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소설 님의 서재입니다.

F급 헌터가 죽었더니 S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최소설
작품등록일 :
2022.07.04 17:56
최근연재일 :
2022.07.12 07:37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3,071
추천수 :
33
글자수 :
80,870

작성
22.07.11 21:20
조회
144
추천
2
글자
12쪽

10

DUMMY

“크윽....”


눈을 떠보니 주변은 약간의 빛도 없는 검은 공간이었다.

게다가 주변에서 물컹거리는 느낌이 난다.


“이상한 냄새도 나는 것 같고, 도대체 여긴 어디야?”


일단 제일 먼저 할 일은 여기서 나가는 일이겠지.

하지만 나가는 곳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애초에 어두우니, 있어도 못 찾겠지만.


“여기 더 있다간 속이 뒤집힐 거 같네. [일도양단], 뭐야 왜 안 나와?”


스킬이 사용되지 않는다. 왜지?

설마 지옥에서 돌아올 때 사라진 건가?


‘음, 그건 아니네.’


레벨은 지옥에 처음 왔었던 그대로 999레벨이다.

그렇다면 스킬만 초기화된 건가.

스킬포인트도 처음 왔을 때와 똑같다.


‘오히려 잘된 일이지. 지옥에 있을 때는 쓸만한 스킬만 아무렇게나 얻었으니까.’


일단 이번에도 [일도양단]은 쓸 거니까, 하나 얻어야겠다.

염라대왕을 베었을 때도 사용했던 스킬,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 스킬이다.


“[일도양단]”


강력한 검기가 주변을 휘몰아치며 모든 걸 베었다,

위에서 빛이 새어 들어오더니, 곧이어 천장이 잘게 조각나며 무너져내렸다.


‘뭐야, 위쪽이 바로 출구였잖아?’


그리고 주변을 돌아온 나는 깜짝 놀랐다.

주변에는 시체투성이였다.


“와, 나 시체랑 같이 누워있던 거였어?”


뭐, 시체를 보고 당황하긴 했지만 놀랐던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찾아왔거든.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시체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야 하지만,

그거야 내가 약했을 때 이야기고.


‘어디 몸 좀 풀어볼까.’


레벨이 오르고 스텟도 크게 올랐는데, 이런 녀석들 하나 정리하지 못해서야 체면이 안서지.

한가지 문제점은 이곳이 어딘지, 무얼 하는 곳인지 모른다는 점이겠지만.

그거는 저 녀석들한테 물어보면 된다.

물론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패준 다음에 말이지.


“다 덤벼, 새끼들아!”


“이보세요, 거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

“그곳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텐데, 어떻게 들어간 겁니까?”


어, 생각보다 상식적인 반응이라 많이 당황했다.

그 녀석이 내가 살아난 걸 알고 사람들을 보낸 거로 생각했는데 말이지.


‘생각해보면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그렇다면 저 사람들은 단순히 상황을 확인해보러 온 사람들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처음에 욕부터 했던 게 매우 후회된다.

일단 상황 파악부터 하는 게 우선이겠지.


“죄송한데, 여긴 어디죠?”


“그럼 살아있는 사람은 실수로 둔 건가?”

“하, 도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미치겠군.”

“일단 우리 선에서 해결한 문제는 아닌거 같은데.”


다 들린다, 이 녀석들아. 내가 청각 스텟이 몇인데.

하지만 끼어드는 것도 이상하니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 죄송합니다. 여긴 던전에서 죽은 시체를 처리하는 곳입니다. 저희 쪽에서 실수가 있었던 모양인데, 저희와 같이 가주실 수 있겠습니까?”


혹시 실수를 트집 잡아서 보상금 좀 뜯어낼 수 있으려나?

물론 저쪽에서 실수한 건 절대 아니지만.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날 수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네, 알겠습니다.”


이곳은 헌터 협회. 말 그대로 헌터들이 모여 헌터의 각종 일을 처리하는 곳이다.

물론 F급 헌터에게는 얄짤없다.

딱 한 번, 들어왔을 때, 헌터 취급은 커녕, 사람 취급조차도 안 해줬었다.


‘개자식들.’


F급 헌터는 돈이 안 되니까 신경 쓸 가치도 없단 거겠지.

이번에는 어떻게 나올지 참 궁금해진다.

뭐, 지금까지 해온 걸 오면 예상은 충분히 가지만.


“턱”


날아오는 칼날을 한 손을 들어 막았다.

그대로 칼날을 잡아 부러뜨렸다.

그리고 동시에 복부로 날아드는 일격.

오른발을 들어 저 멀리 복도 끝으로 날려버렸다.

