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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달응뎅이 님의 서재입니다.

뇌황 전생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슈달응뎅이
작품등록일 :
2021.02.08 15:30
최근연재일 :
2021.04.01 16:44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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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9,064

작성
21.02.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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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남궁세가 따위 개나 잡수라지.]:3

DUMMY

"이 제정신이 아닌 놈아! 내가 뇌황 천문극이라니까!"

"허허, 그래. 적아."


미치고 환장할 노릇.

천문극은 아무리 자신이 뇌황이라고 말하며 외치고, 발광하고 소리 질러도 허허롭게 웃는 검황 남궁백을 보며 답답해 터질 노릇이었다.


"무슨 개수작을 부려 이 몸에 붙들어논 것이냐! 바른대로 말해라!"

"개수작이라니. 이유를 모르겠구나."


남궁현주의 마당을 싸리비로 빗질하고 있던 남궁백은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는 듯 끄덕이고 있을 뿐이다.


"나 그럼 간다!"


어차피 세상은 하늘은 자신의 지붕이요, 땅은 안방이랴.

개방의 도인마냥 어디에 머문다는 것을 딱히 신경쓰지 않는 천문극은 그대로 나가려고 한다.

그저 끄덕이기만 하는 남궁백을 보았을 때, 자신을 모든 내공을 없애고 어린 아이 몸에 붙들리게 한 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요술의 요자도 모르는 검변태가 어떻게 사술을 쓸 수 있을까?


'검만 주구장창 익히는 변태놈이 이런 사술을 익혔을 리는 없지.'


자신과 비슷했던 화경의 수준인 검황 남궁백이 제일 의심스럽긴 했지만, 어찌됬건 하늘 아래 숨쉬고 있지 않은가?

검황 남궁백이 보이지 않자, 살짝 거리를 벌리고 떠나려고 했다.


"남궁 세가를 떠나려고 하는 것이냐?"


빗질을 멈추고 남궁백이 천문극을 바라본다.

흠칫한 천문극.


"그래."


남궁 세가에서 모진 세월을 견디고 견딘 남궁적이다.

미쳤다 해도 아이가 남궁 세가를 누구보다 떠나고 싶어할 것임을 짐작한 남궁백.


"허나, 아무 준비도 없이 무림행을 가는 것은 이 할애비가 말리고 싶구나."

"아, 진짜 미치고 환장하겠네. 얌마! 내가 뇌황 천문극이라니까! 이런 몸뚱이도 조금만 내가 신경 써주면 아무도 건드릴 사람 없어!"

"허허, 그러하느냐?"


검황 남궁백은 저 기고만장한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적 저 아이를 머무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챈 듯한 검황 남궁백.


"신경을 써주기 전에 칼이라도 맞으면 큰 일이지 않느냐?"

"쥐가 고양이 걱정해주네."

'사실 니 칼이 제일 신경쓰여.'


검황 남궁백은 자신과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남궁백 저 얼간이는 자신을 남궁적이라는 손자로 보고 있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점.

만일 뇌황 천문극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기만 해도 바로 칼을 쓸 놈이다.


'그러니까 떠야지!'


초일류 무인도 아니고, 화경이다.

손가락 살짝만 까딱거려도 모가지가 닭 목 돌리는 것마냥 뿌득하고 꺾여나갈 것이다.


"이 할애비가 나가는 것 도와주랴?"

"니가 뭘 도와줘. 기껏해야 칼이나 잡고 사는 놈인데."


뇌황 천문극.

뇌전의 기운을 가진 천문극은 애초에 칼 쓰는 무인들을 무시하고 다녔다.

아무리 화경의 검황 남궁백이라고 하지만, 천기의 기운인 뇌전을 가진 천문극에 비하면 원시적이고 미련한 놈들 뿐.

인의공? 도공? 불공? 자신은 천기의 뇌공이다.

급이 다르지 않은가. 급이.


'천기의 기운이 고작 철쪼가리랑 비교가 되냐?'


이상한 점은 남궁적 이 작은 아이 몸뚱아리에는 예전 자신이 가졌던 뇌전의 기운을 농후하게 뿜어대고 있다는 것.

뇌전의 기운이 단전에 머무르고 있지 않지만, 뇌전을 익히기 위해 미간 사이에 있는 신맥이 타동되어야 했다.

헌데, 마치 준비라도 완료된 양 천문극의 미간에는 뇌전의 기운이 머금어져 있다.


'얘도 벼락이라도 맞았나?'


남궁적은 벼락을 맞고 한 달 만에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천문극.

어찌됬건 잘된 일이다.

어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서 뇌공을 연마하기에는 최적의 상태.

그런 순간을 남, 특히 검황에게 보여줄 의리 따윈 눈곱만큼도 없었다.


'이 뇌황 천문극을 이 따위 몸에 가둔 놈을 찾아서 요절을 내버리겠다.'


주먹을 말아쥐며 분노하는 천문극.

검황 남궁백은 천문극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칼이란 것은 무도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일 뿐이지."

"네가 웬일이냐?"


