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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p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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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17.06.28 19:33
최근연재일 :
2019.02.03 11:5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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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0
추천수 :
11
글자수 :
55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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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3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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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1장 1-1

DUMMY

-훈련소(학교)


아침의 빛이 하늘의 정점을 향해 스믈스믈 올라가고 있을 무렵.


아침의 차가운 바람이 빛의 기운을 받아 따뜻하게 불어나가고 있다.


밝은 조명 아래의 갈색 집의 마당, 하늘의 빛을 열원 삼아 빨래거리를 널고 한 여인.


그녀와 멀지 않는 곳, 마당을 나오면 바로 나오는 밭에서 작물들의 상태를 보며 농을 일궈내는 한 사내.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웃음이, 한 쌍의 부부를 아름답게 빛춰 내고 있다.


바람이 빨래들을 말려주고 땅을 고르면서 불어나간다.







흙으로 깔끔히 다져진 갈색길이 옆에 있는 청록강물을 길동무로 삼고 뻗고 있다.


그 둘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풀싹들, 허리를 숙여 내려보는 작물들.


길 양쪽에 띠엄띠엄 솟아오른 나무들.


아침에 서려오는 이슬들이 빛을 머금고 그들에게 대롱대롱 매달려 밤과는 다른 일루미네이션을 뽐내고 있다.


바람이 그들을 흔들며 불어나간다.






그 일루미네이션 속, 갈색 물뿌리개를 들고 밭을 헤엄치며 걸어가는 노인. 파란 작은 빛이 여러 색으로 반짝이는 빛망울 속에 아른아른 빛나고 있다.


바람이 노인의 땀을 식혀주며 불어나간다.


잘다져진 돌바닥이 중앙에 깔려있고 4방향으로 뻗은 계단. 거대한 거목의 그늘 사이로 내리는 빛들이 마치 무대의 라이트마냥 아름답게 빛춘다.


바람이 거목에 인사를 하며 불어나간다.






갈색길은 서쪽산을 향해, 청록길은 북동쪽 드넓은 초원을 향해. 서로 이별을 하는 이 장소.


갈색길의 끝. 교정과 3개의 교사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바람은 불어나간다. 따뜻함에 쫓기듯 아니면 따뜻함을 쫓듯.



///



펄럭펄럭, 바람에 흘러가려는 커튼의 소리. 시원한 바람이 창문을 통해 커튼을 철썩철썩 때리고 있었다.


탁! 하는 창문이 닫히는 소리.


창문에 제일 가까운 라인이 일어서서 창문을 닫고 자리에 돌아가 소리 없이 앉은 것이다.


교실에는 소리가 사라져 고요함이 감돌기 시작한다. 아니, 소리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교실의 정면, 칠판을 두드리는 소리.


타악탁타악. 고요함이라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으나 그 소리 자체가 이 공간에서의 고요함이다.


"자아 오늘 배울 것은 이거랍니다~"


고요함의 끝을 내고 교탁에서 돌아서 칠판을 향해 '짜잔~'이란 효과음을 내는 것같이 팔의 내민 사람.


수녀복 차림으로 얼굴 빼고는 전신을 검은바탕에 흰테두리로 감싼 수녀님, 이 작은 마을의 안 어울리는 훈련소의 마법고문 교관님, 니콜라 선생님이다.


칠판에는 '물에 대한 마법고찰' 이라 분필로 적혀 있다.


"와아~"


거한 반응 하나. 그 옆은 무덤덤. 뒤에서는 소심함과 활기참이 기대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모두들은 마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어제 낸 숙제의 답을 말해봅시다."


또각또각 칠판앞을 이리저리 걸어가면서 앞에 있는 네명의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다.


그 질문의 첫타자는 당연히 거하게 반응한 아이였다.


"네에네에~ 저어는 마버업은 마으음이라 생각합니이다~! 마버업은 항상 제에 마으음에 다압해에주기이 때무운입니다아~! "


"오, 좋은 대답이에요. 하르답게 따뜻한 답이에요."


이어서 뒤쪽의 활기참이 답하였다.


"저는 마법은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법은 제 꿈을 이루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 옆의 소심함이 작은 소리로, 자신이 최대로 낼 수 있는 소리로 답한다.


"저.저는 상냥함이라고 생각해요... 마법은 항상 저에게 상냥하게 대해..주었었어요."