이 정도면 스킬은 쓸 필요도 없다,


“에휴, 이럴 줄 알았지, 내가 너희를 믿을 리가.”


“뭐야, F급 헌터라면서!”

“젠장, 여기에 있는 헌터 다 불러와!”

“일처리를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이게 어떻게 F급이냐고!”


그러게, 일처리를 어떻게 했길래 나를 죽이려고 하는지.

알 만하다. F급이니까 보상이고 뭐고 그냥 죽여버리는 게 싸게 먹힌다는 판단이겠지.

하지만 나는 이미 S급의 강함을 넘어섰다.

그 말인즉슨, 내가 여기서 깽판을 부려도 아무도 막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아까처럼 덤벼보든가. 왜 다들 도망치는데?”


헌터의 세계는 약육강식이다. 약하면 잡아먹힌다.

그리고 나같은 F급 헌터는 먹이사슬 최하위. 항상 잡아먹히는 쪽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지금 기분이 더없이 상쾌하다.


‘그냥 보상 좀 두둑하게 얹어주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아니, 오히려 이렇게 되서 다행이다.

보상만 받고 그냥 넘어가면 이런 상쾌한 기분은 느끼지도 못했겠지.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부수고 있자니, 다른 헌터들이 찾아온다.


‘으음, 저 정도면 A급 헌터들인가.’


겨우 A급? 저 녀석들은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인가?

F급 헌터로 여러 수모를 당한 나는 잘 알고 있다.

A급 헌터와 S급 헌터는 실력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

그리고 A급 헌터는 100명이 몰려와도 나를 이길 수 없다는 것도.


“뭐야, A급 헌터가 여긴 무슨 일로?”


“헌터 협회에서 이런 짓을 벌이다니, 간도 크군.”

“그냥 좋게 말로 하지, 이럴 것까진 없었잖아?”


“뭐? 애초에 먼저 죽이려고 든 게 어느 쪽인데 이렇게 적반하장인지 모르겠는데?”


“뭐든 상관없다. 이리면 무사할 줄 알았나?”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알지?”


그 말을 끝으로, 양옆에서 두 개의 검이 목으로 날아들었다.

내가 조금 전에 뭐라고 했더라, A급 헌터는 나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었지?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검을 막지 않고 그대로 내 목으로 날아들게 두었다.


“캉”


맑고 경쾌한 소리. 마치 단단한 강철을 때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검은 아무것도 베어내지 못하고 내 목에 닿은 채로 멈췄다.


“이걸로 끝이야? A급도 별거 아닌데? 어떻게 생각해?”


대답은 듣지 못했다.

고개를 올려다 본 순간, 내 눈에 보인 건 저 멀리 도망치고 있는 헌터였다.


‘역시 A급 헌터가 상황파악이 빠르군.’


헌터는 던전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위험한 직업이다.

싸워야 할 때, 도망쳐야 할 때를 알지 못하면 금방 죽겠지.

그런 의미에서 저 판단은 매우 정확한 판단이다.

근데 그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바로...


“나에게 시비를 건 순간 죽을 확률은 100%거든?”


나는 다리에 힘을 집중해 땅을 박찼다.

내 몸은 총알처럼 튀어나가 도망치고 있는 헌터와의 거리를 좁혔다.


‘일단 한 명 먼저.’


순식간에 쫒아오는 나를 보고는 다시 목을 향해 검을 날렸지만, 소용없다.

나는 공격을 피하지 않은 채 주먹에 마나를 담아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더 이상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헌터는 두 팔을 들어 내 주먹을 막아보려 했다.


···


등 뒤를 보니, 협회에 칩입한 자가 나를 쫒아오고 있는 게 보인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도망치고 있을 수는 없다.

결국 품속에서 검을 꺼내는 나는 달려오던 침입자의 목에 칼을 겨눴다.

하지만 침입자는 공격 따윈 간지럽지도 않다는 듯 무시하며 나에게 주먹을 날렸다.


“여기저기 빈틈이 보이는 걸 보면 싸움 실력은 허술하군. 주먹을 막고 빈틈이 보일 때가 기회다.”


그리고 나는 주먹을 분명히 막았다. 아니, 막아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자세도 제대로 잡지 않은 채로 대충 휘두른 주먹이 방어를 올린 두 팔을 뚫고 머리로 향했다.

물론 방어를 올린 두 팔이 아예 의미가 없는 건 아니었다.

올린 팔 덕에, 주먹의 궤도가 약간 뒤틀렸고 죽는 건 피할 수 있었으니.

하지만 그게 다행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그걸 막네? 차라리 그냥 맞는 게 훨씬 편했을 텐데.”


얼굴이 반은 날아간 듯하다.