예전 자신이 검에 대해 비하하고 다녔을 때 분노한 자들 중 한 명이 바로 검황 남궁백이다.

만나보진 못했어도, 그 일로 언짢았다는 것 정도는 훤히 알고 있는 뇌황 천문극.


"칼은 그저, 자신의 몸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지. 허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무인에게는 심법이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뇌황 천문극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남궁 세가에는 남궁가의 자제들에게 걸맞는 심공이 있지."


제왕무적심공이 아닌 제왕심공의 농후한 기운이 검황 남궁백의 몸에서 불출된다.


'놀랬겠지?'


겨우 칼밥 먹고 사는 노인이라고 비하하는 남궁적이지만, 겨우 12살이다.

본 적도 없는 심오한 경지에 놀라자빠질 것을 기대하는 검황 남궁백.


"흥!"


남궁백의 생각으로 아무리 봐도 저 남궁적은 과도하게 뇌황 천문극에 빠져든 모양이다.

아연실색할 정도의 심공을 봐도 코웃음을 치는 것을 보라.


"저 정도는 내가 한 달도 안되서 뿜을 수 있어."


천무지체 정도 되는 최강의 몸도 아니고, 평범한 기재 정도 남궁적이다.

그것도 7살 때 시작해야 하는 운기토납도 겨우 아슬아슬한 수준인 12살에서야 시작해야 하는 아이.

그런 아이가 저런 광오한 말을 하자, 씁슬한 현실에 동정이 어렸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당찬 심보에 웃음을 짓는 검황 남궁백이었다.


'흥, 천기의 뇌공이다. 언제 시작하든 신맥만 타동되어 있다면 어지간한 상승심공 따위는 개뼈다귀로 줘도 상관없다 이거야.'

'허허, 차라리 저 모습이 낫겠지.'


남궁현이 저 심성을 가졌다면 남궁 세가는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고 다니지 않았을 것이다.


'심성이 당찬 아이는 낭중지추 같아서 운명 자체가 순탄치 않지.'


더욱 검황 남궁백은 남궁적에게 무공을 전수할 각오를 다졌다.

적자이지만 자신의 셋 뿐인 손자였다.

아픈 손가락 중 제일 아픈 손가락이지만, 항상 염원했던 당찬 아이의 모습을 보자 남궁백은 희망이라도 본 양 크게 웃음을 짓는다.


"그래! 적이 네가 노력한다면 이 할애비처럼 강한 무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확정된 사실 가지고 기뻐하지 마라."


남들이 들었으면 경을 칠 말투였지만, 남궁백은 오히려 기쁘다는 듯 천문극의 손을 잡아 끌어 자신의 안방에 앉힌다.


"필요없다니까!"

"필요없어도 들어나 놓거라. 적아."


강제로 앉혀놓고 입을 여는 검황.


"네가 배울 것은 다름이 아닌 우리 남궁 세가의 절기인 제왕심공이란다."

'내가 남궁 세가 전원에게 쫓길 일이라도 있냐!'


제왕심공을 익힌 후, 뇌황 천문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남궁 세가 최악의 원수가 되어 마두지(魔頭紙)에 이름 올리게 될 것이다.


"제왕심공은 우리 남궁 세가를 오대 세가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심공으로서..."

"필요없어!"


귀를 닫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천문극.

검황 남궁백은 처음부터 일어나는 저 남궁적의 발광에 한숨을 내짓는다.


"적아...남궁의 자랑인 제왕 심공은..."

"아 안 듣는다고!"


그냥저냥 포기할 줄 알았던 남궁백.

뒷간에 가서 똥을 누고 있는 순간에도 갑자기 나타나서 뒤에서 말을 건넨다.


"똥 좀 싸자! 이 미친 할배야!"

"적아. 심공의 기원은 일단..."

"안 듣는다고!"


급하게 똥을 싸다 끊고 일어나 부리나케 도망친다.


"강해지면 내보내준다니까."

"이런 개미친 할배! 노망이라도 처 들었어?!"


검황 남궁백이 남궁현주의 대문을 자신의 제왕무적검강을 이용해 막아버린 것.

거대한 검강의 벽이 느껴지자, 문을 건드릴 수도 없게 된 천문극이 미쳤다는 듯 그를 바라본다.


"어떤 미친 놈이 검강을 이 따위 짓거리에 써?!"

"호오! 검강이라는 것도 아는 것이냐?!"

"씨부랄!!!!"


밤까지 이어지는 둘의 탈출과 수감기.


"헤엑...헤엑...더는 못 뛰어...아니! 안 뛰어!"


아직 아무 내공도 없는 천문극은 어린 몸뚱아리를 마당에 눕힐 수 밖에 없었다.


"밤이 깊었구나. 요기라도 하자꾸나."


말라버린 남궁적의 몸을 보며 안쓰럽다는 듯 바라보는 남궁백.

배가 고파 미칠 지경인 천문극은 일단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야이! 미친 할배야! 여긴 먹을게 벽곡단 밖에 없냐?"


무인들이 폐관에 들었을 때 항상 먹는다는 잘 썩지 않는 그 빌어처먹을 맛의 단.

