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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 님의 서재입니다.

천하제일 점소이(天下第一 店小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716
작품등록일 :
2024.02.10 23:17
최근연재일 :
2024.03.08 21:45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200
추천수 :
21
글자수 :
87,564

작성
24.02.19 11:30
조회
268
추천
2
글자
4쪽

서序

DUMMY

오랜 세월을 보내며 자연스레 고풍스러움과 강인함이 쌓여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드는 정문(正門)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정문이 지키는 이 하나 없이 활짝 열려 있었고, 그 뒤로 보이는 고풍스러운 전각들 앞, 수백 명이 모인다 하여도 불편함이 없을 듯한 너른마당에는 참배객(參拜客)을 대신해 지독할 정도의 살기(殺氣)가 가득 차 있었다.


그곳에는 수십여 명의 도사들이 한 명의 사내를 둘러싸고 있었다. 도사들은 젊은 청년에서부터 장년인과 중년인 그리고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이대였다. 하지만 그들이 입은 무복의 가슴께에는 하나같이 태극(太極)의 문양이 새겨져 있어 그들이 무당파(武當派)의 도사임을 쉽사리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살기와 두려움이라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가득한 시선으로 자신들이 둘러싼 사내를 응시하고 있었다.


사내는 이제야 겨우 약관이나 되었을까 싶은 청년이었다. 육척이 채 안 될 듯한 키에 덥수룩한 머리 그리고 이리저리 찢어지고 먼지와 모래를 잔뜩 뒤집어쓴 옷은 수천리 길이라도 달려온 듯 보였다. 평범한 외모였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움푹 들어간 볼과 메마른 논처럼 갈라진 입술은 사내가 입은 옷과 한데 어울려 그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보이게 만들었다. 그저 손에 들고 있는 얇은 검만 아니었다면 무인이라곤 생각조차 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아니 검을 들었음에도 무인과 같은 느낌을 주지 못하는 사내였다.


하지만 실핏줄이 전부 곤두서며 붉게 물든 두 눈과 눈가에 그렁하게 고인 눈물은 사내가 발산하는 악기(惡氣)에 가까운 살기(殺氣)와 함께 어울려 사내를 더없이 고독해 보이게 만들었다.


“전부...”


석상이라도 된 듯 꾹 다물려있던 사내의 입이 열리고 더없이 거칠고 갈라진 음성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사내의 입이 열림과 동시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살기에, 절정의 고수임이 분명해 보이는 중년의 도사들마저 침음성과 함께 살기에 대응하기 위해 공력을 끌어올렸다.


“죽여주마...”


뚝 뚝


살기가 가득했지만, 더 없이 떨리는 쓸쓸함과 슬픔이 가득한 음성이었다. 그렇게 사내의 말과 함께 두 눈의 실핏줄이 전부 터지며 흘러내리는 핏물이 눈물과 섞이며 혈루(血淚)가 되었다. 그렇게 사내의 볼을 타고 흐르는 피눈물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며 바닥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흘흘흘. 그래 어디 한번 해보거라.”


절정의 고수들마저 사내의 살기에 공력을 끌어올리며 심맥을 보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허리춤에 칼집부터 검병(劍柄)까지 고풍스러운 소나무가 새겨진 송문고검(松紋古劍)을 차고, 뒷짐을 진 채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듯한 여유로운 표정의 노인은 그런 사내의 모습에 오히려 기쁜 듯 웃고 있었다. 아니 도리어 커져가는 사내의 존재감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내와 노인의 존재감이 부딪치며 기세가 절정에 달했을 무렵, 사내가 먼저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사내가 서 있던 바닥은 폭발과 함께 지면이 터져나갔고, 사내의 신형 뒤로는 강렬한 돌풍마저 몰아쳤다.


그런 사내의 모습을 보며 어느새 가볍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선 노인의 손에는 검집에서 풀려나 오색 찬연한 빛을 뿌리는 검이 쥐어져 있었다.


챙!


노인의 검과 사내의 검이 부딪치며 아찔할 정도의 굉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굉음과 함께 퍼져나간 충격파는 주위의 모든 것을 휩쓸며, 절정의 고수들마저 신형을 유지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십여 합이 넘게 검격을 교환한 사내와 노인이었다. 사내의 검은 하나같이 끔찍한 살기와 함께 무지막지한 내력을 흩뿌리며 노인의 목을 노렸고, 노인의 검은 그런 사내의 검을 흘러내며 마치 뱀처럼 호시탐탐 사내의 요혈을 노렸다.


두 사람의 검 모두 단 하나의 자비심마저 보이지 않는 그저 살검(殺劍)일 뿐이었고, 그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한 채 서로의 목숨을 노리며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고 휘둘렀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이렇게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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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4.02.22 22:12
    No. 1

    작가님 글 사랑합니다. 건필! 추천 선작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 716
    작성일
    24.02.23 09:19
    No. 2

    다오랑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추천 그리고 선작도 감사드립니다. 문피아에 연재하며 처음으로 댓글을 받았다 보니 너무 설레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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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무검 (1) 24.03.08 85 0 13쪽
13 진노야 (2) 24.03.08 86 1 14쪽
12 진노야 (1) +1 24.02.29 117 2 13쪽
11 사천성 평화객잔 (2) +1 24.02.28 115 2 13쪽
10 사천성 평화객잔 (1) 24.02.27 116 2 13쪽
9 천향신투 +1 24.02.26 128 2 13쪽
8 도주 (2) 24.02.25 140 2 13쪽
7 도주 (1) 24.02.24 143 1 14쪽
6 무당파 (2) +2 24.02.23 160 1 14쪽
5 무당파 (1) 24.02.22 158 1 16쪽
4 무영신투 (2) +2 24.02.21 179 1 13쪽
3 무영신투 (1) +2 24.02.20 205 1 15쪽
2 점소이 장삼 +2 24.02.19 233 2 13쪽
» 서序 +2 24.02.19 269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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