얼굴에선 엄청난 고통이 몰려든다.

목부터 아래쪽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 이대로 나는 죽는 건가.’


주먹을 팔로 막은 대가는 컸다.

방어하지 않고 그냥 맞고 바로 죽었더라면 느끼지 못했을 고통.

몇 분 동안 강렬한 고통을 느끼며, 나는 죽었다.


···


‘저 정도 상처면 알아서 죽겠지. 다른 놈은 어딨지?’


내가 한 명을 상대하는 동안 나머지 한 명은 저 멀리 도망치고 있었다.

저대로 도망치게 둘 수는 없으니까, 귀찮지만 바로 출발했다.

출발한 지 몇 초 되지 않았을까, 눈 앞에 도망치고 있는 헌터가 보인다.


‘솔직히 이렇게 빨리 따라잡을 줄은 몰랐는데.’


예전의 나였더라면 몇십 분은 걸려야 도착할 수 있었겠지.

내가 매우 강해졌다는 게 느껴진다.


“툭툭”


나는 달려가던 헌터의 어깨를 건드렸다.

헌터가 고개를 돌아보자, 나는 헌터의 얼굴에 다시 주먹을 날렸다.

내가 등 뒤에 있다는 것을 눈치 못 챘던 걸까, 이번에는 주먹을 막는 일 없이 그대로 날아갔다.

저 정도면 살아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그럼 이 일은 일단 이걸로 끝내고, 다음은...’


일단 습격해오길래 죽여버렸지만, 제일 중요한 건 보상 아닌가?

공격해온 일도 따져서 더 받아내야겠다.

일을 끝내고 다시 헌터 협회로 들어가자,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왔다.


“뭐야, 넌 또. 너도 나 죽이려고?”


“아뇨 그럴 리가요. 헌터님을 보고 싶어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따라서 간 곳은 거대한 응접실이었다.


“여기, 차와 다과입니다.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래,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아니까 꼬리를 말았군.

역시 사람은 강하고 볼 일이다.

결국엔 내가 이렇게 대접도 받을 정도로 강해질 줄 누가 알았겠어?


‘오, 이건 내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비싼 과자인데. 온 김에 다 먹어야지.’


푹신한 소파에 누워 주변에 있던 비싼 과자들을 이것저것 입에 넣어보고 있자니,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행복이 나를 찾아온다.


“캬, 지금까지 레벨 높은 녀석들은 이렇게 좋은 곳에서 이렇게 좋은 걸 먹고 살았구나.”


F급 헌터일 때는 어땠나. 삼시세끼 챙겨 먹기도 힘들어 하루에 한 끼만 먹는 게 일상이었다.

그조차도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닐 때가 많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누군가가 들어왔다.


“안녕하신가, 이름이니 뭐니 그런 건 집어치우고 본론부터 말하지. 협상을 하자.”


“그래서, 얼마나 주려고?.”


“자네에게 피해를 끼친 것도 있지만, 자네가 파괴한 건물과 죽인 헌터들까지 고려하면 대략... 이 정도겠군.”


“더.”


“이봐, 자네가 착각하는 게 있는데, 이건 자네를 배려해준 거야. 헌터 협회를 적으로 돌리고도 이 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나? 우리도 귀찮은 일이라 그냥 넘어가 주는 거라고.”


“아 그래?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말이 통하지 않네. 사과를 해야 할 판에 협상이니 뭐니 지껄일 때부터 알아봤어. 보상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 그냥 다 엎어버리고 내가 다 가져오면 되는 걸 굳이 귀찮게 여기까지 왔네.”


처음 말할 때부터 어이가 없었다.

내가 사과받아야 할 상황에 협상? 애초에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다.

이건 확실히 해야 한다. 너희들이 넘어가 주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양보했다는 것을.

그리고 내 양보는 이미 끝났다. 어디 누가 먼저 죽나 해보자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급 헌터가 죽었더니 S급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에필로그 22.07.12 141 2 3쪽
15 15 22.07.11 124 2 12쪽
14 14 22.07.11 112 2 12쪽
13 13 22.07.11 114 2 11쪽
12 12 22.07.11 122 2 11쪽
11 11 22.07.11 133 2 12쪽
» 10 22.07.11 145 2 12쪽
9 9 22.07.11 134 2 12쪽
8 8 22.07.11 147 2 11쪽
7 7 22.07.11 155 2 12쪽
6 6 22.07.10 173 2 12쪽
5 5 22.07.09 185 2 12쪽
4 4 22.07.08 222 2 12쪽
3 3 22.07.07 269 2 12쪽
2 2 22.07.05 363 2 12쪽
1 1 22.07.04 533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