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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백(風伯) 님의 서재입니다.

아!형산파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풍백(風伯)
작품등록일 :
2010.11.05 11:13
최근연재일 :
2010.11.05 11:13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76,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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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글자수 :
21,989

작성
10.08.31 21:34
조회
3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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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
8쪽

아! 형산파-사형제들[1]

DUMMY

[1]



이른 아침.

아이 두 명이 기다란 침상에서 가로로 누워 곤히 자고 있었다. 통통한 체구의 아이는 올해 열 살이 된 적운상이었다. 그는 이 년 전에 형산파에 왔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저 살이 조금 쪘을 뿐이다.

적운상의 옆에서 푸하푸하 거리며 자고 있는 여아는 적운상의 사매 주양악이었다. 올해 여덟 살로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성격이 마치 남자아이 마냥 거칠었다.

잘 자고 있던 주양악이 데굴데굴 굴러서 옆에 있던 적운상을 덮쳤다.

“으음... 푹신푹신...”

잠결에 말랑말랑하고 푹신푹신한 살의 감촉을 즐기던 주양악이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으아아악! 적 사형! 왜 안 깨워 준거야!”

주양악이 소리치며 급히 옷을 챙겨 입었다. 옆을 보니 다른 사형제들은 모두 자리에 없었다. 적운상만 아직도 곤히 자고 있었다.

“적 사형!”

주양악이 소리를 꽥 질렀다. 하지만 적운상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주양악이 인상을 팍 쓰며 적운상을 냅다 걷어찼다. 어찌나 세게 찼던지 그 뚱뚱한 적운상이 두 바퀴나 굴러 침상에서 떨어졌다.

쿵!

“끄응... 사매...”

그제야 적운상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으그... 둔하기는.”

주양악이 답답하다는 듯이 적운상을 보다가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아침수련에 늦으면 임옥군에게 벌을 받기 때문이다.

그것은 적운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적운상은 급할 것 없다는 듯이 어기적거리면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수건을 물에 적셔서 얼굴까지 닦았다.

“흐아아아암!”

기지개를 한껏 펴며 하품을 한 적운상은 그제야 연무장으로 향했다. 어차피 늦은 것, 일찍 가봐야 손해였다.

연무장에는 사형제들이 모두 나와 있었다.

첫째 막정위는 낙연검법(落燕劍法)을 수련하고 있었다. 막정위는 현재 열다섯 살이다. 그는 열두 살 때부터 삼 년 동안 풍뢰십삼식(風電十三式)으로 기초를 다졌다. 그러다 최근에 낙연검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낙연검법은 쾌(快)에 중점을 둔 검법으로, 날아가는 제비를 일검(一劒)에 떨어뜨릴 수가 있다고 해서 낙연검법이라 이름 붙여졌다.

막정위 옆에서는 둘째 초사영이 풍뢰십삼식을 연습하고 있었다. 풍뢰십삼식은 원래 권법이었으나 후대에 와서 도법으로 바뀌었다. 초식이 간단하고 쉬워서 무공의 기초를 다지는데 좋았다. 초사영은 올해 열두 살로 풍뢰십삼식을 익힌 지 이 년이 되었다.

한쪽에서는 아까 적운상을 닦달하던 주양악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금안뇌정신공(金眼雷霆神功)을 연공하고 있었다. 금안뇌정신공은 형산파의 내공심법으로 뇌기(雷氣)를 연성한다.

팔성 이상 익히면 뇌기가 몸에 쌓이면서 서서히 눈에 금색의 기운이 어른거린다. 그러다 대성을 하게 되면 내공을 사용할 때마다 눈에 금색의 기운이 가득 찬다. 그래서 금안신공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있는 문인들 중에서 대성을 이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일하게 임옥군과 그의 사숙 구혁상만이 간신히 팔성을 이루었을 뿐이다.

현재 형산파에 남아있는 무공은 그 세 가지가 다였다. 예전에는 형산파에도 이런저런 무공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실전(失傳)되고 풍뢰십삼식, 낙연검법, 금안뇌정신공, 이렇게 달랑 세 가지만 남았다.

“놈! 늦잠을 자다가 이제야 나온 거냐?”

임옥군이 눈을 부릅뜨고 적운상을 나무랬다.

“죄송합니다. 사부님. 어제 늦게까지 무공을 수련하느라 늦잠을 잤습니다.”

사실이 아니었다. 어제 적운상은 주양악이 설거지에 빨래까지 부탁하는 바람에 그것을 모두 끝내고 무공을 수련하느라 늦게 잤다.

적운상은 천성이 워낙에 착해서 사형제들이 부탁을 하면 거절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형산파의 궂은일은 전부 도맡아서 했다.

