시간이기 때문이다. 히든카드인 여포가 있긴 하지만, 히든카드는 정말 위험한 순간에 쓸 생각이었다.


즉, 6시간 안에 어떻게든 관우에게 가야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유선이 관우에게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보였다.


“전령을 3인 1개조로 편성한다! 어떻게든 반장 장군께 도달해야 한다. 방패로 놈의 화살을 방어하라!”


드디어 적들이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궤멸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장에게 소식을 전하는 쪽으로.


퉁두란이 아무리 활을 잘 쏜다하더라도 그런 적들 모두를 다 쏘아 맞힐 수는 없었다. 두터운 방패까지 사용하니 맞힌다 하더라도 전령들은 물 밀 듯이 전장을 빠져 나갔다.


물론 동오군도 전령을 보내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장포와 호위대는 닥치는 대로 눈앞의 군사들을 베어내고 있었고 이제는 그 끝이 보이는 듯 했다.


“대승이옵니다! 전하! 전하께서 선두에서 다 쓸어주시니 저희가 할 게 없었습니다! 크하하!”

“형님.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우리 측 피해는 어찌 됩니까?”

“이백의 병력이 죽었고, 백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일단 부상자는 상용으로 보내야겠군요.”


대승을 거뒀다고 잔뜩 흥분한 장포와는 달리 유선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제 뒤 쪽의 변고를 알아 챈 반장이 자신의 군대를 끌고 올 것이다. 그 사이 관우가 탈출을 할 수 있다면 오히려 더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여몽의 천라지망은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반장이 있든 없든 관우가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 남아 있는 7백기로는 반장을 막을 수가 없다. 요화에게 모든 것을 걸어야 하나... 지금쯤 슬슬 와야 할 타이밍인데....’


유선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었다. 먼발치에서 먼지가 일어나고 있다. 대략적으로 보이는 숫자는 4천여기. 현재 유선군의 6배가량 되는 적군들이었다. 그리고 그 부대의 중심에는 화려한 은빛갑주를 걸친 장수 하나가 군을 이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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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첫 발걸음 +5 21.09.13 3,192 58 12쪽
2 2. 이대론 살 수 없어 +5 21.09.13 3,593 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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