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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루 서재 입니다.

천마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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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몽글루
작품등록일 :
2024.05.08 18:50
최근연재일 :
2024.06.07 20: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48
추천수 :
14
글자수 :
147,086

작성
24.05.08 18:53
조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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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002. 헌터사자

DUMMY

“누가 갖다 놓은 거지?”


한눈에 봐도 빼어나 보이는 검과 함께 웬, 서책이 놓여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나는 책상 앞으로 걸어가 서책부터 한 번 살펴봤다.

그런데.


‘명부?’


표지를 읽어보니 목숨 명(命)에, 장부 부(簿)였다.


“설마..?”


서책을 보고 난 뒤 나는 옆으로 시선을 옮겨, 검을 잡아봤다.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았다.

하지만 손수 만든 검처럼 무게가 적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검(劍)손잡이가 한손에 착 감기는 게...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검(劍)같았다.

그리고


“...검이 일자(一字)네.”


대부분 검(劍)과 도(刀)는 손을 보호하기 위한 코등이가 있기 마련인데 이 검은 없었다.

단지, 칠흑 같은 묵색이었다.

나는 검을 한 번 뽑아봤다.


스릉-!!


그야말로, 명검 중에 명검(名劍)이었다.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재료가 대체 뭘까?’


궁금증이 몹시 들게 만들 정도로 날이 바짝 서있었다.

그리고


“....!?”


검을 조금씩 뺄수록 검에도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혼귀검(魂歸劍)?’


넋 혼(魂)에, 돌아올 귀(歸)에, 칼 검(劍)이었다.


“혼을 돌려보내는 검이라~”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작명 센스가 좀 있네.’


그 말을 내뱉기 무섭게 누가 재채기를 했다.


“에취!!”


의자에 앉아 올라온 상소들을 읽고 있던 염라대왕은 코가 간질간질하자 코를 연신 훌쩍였다.


“누가 내 욕이라도 하는 건가?”


후비적-!! 후비적-!!


귀를 판 손가락을 후-!! 불고 염라대왕은 하던 일을 계속 이어나갔다.


“어휴~ 할 일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단, 하루라도...

아니, 한 시간만이라도

아니, 30분만이라도 쉬고 싶었지만, 그 바람은 단지, 꿈이었다.

그것도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꿈.

처리해야할 안건들이 계속해서 올라오자 쉴 틈이 없었다.


*


“...이걸 어떡하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려왔던 시간이 왔지만 문제는 검(劍)이었다.

둘 데도 없었고, 그녀의 눈에 띄기라도 하는 날에는 내 목숨은 그날로 끝이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기 무섭게 눈앞에서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스르륵-!!


검이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마치 신기루마냥.

검은 아지랑이를 흩트리면서 사라졌다.


“뭐야? 어디 간 거지?”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고민 끝에 한 번 시도해봤다.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검(劍)을 점차 상상해봤다.

그러자


스르륵-!!


묵직한 감촉과 함께 익숙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검은 언제 사라졌냐는 듯이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완전, 편리한데?”


앞으로 검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을 거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저것도 되네.”


머릿속으로 명령을 내리자 들고 있던 검과 함께 책상에 있던 서책도 사라졌다.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나는 움직였다.


“그럼, 어디 한 번 놀아볼까...가 아니라 시작해볼까~!!!”


웃으면서 나는 방문을 열었다.

솔직히...

그동안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


*


“더 이상 오지 마세요. 이 이상부터는 접근 금지입니다.”


“시민 분들, 사진 찍지 마세요.”


“더 이상 다가오시면 안 됩니다.”


경찰과 군인들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자 나는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무사히 당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게 말로만 들었던 게이트라는 건가?’


수많은 인파들 사이로 거대한 석문 하나가 보였다.

그것도 도로 한복판에 우뚝 솟아있었다.


“되게 크네.”


지체하지 않고 나는 그곳으로 곧장, 걸어갔다.


*


‘사람들 무진장 많네.’


‘기분 탓인가? 더 몰린 거 같은데.’


찰칵-!! 찰칵-!!


수많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말을 듣지 않자 경찰과 군인들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헌터들은 언제 나오는 거지?’


‘빨리 좀 나왔으면 좋겠는데.’


“...어?! 저기 누가 들어간다.”


한 남성이 화들짝 놀라면서 손가락으로 게이트를 가리키자 군인도, 경찰도 황급히 게이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에이~ 설마...아니겠지?’


‘우리가 여기서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데...뚫렸을 리가~’


‘딱 봐도 관심 받으려는 수작이네.’


믿지 않은 그들과 다르게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재촉했다.


“뭐해요? 진짜로 사람이 들어갔어요.”


“안 구할 거예요? 일반인이면 어쩌려고요?”


게이트 입구가 일렁거리는 것을 본 시민들은 그의 말에 힘을 실어줬다.


“장난 아니고 진짜로 들어갔다니까요.”


“여기 사진 좀 보라고요.”


한 여성이 핸드폰을 내밀자 경찰은 그녀가 찍은 사진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런데


“...사진이 흐릿한데요.”


“그게 무슨 소리..”


사진을 보는 순간,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어?! 분명히 찍혔는데..”


경찰이 안 믿자 핸드폰을 봤는데 사진이 뭔가, 이상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한 청년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걸 목격했다.

그것도 두 눈으로 똑똑히!!!

그런데


“...뭐야? 사진 왜 이래?”


그녀에 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당혹감을 연신 터뜨렸다.


“귀신이야, 뭐야?”


“분명, 찍혔는데.”


경찰, 군인들과 다르게 기자와 시민들은 혼비백산(魂飛魄散)에 빠졌다.