"음음. 케스과 카린도 정말 멋진 대답이에요. 지금 여러분이 말한 그 답을 잊지 말아주세요. 여러분들이 커서도 소중히 담고 계신다면 마법은 여러분을 도와드릴 것이에요."


또각또각 부츠가 교실바닥을 두드리는 소리는 어느 책상 앞에서 멈춘다.


"라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질문이 옆에서 다른 친구들이 발표하는 것을 팔을 괴며 듣고 있던 라인의 어깨를 들썩였다.


"아.어... 선생님 전 숙제를 받지 못했는데요?"


자세를 고치고 더듬거리며 묻는 라인.


"그래도 항상 가지고 계신 답이 있지 않겠어요?"


의문에 의문으로 대답이 들려와서 라인은 약간의 생각에 잠겼다. 아주 잠깐, 라인은 생각했다.


눈길을 힐끗한다. 주변의 친구들은 각양각색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자신은 오른손으로 어느샌가 머리를 긁고 있었다.


"저는..."


니콜라를 바라봤다. 그 웃는 얼굴은 넓은 포용력을 느껴진다. 어느 답이든 상관없다. 어느 답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그 표정에서 라인은.


'에라이 이거면 되겠지.'


"저는 마법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머뭇거리며 딱딱하게 말하는 라인.


"아저씨가 밭을 일구는 것이, 아주머니가 야채들을 키워낸는 것이 저를 그렇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색한 기색을 최대한 감추며 답하는 라인은 니콜라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본다. 여전히 웃는 얼굴.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얼굴. 허나 라인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다.


'된건가? 안 된거야?'


"그래요. 라인도 좋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답에 대한 반응이 나오자 '휴우' 하며 이제서야 안심을 한다.


니콜라가 교탁 앞으로 자리를 옮기고.


"사실 이 숙제는 답이 없는 숙제에요. 그도 그럴 게 마법은 사람을 선택하지 않고 사람도 마법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알다가도 모를듯한 그 말.


"그렇기 때문에 아까 전에도 말했듯이 여러분이 내린 결론에 마법은 꼭 답해드릴 것이에요."


손바닥을 맞대고는 싱긋 웃고는 교탁 뒤로 걸어가는 니콜라.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그녀의 신학적 자애로움을 나타낸다.


"그럼. 숙제도 전부 확인 했고 이제 본수업으로 넘어가 볼게요."


그러면서 교탁에 수업과 관련된 그림과 문장을 적어나간다. 그 니콜라 뒤에서 작은 한숨을 내쉬는 한 사람.


'후우 아까 대답으로 된거같네.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 니콜라 선생님은 화날 땐 정말 무섭다. 땡땡이친데다 몸살로 일주일이나 쉰데다 모른다곤하나 숙제의 대답도 못했으면... 생각만해도 후덜덜하다.


"라아인 자알 대다압 했어어."


"어..어어 잘 대답한거겠지.."


"그렇대니까아~ 라아인다운 대다압이었어~"


속삭이면서 대화하는 두사람. 작게나마 그 몇마디가 작아져가는 긴장을 완전히 사라지게 해주었다.


분필이 내려진 소리가 나자 다시 앞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자아 이번 수업은 물로 배우는 마법원리에요. 물은 마나를 포함한 물질중에서도 가장 포함량이 많은 물질이에요."


칠판에는 물방울 그림이 그려져 있다. 파란 색깔이 그 그림을 칠하고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빈 공간이 존재하고 있다.


니콜라가 손가락을 튕기자 교실바닥에서 넓이가 있는 책상이 튀어오른다. 그 위에는 물이 든 둥그런 병과 정육면체의 목제큐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은 마법에 좋은 촉매제가 되요 이렇게요."


교탁에서 병이 있는 책상으로 자리를 옮기고 병에 있는 물에 손을 넣고 들어올리더니... 물이 손에 달라붙어 손과 같이 들려올라간다. 손을 주측으로 흐믈흐믈 흐르는 물덩이.


'오오' 하는 감탄사가 옆과 뒤쪽에서 크게 들려왔다. 카린도 반짝반짝거리는 눈동자를 보내고 있고 라인도 신기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호호 아직 놀라긴 이르답니다~"


그렇게 말하곤 손을 한번 휘두르니 아까까지만해도 흐믈거리는 물이 활활타오르는 불덩이로 바뀐다. '와아~!'하는 환호성. 활활 타오르는 불은 연료도 없이 뜨거움으로 아지랑이를 일으키고 있었다.


"후후."


