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n******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다판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rnjscogh
작품등록일 :
2019.11.07 21:50
최근연재일 :
2019.11.15 09:00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652
추천수 :
39
글자수 :
63,538

작성
19.11.07 21:53
조회
271
추천
4
글자
12쪽

내가 다판다. 1화

DUMMY

1화



“아버지!! 아버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아버지!! 일어나세요!!”



***



음주운전이었다. 아버지는 언제나처럼 저녁 마지막까지 남아 마트 마감을 하시고 귀가 하시던 길에 봉변을 당하신 것 이다.

당시 사고가해자 혈중알코올농도 0.185% 만취운전이었지만 부잣집 도련님이었고 화려한 변호인 단으로 사회봉사시간과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나는 그렇게 아버지를 잃고 운영하시던 마트에 홀로 덩그러니 앉아 멍만 때리고 있었다.


[다판다 마트]

어느 동네에나 있을법한 야채코너와 정육코너 까지 다 갖춰진 중소형 마트다.

아버지가 이 마트를 시작하신 이유는 아버지 어렸을 때 슈퍼마켓 아들놈이 초코파이 먹는게 부러워서 그랬다고 우스개 소리로 여러 번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그것보단 아버지는 물건을 떼다 팔고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교류하는게 더 좋으셨던 것 같다.

마트가 개업한지 어느새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동네에 오래있었고 아버지의 좋은 인간성 덕분에 많은 단골고객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근처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가격경쟁에 밀려 단골고객들도 절반이상 줄은 상태이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는 우리 마트를 찾아오는 손님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인명사고였기 때문에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침울한 분위기 때문인지 나날이 파리만 늘어갔다.


현 직원수는 사장인 나 권채호(27세) 와 계산대를 맡고 있는 김사월 (48세), 박영림 (51세) 그리고 창고 정리 및 진열을 맡고있는 이영범(35세) 까지해서 총 5명이다. 정육코너는 직영으로 운영하시는 박춘식(55세) 아저씨가 계시다.


아버지 때부터 우리 마트는 매일 아침 개점후 간단하게 직원 모임을 가진다.

이미 마트의 문화로서 자리잡았으며 서로 애로사항을 말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모두가 둘러 모인 자리에 내가 먼저 큰 활기찬 목소리로 입을 뗐다.



“오늘 폐기 물품 뭐뭐 있나요? 앞으로 빼서 1+1으로 묶어서 팔아버리죠”

“일단은 우유, 두부, 계란, 그리고 감자들 싹이 올라오는 거 같은데 감자도 할인을 할까...요? 사장님”


갑자기 사장님 아들에서 사장님이 되어버린 나를 아직 존칭을 사용하기가 어색한지 말을 끝내려던 것을 힘들게 참고 요 자를 붙여 끝을 내었다.

그리고 어색한지 머쓱하게 웃어 보였다.

장내엔 어색한 기운이 만연했다.



“아이 편하게 부르던 대로 편하게들 부탁 드릴게요. 다들 아시겠죠? 네 영범이 형님?”

“아무리 그래도 이젠 사장님인데 제가 일할 때만큼은 철저히 지키겠습니다 하하하”



나도 어쩔 수 없다는 웃음일 지어 보이면서 팔짱 낀 손을 두들기며 생각했다.

그러곤 이내 박수를 한번 치고 입을 열었다.


“네 하하 그럼 직책을 다 바꿀까요? 그러면··· 영범이 형님은 실장님, 영림 이모가 반장님 사월 이모가 부반장님 오케이 좋죠?”



다들 나를 사장님 호칭으로 부르는데 나만 이모 형님 편하게 부를 순 없을꺼 같아 생각나는 대로 호칭을 지어냈다.

직원들은 모두들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하하”

“네 하하하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못해본 반장을 여기서 다해보네”


“호호호 재밌네 아주 좋아요”



아침회의의 제일 중요한 부분은 직원의 사기를 충전시키는 것이다. 손님이 많아 힘든 거 보다 사람이 없어 힘이 빠지는 게 더욱 분위기를 냉각시킨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합을 넣어 말했다.



“그럼 오늘 하루도 모두들 열심히 부탁 드리겠습니다!”

“네”


“네”


“네”



***


“으으으··· 안돼.. 멈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매일 같은 악몽에 시달린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사장실의자에 기대 앉아 생각을 하다 잠들었나 보다.

나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들을 닦으며 다시 책상에 놓여진 전단지와 매출 표를 쳐다봤다.

