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가자, 나랑.”
“너 무슨 일 있어? 한구름, 일단 앉아서…….”
“부탁이야. 나랑 같이 동창회에 가 줘, 하늘아.”
가장 사랑했던 남자와 가장 가깝다 여겼던 친구.
두 사람의 배신에 깊은 상처를 떠안게 된 한구름.
그 두 사람이 참석한다는 동창회에서의 복수를 위해
그녀는 더 멋있어진 동창, 강하늘을 파트너로 삼는다.
단지 복수를 위한 연극일 뿐이었지만
그녀는 어느새 목적을 잊고 달콤한 하늘에게 집중하게 되는데…….
“나는 다 기억해.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들까지도.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틈만 나면 널 유혹할 생각이야.
그러니까 넌 최선을 다해서 넘어와 줘.”
언제부터였을까?
하늘에 뜬 구름처럼 이 마음도 떠오르기 시작한 건.
심장이, 자꾸만 간질거렸다.
■ 저자
■ 목차
1. 그와 그녀
2. 서로를 알아 가는 시간
3. 동창회
4. 만남과 엇갈림
5.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
6. 사랑, 그 벅찬 감동의 이름
7. 시간이 남긴 흔적
8. 인생 최고의 남자
외전
작가 후기
■ 본문 중에서
“한구름.”
하늘이 나지막이 구름의 이름을 읊조렸지만, 구름의 귀엔 들리지 않았다. 앞으로 마주해야 할 동창회 날이 상상됐다. 동시에 비릿한 웃음이 났다. 어쩌면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하늘을 위해서 가지 않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가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어.”
“한구름.”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수치스러운데. 그런 자리에 나가겠다는 생각부터 바보 같았어. 그 두 사람은 주목받을 테고 난 분명 웃음거리가 되겠지. 그리고 너 역시 바보가 되고 말 거야.”
구름이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흠뻑 젖어 버린 얼굴은 금세 손바닥을 축축하게 적셨다. 눈가를 쓱쓱 문질렀다. 조금의 물기도 남기고 싶지 않아 벅벅 눈물을 닦아 냈다. 그러나 여전히 손바닥은 축축했다.
“……그냥 가지 말자, 우리.”
울음 섞인 구름의 목소리가 허공을 가득 메웠다. 하늘은 마음이 무거웠다. 아닌 척,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구름을 보자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그녀가 이렇게 힘들어할 줄 알았더라면 묻지 않았을 것이다.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숨죽여 울고 있는 구름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고집스럽게 눈을 가린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내렸다. 그러곤 무릎을 굽힌 채 앉았다.
마주한 그녀의 눈동자가 바르르 떨렸다. 하늘은 손을 올려 구름의 뺨 위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한구름.”
구름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하늘은 멈추지 않고 차분히 제 생각을 전했다.
“누가 그래?”
“……어?”
“네가 웃음거리가 될 거라고 누가 그러냐고.”
달콤한 하늘의 목소리가 구름의 귀를 찔렀다. 별것 아닌 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큰 위로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뺨 위로 스치는 다정한 손길과 부드러운 목소리. 저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까지 더해져 그의 말이 꼭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같았다.
“절대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아.”
“…….”
“그러니 내가 바보가 될 일 역시 일어나지 않을 거야.”
“……강하늘.”
“나랑 가자, 구름아.”
줄곧 고통을 호소하던 심장에서 미약한 떨림이 전해졌다.
“그 어떤 누구도 널 비웃지 못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게.”
내내 기고만장하게 굴던 하늘이 한 말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따뜻했다.
“그러니까 내 여자 친구로 나와 함께 동창회에 가 줄래, 한구름?”
그래서일 것이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분명 그 이유에서일 것이다. 도현과 이별한 후 처음으로 심장이 따끔거리지 않은 순간이라서.
8월 2일 출간됩니다.
지역에 따라 배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사오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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