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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설 님의 서재입니다.

F급 헌터가 죽었더니 S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최소설
작품등록일 :
2022.07.04 17:56
최근연재일 :
2022.07.12 07:37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3,072
추천수 :
33
글자수 :
80,870

작성
22.07.08 20:22
조회
222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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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

DUMMY

“이곳이 7층인가. 안은 생각보다 깨끗한데?”


불꽃이 넘치고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지옥보단 훨씬 나았다.

주변이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혀있다.


‘이건 대리석인가? 비슷한 느낌인데. 그런데 대리석 밖에 없는거야?’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색.

아무것도 없이 햐얗고 넓은 공간을 보고 있자니 상하좌우가 햇갈리기 시작한다.


“이봐 문지기, 너 7층에 대해서 뭐 아는 것 없어?”


“문지기는 대부분 자신의 층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아 됐어. 한마디로 너도 모른다는 뜻이구만.”


일부러 마나를 써가며 8층의 문지기를 7층으로 대려왔건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역시 이번에도 여기저기 부숴서 문지기가 찾아오게 만들어야 하나.

하지만 이곳까지 오느라 몸이 좀 피곤한데 좀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흠, 어디 편하게 쉴 데가 없으려나, 대리석에 그냥 누우면 잠자리가 사나울 거 같은데.“


그것도 그렇고, 이런 어디인지도 모르는 뻥 뚫린 공간에서 편하게 누워있기는 싫다.

하얘서 눈도 부시고, 어딘가에 좀 더 괜찮은 장소를 찾아보는게 낫겠다.

나는 끝없는 통로를 따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 이 곳도 다른 지옥처럼 아무것도 없는건가, 응?“


아무것도 없을거란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몇 십분을 움직이자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통로의 끝에는 사람들이 광산처럼 보이는 곳에서 대리석 같은 물체를 열심히 옮기고 있었다.


”이봐, 여기야 여기! 이거 오늘 안으로 다 끝내야 한다고!“

”지옥에 오늘 같은 게 어딨어!“

”참, 그냥 하는 소리지! 일단 이거 빨리 끝내지 않는다면...“


”끝내지 않는다면?“


갑자기 내가 끼어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몹시 당황한 눈치다.

근데, 사람 맞겠지? 눈코입 달렸으니까 뭐, 아마도 사람이겠지.

지옥이란 곳에 떨어져 이상한 생물체만 보다보니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저기, 여기서는 보지 못한 얼굴인데 당신은 누구신가요?“


”음, 문지기 말로는 내가 지옥 10층에 떨어졌다고 하던데. 문을 통해 이곳까지 올라왔지.“


중간에 천장을 한 번 뚫은 것도 같지만 일단 문을 통과했으니 거짓말은 아니다.


”뭐? 지하 10층에서 올라왔다고?“

”그게 사실인가? 우리를 떠보려는 거짓말일 수 도...“

”내가 이곳에 있으면서 지옥 10층에 떨어진 인간이 살아서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네.“

”그것보다 애초에 문을 통과한다는 소리가 말이나 되는가? 평범한 인간은 통과하지도 못할 걸세. 내가 몰래 들어간 인간을 몇 번 봤지만 돌아온 자는 아무도 없었어.“


내 말을 듣자, 자기들끼리 뭐라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대충 내 말이 믿기 힘들다는 이야기인 거 같다..

그런데 사실 믿든 안 믿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고, 일단...


”제가 대답했으니 이젠 제가 질문을 할 차례입니다. 이 곳은 어디죠?“


”지옥 10층에서 문을 통해 이 곳까지 올라왔다면 알고 계실텐데요. 지옥의 10층입니다.“


아니 맞는 말이긴 하지만 말이야. 내 말은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라, 이 곳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문과 문지기는 어디에 있는지, 이 곳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 때, 갑자기 묵묵히 일만 하던 한 사내가 큰 소리로 말했다.


”아 혹시 문이라면 우리가 그 때 공사했던 그 곳 말하는건가?“

”어허, 또 그 때 옛날 이야기인가? 지겹지도 않나?“

”어허, 옛날 이야기라니! 내가 이 지옥이 이렇게 층이 생기기 전부터 있던 사람일세!“


’뭐야, 지옥이 층이 생기기 전도 있었어?”


처음에는 그냥 문이랑 문지기 위치만 알아낼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지옥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기, 혹시 그 옛날 이야기를 좀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흠흠. 근데 우리가 지금 보다시피 공사를 좀 하느라 많이 바빠서 말이야, 자네가 실제로 10층부터 이 곳까지 올라왔다면 이 정도 일은 빠르게 도와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빠르게 윗 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지.

