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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배 님의 서재입니다.

권왕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임경배
작품등록일 :
2012.10.31 18:24
최근연재일 :
2012.10.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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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96

작성
11.01.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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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권왕전생 - 10

DUMMY

그리고 오후가 되면 강도 높은 근육 훈련 후 무식한 저녁 식사 시간이 이어진다. 저녁 수련 시간은 오전과 동일했다. 죽어라 맞고 목욕하고 밤 되면 그대로 쓰러져버리는 것이 그의 하루 일과였다.

죽어라 맞고 죽어라 먹고 죽어라 들고 죽은 듯이 자는 것.

마법사로 살아온 레펜하르트에겐 상상도 못할 고난의 시간이었다. 당연히 레펜하르트는 틈만 나면 도망치려 들었다. 차라리 마왕으로 불리는 것이 낫지 이런 혹독한 지옥에서 계속 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혀 소용없었다. 저 사부란 작자는 레펜하르트가 무슨 수를 써도 귀신 같이 알아내 그의 도주를 차단하곤 했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이거였다.

“제자야, 나도 사부님 밑에서 수행 받을 때 다 해본 짓이란다. 나도 다 해본 짓인데 네 심정을 내가 왜 모르겠느냐. 하지만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다 보답 받는 법이란다.”

실제로 짐 언브레이커블에는 130년 동안 차곡차곡 쌓인 ‘제자 도주 시도 시 사전 차단법’에 대한 노하우가 있었다. 역대 제자치고 꾀병 안 부려본 놈이 없고 도망 안 가본 놈이 없는 훌륭한 무문이다보니 어떤 색다른 시도라도 한 번쯤은 해본 것이다. 130년 어치 노하우가 제자교육법 매뉴얼에 착실히 반영되어 있어 레펜하르트가 뭔 짓을 해도 다 차단될 수밖에 없었다.

두 달 뒤.

포기를 몰라서 마왕으로까지 불린 남자, 레펜하르트는 결국 도주하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평생 쌓아온 신념마저 저버리게 만들 정도로 제라드의 감시망은 집요했던 것이다. 게다가 운 좋게 도망간다 해도 저 인간 성격이면 대륙 끝까지 쫓아올 것이 뻔했다. 어차피 붙잡혀 돌아갈 바에는…….

‘차라리 정식으로 허락 받고 하산하는 게 낫지.’

다행히 그는 미래의 테스론이 어떤 경지에 올랐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미래의 테스론이 분명히 살아있음도 확인했다. 즉, 이 몸뚱이는 틀림없이 이 황당한 수련법을 견뎌내 살아남을 수 있다. 그것도 그냥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무의 지고한 경지, 당대 최강의 무투사가 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미래에 확실히 경지에 오를 것임을 아는데 이 정도 고난 쯤 못 참을 것도 없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고 마법사의 길을 포기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이왕이면 병약한 마법사보다 근육질의 건강한 마법사가 더 좋은 것 아니겠어?’

생각을 고쳐먹고 레펜하르트는 진지하게 제라드의 가르침에 임하기로 결심했다. 뭐, 사실 진지하고 자시고도 없었다. 그저 눈 딱 감고 이 딱 악물고 죽어라 처맞는 것뿐인데.

‘게다가 사실 저 노인네가 나쁜 사람은 아니기도 하고 말이지.’

레펜하르트가 생각을 바꾼 또 하나의 이유는 그를 대하는 제라드의 태도 때문이었다.

제라드는 진심으로, 진정으로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었다. 정말 성심성의껏 레펜하르트를 교육시키고 있었다. 비록 수련법이 무식하긴 하지만 그 눈동자만큼은 언제나 제자에 대한 애정과 염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헌신적인 애정은 레펜하르트로서는 처음 받아보는 것이었다.

마법사라면 도제에게 마법 한 줄 가르쳐주며 엄청나게 생색을 낸다. 가장 기초적인 1서클 주문을 배우기 위해서도 최소 3년 동안 스승의 수발만 들면서 노예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 마법사다.

그에 비해 제라드는 오히려 제자의 수발까지 들어준다. 밥도 스스로 짓고 (그걸 밥 짓는다고 표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청소도 직접 하고 (청소 할 기운이 남아있으면 차라리 매 한 대 더 맞고 바위 한 번 더 들라는 것이 제라드의 지론이었다.) 심지어 수업료 같은 것도 없다. 저 밥값, 목욕물 값만 해도 천문학적 숫자의 돈이 들어갈 것 같은데 아낌없이 자기 사재를 털어 레펜하르트를 교육시키고 있다.

너무 이상해서 제라드에게 대놓고 물어본 적도 있었다. 대체 뭘 바라고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냐고.

제라드는 무슨 그런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하냐는 표정으로 대답해주었다.

“사부는 곧 부모이다. 그럼 자식 같은 제자에게 모든 것을 퍼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스승과 도제 관계인 마법사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부모 없이 고아로 자라나 마법사 밑에서 유년기를 보낸 레펜하르트에게 이 애정은 실로 부담스러우면서 동시에 기묘하게 좋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중엔 도망가려다가도 제라드의 눈빛, 표정을 떠올리고 스스로 접기도 했다.

뭐, 사실 제라드도 이유는 있었다. 그는 무려 30년 만에 겨우 자신의 계승자를 찾아낸 것이다. 이놈의 짐 언브레이커블은 하도 수련법이 무식해서 무문 초기엔 맞아죽은 제자만 두 자리 수가 넘었다. 그렇다보니 겨우 얻은 제자를 애지중지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 애지중지라는 게 과도한 폭력이라는 점이 레펜하르트의 슬픔이었지만, 어쨌건 제라드는 진지하게 제자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것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사랑이 넘치는 지옥’ 속에서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

&


오늘도 레펜하르트는 말뚝에 묶여 처맞고 있었다. 슬슬 소년의 티를 벗은 그는 육체 역시 2년 전과 차원이 달라져 있었다. 이제 대나무 정도로는 맞아봤자 시원하기만 했다. 더 이상 재갈을 물 필요도 없었다. 단련될 대로 단련된 그의 턱 힘은 어떤 재갈이건 씹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해진 상태였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의 구타 수련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제라드는 대나무 대신 강철 메이스로 제자를 후드려 패고 있었으니까.

“으, 으윽! 으으윽!”

이를 악 문 채 열심히 레펜하르트는 이미지를 연상했다. 육체를 강화하는 대해의 이미지, 그리고 특유의 호흡법. 맞으면서 이것을 쉴 새 없이 연마해야 그나마 고통이 좀 줄어든다.

그렇게 계속 맞고 있던 무렵이었다.

갑자기 전신에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기묘한 느낌이 치솟았다.

‘헉!’

아랫배로부터 뭔가 강렬한 기운이 솟구치더니 단숨에 사지백배를 타고 흐른다. 그 기운이 전신에 충만하며 가공할 힘이 느껴진다. 레펜하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틀었다.

파차창!

그를 묶고 있던 굵은 쇠사슬이 (이미 밧줄 정도로는 레펜하르트의 무식한 힘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박살나며 두 팔이 자유로워졌다. 레펜하르트는 멍한 얼굴로 자신의 두 팔을 바라보았다. 굳건한 근육 위로 희미한 황금빛의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이, 이건 대체?”

“으하하하하하!”

제라드가 통쾌하게 웃었다. 그리고 레펜하르트의 어깨를 두드리며 기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축하한다, 제자야. 드디어 오러를 각성했구나.”



********************

자고로 제자와 북어는 패야 제 맛.....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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