아이들의 반응에 웃으면서 다시 팔을 휘들러 불덩이를 손으로 잡아 주먹을 쥔다. 이글거리는 불덩이는 니콜라의 주먹 속으로 사라진다. 뜨겁지는 않을까?라고 아이들이 초조하는걸 보고 니콜라는 웃음을 띄우며 손을 펼치자. 이번에는 백색의 꽃잎이 펼쳐지고 그 꽃을 받치는 가지가 자라난다. 꽃잎은 점차 벌어지고 가지는 자라난다. 어느정도 크기가 되자 성장을 멈추었다. 그 아름다운 꽃과 구부정한 가지는 아름다운 도자기 그릇처럼 보였다. 자세히 보니 냉기가 흐르는 것이 유리가 아닌 얼음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굉장해에!"


하르의 말에 동감이다. 화려한 퍼포먼스, 신비한 마법현상은 라인도 감동시킬 정도였다.


"자아 이것이 물의 변환, 성질 변환이랍니다. 물은 형태와 성질이 변하기 쉬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죠."


아까의 불덩이도 그렇고 이번의 얼음의 그릇도 그렇고, 니콜라에겐 뜨거움과 차가움이 느껴지지 않는 듯 웃으며 말을 이은다.


"자아~ 그럼 질문이에요. 여러분의 생활 속에서도 이러한 물의 변환이 아주 가까이 있답니다. 예시를 한번 들어 보실 수 있으신 분?"


그런 질문에 잠시 생각에 빠질려는데...


"저요저요~~."


하르가 옆에서 의자에서 일어나 손을 들고 소리높여 말한다.


"네에 하르양."


"그으 우리 지입 욕실에서어 나오느은 물으을 이요! 씻고오 나아면 빛나고오 사라져요오~."


하르의 느릿한 대답을 경청하는 니콜라. 하르의 발표가 끝이 나고, 손과 손을 마주 잡는다.


그 과정에서 오른손 손바닥에 얹혀 있는 얼음의 예술품이 닫혀가는 두 손에 의해 그림 지워지듯 파란빛을 내며 사라져간다.


짝. 하고 손뼉과 손뼉이 마주치는 소리가 울리자.


"네에, 정답이에요! 정말 잘 맞추셨어요. 불과 얼음으로의 형태변환만 보고 그 답을 맞추신건 대단하거랍니다."


"헤~헤~.


쑥스럽게 웃는 하르. 뒤에서 대단하다고 말하는 듯 소리가 들려왔다.


"욕실에서 나오는 그 물은 '청결'의 성질을 가진 물이랍니다. 더러움을 머금고 사라지는 성질이 부여된 것이에요."


그리 말하며 맞잡은 손을 여는 니콜라. 작은 빛들과 함께 나오는 것은 책상 위에 있는 목제 큐브랑 똑같은 물체가 나온다.


"선생님 그럼 그 성질은 누가 해준건가요? 욕실에는 선생님은 없잖아요."


케스의 질문에 하르와 카린이 키득키득 웃었다. 니콜라가 손에 있는 목제큐브를 책상 위에 올리고 그 물음에 답했다.


"후후, 욕실에는 수도꼭지가 있지요?"


"네."


"그 수도꼭지들은 전부 마법공정을 받은 도구들이랍니다. 그 외에도 여러분들의 주위에는 마력공정을 받은 물건들이 있답니다. 그 물건들을 카넬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만들어내시고요."


그 정답 속에서 익히 본 기술고문 교관의 이름이 나왔다.


'그 선생님이 그런 걸 한단말이야?...'


자신 속에 있는 카넬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를 한번 생각하자, 한순간 의아한 표정이 되어버린 라인.


"자아 그럼 이제 본보기는 보여드렸으니 집적 해볼까요?"


"네에~"


활기찬 대답이 2개, 작은 대답이 1개, 약간 맥 빠진 대답이 1개가 들려왔다.


짝짝. 니콜라가 손뼉을 2번 치자. 교실의 색이 바뀐다. 색을 바꾸는 광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교실의 공간 자체의 색이 연한 청색으로 바뀐 것이다.


"자아 안전공간으로 전환되었으니 마음껏 놀 수 있답니다."


이번에는 손가락을 튕긴다. 아이들의 책상이 바닥으로 스르르 사라진다. 의자에서 일어나자마자 의자도 책상과 마찬가지로 사라져간다. 그러곤 니콜라 선생님의 앞에 있던 책상이 넓이가 자라나면서 교실 중앙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자리를 비키니 거기에는 다 자란 책상이 놓여진다. 마지막으로 물이 든 병이, 니콜라 선생님이 썼던 것과 같은, 4개가튀어나왔다.