일단 이야기를 듣는 게 나을 듯 하니 일을 빠르게 도와주고 이야기를 들어야겠다.

“무슨 일을 도와드리면 됩니까?”


“자네에게 복잡한 일은 맡기긴 그렇고, 저기 저 광산에서 백철석을 가져다주게.”


“백철석? 이 대리석 같은 것을 말하는 겁니까?”

처음 들어보는 단어다. 아마 이 지옥에서 이 하얀 돌을 부르는 명칭이겠지.


“대리석? 크하하! 이 지옥에서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구만! 자네 지옥에 들어온지 별로 안됐나?"


"지옥에 시간이란 개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셈이죠.”


“그래그래, 일단 일부터 함세! 빨리 끝내지 못한다면 그들이 가만있지 않을꺼야!”


그들? 다른 곳에는 없던 사람이 이 곳에만 있는지, 그들은 누구인지 궁금한 것이 매우 많았지만 일이 급해보이니 일단 일부터 빠르게 끝내기로 했다.


‘혹시 일을 빠르게 끝낼 수 있는 주문이 없을까? [스킬창 오픈].’


나는 구멍이 뚫려있는 광산에 들어가는 더증 여러 스킬들을 살펴보았다.


‘[그래비티]? 중력을 조종하는 스킬이라, 돌을 옮길 때 말고도 공격이라던지 여러모로 쓸만하겠어.“


드디어 광산의 안 쪽으로 들어왔다. 들어와보니 하얀색 돌이 무척이나 많다.


’이게 다 백철석인건가. 그러고보니 얼마나 필요한지를 물어보지 않았잖아? 일단 가져갈 수 있는 만큼 다 가져와볼까. [일도양단].‘


나는 손에서 검기를 꺼내 백철석을 여러 조각으로 커다랗게 배어냈다.

이제 [그래비티]로 가볍게 해서 옮기면 될 것 같다.


”하아. 이 일을 몇 번이나 해야 한다는 건가. 귀찮을 만도 하네.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지옥에서 있었던걸까.“


”여기! 가져왔습니다!“


내가 가져온 백철석을 보자마자,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뭐야? 이게 다 백철석이라고?“

”우와, 이 정도면 오늘 작업량을 채우고도 남겠어!“

”에헤이. 오늘 작업량뿐인가! 내일, 일주일 정도는 쓸 분량이네!“


내가 그렇게 많이 가져왔던가. 따로 살펴보지는 않았다.

뒤를 돌아보니, 하얀 백철석이 내 키의 30배나 될 정도로 높게 쌓여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좀 많이 가져오긴 한 것 같다.


”이 정도면 되겠네! 잠깐만 있어보게나.“


그러고는 갑자기 백철석 더미로 다가가더니, 공구를 들고 손을 분주하게 놀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백첧석 더미는 순식간에 반이 되더니, 깔끔한 타일들로 변해있었다.


”이 정도 했으면 나머지는 저들이 알아서 할 거라네. 그래서 궁금한 게 뭐라고?“


”여기에 대한 정보와 옛날 지옥의 정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크흠, 그 이야기를 하려면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말이야. 어디보자, 내가 처음 지옥에 도착했던 이야기부터 해주지.“


그는 잠시 숨을 들이키더니,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점차 꺼내기 시작했다.


”내가 자네를 어디까지 믿고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일을 도와준 사람이니 믿고 말해주겠네. 먼 옛날, 지옥은 그냥 허허벌판이었지.“

”그 곳에는 죄를 지은 사람들과 염라대왕이 있었지. 지금처럼 죄의 경중에 따라 분리하는 일도 없었어. 죄가 무거은 사람은 죽음, 아닌 사람은 그대로 지옥에 있었지. 단 두가지로 구분했어.“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 나와 몇몇 사람들에게 염라대왕이 말을 걸었지. 너는 지옥에서도 죽어 영원히 사라질 운명이지만 나를 도와 지옥을 바꾸면 다시 환생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그리고 나는 염라대왕을 도와 현재 지옥을 만들엇지. 죄의 경중에 따라 나누는 지하 10계층. 그리고 지옥을 관리하는 거대한 탑을 말이야.“


”놀랍습니다. 그럼 이 지옥이 다 당신이 만들었던 거군요?“


”하하! 내가 말했잖은가. 나와 몇몇 사람이 있었다고. 나는 일부분만 관여했을 뿐이라네. 사실 위 쪽은 나도 잘 몰라. 평생 여기서 일만 했거든.“


”이 곳에 얼마나 있으셨던 겁니까?“


”자네는 다행인 줄 알게! 사실 내가 1000년 동안 일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금이 딱 999년 째라네! 자네가 조금만 늦게 들어왔으면 이런 이야기도 해줄 수 없었어.“


지옥에서 어떻게 시간을 알 수 있는지도 궁금했지만,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에서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아 물어보는 건 그만 두었다.