찍은 사진들을 돌려봤는데 하나같이 심령사진마냥, 흐릿하게 보일 뿐이었다.


‘설마, 귀신인 건가?’


“소름끼치네.”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도 마찬가지에요.”


“뭐지...? 도대체..?”


*


“느낌이 썩 그렇게 좋지는 않네.”


게이트 안으로 들어오면서 느낀 첫 감상은 끈적끈적하다는 거였다.

다행히 그 끈적임은 잠시일 뿐.

그 끈적임도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말끔히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게이트를 통과하면서 생성시킨 검을 쥐고 게이트 안으로 점차 들어갔다.

터벅터벅-!!


안으로 얼마나 들어갔을까.


‘이 냄새 참, 오랜만이네.’


비릿한 혈향(血香)이 코끝을 가득 찔렀다.

얼마 만에 맡아보는 피 냄새인 줄 몰랐다.

그뿐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갈수록 생전 처음 보는 몬스터들로 가득했다.

녀석들은 흡사, 늑대와 원숭이에 가까웠다.

하지만 온몸이 뾰족한 가시로 뒤덮여있었다.

마치 고슴도치 마냥.

그런데


“...알려준 대로 오긴 왔는데. 여기서 내가 뭘 해야 하는 거지?”


명부에 적힌 위치로 왔긴 왔는데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아직 몰랐다.

하지만


‘뭐~ 가보면 알겠지.’


간단하게 정리하고 나는 더욱 진입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수군수군-!!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꼈다.

아무래도 살아남은 헌터들이 이쪽으로 오는 거 같았다.


“하마터면 죽는 줄 알았어.”


“예상외로 복병이 많았어.”


“끝난 김에 회식 어때?”


“그거 좋은 생각인데?”


“콜~!!”


“무조건 찬성!!! 회식 메뉴 뭘로 할래?”


그들이 웃으면서 회식 메뉴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든, 말든 나는 그들이 지나가기 무섭게 매달려있던 기둥 윗부분을 놓고, 기둥 밑으로 사뿐히 착지했다.


탁-!!


몸이 깃털마냥 가벼웠다.


‘이제야, 좀 속이 후련하네.’


그동안 갖고 있던 힘을 마음껏 사용하고 싶었지만, 불안한 마음에 마음대로 써먹지도 못했다.

사용하다가 혹시라도 패널티라도 받을까봐.


“...내가 어쩌다가 이런 신세로 전락했을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던 내가 눈치를 보자 마음이 서글퍼졌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 잡았다.

그도 그럴게.


“....!?”


안쪽에서 요사스러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


“어?! 나온다.”


헌터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자 경찰과 군인들은 황급히 움직였다.


“사망자 있으신가요?”


“아니요.”


“부상자 계십니까?”


“다 무사해요.”


“몬스터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다 처리했어요.”


“혹시...나오시면서 다른 사람 못 보셨나요?”


절레절레-!!


“아니요. 못 봤는데요.”


"너 봤어?!"


"아니, 못 봤는데.."


“알겠습니다.”


헌터들이 고개를 흔들자 경찰은 고개를 숙이고, 발길을 돌렸다.


‘역시, 기우였어.’


시민들이 헛것을 본 게 분명했다.


*


크르르르르륵-!!


“AC~!!”


어둠 속에서 붉은 눈들이 번쩍이자 나는 몸을 돌려 뒤도 한 번 확인해봤다.


“해야 할 일이라는 게 이런 거였어?”


어둠 속에서 몬스터들이 점차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다른 몬스터들도 아닌 눈에 매우 익은 몬스터들.

녀석들의 정체는 다름이 아니라 헌터들이 죽이고 간 몬스터들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녀석들의 혼(魂)이었다.

그도 그럴게.


“그림자가 없네.”


형체만 있을 뿐, 생명체라면 있어야 할 그림자가 없었다.

그런데


“...내가 청소부도 아니고.”


일순간, 그 동물이 떠올랐다.

죽은 시체까지 말끔히 먹는 아프리카 청소부, 하이에나.

마치 그 동물이 된 기분이었다.


“내가 살다, 살다 이런 뒤치다꺼리까지 할 줄이야...”


역시,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크와아아아앙-!!


크르르르르륵-!!


녀석들이 울부짖으면서 달려들자 나도 움직였다.


스릉-!!


달려가면서 검을 뽑기 무섭게 검을 휘둘렀다.


서걱-!!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던 늑대의 몸을 반으로 자르기 무섭게 나는 몸을 돌리면서 또 다시 검을 휘둘렀다.


솨악-!!


그런 뒤, 이번에는 몸을 돌리면서 발차기를 날렸다.


깨갱-!!


발차기를 맞자마자 늑대는 탱탱볼처럼 튀면서 바닥을 한참동안 데굴데굴 굴러갔다.

하지만


서걱-!!


나는 신경 쓸 겨를 없이 남은 녀석들과 싸우기 바빴다.


솨악-!!


오랜만에 검을 써서 그런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손맛이 무척 짜릿했다.


‘그리고’


검도 나쁘지 않았다.

검이 너무 가벼우면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졌다.

그렇다고 검을 무겁게 만들면 민첩함이 떨어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눈앞의 검은 균형이 잘 잡혀있었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밸런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잡았네.”


쓰면 쓸수록 만족감은 더욱 높아져만 갔고, 하나의 의심 또한 생겨났다.


‘어쩌면...’


“에이~ 아닐 거야.”


고개를 흔들고 나는 검을 휘둘렀다.


서걱-!! 서걱-!!


눈앞의 전투에 집중하기로 했다.

염라대왕이 검을 손수 제작해줬을 리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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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01. 염라대왕(閻羅大王) 24.05.08 8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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