임옥군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규율을 어긴 것은 어긴 것이다. 사형제들이 모두 있는 앞에서 적운상만 특별 취급할 수는 없었다.

“핑계대지 말고 가서 물을 길어 오너라.”

“네. 사부님.”

적운상이 한쪽으로 가서 양쪽에 물통이 달린 지게를 어깨에 멨다. 그리고 형산파 밖에 있는 냇가로 향했다. 아침수련에 늦으면 그 벌로 수련이 끝나는 시간까지 물을 떠다 날라야했다.

적운상은 냇가로 가는 도중에 뜀박질을 해서 돌아오고 있는 다섯째 도자명을 만났다.

도자명은 올해 일곱 살로 둘째 사숙조 도지림이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금이야 옥이야 키우는 바람에 조금 오만한 구석이 있었다.

“적 사형. 또 늦잠 잤어?”

“응.”

“그러게 주양악 고 계집애가 해달라는 거 해주지 말라니까.”

만약 주양악이 저 말을 들었다면 당장에 주먹을 쥐고 달려들었을 것이다. 도자명도 주양악 앞에서는 감히 계집애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헤헤.”

“바보같이 웃기는.”

도자명이 한심하다는 듯이 적운상을 봤다. 심성이 너무 착해서 어떤 때는 정말 바보가 아닌지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도 사제인데다 세 살이나 어린 자신이 바보라고 하는데도 실실 거리며 웃는다.

“쳇!”

도자명이 더 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듯이 휑하니 가버렸다.

적운상이 조금 더 가자 이번에는 막내 은서린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은서린과 아까 본 도자명은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이도 어렸기 때문에 기초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아침수련시간에는 늘 이렇게 냇가까지 뜀박질을 했다.

“헉헉! 적 사형.”

“응. 힘들지?”

“하아... 아니에요. 헉헉! 괜찮아요.”

은서린은 숨이 턱까지 차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적운상은 그 모습이 안쓰러웠다.

“조금 쉬었다가 가.”

“안 돼요. 그럼 사부님한테 혼나요. 사형은 오늘도 주 사자 때문에 늦잠 잔거에요?”

은서린은 성격이 차분하고 따뜻해서 어린나이에도 사형제들을 챙겨줄 때가 많았다. 특히 적운상을 가장 많이 챙겨줬다. 늘 사형제들에게 당하는 것 같아서 측은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야. 무공 연습하다가 늦게 잔거야.”

“피이... 거짓말.”

“정말이야.”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은서린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어찌나 예쁜지 적운상이 저도 모르게 은서린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줬다.

은서린은 고아였기 때문에 정에 굶주려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적운상이 한 번씩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빨리 가봐.”

“네.”

은서린이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던 적운상이 발걸음을 옮겨 냇가로 향했다. 거기서 냇물에 땀을 한 번 씻어내고 물통에 물을 담았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아기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 적운상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기울음소리는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응애애애애.”

“응애. 응애.”

적운상이 물지게를 내려놓고 아기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뭐... 뭐야?”

수풀을 헤쳐 본 적운상은 크게 놀랐다. 보자기에 싸인 아기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있었다.

“울지 마. 울지 마.”

적운상이 아이 하나를 안아들었다. 그러자 아이가 울음을 뚝 그쳤다. 신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다른 아이는 계속 울었다. 이에 적운상은 안고 있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우는 아이를 안아들었다. 그러자 안고 있는 아이는 울음을 그쳤지만 내려놓은 아이가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끄응...”

적운상은 어쩔 수 없이 낑낑대며 두 명을 다 안아 들었다. 하지만 팔이 짧은데다 힘이 들어서 오래 안고 있지 못하고 다시 내려놓아야했다. 그랬더니 둘이 동시에 울기 시작했다.

“응애애애애.”

“우에에에엥.”

‘어쩌지? 어쩌지? 으아아아아! 일단 사부님한테 데려가자.’

우왕좌왕하던 적운상이 그런 생각을 했지만 어떻게 안고 가야 할지 난감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적운상은 물통에 담았던 물을 모두 붓고 거기에 아이를 한 명씩 넣었다. 지게를 어깨에 메자 묵직했다.

“끄응...”

적운상은 낑낑거리며 연무장으로 향했다. 어찌나 힘이 드는지 움직일 때마다 살이 다 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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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2

  • 작성자
    Lv.85 사냥완료
    작성일
    10.10.25 10:02
    No. 31

    난감님 도지명은 사질로 부르지 않아도 되죠 ㅎㅎ
    형산파 특성이 새로 들어오는 제자는 [무조건] 장문의 제자라고 했으니까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sfartar
    작성일
    10.11.07 01:31
    No. 32

    음......주인공은 누군가요?
    적운상인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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