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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167,112
추천수 :
2,201
글자수 :
711,710

작성
21.05.06 23:37
조회
1,174
추천
14
글자
8쪽

외전: 소년

DUMMY

“.....아 도망쳐!”


꿈속에서 여인이 내게 소리쳤다. 누군지 기억나지 않지만, 매우 친숙했던 것이 생각나니 아마도 가까운 사이였던 것 같다.


내 눈앞에는 누군가 피를 흘리며 죽어있다. 젊은 남자의 모습은 덩치는 크지만 선비복을 입은 그 모습은 아마도 글선생인 듯 했다.


눈 앞에 보이는 익숙한 집안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그 사람만이 아닌 주변에 거의 모든 사람이 죽어있었다.


어린아이도 늙은 노인도 모든 참변을 당한 것인지 모두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집 안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글선생 옆의 여인 한 명 뿐이었다. 여인은 글선생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무릎 꿇고 있었다.


나는 뭘 하고 있었더라....


나는 문을 잡고 들어서고 있었던 것 같다.


눈앞엔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누군가가 서있었다. 수염이 길게 난 것으로 보아 노인으로 보였다. 그의 손엔 지울 수 없는 피가 묻어있었다.


필시 글선생도 집안에 보인 모든 사람들을 죽인 것도 그일 것이다. 노인이 나를 향하여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뻗는다. 꿈은 거기서 끝났다.


“아......”


나는 정신이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무언가 매우 급박했는 듯 숨이 거칠게 내쉬어졌다. 숨을 가다듬으며 생각을 해보았다.


“역시.....”


입구의 문을 제외한 모든 것이 막혀있는 공간에서 나는 또 깨어났다. 그리고 또 이 꿈이었다.


“달라진 게 없는데 말이지.”


무언가 생각이라도 날 듯 말 듯 한데 기억이 안 났다. 이곳으로 오기전의 기억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 쯤 되면 검은 색으로 머리가 가득 찼다.


철문과 양쪽으로 막힌 협소한 공간 가끔 먹을 것만이 들어오는 이곳은 내가 기거하는 곳이었다.


정신이 들 때부터 이곳에 있는 나는 이곳이 편하였다. 어둠속에서 무언가 나를 쳐다보며 도사리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알게 뭔가, 나만 편하면 됐지


또각 또각


문 앞으로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가끔 들리는 이 소리는 이곳에 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


“일백”


일백(一百), 그것은 나를 부르는 말이었다. 아마 문 앞에는 항상 보던 중년인이 서있을 것이다.


‘평소보다 점잖은데....’


검은 수염을 꼬아 묶고 머리엔 이상한 서생모자를 쓴 그는 매번 욕설섞인 고압적인 태도로 자신을 보고 항상 총관님이라 부르라했다.


그를 따라가면 항상 이상한 것을 외우게 시켰다. 하지만 괜찮았다 그것을 외우고 나면 몸은 잠깐 아플지 언 정 보상으로 맛있는 것을 주었으니깐 말이다.


“네 총관님”


방안에서 나는 대답을 하였다. 총관은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 말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처음에 이곳에서 정신이 들었을 땐 주변에 있는 다른 아이들의 목소리가 자주 들린 것으로 보아 누군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을 나눈 모두들 며칠안가 사라졌다.


대답을 하고 문이 열렸다. 문 앞엔 총관뿐 만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더 있었다. 마치 기시감이 드는 사람 한 명이 그곳에 서 있었다.


붉은 선들이 들어간 가면을 쓰고 있어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그 목소리는 나이든 남성의 목소리였다.


“이놈인가?”


항상 뻣뻣하게 서 있으면서 항상 나를 내려 보며 누구에게도 저자세를 하지 않은 것 같던 총관의 허리가 굽혀졌다.


“예 맞습니다. 주군.”


주군, 그건 저 사람이 총관의 주인이라는 것이겠지.


“역시 저 녀석이로구만”


나를 보며 무언가 알고 있는 듯, 주군이라 불린 사람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도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모르는데 나를 아는 사람이라니,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나는 그에게 물어보았다.


“당신은 누구시죠?”


철썩


그러나 말을 내뱉자마자 총관이 손을 휘둘렀다. 마치 불에 대인 듯 뜨거운 기운이 볼을 타고 올라왔다. 입안이 터졌는지 쇠향이 비릿하게 올라왔다.


“감히 입을 열어?!”


총관은 마치 자신의 실책이라도 되는 양 으르렁거렸다. 그리곤 다시 주군이라 불린 사람을 보면서 한쪽 무릎을 굽혔다.


“죄송합니다. 주군! 아직 교육이 덜 진행되어....”