대형마트 전단지는 참 화려하다. 연예인들이 모델이고 물건들 종류도 참 다양하다.

그에 비해 우리 마트엔 폐기처리에 바쁘고 이런 상황이 1달만더 계속 된다면 마트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올것이다.

악몽에서 깨어나니 깨지 않는 악몽에 눈을 떴다.


“우어어어”


나는 요란하게 기지개를 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까지고 고민만 할순없다. 이렇게 아버지의 마트가 무너져 내리는걸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짝!!

두 손바닥으로 내 얼굴을 한번 치며 기합을 불어넣고는 이내 문을 박차고 나갔다.


[300원]


“응?? 뭐지??”


난 순간 손바닥으로 얼굴을 너무 세게 내리쳤나 싶어 눈을 감고 고개를 다시 떠 보았다.


[300원]


투명한 상태창 같은 것이 여전히 그대로 떠있었다.


‘뭐지 이건?? 아직도 꿈인건가?’

‘가격표를 하도 들여다 보다 보니 이젠 헛것이 보이는건가···’


꿈인가를 의심했지만 악몽이 아니기에 꿈은 아니라 확신했고 자신의 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 생각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광경이라 그저 멀뚱히 서서 목덜미를 쓸어 내릴 뿐이었다.


“아 이게 왜 여기 올라와있어 또?? 안 살꺼면 제자리에 두지 또 아무데나 올려놨네”

“이실장님? 잠깐만요”


이실장이 가판대에서 벗어난 과자를 집어 들고 다시 제 자리를 향하던걸 불러세웠다.


‘엑스 칲’

오지식품에서 만든 옥수수로 만든 매운맛 과자다. 분명 이 물건은 우리 마트에서 1500원에 팔고 있다.

그런데 300원? 이건 도대체 뭐지??


“이실장님은 이거 안보여요??”

“보여요..”

“그럼 이거 뭔뜻이래요??”

“또 누가 집었다가 맘이 변했는지.. 치우려던 참인데..”


가판대에 벗어나있던 것을 꾸짓음 당하는 줄 안 이실장은 말을 더듬거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곤 오해라는 듯 두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요 아니요 하하 그거 물어보려던 게 아니라 여기 뭐 떠 있는거 안보여요??”

“엥?? 뭐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하하 매장 좀 둘러볼게요 일 계속 보세요”


아마 이실장의 눈엔 전혀 안 보이는 듯 하다. 더 얘기했다간 이상한 취급 당할까봐 얘기를 서둘러 마치고 나는 고개를 돌려 매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550원] , [327원], [200원], [1300원]

온 매장에 알수없는 가격들이 떠있었다.

그리곤 이내 상태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거상을 향하여 – 튜토리얼 Lv.1 패시브 능력이 부여됩니다.]

[Skill: 물건의 단가가 표시됩니다]


“와 이젠 내가 정말 미쳤나보다···”



나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며 작은 소리로 내뱉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한 손으로는 입을 막은 채 서있었다.

아무리 쳐다봐도 이건 확실하게 내 눈앞에 떠있었다.



‘도저히 무시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그 돈이 원가를 표시한다는 거지...’


나는 앞에 눈앞에서 가장 먼저 손에 닿는 거리에 있는 우유를 집어들었다.


[미래우유 1L: 600원]


“이거 우리 매장 가격이 2800원 일텐데..”



나는 성급히 눈을 둘려 가격표를 확인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

매장 내 가격을 책정하는 법은 딱히 큰 틀이라는 게 없다.

들여올 때부터 소매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위에 적정 마진을 얹는 식이다.

그런데.. 소매가랑 단가랑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난다고??

분명 우리가 업체에 서 떼오는 가격은 1600원이다.

확인을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대뇌를 스쳐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영범이형!! 아니 이실장님!!”



나는 뭐에라도 씌인 사람처럼 큰소리로 다급하게 이실장을 찾았다.

매장 내에서 크게 소리를 지를 일이 없기 때문인지 이 실장님은 더 큰일이라도 난 사람처럼 후다닥 뛰어왔다.


“뭐야!!..요 무슨 일이에요??”

“실장님 저희 매장 물건들을 좀 다 체크해봐야겠어요. 실장님이 우리 매장에 있는 제품 전부다 한 개씩 사장실로 좀 가져다 주세요. 지금 계산대도 널널하니까 부반장님 한테 좀 도와달라고 해주세요”

“네..? 네네 알겠습니다”

“빨리 좀 부탁 드릴게요!!”