"그럼 물의 변환 실습을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에데아의 빛이 교실의 색으로 물드려지고 교실을 비추고 있다. 연청색의 공간은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 서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아 모두 이쪽으로 오세요~"


하지만 모두 당황하지 않고 니콜라 선생님의 인솔 아래 책상 주위를 둘러싸는 아이들.


"좋아! 내가 먼저 해봐야지!"


기세 좋게 말하는 케스. 눈 앞에 있는 물이 든 병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수 십초의 집중, 모두가 병에 시선을 고정한다.


푸른 물 안에 작은 주황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이내 푸른 물은 주황색으로 완전히 바뀌어 졌다.


"휴우 이제야 되네. 의외로 힘이 드는걸?"


"뭐얼 만든거야아?"


"응? 한번 마셔봐."


그 말에 니콜라는 손가락을 튕귀자 책상에서는 컵 여러개가 튀어올랐다. 하르는 컵으로 주황색 물을 떠서 마시니.


"와아~ 달고 맛있어어~!"


환호성이 튀어나왔다.


"후후 내가 도심에서 마셨던 쥬스를 생각해서 만들어낸 것이지!"


자랑스럽게 말하는 케스. '자아~' 하며 하르는 다른 컵으로 쥬스를 떠서 카린하게 들려준다.


"근데 내가 먹었던거하고는 다른 맛이네? 어째서 차이가 생기나요? 니콜라 선생님."


홀짝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와중에 케스는 입가를 닦고 질문을 한다.


"변환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마법이랍니다. 기억을 통한 100퍼센트 재현은 저한테도 무리에요. 아니명 케스군이 마신 그 쥬스는 변환을 이용하지 않는 순수 음료수 일수도 있고요."


"으음 그렇구나 꽤나 오묘하네."


"라아인은 안 마셔어?"


"응? 난 됐어."


"왜에? 이렇게 맛있는데."


"아니 케스 녀석 손이 들어간 쥬스라고 생각하니까 좀 그래서."


"뭐어? 라인 임마! 말을 왜 그렇게 하냐?!"


"아이구 귀도 밝으셔라."


라인의 조롱에 발끈하며 발을 동동구르는 케스.


짝하는 소리가 그런 둘을 멈칫하게 만든다.


"자 다음에는 하르양이 해볼까요?"


"네에~"


하르는 자신감 넘치게 대답한다.


"이얍!!"


첨벙! 손을 기세좋게 병에 넣는다. 하지만 케스처럼 집중하지도 않고 바로 손을 들려올리니... 물이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 뭐하는거야. 하르."


물이 옷에 묻어 망연자실하게 묻는 라인.


"어라? 니콜라 선생님처럼 안되네?"


"호호호 아직 하르양한테 이르다고 생각해요."


다른 아이들은 옷 어딘가에 물이 묻었지만 니콜라의 검은 수녀복 어디에도 물의 흔적은 없었다.


"에이... 실망이야아~"


아직 이르다고 말했는데도 실망에 젖어 고개를 떨구는 하르.


"카린도오 해볼래에?"


떨군 머리를 힘차게 일으키며 뒤에 있던 카린에게 얼굴을 내밀며 제안을 한다.


"어..어.. 아니야, 난 됐어. 언니, 오빠들이 하는거 보는 것만으로도 난 만족해에."


여전히 자신감 없이, 우물거리면서 말하는 카린.


"에이이 한버언 해보지이~"


뾰루퉁해진 하르와 당황해하는 카린의 모습이 자매의, 여기선 하르가 동생일 것이다, 모습처럼 보였다.


'누가 연장자인지 참...'


머리에 손을 얹이며 마음 속으로 속삭인다.


"그럼. 이제 라인군의 차례죠?"


"...어?"


부드러운 어조, 하지만 그 말은 라인을 당황케 했다.


"하,하지만 선생님 내가 하면......"


"그건 아무도 모릅답니다. 모름지기 실제로 행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하하! 라인 네놈 겁먹었구나!"


라인이 기 죽은 듯 말하자. 이번엔 케스가 라인을 도발했다.


"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이 가슴을 찔렀다.


"크으윽..... 좋아! 그런 말까지 듣고 물러날순 없지. 난 어떻게 되도 모른다!"


