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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로맨스]가시 뽑힌 장미



가시 뽑힌 장미 3D 표지 (축소).jpg


“어젯밤엔, 맨발로 귀가했습니까?”


어젯밤 술김에 담았던 남자의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맙소사. 밤사이 구두를 도둑질해 간 변태가 이 남자였다니!


“그럼 그 변태 새끼가 그쪽이었……!”


잠깐. 그는 지금 이 순간 하늘 같은 ‘고객님’이시다.

컴플레인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하느니.


“한세연 씨.”

“네, 고객님.”

“그 고객님 소리 빼고, 대화다운 대화 좀 합시다, 우리.”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돌직구를 날리는 이 남자.

고객님 소리 빼고? 지금 뭐…… 맞짱 뜨자는 건가?

무서울 것은 없다만 내일이면 다시 고객과 호텔리어로 마주해야 할 터.

그리되면 불리한 쪽은 나인데…….


“고객님. 실례지만 체크아웃 예정일이 언제이신가요?”

“그건 왜 묻습니까.”

“수위 조절이 좀 필요해서 그렇습니다.”


호텔 지붕 아래서 벌어지는

그와 그녀의 유쾌 발랄 로맨스!




 저자

채은
연재카페 http://cafe.naver.com/chaeeun1108
블로그 http://blog.naver.com/onejy23

출간작
《낮에 뜨는 별》
《푸른 별에 사는 여우》

출간 예정작
《메리골드》



 목차

프롤로그

1 ~ 16

마지막 이야기

에필로그

작가 후기




■ 본문 중에서


“진짜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그날 나…… 그렇게 꼴 보기 싫었어요?”

입술이 툭 불거져서는 거의 울 듯이 얼굴이 찌그러졌다. 눈동자는 꼭 엄마 찾는 사슴 새끼 같아서는. 뭐라고 한지는 솔직히 제대로 듣지도 못했다. 토라져서 튀어나온 입술이 뜬금없이 귀여워 보여 잠시 그의 정신을 앗아 간 탓이었다.

세연은 말이 없는 그를 빤히 보다가 다시 등받이에 몸을 기대어 새침하게 고개를 모로 세웠다.

“아니, 계급 떼고 안 떼고의 문제가 아니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잘못을 한 건 없는 거 같은데 전무님은 분위기를 그렇게 험악하게 잡고 계시고…… 결정적으로 한마디를 하시니까 내 얼굴이 그렇게 심한 잘못을 저질렀나 했죠, 난.”

“결정적으로 뭐. 내가 뭐라고 했습니까?”

세연의 눈이 대번에 커다래졌다. 끝 모르고 벌어지는 입이 발 아래로 턱을 떨어뜨릴 기세였다.

“세상에. 몰라? 기억을 못 해?”

“그건 반말이고.”

“아, 그러니까 기억이 안 나냐고요. 저한테 뭐라고 했는지.”

“안 납니다.”

“어머, 웬일이니.”

세연의 손부채가 턱 아래에서 펄럭였다. 그는 기억에도 남기지 않을 만큼 사소했던 한마디에 저는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화장실 칸막이에 처박혀 한낱 화장실 휴지로 이 예쁜 입술을 닦아 냈었다니. 세연은 ‘어우, 기막혀.’ 소리만 뿜어내며 맥주를 꼴깍꼴깍 삼켰다.

“아. 혹시…… 화장 과하다고 한 거 말입니까?”

기울인 맥주를 내리고 입안에 모은 액체를 급히 삼킨 세연은 테이블을 팡팡 두드렸다.

“그래요, 그거!”

“그게 왜. 욕을 한 것도 아닌데.”

소름 끼치게 맞는 말이라 세연은 할 말을 잃었다. 다만 받아들이는 이의 입장 차이이기에 본인의 감정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 표정의 의미는 뭡니까?”

“후…….”

하늘을 향해 깊은숨을 뱉어 낸 세연은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해탈한 듯 말했다.

