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조건
안녕하세요. 첫 투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언어가 표현하는 모든 종류의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가 눈썹을 움직인다. 이번엔 일렁이는게 아니라 일그러뜨리는 느낌이다. 느낌이 달라진 이유가 그의 변화인지 나의 변화인지 알 수 없다. 나를 응시한다. 이미 부아가 치민 나도 구태여 피하지 않는다. 익숙한 상황이다. 본인은 전혀 그런 적이 없고, 다 네 노력과 실력의 문제라며. 증거라도 있냐 발뺌하겠지. 그런 변변찮은 거짓말이라도 그가 가진 권위가 결백을 보강해 줄 것이다. 나를 훈련시키는 것으로 보아 그는 이 세계에서 군사 관련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모양이니까.
“맞습니다.”
뭐? 맞다고? 그가 인정했다. 예상했던 대답보다 더 불쾌하다.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게 이토록 화날 수 있다니. 나는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도록 하찮다는 건가? 그렇다고 해도 네가 어쩔테냐 하는 태도인가? 그는 아주 떳떳해 보인다. 공기가 파동의 성질을 잃은 듯 나는 말이 나오지가 않는다. 다만 바라볼 뿐이다.
“훈련입니다.”
“뭐가요. 뭔···”
“아마 그냥 했으면 진작 그만 뒀을 걸요. 그래서 말 안 했어요.”
젠장, 나를 훈련 중인 개 정도로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유치 뽑는 어린애? 남은 몇 시간 째 땀 뻘뻘 흘리고 있는데 한다는 말이 고작 저 따위라니.
“안 합니다.”
“거봐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귓가에 울리는 모깃소리만큼 거슬린다. 그는 조금도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 않다. 아마 나를 막아설 수 있는 것도 그 이유이리라.
“계속합니다.”
“안 해요.”
소란스러운 고요가 요동친다. 그의 존재가 나를 휩쓴다. 맹수의 기척이 느껴진다. 그의 것이다. 미상의 공포가 느껴진다. 허나 이제 와서 다시 그에게 묵종하는 일만큼 한심한 일은 없으리라. 난 계속 버티고 서 있는다. 다시 긴박한 고요가 가득 찬다.
“좋습니다.”
그가 무거운 입술을 움직였다.
“다시 나랑 대결합시다.”
“내가 왜요?”
“한 번이라도 날 때리면 훈련 끝입니다. 원한다면 사과도 하죠.”
그의 말이 내 혈관에 불쑥 침투한다. 이 자가 내 앞에서 허리를 굽히는 모습을 꼭 보고싶다.
“내가 불리하잖아요. 난 이미 많이 지쳤고요.”
“그럼 난 오른팔을 안 쓸게요.”
쾌재. 그가 고개 숙인 이미지가 벌써 보인다. 그의 오만이 그의 자존심을 짖밝는 진풍경이 그려진다.
치기어른 미소가 얼굴에 떠오른다.
“좋아요. "
- 작가의말
연재 주기는 유동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솔직한 이유는 제 욕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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