나는 정신 없이 말을 뱉어내고 곧장 사장실을 향해 뛰어갔다.

사무실엔 우리매장에 들어오는 물품리스트와 공급업체 그리고 가격을 정리해둔 표가 있다.

아버지께서 다년간 운영을 해오시면서 신뢰를 쌓고 길을 터 놓은 업체들이다.

나는 여지껏 그것들을 들여다 볼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쾅!

나는 세차게 문을 밀어 열고 후다닥 캐비닛으로 달려갔다.

컴퓨터에 약하셨던 아버지라 모두다 수기로 작성이 되어있었다.

다행히 식품, 위생용품, 등 분류는 되어있었다.

내가 할 일은 우선 이 것들을 컴퓨터에 다시 정리를 시키는 것이다.



“사장님!! 일단 과자류 제품들 담아 왔구요. 부반장님이 유제품 코너에서 담고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 맞다 그리고 품목들이 섞이지 않게 부탁드릴게요”



이 실장님이 마트 카트에 한 가득 과자들을 담아 헐레벌떡 사장실로 들어왔다.

나는 그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계속 시선은 파일에 두었고 손은 쉴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네 근데 양이 보통 많은 게 아닌데.. 뭐 때문에 그러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아 지금 매장 물품 리스트 정리 좀 할려고요!”



얼렁뚱땅 대답을 한 후 나는 계속 해서 키보드 자판을 두들겼고 이실장은 연신 카트를 끌어다 오면서 이미 사장실 안은 공간이 없어 문 밖에 다가 세워 두었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마트라 할지라도 물건의 종류라고 한다면 100가지는 족히 넘는다.

오랜만에 바삐 움직이는 것 같아 정신없지만 한결 가벼운 마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



“으아아아 끝냈다!!!”



나는 두 팔을 뻗으며 검투사가 마지막 적을 해치우고 포효 하듯이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시간은 이미 새벽 1시를 지나고 있었다.

내가 한일은 리스트를 컴퓨터에 전부다 새로 기입하고 내 눈에 보이는 가격들을 추가로 옆에 적어 놓았다.

그 덕에 눈은 뽑힐듯이 아프고 온몸의 관절이란 관절은 모두 쑤셨다.

장장 10시간 가량 걸린 작업이었지만 터널 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하려는 기분이 들었다.

현재 우리가 들여오는 물건들 대부분이 원가라고 표시 되는 가격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들여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동네 마트다 보니 수량이 적다는 이유로 공급업체에서 가격을 높게 부른 것이었다.

이 부분을 개선한다면 마트의 수익구조가 달라질 것이다. 아니 마트를 더욱 크게 키워 나갈 수 있다.

나는 아침을 위해 뒷정리는 일단 내팽겨 치고 일단 사무실을 나섰다.

장장 10시간 가량 걸린 작업이었지만 터널 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하려는 기분이 들었다.



“[거상을 향하여]라··· 하하 신기한 일이 생기려나”



뭔가 일이 벌어지려는 상황에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오는걸 참지 못하고 웃어 버렸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터벅터벅 집을 향해 걸어가다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신 사거리에 다다른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사거리는 말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버지가 지금 벌어지는 일을 함께 하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지 생각하면 더욱더 원망스러웠지만 애써 눈물이 나오려던 것을 참고 집으로 향했다.



“긴장이 풀리니까 그새 졸음이 쏟아지네”

“아침부터 바쁠 테니 얼른 씻고 자야지”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의 깊은 잠이었다.


-끝-


작가의말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가 다판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 내가 다판다. 12화 19.11.15 67 2 11쪽
11 내가 다판다. 11화 19.11.14 88 2 12쪽
10 내가 다판다. 10화 19.11.13 98 2 12쪽
9 내가 다판다. 9화 19.11.12 103 4 12쪽
8 내가 다판다. 8화 19.11.11 112 4 12쪽
7 내가 다판다. 7화 19.11.10 128 2 12쪽
6 내가 다판다. 6화 19.11.09 133 4 12쪽
5 내가 다판다. 5화 19.11.08 150 3 11쪽
4 내가 다판다. 4화 19.11.07 148 3 12쪽
3 내가 다판다. 3화 19.11.07 162 5 12쪽
2 내가 다판다. 2화 19.11.07 192 4 12쪽
» 내가 다판다. 1화 +2 19.11.07 272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