“아끼고 아끼던 립스틱을 처음 개봉한 날이었어요. 평소보다 30분이나 일찍 일어나서 면봉을 무려 여섯 개나 써 가며 공을 들인 화장이었다고요.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칭찬하고,”

예쁘다만 했을까, 어디. 죽여준다고, 키스를 부른다고도 했겠지. 문득 주차장에서 보안팀 남직원의 팔뚝을 내려치며 좋다고 깔깔대던 세연의 얼굴이 떠올랐다. 승하의 이맛살이 슬며시 구겨졌다.

“그런데 전무님이 진짜 진심으로 찌그러진 얼굴로 ‘화장이 오늘따라 과한데.’라고 하는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을 거 같아요? 여태 나더러 예쁘다고 했던 사람들은 뭐지? 그냥 기분 한번 띄워 주려고 사탕을 물었나? 속으로는 과하다고, 이상하다고 욕하면서?”

세연은 상심한 얼굴로 한숨을 지으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설사 정말 과했다고 해도, 여자들은 그래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인 줄 알면서도 예쁘다면 우선 기분은 좋죠.”

그 한마디를 마음에 두었으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그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자신이 꺼냈던 ‘과하다’가 그녀가 받아들인 ‘과하다’와 의미가 다르다는 사실도 지금에야 깨달았다.

“그냥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나았을 거예요. 내 화장 신경 안 쓰고 그냥 평소처럼 대했으면,”

“어떻게 신경을 안 씁니까. 눈에 보이는데.”

그의 표정은 뭘 몰라도 이렇게나 모를 수가 있나 싶게 담담했다.

“그래도 그렇게 진심을 대놓고 말해 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죠. 여자를 이렇게 몰라서 어떡한데, 진짜?”

세연의 목소리가 절로 조금 높아졌다. 승하는 시야를 가늘게 좁히며 생각에 잠겼다.

진심을 대놓고 말했다라……. 진짜 진심을 대놓고 말했으면 뭐라고 했을까, 이 여자는. 갑자기 발광하는 심장이 당황스러우니까 그 입술 좀 어떻게 하라고. 진짜 내 진심을 말했다면, 당신은.

“아무튼 말하다 보니 감정이 좀 북받쳤는데. 결론은 그날 전무님 기분이 좀 안 좋으셨던 건지, 단순히 호텔 안이라서 전무와 매니저 간의 예를,”

갑자기 쭉 뻗어 온 손이 맥주 캔을 쥐었다. 세연은 제 입술 자국이 그대로 남은 자리에 거리낌 없이 입술을 대고 있는 그를 멀뚱히 건너다보았다. 타는 목을 축이고 다시 의자에 등을 기댄 그는 조금 난감한 듯 이마를 긁적이다 고개를 세웠다.

“오해를 한 것 같은데, 과하다는 게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아니면요?”

살짝 벌어진 그의 입술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무거워진 혀끝이 어금니를 쓸었다. 일평생 해 본 적 없는 말을 하려니 꺼내기도 전부터 목 안쪽이 간지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기를 해야겠다 싶은 것은,

“과하게,”

이상하게 이 여자한테는 그 어떤 사소한 일이라도 오해를 받는 게 싫어서였다.

“예쁘다고.”

변태라 오해를 받았던 그 처음 순간부터.

공허하게 뻐끔대던 세연의 입술이 조가비처럼 꾹 다물렸다. 아무런 생각을 담지 못하고 멍해진 눈이 끔벅끔벅 그를 건너다보았다. 이 남자 지금 뭐랬니 하는 얼굴로.

예쁘다, 예쁘다, 과하게 예쁘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분명한 그것을 서너 번 입속으로 굴리던 세연은 어느 순간 눈가에 주름이 잡히도록 깊게 눈을 감았다 떴다.

와, 너무 진지하게 각 잡고 말해서 자칫 넘어갈 뻔했다.

“저기, 유승하 씨? 제가 지금, 이제 와서 그런 얘기를 적선하듯이 해 주시라는 게 아니라,”

“얼굴을 안 쳐다본 게 아니라 못 쳐다본 겁니다. 자꾸 사심이 들어서.”

빠르게 흘러간 그의 목소리 끄트머리에서 세연의 숨이 목에 턱 걸렸다.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건들대던 손가락도 허공에서 멈춰 버렸다.

“진심, 더 말해야 합니까?”




9월 23일 출간됩니다.
지역에 따라 배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사오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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