"와아~ 라아인 힘내~" "라인 오빠 힘내세요!"


"호호호" "흥! 겨우 할 마음이 생겨났네."


라인의 선언과 함께 여러 반응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라인은 자포자기로 손을 물이 든 병에 넣는다. 집중, 눈을 감고 오직 손에 잡히는 물만을 느낀다.




'내가 원하는 형태을'




손과 물 사이의 이어짐.




'내가 원하는 성질을'




시각적인, 아니 감각 전체를 불무하고.




'나의 기억과 나의 바람을'




실과 실이 엉키 듯이, 또는 선과 선이 이어지듯이.




'들어붓는다!'




푸른빛이 가슴 속에서 피어나는 듯이.




"우와~"


크게 감탄하는 하르와 작게 감탄하는 카린, 무심한 척하면서도 신경이 쏠리는 케스, 그저 웃으며 바라보는 니콜라. 물에서 푸른색 빛이 작지만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푸쉬쉬이...




맥빠진 소리가 라인의 손이 들어간 병에서 나왔다. 눈을 찔끔 한번 바라보는 라인. 거기엔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기만하는 물이 있었다.


'?? 뭐지?'


"하하하 뭐야 그렇게 요란했는데 아무것도 안 일어나더......"


케스가 웃으며 말하지만 그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쩌적. 병에 금이 가더니 병안에 든 물이 병을 깨고 사방으로 튀었기 때문이다.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네명의 아이들이 모두 홀따 젖어버렸다. 뚝뚝, 아이들의 옷이나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깨진 병만이 책상에 남아 있었다.


"야! 라인 뭘하면 이따구가 되는거야!"


"아!, 나도 몰라! 나는 오늘 아침에 본 수돗물을 생각한거라고!"


"괜찮아아? 카린?" "으응."


한바탕 소란 속에서, 짝하는 박수 소리가 퍼졌다.


모두 박수소리로 시선을 돌리니, 모두 물에 홀딱 젖었지만 어째서인지 멀쩡한 니콜라 선생님이 있었다.


"자아자아 모두 당황해하지 마세요. 여긴 안전공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셨죠?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다시 짝. 손뼉을 치는 소리와 함께 공간이 껍질을 벗기 듯 한 꺼풀 내려앉힌다. 내려앉힘과 동시에 젖은 머리와 옷이 사라지며 멀쩡한 머리와 옷으로 바뀌었고 깨진 그릇도 말끔히 사라져갔다.


"와하하하~~"


물기가 가득한 자신이 새로운 자신으로 바뀌는 것같은 신비함에 웃는 하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자아, 오늘의 수업의 마지막 주제에요."


그러면서 니콜라는 책상 중앙에 있는 두 큐브를 손바닥으로 가리켰다.


"이 둘의 차이점을 무엇일까요?"


"음? 저건 선생님이 물로 만든 거고 이건 원래 있던 거 아니야?"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좀 더 다른 것이 있답니다. 이 수업의 주제와 관련된 것이에요."


그 말에 라인은 다시 책상 위에 목제큐브 2개를 빤히 바라본다. 모양도 색도 완전히 같아 전혀 차이를 알 수가 없었다.


'오늘의 수업이라... 내가 한 건 물폭탄 뿐이었는데?'


곰곰히 생각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얘들도 모두 고민에 빠진 듯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물폭탄이 아니라 변환을 생각해볼까?'


기억을 다듬는다. 어렴푸게 머릿속을 지나가는 이미지. 흐릿흐릿하지만 그 흐릿함이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만드는 것만 같은.


'내가 변환을 시도할 때 느꼈던 이어짐?'


뭔가를 깨달은 듯, 아닌 듯. 애매한 감상만이 라인을 감싸고 있을 그 때.


짝짝.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자아~ 모두들 시간 초과랍니다. 아직 모두들에겐 어려운 질문이었을지 몰랐네요."


니콜라가 웃는 얼굴로 말한다.


"답은 '룬'이랍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라인은 시선을 하르에게 돌렸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기가 찬, 평상시 모습의 하르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하르?"


"으응? 왜에?"


하르의 갈색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천진난만이라는 말은 하르랑 딱 맞아 떨어지는 단어라, 라인은 하르가 고민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금도 천진, 그 자체가 눈동자에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을까? 아니면 라인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아,아니야. 아무것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하르.


"후후 이상한 라인이네~"


웃으며 말하는 어조는 보기 좋으면서도... 차가워 보였던 것은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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