”그래 아무튼 말이야! 그래서 자네가 10층에서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네! 지하 10층부터 8층까지는 죽음의 층, 그 곳에 떨어지는 자는 커다란 죄를 지은 자로 말이야, 떨어지고 몇 분도 되지 않아 고통스럽게 죽는다네. 그나마 7층 위부터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기회도 주어지고, 뭐 많이 널널한 편이지!“


”아 그렇지, 6층에 대장장이가 있단 소문을 들었는데 알고 계십니까?“


내 말을 듣더니, 남자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아 그 친구? 아직도 6층에 있던가? 난 6층에 올라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소식을 들으니 좋군 그래!“


”알고 계십니까?“


”그래! 알고 있고말고! 나와 함께 작업했던 친구라네. 몇백년 전에 해어지긴 했지만 말일세. 손재주가 매우 대단한 친구였지! 뭐든지 뚝딱뚝딱 만들어내던 모습이 떠오르는구만.“


이건 의외의 수확이다. 별 생각없이 꺼내본 말이었는데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거 일이 잘 풀릴 수도 있겠는데?


”사실 저는 그 대장장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 일도 많이 도와줬겠다, 자네를 도와줄 수 있도록 해주겠네! 홍술, 이 이름을 아는 자는 먼 옛날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 밖에 모를거야! 홍술이 보냈다고 하면 도와줄걸세!“


”감사합니다, 어르신. 그런데 이 이야기 아무에게나 해주셔도 되는 겁니까?“


”응 당연히 안되지! 지옥의 비밀을 함부로 발설하면 쓰나. 근데 말이야? 자네 10층부터 여기까지 혼자서 올라왔다고 했지? 왠지 자네를 응원하고 싶어졌어. 재밌을 것 같단 말이지!“


뭐야, 의외로 통이 큰 사람이었잖아? 아무리 일을 도와줬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지옥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줄 줄은 몰랐다. 사실 기껏해야 지옥의 구조라든가 대충 알아내면 그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아 그렇지! 옛날 이야기를 하느라 중요한 걸 까먹고 있었네! 문은 말이야, 저기 복도 보이지? 저 쪽으로 들어가서 왼쪽 오른쪽 오른쪽 왼쪽 왼쪽으로 가면 바로 있다네. 내가 이 곳 길을 정비를 매우 잘해놨거든! 금방 갈 수 있지, 6층도 위치는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이 곳에만 몇백년을 있다보니 까먹고 말았지 뭔가! 크하하하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 사람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중독될 것만 같다.


”아 그렇지 참!“


뭐지? 이야기가 다 안 끝났나 보다.


”거, 피곤해 보이는데 좀 쉬다 가! 자네 이야기도 듣고 싶고 말이지.“


안 그래도 쉬고 싶어서 쉴 곳을 찾던 중이었는데 마침 잘됐다.

정 못찾으면 다음 층에서 쉴 생각도 했었지만 뜻 밖의 행운이다.


”감사합니다. 그럼 좀 쉬다 갈게요.“


”그래그래, 이쪽이야 이쪽! 있을 거 다 있어! 죽었다 해도 이승이 그리운 법 아닌가, 최대한 비슷하게 해놓았지!“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편하게 누워서 나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습격당해 죽은 이야기, 염라대왕의 생사부를 뺏으려던 이야기, 10층에 떨어진 이야기, 7층까지 올라오게 된 이야기 등등...


”염라대왕의 책을 빼앗으려 했다고! 자네 미쳤네! 10층으로 떨어진 이유가 있었어!“

”크하, 그걸 또 살아남다니 말이야, 자네 영혼이 강인한 걸! 대단해, 대단해!“

”죽어서 영혼이 강해진 사람은 또 처음보는구만!“


그 때, 어딘가에서 쿵쿵대는 소리가 들렸다.


”자네, 이 곳의 관리자가 왔어! 슬슬 가야하네. 문으로 가는 길은 알지? 행운을 빌겠네.“


좀 더 있고 있었지만, 들켜봤자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감사인사를 하고 귀찮은 일이 생기기 전에 7층의 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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