주군이라 불린 사내는 손을 한번 드는 것으로 총관의 말을 끊었다. 가면으로 표정은 가려졌지만 뚫려있는 두 눈 구멍으로 그의 눈이 휘어지는 것이 보였다.


“흐 열다섯 사술을 모두 담았을 텐데, 아직도 자아가 남아있나? 역시 숨길 수 없는 범상치 않음이야.”


나를 보며 무언가 만족스러운 지 그의 목소리에서 소름 돋는 희열감이 느껴졌다. 그는 총관을 보면서 말했다.


“저 녀석을 암굴(暗窟)에 집어넣어라. 저 녀석이라면 어쩌면 받아들일지도 몰라.”


총관은 그의 말에 무언가 당황한 듯하였으나, 이내 표정을 회복하고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주군! 언제쯤 시작하면 되겠습니까!”


“다음 보름달이 뜨는 날, 음기(陰氣)가 가장 강한 시각에 던져 넣게. 성공하면 자네가 본문의 총관일세”


‘언제 본 적있나?’


주군이라 불린 남자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떠나갔다. 떠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무언가 기시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그 다음으로 든 의문으로 인해 금세 잊혀졌다.


‘무슨 말이지?’


나는 총관이 ‘총관이 된다.’ 라 무슨 말인지 순간 이해가 가지 않아 입 밖으로 내뱉을 뻔 했으나 다시 맞기 싫어 입을 다물었다.


주군이란 사람이 떠나가 더 이상 모습이 보이지 않자 총관은 웃음을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는 매우 기쁜지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흐흐.... 이제 내가 진정한 총관이다. 자청해서 이 음지(陰地)로 온 보람이 있군.”


그는 내가 옆에 있음에도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다 말하였다. 아니 나란 존재가 있는지 조차 잊은 모양새였다.


한참을 희열감에 부들거리던 그는 이제 진정했는지 나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내게 기회가 된 녀석이니 충고해주지. 어둠속에 깃들어있는 것에게 도망치지 말거라. 도망친 녀석들은 모두 죽었으니깐.”


그는 마치 내가 반드시 죽을 것이란 분위기를 풍기며 내게 말하였다. 그 분위기에 이번엔 나도 속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어둠속의 것?....”


총관은 내가 말하는 것을 듣자 이를 드러내며 말하였다.


“그래 어둠속의 것. 이 음지에 남은 것은 너와 그것 둘 뿐이니깐 말이야. 너를 제외한 나머진 다 잡아먹혔다.”


항상 어둠속에서 도사리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생각해보았지만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다. 총관에게 물어보기 전에 그가 문을 닫고 나가버렸으니깐 말이다.


다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그 보름날이라는 것이 오면 나의 목숨이 위험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 다음 날부터 나를 대하는 총관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전까지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하던 그는 ‘주군’ 이라 불린 기분 나쁜 사내가 오고 간 이후부터 확실히 달라졌다.


제대로 주지도 않던 음식을 챙겨주고, 항상 내게 아픔을 주던 무언가를 외우던 시간도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사실에 기뻐할 수 없었다. 그가 나에게 어떤 것을 챙겨주던 간에 그 ‘암굴’이라는 것이 신경 쓰여 잠조차 제대로 오지 않았다.


“아마도 그 암굴에 있는 게, 매일 나를 보던 시선일거란 말이지...”


매번 나를 쳐다보든 느낌이 드는 이유, 다른 이들이 모두 죽었다는데 남아있는 시선의 정체는 역시 어둠속에 있는 존재일거다.


다만........


“왜 항상 나를 쳐다보는 거지?”


그런 의문이 들었다. 총관이 어둠속에 무언가 있다고 이야기하자 누군가 쳐다보는 시선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방의 구석에서도, 어둠이 드리운 방의 천장에서도, 혹은 문의 틈 사이에서도 느껴지는 이것이 나를 주시하는 시선이라면 말이 되었다.


샤아악


그때 마치 뱀이 혓바닥을 낼름거리는 듯한 그런 꺼림칙한 느낌이 나의 목을 타고 올라왔다. 단순히 목을 타고 올라온 것이 아니었다. 정확하게 귀에도 들렸다.


그것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얼마 안 있어 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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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경천동지(驚天動地) +1 21.05.10 1,222 15 12쪽
61 외전: 소년 5 21.05.09 1,016 12 10쪽
60 외전: 소년 4 21.05.08 1,012 13 11쪽
59 외전: 소년 3 21.05.07 1,041 12 9쪽
58 외전: 소년 2 21.05.07 1,094 14 9쪽
» 외전: 소년 21.05.06 1,175 14 8쪽
56 괴력난신(怪力亂神) 2 +1 21.05.03 1,282 14 24쪽
55 괴력난신(怪力亂神) +1 21.05.03 1,694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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