먹을 때 텁텁하고 물이라도 없으면 목막혀 죽는 무인이 8할이요, 벽곡단이 맛 없어 심마에 들어 주화입마로 죽는 사람이 1할, 벽곡단을 받아들여 대성하여 승선한 사람이 1할이라는 맛대가리 없는 벽곡단.


'오도독!'


검황 남궁백이 마치 차라도 마시는 양 음미하는 듯 벽곡단을 먹고 있다.


"이걸 먹고 검만 잡으니 사람이 미치지."


일단 주린 배가 먼저라 벽곡단을 씹는 천문극.

맛이 아주 텁텁하고 아무 처리 안 된 곡식맛만 나서 죽을 맛이다.


"우읍!"


급하게 먹다 목이 맥혀 죽을 것 같은 천문극.

일단 벽곡단은 급하게 먹는 음식이 아니다.

주린 배 때문에 먹다 체한 사람이 8할은 되는 썩어빠진 음식.


"물!"


급하게 물을 외치는 천문극.


"허허, 적아. 물을 마시고 싶으냐?"


지 손주가 죽어나가는데 물 잔을 들고 까딱이는 저 검황 남궁백의 얼굴을 보라!


"미친...케르르륵!"


입에서 오곡의 가루가 쏟아져나온다.

빨리 물을 마셔 넘겨야 할 것 같다.


"코로 숨쉬면 아무 문제가 없느니라."


입에서부터 막힌 벽곡단의 덩어리가 코에서도 뿜어지고 있다.

뇌황 천문극.

벼락 맞아 죽고, 다음 생은 벽곡단 씹다 뒤진다.


'끄아아아아!'


분노와 쪽팔림으로 이마에 혈관이 불긋불긋 솓는다.

검황 남궁백이라도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천문극.


"물! 물!"

"어허! 이 할애비를 죽이려는 요량인 것이냐? 이 놈?"


젓가락으로 먹을 것도 없는 벽곡단 뿐인데 언제 들었는지 모를 젓가락으로 천문극의 이마를 딱 하고 때린다.


"끄으으윽!"


목 막히는 것은 막히는 것이고 이마에 들어찬 고통에 지렁이처럼 몸을 베베 꼬며 뒤틀리는 천문극.


"자, 물을 마시고 싶다면 일단 절부터 해보거라."


저 미친 할배가 준 벽곡단이 보통 다른 사람들 벽곡단보다 크긴 컸다.

거기에 12살 짜리 아이가 급하게 먹는다면 분명 목이 막힐 것이 확실했던 것.

저 검황 남궁백의 수작은 뒤로 하고 일단은 살아야 뭘 할 것 아닌가?

급하게 천문극이 남궁백에게 절을 올린다.


"옳지. 그렇게 여덟 번만 더 하거라."

'씨벌!'


직계 제자가 올리는 절이 바로 9번의 절 구배지례.

검황 남궁백은 제대로 된 제자가 되지 않으면 역으로 남궁적이 무공을 전수 받지 않아도 될 권리가 있으니 강제로 제자로 만들어버릴 속셈인 것이다.


"흐음, 물이 싫으냐?"


검황 남궁백은 무공에 관련되서는 손자고 뭐고 없다.

만약 절을 올리지 않고 기개롭게 죽는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할까?

검황 남궁백은 절대 그런 것에 동정할 양반이 아니다.


'그래도 지 손자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그럴 줄은 몰랐다.

허나, 살아야 뭘 한다.

8번을 빛의 속도에 버금가게 올리는 천문극.


"그래 그래. 천천히 마시거라."


웃으며 손가락으로 가볍게 천문극의 목젖을 찌른다.


"퀘헤헤헥!"


코와 입에서 침과 콧물을 쏟아내며 토하는 천문극.

목 막힘은 사라졌고, 위를 치켜보며 바라보자 남궁백이 웃으며 물잔을 내밀고 있다.


"이제 손자가 아닌 제자로서 내 가르침을 받을 준비가 되었느냐? 적아?"


이 미친 검황은 벽곡단 하나로 가볍게 뇌황 천문극을 제자로 만들어버렸다.


"개...새끼야..."

"일단 제자로서 예의를 갖추는 것을 시작으로 해야겠구나."


간단히 혈을 짚어 남궁적을 재운다.


'적아. 네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넌 남궁 세가의 혈족이자 나의 손자란다.'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남궁백을 찢어죽이고 있는 천문극을 안아 들고 웃음 짓는 남궁백.

예전 자신을 닮은 얼굴에 더러운 말투와 찡그린 표정이 사람 사는 것 같은 세가로 만들어준다.

자신을 보면 고개를 조아리는 모든 세가의 사람들.

허나, 남궁적은 유일하게 세가에서 자신을 욕하는 혈족.


'네가 날 싫어하든, 천지의 원수로 생각하든...'


남궁적은 자신의 업보였다.


'넌 나의 손자란다. 적아.'


천문극은 이 생각을 들었다면 바로 검황 남궁백의 얼굴에 침을 뱉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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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궁세가 따위 개나 잡수라지.]:1 +1 21.02.08 3,418 3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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